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애캐를 꼬시는 법-244화 (244/312)

〈 244화 〉 매력 100

* * *

남자의 몸이 야하다.

아예 말이 안되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보통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의 몸은 근육의 배열이나 현상이 여성들이 보기에 매력적이고 섹시하게 느껴질 때나 쓰는 말이었다.

하지만 내 몸에는 뚜렷하게 보이는 그 어떤 근육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름다웠고 그럼에도 야했다.

내 몸이 야하다는 것은 매력 100을 찍은 후 내 몸을 슬쩍 쳐다보며 얼굴을 붉히며 숨을 몰아쉬던 시에린의 반응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었다.

남자가 잘록한 허리를 보면 야하다고 느끼듯이 적당히 탄력넘치게 부풀어온 가슴을 보고 섹시하다고 말하듯이 내 몸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빠져들지는 않겠지만.'

남자의 눈으로 남자를 보는 거다 보니 나르시스트 같이 너무 예쁘다고 입을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지는 않았다.

대신 객관적으로 보면 너무 예쁜 모습이다 보니 감격이나 조금 하는 정도지.

'이걸 매력 100을 찍네.'

매력 99를 찍은 뒤 한참이 지났는데 그 동안 전혀 오르지 않길래 매력 100을 찍는 데에는 무언가 더 필요한 게 있는 줄 알았다.

그 조건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나중에 처리해야 겠다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매력 100에 도달한 것이다.

100이라는 수치는 매력이라고해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가 100이었다.

매력에 한정해서 나는 그랜드 마스터급의 경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그만큼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고 잘생겼으며 그만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이런 매력 수치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세력을 종합하면 주인이 없고 사상이 나랑 비슷한 모든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을 테고, 남자를 좀 밝히는 년이나 제국을 위하는 인간이라면 다른 세력에 들어가 있는 존재도 빼올 수 있을 것이다.

매력 100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스텟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 세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군.'

내 세력에 아렌이 없고 아리나 영지 하나만 가지고 겨우 운영하며 제도에 1만의 병사를 빌려주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외모가 알려진다면 제국은 나를 얻기 위해서 피바람이 가득한 전쟁을 새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이미 제국의 주인을 정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제국의 주인이 자연스럽게 나를 가져갈 확률이 높았지만 그래도 전쟁이 조금 더 빨리 찾아오겠지.

원작에서도 이델라의 외모가 외부에 밝혀지면서 전쟁이 심화되기도 했으니 나라고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세력이 강하다고 해도, 방심하면 안돼.'

세력을 더 키우기 전 까지는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매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개짓거리를 좀 할필요가 있어 보였다.

괜히 나를 먹겠다면서 이상한 세력이 달라붙는 걸 원하지도 않고 혹시나 프레스티아가 나를 보고 미쳐서 황제의 자리든 뭐든 일단 나부터 탐하고 보겠다면서 서로 손해를 보는 전쟁을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그래도 소문은 천천히 퍼져나갈 거다.

내 아래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볼 수 있고 가끔은 도시에 있는 평민들도 내 얼굴을 볼테니까.

­똑똑

"누구야?"

"아렌이에요!"

아렌이 지금 시간에 내 집무실에는 왠일이지?

밤이 늦은 시간인데...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여니 평상복을 입고 있는 아렌의 모습의 보였다.

"지금 시간에 왜 제 집무실에 찾아오셨는지요."

아렌은 내 말을 듣지 않고 내 얼굴만 빤히 쳐다봤다.

'시종들한테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듣고 찾아온거구만?'

안 봐도 뻔했다.

아직 여러도 여성인 만큼 잘생긴 남자가 더 잘생겨 졌다는 말에 호기심을 느끼고 찾아온것이 겠지.

적당히 달래서 들여보내려는 나에게 그녀의 눈에 담긴 음습한 욕망이 느껴졌다.

­흠칫.

나도 모르게 몸을 떨며 한 발자국 물러섰다.

'뭔 꼬맹이 눈빛이...'

여자는 늑대라는 말이 틀리지 않아서 그런걸까?

아니면 아렌의 피에 위대한 황제의 피가 흘러서 그런 걸까.

나를 바라보는 아렌의 눈빛에는 분명히 욕망이 가득 담겨져 있었고 그녀의 표정은 언젠간 반드시 나를 탐하겠다는 야욕으로 물들어갔다.

"아렌님."

신변의 위험을 느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말투가 엄하게 나갔다.

내가 엄하게 말하니 아렌이 정신을 차리고 표정을 풀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아름다우셔서 그만..."

"남자를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 상당히 실례되는 일입니다. 어지간하면 자제해주셨으면 좋겠군요."

"알겠습니다. 자재하겠습니다."

허리를 숙여 나에게 잘못을 표하는 아렌의 위험도를 세 단계 정도 올렸다.

