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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264화 (264/312)

〈 264화 〉 아이작 세력과의 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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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면을 쓴 상태로 돌아다닌다고 해도 몸을 제대로 가리고 있지 않다면 나인 걸 바로 알 수 있는 것 처럼 이델라 또한 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그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녀가 매력 100이라는 경지에 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99정도에는 도달했을 것이고 그 정도로 높은 매력은 숨기려고 한다고 해서 쉽게 숨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여기에는 도대체 무슨 일로 오신겁니까?"

이델라, 정확히 말하면 아이작 세력과 나는 대외적으로 사이가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작은 독립을 선언한 세력이었다.

감히 제국을 빠져나가서 홀로 서기를 시전한 세력인데다가 애초에 공개 비난도 때리지 않았는가.

사이가 나쁜 사이니 만큼 정신 사신이 아니라 이렇게 몰래 사신을 보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그래도 이델라를 보낼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델라는 아이작의 세력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올라가 있는 여성이었다.

단순히 매력이 높은 참모가 아니라 아이작 다음 가는 2인자의 위치에 올라가 있는 존재란 말이다.

그런 존재를 적진의 한 가운데로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아이작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는지 모르겠다.

'아이작의의견이 아닌가?'

아이작세력의 머리는 이델라였다.

아이작의 말에 이델라가 따랐다기 보다는 이델라의 말에 아이작이 따라싿고 해석하는 게 훨씬 더 말이 되는 일이겠지.

"제가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곧 벌어질 전쟁 이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곧 벌어질 전쟁이라 함은 1황녀와 아렌 황녀님간의 전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그 전쟁 이후의 이야기를 하기위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단도직입적으로 묻죠. 정확히 왜 우리를 찾아온겁니까? 가뜩이나 당신들이 제국을 함부로 탈퇴하는 바람에 기분도 그리 좋지 않은데 말입니다."

"제국에 대해서는 저희도 할 말이 많습니다.제대로 된 제국을 운영하지도 못하고 저희를 제대로 취급해주지도 않는 국가에 남아있을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니 너무 노하지 마십쇼."

괜히 사족을 붙였나.

"일단 왜 이곳에 찾아왔는지 부터 말씀하십쇼."

"제도를 두고 전쟁할 이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아니, 당분간 제도를 차지하고 있어줄 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이델라가 그리 말하자 마자 그가 왜 우리 세력에 찾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아렌황녀님은 떠오르는 세력이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단순히 황실파의 세력을 흡수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세력을 전쟁을 통해서 복속시키면서 세력을 키울 필요가 있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를 완전히 장악한 완성된 세력이 되는 게 오히려 손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다행이 이델라는 내 야욕까지 파악하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확실히 아렌이 제국 전체를 강하게 지배할 수 있는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제도를 먹으면 안된다.

끊임없이 제도를 되찾으려 하는 과정에서 힘을 키우고 주변의 다른 세력들을 잡아먹는 과정을 반복해야만 하나의 강력한 군주로서 올라갈 수 있었다.

"그건 옳으신 소리지만 일단 제도를 먹은 뒤에 세력을 강화시켜도 늦지 않습니다."

제도를 먹고 세력을 강화하는 것은 확률이 높고 고점이 낮은 선택지였다.

제도를 먹지 않고 세력을 키우는 것은 고점은 높지만 그 사이에 성장한 다른 세력들이 제도를 먹고 안 놔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확률로 따지면 그렇게높지 않을지도 몰랐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였다.

어중간한 황제로라도 살아가면서 후를 노릴지, 아니면 제국 전체를 통일한 강한 황제가 될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시리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아렌 황녀님이 제도를 먹으셔봤자 선황제님보다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될텐데 아이데스님이 그런 일을 두고 보고 있으실 거라고는 상상이잘 되지 않는 군요."

"이델라님의 말 처럼 제도를 느리게 점령하고 싶다면, 당신네들의 세력이 저희의 경쟁자가 되고 싶다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천으로 가려져 눈만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그녀가 웃고 있다는것이 여실하게 느껴졌다.

"저희는당장 제도를 점령해서 세력을 길러나갈 수 있고, 아이데스님의 세력은 힘을 기를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윈윈아닙니까."

