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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281화 (281/312)

〈 281화 〉 쉽게 당할 내가 아니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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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렌황녀를 속여 넘기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그녀가 어른이 아니라 아직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눈앞에서 울고 있는 남성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나 스스로도 자뻑에 빠질 만큼 아름다운 남자가 자신을 믿어 주지 않은 것에 상처받아서 울고 있는데 아렌 황녀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을 확률은 없는 것과 다름 없었다.

아무튼 그녀가 이런 일에는 익숙하지 않았던 덕분에 나는 아주 깔끔하게 그녀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 놓을 수 있었다.

아니, 사실 이전보다도 훨씬 더 나를 믿고 있는 그녀를 만들 수 있었다.

나와 이야기를 끝내고 있던 이레아와의 수업 중에 나는 절대로 그녀를 배신할 이가 아니라면서 크게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고 하니 나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두터워졌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여기서 끝내도 꽤 괜찮게 이야기가 흘러갈테고 내가 그녀를 배신하기 전까지 다시 한 번 나에게 의심의 화살을 돌릴 일은 거의 없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이었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아렌 황녀에게 뛰어난 보검 하나를 선물해 주었다.

그녀에게는 이 검이 나를 믿지 못한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다시 믿음을 찾기 위해 내가 움직인 것으로 생각할 테니 이 정도면 그녀의 마음을 완전히 안정화 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바쁘다 바빠.'

제국의 식량을 독점하는 일이시행되고 있어서 거기에만 신경쓰고 있기에도 바빴는데 갑자기 프레스티아가 나보고 만나자고 연락했다.

이 연락이 개인과 개인과의 데이트 약속이었다면 걱정할 거 하나도 없었겠지만 세력과 세력간의 이야기를 하자고 연락을 한 것이기에 처리하기가 참 난처했다.

우리세력의 참모진들 조차 지금 타이밍에 갑자기 이렇게 서신을 보내올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랴부랴 예상케이스를 만드느라고 바빴다.

다행이고 당연스럽게도 지금이라는 구체적인 타이밍에 프레스티아가 찾아올 것을 염두해 두지 않았을 뿐 일상적인 상황에서 프레스티아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도는 진작에 짜 놨기 때문에 그렇게 세운 전략에 맞춰서 프레스티아를 대응할 수 있었다.

"조심해, 저쪽에서 하이네스의 전략을 받아 들였다는 건 더 이상 남 눈치 안 보고 행동한다는 뜻이니까."

"나도 알아, 아마 나랑프레스티아랑 독대하는 자리에서 나를 혼수상태가 될때까지 팰 수도 있을걸?"

"아니... 아무리 프레스티아 헬링이라고 해도 그 정도 까지는 안 할 것 같은데?"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는시에린의 말과는 다르게 나는 프레스티아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직접 당해본 적은 없지만, 그녀가 악명 신경 안 쓰고 행동하는 몇몇 게임에서 그녀가 그동안의 불문율들을 깨면서 그녀와 독대한 다른 세력의 수장을 빈사 상태로 만든 적이 몇번있었기때문이다.

굳이 남녀역전 시대가 찾아오지 않더라도 그녀의 무력 잠재력은 이미 99였기 때문에 어지간한군주들은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여자애한테 쳐맞는 기분일테니까 더 자존심 상하지 않았을까?

'판타지 세계에서 죽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혼수사태에 빠지는 것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니야.'

발달된 마법에 의해서 금방 다시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다시 움직일 수 없었다면 아무리 프레스티아라도 부담이 너무 커서 못했을 거다.

'하지만,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건 아니지.'

적어도 보름 정도는 제대로 세력이 돌아가지 않을 확률이 높았고, 두 세력 사이에 선전포고보다도 강력한 전쟁의지를 심어줄 수 있으며 운이 나쁘면 평생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프레스티아에게 공포심도 남을 것이다.

아무리 찢어 버 리고 싶은 적이라고는 하지만 이전에 자신을 진짜 죽일 것 처럼 팬 인간 앞에서 당당히 서 있을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프레스티아가 나를 묵사발로 만들 확률은 그렇게 낮지 않았다.

일단 지금 타이밍에 갑자기 만나자고 한 것 부터 굉장히 수상했고, 억지로 나를 때려눕혀서 내가 그녀에게 전쟁을 걸지 않고는 못베기게 만들면 그녀에게도 큰 이점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럴 일 없다고 단정 짓지 말고 미리 미리 대비를 해두자고."