이전에도 황제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었던 아렌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새로운 목표가 하나 추가 될테니까.

어떻게든 황제의 자리에 올라서 나를 탐하겠다.

방금 그녀가 보여준 강렬한 눈빛을 생각하면 새로 생긴 목표가 그녀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저는 이만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봬죠."

아렌은 밖으로 나가기 전 나를 다시 한 번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너무 나대지 마라.'

네가 나대봤자 황제가 될 가능성이 생기긴 커녕 네 목이 날아가는 날만 빨라질 뿐이니까.

******

제국의 정세는 빠르게 변했다.

아둔이 흑마법사에게 죽임을 당한것이 거의 확실시 되자 1황녀가 들고 일어나서 제도를 먹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제국 전체에서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나고 세력과세력이 붙고 떨어지기도 하고 난장판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런 난장판 중에서 박쥐처럼 잘 살아남는 자들이 제대로 된 세력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렇게 뭉쳐진 세력이 5~6개 정도가 되면 슬슬 황권을 놓고 싸우는 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당장은 나랑 관련이 없는 일이지.'

아렌을 황제로 옹호하지 않았다면 나도 지금난세의 파도속에서 발버둥 치고 있었을 것이다.

누구랑 싸워야 할지 누구랑 손을 잡아야 할지.

필사적으로 계산하고 이리갔다 저리 갔다를 반복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개짓거리를 했겠지.

하지만 아렌이 우리 세력을 지키는 성역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굳이 그렇게 치열하게 살필요가 없어졌다.

공격도 못하고 방어는 필요 없는데다가 아렌을 황제로 올리려 하니 자기가 황제가 되려고 하는 모든 세력과는 친해질 수 없고, 적당한 세력으로 살아넘으려고 하는 놈들 중에서도 당장 따르는 세력이 없는 극히 일부의 세력과만 손을 잡을 수 있는데 그 정도 일처리는 아주 쉬운 것이었다.

상황이 이런 상황이니까 해상영향력을 키우고 음지에 손을 뻗고 하는 거지.

그래도 이편이 난세에서 발버둥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나름 난세 짬밥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난세에 멸망하진 않지만 운이 나쁘면 정말 작은 세력을 가지고 최종전에 들어갈 수도 있기에 난세의 재미를 볼 수 없다는 건 좀 아쉬워도 안정적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건 분명히 이점이 있었다.

"오랜만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에게 손님이 찾아왔다는 건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다.

내가 즐기지 못하는 난세의 이야기를 해준다는 뜻이었으니까.

"별로 오랜만도 아니지, 몇개월 정도 안 만난 거 아니야?"

이번에 나에게 찾아온 손님은 라이트형이었다.

몰래 움직였는지 여동생인 리하트 하나만 데리고 이렇게 찾아왔는데 다른 수하는 안 데리고 온 게 참 다행이었다.

매력 100을 찍은 상태에서 그녀들을 만나면 그녀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나조차 판단이 안됐으니까.

"그래서, 나는 왜 찾아온거야?"

"일단 마법병을 쓰는 것에 대해서 허락을 맡으려고 왔어. 너희가 가장 처음 마법병을 사용했다면서?"

굳이 허락맡을 필요가없는 것임에도 나에게 이렇게 묻는 다는 것은 우리끼리의 예의를 지키고 혹시나 내가 서운해 하지 않기를 바래서 그런 것이겠지.

"당연히 허락해 줘야지. 다른 사람들이 써도 허가를 해주는데 설마 형이 쓰는 걸 허락을 안해줄 것 같아서 찾아온거야?"

"그거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지."

라이트가 상당히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돈 조금만 빌려주면 안될까?"

"무슨 일에 쓰려고?"

지금은 난세였다.

당연히 병사를 키우거나 유지하거나 옆 영지에 작업을 치려고 쓰겠지.

"기반을 좀 다지려고."

라이트는 그 이상의 정보를 나에게 주지 않았다.

'많이 힘든가 보구만.'

사업을 벌여서 일시적으로 돈이 모자란게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에서 다른 세력에게 돈을 빌릴 정도까지 갔다는 것은 그 영지가 무너져 간다는 것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써야 할 돈조차 자체 수급이 안된다는 것이니까.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렇게 평가할 순 없어.'

군비 경쟁이 이루어지고있는 상황이니까 돈이 없는 건 당연한거다.

고작 돈을 빌려달라고 한 것 가지고 리쿠르트 세력이 쇠락하고 있닥도 판단하는 건무리가 있는 일이다.

"그래, 빌려줄게."

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가 나에게 빌려간 돈은 한 동안 절대 갚을 수 없을 것이고 나는 그 이자로 그에게 마음의 빚을 받으면 됐으니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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