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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261화 (261/312)

〈 261화 〉 감히 내 사람을 데려가?­2

* * *

"프레스티아 헬링이 우리 영지에 방문하겠다는 데?"

시에린이 내 목에 팔을 감으며 말했다.

"뭐야. 벌써 들킨 거야? 미네타가 나올 때 마나도 잘 숨겨서 아예 안 들킨 것 같다면서."

"마법적인 증거는 남기지 않았어도 정황적인 단서를 추리해 보면 우리가 데리고 간 거 금방 알아 차릴 걸? 에프로트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고위마법사를 데리고 있는 존재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른데..."

어쩔 수 없나.

상대는 프레스티아였으니까.

그녀라면 이렇게 빠를 법도 했다.

"그래, 오라고 해, 오랜만에 이야기도 나누고 참 좋지 뭐."

"그래, 그러면 들여 보낼게."

"응?"

아까 분명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고 하지 않았나?

"편지랑 거의 비슷한 속도로 도착했더라고 지금 저택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수하들 안 데리고 혼자 오기라도 했데? 어떻게 지금 시간에 도착해?"

"너 그 여자 수하들이 얼마나 빡센 훈련을 받는 지 잊은거야? 다들 배달원 보다 빠른 속도 정도는 여유롭게 낼 수 있는 인간들이라고."

이건 생각보다 너무 빠른데?

'몰라 알아서 잘 되겠지.'

그녀가 나한테 아무리 항의해도 에프로트 본인이 프레스티아의 세력에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 텐데 뭘.

에프로트 입장에서 프레스티아의 밑에서 평생 구르는 것과 미래에 황제가 될 자 밑에서 세력 취급 받는 삶은 천지 차이처럼 큰 차이가 날 것이다.

게다가 이미 나는 그녀에게 꽤 뛰어난 참모를 붙여 줬으니 그녀는 나에게 평생 은혜를 기억하고 살아야 하는 몸이 되었다.

'이 와중에 다시 프레스티아한테 붙으면 진짜 쓰레기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여유롭게 프레스티아를 들일 수 있엇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그래, 정말 오랜만이군, 아마 저번에 만나고 처음이지?"

"프레스티아님 사람간의 만남은 저번에 만난 이후로 당연히 처음입니다. 어떻게 안 만나면서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습니까."

"자네의 말은 틀린것만 빼면 전부 맞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무거운 분위기에서 서로 농담따먹기를 진행하는 중에도 나와 그녀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희 영지에는 도대체 왜 찾아오신 겁니까?"

"자네의 영지에 내가 정말 아끼는 수하 한 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찾아왔다."

"에프로트님을 말씀하시느 겁니까? 죄송하지만 에프로트님은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이미 저희의 든든한 동맹이 되어 주셨거든요."

"미안하지만 나는 에프로트를 받으러 온게 아니야."

프레스티아가 입꼬리를 울리며 웃었다.

그녀의 매력도 99에 가까웠기 때문에 저런 작은 웃음에도 심쿵하듯 심장이 한 번 크게 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가 만만한 상대도 아니고 내가 아무리 에프로트를 돌려달라고 해도 절대 돌려주지 않을 거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러면 왜 오셨습니까?"

일부로 양아치 투를 내면서 물으니 그녀의 얼굴이 참으로 재밌어졌다.

"에프로트를 데리고 간 비용을 받아야 겠다. 함부로 남의 인재를 빼갔으니 그만한 대가는 치뤄야 하지 않겠어? 아, 괜히 아렌 황녀한테 넘기지 말게, 에프로트가 공식적으로는 아렌황에게 따르고 있지만 실제로는 너의 수하처럼 움직일 거라는 건 아주 뻔한 일이니까."

애초에 이걸 위해서 온 거였구만?

하긴 제대로 제어도 못해서 다른 세력과 금방 융화될 수 있는 인재를 비싼 대가를 치러서 까지 나에게서 가지고 갈리가 없겠지

"구체적으로 무슨 보상을 원하십니까?"

내 물음에 프레스티아는 입꼬리를 더 올려 아주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별 거 아니야. 가든."

그녀가 손뼉을 치니 수많은 물품들과 대가들이 단정하게 쓰여진 노트를 가든에게 내밀라 시켰다.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나 보네.'

워낙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보니 이걸 바라만 보고 있어도 가든의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딱 내 마지노선의 근처에 있는 조건만 딱 걸었는데 여기서 조금만 덜해도 나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적어질 테고 역서 조금만 더 높아졌어도 내가 그 대가를 치르지 못하겠다면서 배를 쨀 수 있는 수준이었다.

