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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262화 (262/312)

〈 262화 〉 열등감 덩어리­1

* * *

프레스티아에게 약속했던 자원들을 보내니 마음이 한결편해졌다.

지금까지는 에프로트를 데리고 온 것이들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조금 밀려왔었는데 그녀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지불했으니 이제 완전히 내쪽으로 데려온 셈이 되었으니까.

'그나저나 1황녀가 나를 공격할 거라고?'

아무리 프레스티아의 말이라고는 해도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말이었다.

이전에는 내가 1황녀의 밑에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명백하게 더 강한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장 가지고 있는 병력만 해도 내가 훨씬 더 많았고 기사단 전력은 조금 딸리긴 해도 마스터급에 다다른 인재는 내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도 나는 다른 황실파의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었으니 황녀가 나를 공격하는 것은 불길에 그냥 달려드는것 보다도 좋지 않은 행동이었다.

'1황녀도 자기가 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녀가 나를 공격해 봤자 그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1황녀는 나에게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고 오히려 아렌 황녀가 황제로 가는 길에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역할만 하겠지.

'도대체 왜?'

프레스티아가 나를 속이기 위해서 허언을 했다고 하기에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나 자신만만해 보였다.

물론 그 정도 차원에서 까지 나를 속이려 든 걸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에 거짓이라는 감정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진짜 왜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오랫동안 조용했던 북부에서 한 가지 소식이 들려왔다.

아이작이 제국의 밑에서 완전히 벗어서 스스로 독립된 세력이 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황실의 힘이 극단적으로 약해진이상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 틀림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작의 선포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의 세력들은 아렌황녀와 아렌황녀밑에 뭉친 세력들을 보고 눈치를 보면서 독립 세력을 선포하지 않고 있는 것인데 이런 와중에 아이작이 먼저 선포를 때렸으니 부담감이 좀 적은 차원에서 독립세력을 주장할지도 모른다.

중앙의 힘이 강했다면 그런 세력들을 강하게 억압해 나가면서 스스로 자살하겠다고 나서는 가문들을 교육해주면 됐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아렌 황녀님, 힘드실지 모르지만..."

"아이작을 강하게 비판하는 성명서를 써야 한다는거죠? 저도 그 정도는 알아요."

아직 어린 아렌황녀였지만 어깨에 상당히 무거운 짐이 올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배우는 속도가 대단히 빨랐다.

특히 정치적인 일에는 상당한 눈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녀를 가르치는 사람이 라일라여서 그런 듯 보였다.

"아이작을 비판함과 동시에 다른 이들또한 독립세력을 선포하지 못하게 제제를 가한다는 이야기도 넣으셔야 합니다."

"제가 아이작에게 무슨 제재를 가할 수 있죠?"

"아렌황녀님의 밑에는 황녀님을 따르는 수많은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 세력들이 아이작을 견제함과 동시에 지금까지 이루어지고 있던 모든 거래를 끊을 거라는 이야기를 넣으면 아무리 아이작이라고 해도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난세 원작에서는 아이작이 먼저 세력을 선포함과 동시에 전국에서 완전한 독립을 선포하는 이들이 정말 많았다.

그들은 각자의 세력에 나라의 이름을 짓고 스스로를 국가라고 칭하고 움직였는데 지금은 그래도 아렌황녀의 밑으로 황실파의 세력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당장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심지어는 그렇게 야망이 큰 프레스티아 조차도 당장은 독립을 선포하지 않고 기다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니 아무리 성격이 늑대 같고 당장 가진 세력이 작은 아렌황녀라고 해도 제대로 된 구심점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는 지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그녀 하나의 존재때문에 제국의 외면이 조금 더 길게 유지되고 있는 거니까.

'아이작은 대충 처리했고...'

이제부터는 애들끼리 전쟁을 벌이면서 힘을 소모하길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천천히 힘을 모아서 한 방에 큰 세력을 만들고 다시 한 번 힘을 모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서 세력을 정립해야지.

그 때까지 제국의 정세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예측할 수 없다 상황타서 움직여야지.

'일단 우리 병사들은 다시 영지로 들일까?'

난세의 흐름을 알고 있는 나조차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게 제국의 정세인데 프레스티아의 추측만 듣고 너무 쫄아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래도 미리 대비해놔서 문제는 없겠지.