"알았어, 진짜 절대 일어날 일 없는 것 같지만... 만약에 대비해 둔다고 해서 큰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니까."

********

"오랜만이다."

"네, 오랜만입닌다. 프레스티아님."

우리는 서로 그 어떤 수하들도 데려오지 않고 독대를 했다.

서로의 세력들 중에서도 중추에 속하는 이들만이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가 너를 왜 불렀는지 알 것 같나?"

프레스티아의 입가에는 정말 짙은 미소가 새겨져 있었다.

그 미소만 가지고도 내가 가지고 있던 예상이 어느 정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지만 상대의 전략을 눈치챘다고 해서 그 전략을 입밖으로 말할 필요는 없었다.

"저를 보고 싶어서 부르신 게 아닙니까?"

"분명 그것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일단 음식부터 들거라"

우리는 꽤 오랜 시간동안 평화롭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음식을 먹었다.

아무리 적대적인 관계라고 해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대단히 훈훈하고 감미로운 분위기속에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도 우리는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3시가 되었을 때, 프레스티아가 씩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빠르게 움직이시네.'

조금은 더 즐기고 움직일 줄 알았는데...

하긴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적대 관계의 두 수장의 독대 치고는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일이기는 했다.

나는 주먹을 풀며 나에게 다가오는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

"이러실 줄 알았습니다."

자신을 보고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플레아를 보며 프레스티아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이제 그를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플레아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를 잘 알게 된 그녀였다.

플레아와 만난지 얼마 안됐을 때 까지만 해도 때린다고 협박한 것 정도로 엉엉 울던 그였지만 그는 지금 자신이 어떤 일을 당할지 알고 있으면서도 매우 평화로운 표정으로 프레스티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내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니라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 줬으면 좋겠군, 내가 직접 하기는 싫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기사들을 시켜서 때리게 한 것 보다는 내가 때리는 게 더 낫고, 다른 여자들이 네 몸에 손을 댄다고 하니 기분이 아주 나빠져서 말이야."

"저도 압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움직이셔도 좋습니다."

당당하게 말하는 플레아의 모습에 오히려 프레스티아가 더 당황했다.

'빌어먹을...'

사실 프레스티아는 아직 플레아를 때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

적당히 다치게 하고, 적당히 아플 정도로만 주먹찜질을 가하는 정도는 아무런 부담도 가지지 않고 할 수 있었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는 계획엔 일단 플레아가 보름 정도는 의식불명인 상태로 있어야 했기 때문에 플레아의 겁먹은 모습을 바라보고 성욕을 불태우면서 맨정신과는 살짝 거리가 떨어진 상태에서 그에게 공격을 가하려고 했다.

그런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는데 플레아는 오히려 그녀보다도 초연한 표정으로 프레스티아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성욕같은 게 솟아날리가 없었다.

'망할 놈.'

하지만 그녀는 성욕이 아니라 다른 것을 이용해서 의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남성은 자신이 끔찍하게 쳐 맞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저렇게 뻔뻔한 표정을 유지할 수 있는 데 자신은 맞는 자도 아니고 때리는 자임에도 불구하고 겁쟁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승부욕이 그녀를 자극 한 것이었다.

­텁!

일단 프레스티아는플레아의 명치를 강하게 두드려 그를 기절시켰다.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눈앞에서 울부짖는 플레아를 두고 볼 수는 없었다.

"후우..."

그녀가 플레아의 몸에 상처를 남기기 시작했다.

최대한 심각한 상처를 외부에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오랜 시간동안 의식만을 날리기 위해서 머리를 중점적으로 공격한 그녀는 플레아가 완벽하게 의식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그녀의 부하들을 시켜 시체같이 축 늘어져 있는 플레아를 부하들을 시켜서 옮기게 했다.

'후우...'

괜히 이딴 짓을 했나 큰 후회가 깊이 새겨지고 있는 플레스티아와는 다르게 플레아의몸, 정확히는 심장 부근에서는 노란색의 빛이 천천히 뿜어져 나와 그의 몸을 밝혔다.

그 빛이 너무나 희끄무리 했기 때문에 그를 이고가는 다른 부하들을 플레아의 몸에서 나타나고 있는 빛을 감지해내지도 못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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