세상을 정복하고자 하는 둘의 전략에서 둘 다 이길 수 있는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둘 중 하나는 더 이득을 취하고, 둘 중 하나는 덜 이득을 취한다.

이 세상에 세력이 단 두 개만 있다면 말이다.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세력이 존재하고 있고 두 세력의 승률을 둘 다 올리면서 다른 이들의 승률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야말로 윈윈 전략일 것이다.

'결국 두 세력 중 하나가 황제의 자리에 오를 확률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

더 이득을 보는 게 아이작이라서 문제지 나한테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제안이었다.

'아니 솔직히 내가 더 이득 보는 제안이야.'

아렌 황녀 입장에서보면 아이작이 더 이득을 보는 장사였지만 플레아 아이데스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무조건 더 이득을 보는 장사였다.

나는 전자로 일이 진행되면 좆되는 거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작의 세력이 더 이득을 볼 것 같다는 생각을 숨길 수가 없군요. 일시적인 일이라고는 해도 제도를 황실의외부에 넘긴다는 것도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고요."

아이작이 제도를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절대로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상대가 먼저 배를 째면 내가 먼저 눈물을 머금어야 하니까.

하지만 아이작의 세력은 제도를 한 번 먹어 두는 것을 정말 크게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제도를 선점했을 때 나오는 파급력은 그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내가 먼저 배를 째고 상대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었다.

"원하는 것을 말씀해 주신다면 최대한 맞춰 드리겠습니다."

"일단 제국에서의 독립을..."

"그건 안됩니다."

이델라가 딱 잘라서 말했다.

유일하게 드러나는 부위인 눈에 살기가 담겨져 있는 걸 보니 어지간히 싫은 모양이었다.

'너 지금 실수 했다.'

대놓고 사납게 싸우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협상을 하고 있는데 저렇게 까지 날카롭게 거절하면 다음 제안을 거절하는 게 불편하게 된다.

아무리 싫은 조건이라고 해도 부ㄷ럽게 거절해야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큰일났다.

말문이 막혔다.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찾아올 걸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당한 제안안을 계산해 놓지 못했다.

잠깐 생각하는 걸로는 손해를 최소화 할 수는 있어도 이익을 극대화할 수는 없었다.

그 때 내 귀에 이명이 들려왔다.

­플레아! 시에린이 이델라가 제도를 두고 싸우는 척 하다가 천천히 넘겨달라고 요구하면 제도에 박혀서 1년간 가만히 있으라는 조건을 추가하래!

"1년 동안 제도에서 움직이지 마십쇼. 주변의 영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정도는 허용해 드리겠지만 직접적인 지배권을 넓히는 것은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이델라가 입을 꾹 다물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마 그녀도 내가 이런 제안을 바로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을 거다.

내 능력치가 그렇게 낮은편은 아니어도 나는 잘난 부하들을 많이 둔 덕분에 강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니 그녀와 독대하고 있는 와중에 내가 이렇게 빠르게 답할 지는 몰랐겠지.

'시에린 나이스!'

이델라가 온 순간 부터 나한테 어떤 제안을 할 지 전부 파악하고 지금까지 어떻게 해야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지 고민하다가 이제서야 연락을 한 것 같은데 정말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1년 말입니까?"

"왜 그러십니까? 세력의 단위에어 1년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닙니다. 어차피 제도를 안정화 시키고 세력을 기르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제도를 안정화 시키는 거면 몰라도 세력을 기르는 데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거다.

아이작의 세력은 지금까지 계속 내부의 힘을 기르고 있었으니까.

제도를 먹고 주변 영지를 우후죽순으로 먹을 수 있는 힘이 있을 텐데 그 힘을 가만히 가지고 있으라고 하니 많이 고민스럽겠지.

"알겠습니다. 1년 동안 주변의 영지를 공격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세부적인 이야기를 좀 나누누어 보죠."

"세부적인 이야기는 밑의 사람들에게 맡기면 됩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바뀌었다.

상대 진영의 수장을 향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여자로서 남자를 유혹하는 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저는 아이데스님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떠신지요?"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음흉하게 빛나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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