너무나 절묘하게 마지노선에 걸쳐 있는 금액에 절대로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프레스티아의 의지가 보이는 듯했다.

"알겠습니다. 이 정도 대가 정도는 충분히 내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 줄 건 주자.

그냥 그녀에게 에프로트를 사온 셈 치자.

그녀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던 야생마를 자신이 자유를 얻고 있다고 속여서 잘 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자.

"생각보다 굉장히 손쉽게 응하는 군."

"정말 잘 조사해 오시지 않으셨습니까. 제 마음속에서 정한 마지노 부분에 정확히 들어 맞았으니 협상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바에야 프레스티아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말입니다."

"발칙한 자로군."

그녀의 말을 따라가지 못한 내가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왜 발칙하다는 말을 꺼내셨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습니까?"

진짜로 몰라서 자연스럽게 지어진 순수한 얼굴로 질문하자 그녀의 얼굴이 역으로 빨게 졌다.

"아... 아무것도 아니다."

그녀의 반응에 나는 프레스티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설마 즐거운 시간이라는 단어를 성적으로만 생각하신 겁니까? 사람이 정서적으로 행복한 것도 안됩니까?"

내가 장난스럽게 묻자 프레스티아의 볼이 한 층 더 붉어졌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한 번 더 장난을 치려고 할 때 지원군이 옆에서 나왔다.

"저희 주군이 이런쪽으로는 생각이 빠르셔서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더 놀리시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문제는 그 지원군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거지.

프레스티아는 믿는 도끼에 발을 찍혔다는 표정으로 가든을 바라봤고 가든은 뻔뻔하게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알겠습니다. 더 놀리지 않도록 하죠."

"그러면 저는 물품을 받으러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저녁에라도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즌비를 해놔야 하니 말이죠."

"굳이 오늘 가실 이유가 있습니다. 빈 방도 많고 제 방도 있으니 원하신다면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됐다. 나는 오늘 돌아갈 거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프레스티아의 귀여운 모습에 나는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서로 유익할 수 있는 대화나 나누어 보는 건 어떻습니까?"

"서로 유익한 대화라..."

프레스티아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미소를 지었다.

방금전까지 그렇게 부끄러워 하더니 자기가 공격권을 잡은 것 같으니 바로 웃는 것이다.

'어떤 공격을 해오려나?'

무슨 공격을 하든지 간에 역공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1황녀를 기억하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내 예상을 가볍게 초월하는 것이었다.

"1황녀 말입니까?"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긴 했다.

요원들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고, 제도에도 충분한 수의 요원들을 파견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제도의 모든 정보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정보 정도는 얻을 수 있었다.

"얼추 기억합니다. 그리고 황궁에 기거하면서 폭군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둔이 사라진 후 2황녀와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면 성군의 모습을 보이며 지방세력을 제어했어야지 그녀는 제도에서 절대 권력자로 지내면서 권력에 취해서 살고 있었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면 그런 주군이라도 따를 수 있는 자가 많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난세였다.

1황녀 정도의 입지면 자칭 황제의 자리에 오르자마자 완벽한 성군의 모습을 보였어도 그녀의 세력에 합류하는 이가 그렇게 많지 않을 텐데 저렇게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황실파가 아렌의밑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 아니겠나.

"그래, 지금은 황궁에서만 지내고 있지."

지금은?

그녀가 앞으로 어디로 움직일 거라는 정보가 있었나?

내가 기억하기론 분명히 없었다.

정보 전달의 속도 차이에서 나온다고 하기에는 프레스티아의 영지와 내 영지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먼 것 도아니었다.

"이제 슬슬 그녀도 외부에 눈을 돌릴 것이다. 권력욕도 참 크지만, 확장을 하고자 하는 욕구도 상당한 년이거든, 그년이 다음에 누구를 칠 것 같나?"

"아무래도 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를 공격하지 않겠습니까?"

1황녀는 내가 지원해준 1만의 병력으로 2황녀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지금도 그 병력은 제도의구석에서 조용히 세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당연히 그 병사를 이용하고 싶겠지.

"아니다. 그년은 네 병사를 빠르게 제압할 수 있는 확률에 걸고 네 병사들을 공격한 뒤 재빠르게 너를 공격할 거다."

프레스티아의 눈빛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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