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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279화 (279/312)

〈 279화 〉 저를 못 믿어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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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린이 의견을 낸 전략은 천천히 시행되고 있었다.

이전에 중앙파에 소속되어 있던 이들 위주로 논이 탔다고 속이고 식량을 빼돌리고 있었고 하이네스를 이용해서 프레스티아 진영에서도 식량창고를 불태우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지금 시대는 아무래도 전쟁이 활발히 벌어지는 시대였기 때문에 다른 시대에 비해서는 식량을 중앙에 있는 식량 창고들에 주로 모아 놓고 있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다른 지역이 주변의 군주에 고드김에 넘어가 식량까지 같이 뺏기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인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문제가 없는 전략이었지만 하이네스 같이 강력하고 수준 높은 마법사가 그렇게 식량을 모아둔 창고에 들어와 식량들을 불태워 버리는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는 불리한 방법이었다.

프레스티아와 내가 적대관계기도 하고 일단 내 세력을 줄여 놓으면 이득인 프레스티아 진영의 이득 관계와는 달리 나는 프레스티아의 전략에 그렇게 큰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영지는 아주 작은 크기다.

그렇기에 나오는 식량의 양도 그리 많지 않고 전부 중앙에 모아 놓는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

그리고 이번에 시에린의 세워놓은 작전대로 식량을 모은 게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나는 아이데스 상단을 통해서 식량을 주로 구하고, 그렇게 구한 식량은 아주 엄중한 보안을 통해서 관리 되기 때문에 하이네스가 공격해 와도 큰 이득을 볼 수가 없었다.

끽해야 우리 지역에서 나온 식량을 전부 태우는 정도인데 이번에 돈을 좀 많이 쓰더라도 많은 양의 식량을 공수할 수 있었기에 그렇게 탄 식량이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

이 계획이 모두 끝났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이전에 중앙파에 소속되어 있던 귀족들일 것이다.

그들의 머리역할을 하고 있던 사모아가 죽고, 2황녀도 전쟁 중에 죽고 아둔에 의해서 뿔뿔히 흩어져 버리면서 세력이 크게 줄어든 중앙파 귀족 세력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중앙파 세력들은 주변의 약한 영지를 차지하면서 다시 힘을 모으고 있었다.

개중에는 중앙 지역 근처에 본진이 있고 제도에서 중앙파로 활동한 이들도 있었기 때문에 중앙파의 중심은 날아갔다고 해도 중앙파 자체가 약한 세력이라고 평가 받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이전만큼 강한 힘을 보여주지 않는 것도 확실한 사실인 이 상황에서 그들의 식량을 바싹 말려 버리는 전략이 동시에 두 개나 날아 들면 정말 타격이 클 거다.

다른 이들 눈치보지 않고 모든 영지에 하이네스를 이용해 타격을 가할 프레스티아의 전략이랑, 혹시 들키더라도 이전에 잘못한 것을 이끌고 와서 변명을 할 수 있게금 중앙파지역들만 공격하는 내 전략의 교집합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정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덩치가 있고 가지고 있는 자금이 있으며부분적으로는 하이네스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힘을 보존하고 있는 중앙파 세력이라면 금세 다시 일어날 수 있을 정도의 상처겠지만 영주민들을 먹이고 약간의 군사 정도만 운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식량만을 가지고 있는 세력의 입장에서는 나와 프레스티아가 함께 만들어낸 원투 펀치만으로도 몰락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프레스티아?

물론 전략을 실행하는 주체중에 한 명이었지만 그녀는 사실 이득을 본다고 말하기는 애매했다.

일단 근본적으로 그녀가 얻는 이득이 없었다.

다른이들을 전부 깍아 내려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뿐이지, 그녀 스스로가 어떤 이득을 얻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모든 이에게 지탄을 받으면서 그녀의 악명만 늘어나는 상황이 찾아올 텐데 아무리 이를 악명에 신경쓰지 않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고 해도 뚜렷하고 강려한 이득을 봤다고 말하는 것은 부족하다.

이 상황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다름 아닌 바로 우리 세력... 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 우리도 이득을 봤냐? 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제대로 된 이득이라고 정리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

모두가 식량을 잃는 상황에서 우리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원래의 단가보다 비싸게 산 식량을 새로 얻는 정도일 뿐이었는데 그 식량의 가격이 어디로 향햐는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이득을 굴려 나가는 지에 따라서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게 달라진다.