어차피 1황녀와 2황녀와의 전쟁은 끝난지 오래였으니 내가 병사를 물린다고 해도 문제는 없었다.

*****

­짜아악!

­쨍그랑!!

1황녀의 거대한 손이 시종의 뺨을 후려쳤다.

강인한 몸에서 나오는 엄청난 파괴력에 시종은 수미터를 날아가서 땅에 쓰러졌고 손에 들고 있던 유리잔 또한 깨 버리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황제폐하 제발 자비를..."

볼이 텅텅 부을 정도로 아팠지만 시종은 일단 황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빌었다.

"꺼져 개 새끼야."

"네...네!"

시종이 빠르게 밖으로 꺼졌는데도 그녀의화는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제도 안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폭군이라고 불리는그녀였지만 그녀라고 이렇게 되고 싶어서 이렇게 된 게 아니었다.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분명 정말 잘 가고 있었다.

지방파의 힘이 세지긴 했지만 어떻게든 세력을 길렀고 사모아에게 방해받고 아둔에게 자리를 뺏기기도 했지만 결국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긴 했다.

문제는 지금 차지한 황제의 자리가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은 헛된 황제의 자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제국민들은 그녀가 아닌 막내 황녀가 황제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녀를 그저 황궁을 점검하고 있는 폭군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왜? 적통은 난데?'

언제부터 자신의 인식이 이렇게 바뀐걸까.

천천히 생각을 되짚어 보니 2황녀와 사모아와 함게 삼파전을 벌였을 때가 생각났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황실파는 곧 1황녀를 밀어주는 이들이라는 말과 같은 말이었으며 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2황녀와 사모아와 함께 싸우는 사이에 그녀를 따르던 세력들이 천천히 떨어져 나갔다.

'이게 전부 플레아 그 개새끼랑 아렌때문이야!'

그녀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플레아와 아렌이 새로운 세력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황실파 세력들이 그들에게 합류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애초에 황실파의 세력들이 그녀를 떠나간 이유는 그녀가 황제로서 정말 못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쟁중이라고는 해도 시민들에게 일말의 자비를 배풀지도 않고 병사들이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도 혼자서 고급음식을 먹는 등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일반적인 세력이라면 그녀의 성정이 조금 난폭하더라도 능력이 있다면 계속 그녀를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이었고 그녀의 주변에있는 사람들은 제국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하길 원하는 황실파였다.

물론 황실파라고 해서 모두가 제국이 나아지길 비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1황녀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자들도 있었지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들은 진심으로 제국이 더 나은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이들이었다.

황실파를 이루는 세력의 중추들이 1황녀에게 실망과 반감을 갖는 도중에 플레아가 아렌황녀를 지지하기 시작했고 플레아라는 황실파에게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위인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에 황실파는 그를 따라서 천천히 아렌 황녀의 밑으로 옮겨져 갔다.

중앙 귀족 출신 황실파 귀족들은 1황녀가 워낙 가까이 있다보니 쉽게 옮기지 못했지만, 지방귀족들은 빠르게 아렌으로 갈아탔다.

지금까지 계속 버려진 짐짝 처럼 있던 그녀가 갑자기 열폭해서 시종의 뺨을 때린 이유는 아렌이 아이작에게 비난을 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왜 네가...'

황제는 자신이었다.

누군가가 황제에게 반발을 들어낸다면 이는 황제가 처리해야 할 일이지 황제의 자매가 나서서 되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렌은 아이작에게 비난했고, 그녀의 비난은 수많은 황실파들의 지지를 받았다.

정작 그녀는 아이작의 세력이 무서워서 그를 비난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아렌이 선수를 쳐서 하지 못한것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플레아가 제도에서 병력을 뺀다는 통보를 전하니 그녀의 내면에서 엄청난 수준의 열등감과 분노가 폭발해 올랐다.

플레아는 분명자신의 세력에 있던 자였다.

자신의 것이나 마찬가지인 꽃이었다.

자신이 그의 외모를 높이 사지 않아 그를 그녀의 세력에 포섭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세력을 만드는 건 불가능 할텐데 은혜도 알지 못하고 난리를 피우고 있다.

'용서 못해.'

그녀는 흥분해 찬 몸을 겨우 가누며 참모진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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