일단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으니 그 이상의 것을 뽑아낼 수 있어야 의미가 있어지겠지.

물론 이득을 뽑을 수 있는 자신이 있어서 이런 전략을 채용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니라 갑자기 튀어나온 제 3세력이 우리보다 더 큰 이득을 얻는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슬슬 겨울이 오겠네.'

원래라면 이제야 아카데미에서 졸업을 했으려나?

군주로서 바쁜 삶을 살고 있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도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계절이라는 자연적인 시간 보다는 세력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대한 인간적인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감성인 영역에 대해서는 하나도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심지어 겨울이라는 계절을 떠올린 이유도 이번에 행한 전략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겨우 생각난거지 여름이 지나갔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라일라는 잘 하고 있대?"

"어, 남부를 돌아 다니면서 기본적인 준비는 다 하고 있대, 제도를 두고 싸운 것도 슬슬 안정화 되고 있고 프레스티아의 적대적인 시선도 어느정도 정리를 하고 난 다음에는 슬슬 남부에도 관심을 가져야지."

작은 왕국을 먹고 그를 중심으로 남해를 먹는다. 아직도 지상으로 세력을 늘리기에는 병력이 많지 않고 명분이 충분하지 않아 일단 해상을 완전히 장악한 뒤에 지상으로 움직여도 그렇게 느릴 것 같지 않았다.

"이제 부터 머리 부여 잡고 움직여야 될 거야. 지금까지는 아렌 황녀를 지원하고 있다는 명목으로 난세의 소용돌이 안에 몸을 담그지 않았지만 이제 부터는 진짜 제대로 된 난세속으로 들어갈 테니까. 지금 아렌 황녀를 따른 다고 너한테 붙어 있는 황실파의 인간들도 네가 조금만 비틀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언제 너를 제압하고 자기가 아렌황녀의 대리인이 된다고 할지 모르니까 조심해."

"걱정하지 마 나도 그런 상황을 상정하지 않고 군주의 길에 오른 건 아니니까."

'사실 지금 걱정해야 하는 건 황실파가 아니라 아렌 황녀 그 자체야.'

내가 1황녀를 치러 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렌황녀가 나를 의존하는 비율이 어마어마하게 줄었다

단순히 나이를 먹고 성장한 덕분에 의존을 줄였다고 생각하기에는 대단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분명 나에게 물리적인 힘을 사용한 전적이 있는 것은 자신이면서 나를 보고 의심이 섞인 경계의 눈초리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고 단순히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나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충성 관계를 확립해 나가는 것을 보면 분명히 그 사이에 무언가 일이 있던 것이 분명했다.

'역시 이레아 때문인가?'

이레아 한 정도의 올곧은 사람 옆에서 그 사상을 가르침 받았는데 이전과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도 힘들겠지.

그녀가 늘 주장하던 것이 나에 대한 의존을 버리라는 것이었으니 그녀의 가르침에 감화 되었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도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드리고 있긴 하지만 아렌이 나에대한 의존을 버리고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가 나를 믿지 않고 스스로의 세력을 세우기 시작한다면 내가 그녀를 죽이고 그 힘을 흡수해야 할 때 내 걸림돌이 될 존재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수를 써야 겠네.'

수를 쓴 다는 것이 아렌황녀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거나 피해를 입힌다는 소리가 아니었다.

그렇게 했다간 결국 나에대한 반감만 커지고 제대로 된 이득은 하나도 오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진짜 상황이 심각하면 그녀가 나에대해 반감을 가지다 못해 나를 암살하려 들지도 모른다.

결국 그녀를 죽일 내가 그녀의 손에 목숨을 잃는 미래를 맡이하게 되는 것이 아주 이상한 일은 또 아니었지만, 굳이 그런 길로 갈 필요는 없지.

­똑똑

"누구세요?"

아무런 하수인도 대동하지 않고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아렌황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에요. 플레아 아이데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달칵.

그런 공기가 흐른 것도 잠깐 곧 문이 열리고 어느새 나보다 더 커보이는 소녀가 문을 열고 나왔다.

"안녕하세요. 아이데스님."

"잠깐 이야기 좀 해도 될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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