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2화 〉 기사가 되고 싶은 플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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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기사단을 찾아서 나 혼자 꿀꺽했는데도 불구하고 1황녀는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을이었다.
그녀에게 빌려준 병사들에게 1황녀를 죽이라고 하면 그녀가 죽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내가 1황녀에게 병력을 빌려준 걸 보고 다른 이들도 1황녀에게 은근슬쩍 참여하기도 했지만 아직 내 병력을 따라잡기에는 멀었다.
'이제야 아둔이 죽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물 위로 올라오네.'
여기서 물 위라는 건 일반시민들의 입에서 돌고 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소문은 내가 미술품을 모두 양도 받자 마자 사실화 되었다.
1황녀가 내 병력을 가지고 2황녀를 침으로서 새로운 황제의 자리에 오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2황녀에게도 참모들이 있었다.
내가 1황녀에게 병력을 보내는 순간 그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2황녀를 안전한 곳으로 미리 피신 시켰다.
1황녀는 제도에서 2황녀를 몰아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2황녀를 완전히 죽인 것도 아니었기에 완전하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아직 제도에는 사모아의 잔당이 남아있어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내 병사들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었다.
즉, 내가 그녀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고작 1만의 병사로 황녀의 목줄을 쥘 수 있다는 건 거저 먹는 장사나 마찬가지였지만 그 누구도 황녀에게 병사를 지원해 주지 않았다.
이미 폭삭 망해버린 제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보다 그 병력을 이용해 주변의 영지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한 군주들이 많았다.
내가 1황녀에게 병력을 지원할 수 있던 것도 위에 프레스티아라는 아주 대단하신 분이 계셨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아둔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제도를 지배했지만 황제 취급은 받지 못하는 1황녀의 목줄은 내가 쥐고 있었다.
'이제부터 완전 난장판이 나겠지.'
제도에선 나 황제라고 계속 소리치는 허수아비가 남을 것이고 현제 메이저 세력이 크기를 더 키우거나 천천히 몰락하는 것을 반복할 것이다.
지금 작은 세력들이 천천히 올라오기도 할 거고 잘 나가던 가문이 한 순간에 멸망하기도 할 것이다.
시드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민이나 노예로 태어난 자 까지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게 현 상황이었다.
지금 대단한 세력들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긴 했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건 아니었다.
'아이작, 헬링 자매, 히스토리아, 하이트마인...'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 세력을 읊으면 끝도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땅을 넓힐 필요가 없어.'
나는 나 대로 세력을 쌓으면 된다.
아렌을 따른 다고 겉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들을 진짜로 아렌의 밑에 있는 내 밑으로 넣어 버리고 아렌이 죽은 다음에는 나의 편을 들을 수 있도록 조정을 해 놓으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게 영토를 넓히려고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다.
'대신 머리가 빠개지는 일이긴 하지.'
일단 내 밑으로 황실파를 묶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으니까.
"애초에 우리 세력은 영토를 키울 명분이 없지 않아? 아렌님을 모시는 황실파의 수장이라는 놈이 옆 영지를 칠 이유가 없잖아."
"명분은 만들면 그만이긴 해도 다른 세력들 눈에는 아니꼬와 보이긴 하겠지."
하루가 멀다하고 가까운 수하들과 전략회의를 했다.
내 밑에 있는 수하는 많지만 내가 아렌을 죽이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걸 알고 있는 수하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하게 비밀로 전략회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워낙 가까운 사이다 보니 회의도 반말로 편하게 진해했다.
"결국 저희한테 가장 필요한 건 영향력이에요."
라일라가 바다를 딱! 가리키며 말했다.
"아렌 황녀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이걸로는 부족해요. 황실파에게만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영지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해요."
"바다를 지배하는 게 영향력을 키우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거지?"
"맞아요. 언제든 해상 전력을 이용해서 항구도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걸 뇌리에 각인 시키면 함부로 움직일 수 없을 거에요."
"어떻게 됐든 제이어 자작이랑은 한판 붙어야 겠구만."
지금 바다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 자는 제이어 자작이었다.
훗날 제이어 제독이라고 불릴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남자는 지금도 바다에서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질문있어요. 굳이 바다를 차지해야 하는 이유가 뭐에요?"
안나가손을 번쩍 들고 질문했다.
"땅으로 세력을 넓히면 욕을 들어먹겠지만 바다를 장악하는 걸로는 욕을 먹지 않거든, 그래서 바다를 먹으려고 드는 거야. 한 번 제대로 자리를 잡아 놓으면 꾸준히 도움이 되기도 하고 나중에 장거리전쟁을 펼칠 때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최악의 상황에선 바다를 통해 섬들로 숨어 들어서 반격의 기미를 볼 수도 있어."
안나가 또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그렇게 바다가 중요하면 다른 세력들은 왜 바다를 먹으려고 들지 않는거에요?"'
"더 중요한 게 옆에 있으니까. 우리 세력은 황녀님을 모시고 있어서 공격당할 걱정도 없고 공격할 필요도 없지만 다른 세력들은 아니잖아. 괜히 해군을 키우려고 하다가 옆동네에서 쳐들어 오면 당장 육군이 부족할텐데 어떻게 해군을 키우겠어."
"아하!"
안나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해군도 중요한 전력이지만 정보요원이 엄청 많이 필요해.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의 특성상 제국 전체의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만 가능한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안 그래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섀도스탭이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한 게 얼마만이지?
"섀도스탭이 있어서 마음이 편해. 원래 하나 육성하는데도 수백골드는 깨지는 게 요원이란느 존재인데 섀도스탭 하나 덕분에 수천 골드를 아낄 수 있었어... 그 중 절반 정도는 성과금으로 줄까?"
"아닙니다. 저는 주군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돈을 받는다고 해도 어차피 그림자는 돈을 쓰지 못합니다. 당장 쓰지도 못하는 돈을 미리 받는 것 보다는 나중에 은퇴했을 때 퇴직금으로 많이 받고 싶군요."
네가 나보다 어린데 내가 살아있을 대 퇴직을 할 수 있겠니?
"그래, 고맙다."
"정보쪽은 그렇게 처리하면 되고 다음 안건은..."
그렇게 계속 회의가 이어졌다.
'이 년들 입단속을 잘해야 하는데.'
얘네들 중 단 하나라도 아렌한테 가서 진실을 밝히면 그 즉시 우리세력은 끝장이 나는 거다.
일단 모함이라고 말하면서 유출자의 목을 칠 건데 그렇게 되면 귀중한 인재 하나를 날리는 손해도 있을 뿐더러 우리세력의 기본적인 신뢰가 박살이 나게 된다.
누군가가 나를 배신하려고 한다면 일단 그 전조 현상이 발견될것이기 때문에 그 때 가서 반응해도 크게 늦지 않겠지만 지금부터 애들이 배신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
'게임이랑은 분위기가 다르네.'
진짜로 친했던 친구가 나를 배신한다고 생각하면 손이 덜덜 떨렸다.
'가장 걱정해야 할 게 시에린의 배신이지.'
일단 우리 세력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많은 데다가 많은 행정일을 처리하고 있기에 함부로 죽이지도 못한다.
게다가 근래에 나한테 안하던 행동을 자주 하는 걸로 봐서는 뭔가 원하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이야기해주지 않으니 더 걱정이 된다.
라이넬은 뇌를 비우고 사는 기사라서 큰 걱정이없었고 미네타는 요즘 들어서 강한 마법사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오만함이 강해지려고 하긴 하는데 나를 상대로 오만을 부리는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괜찮았다.
'정신만 차리면 된다.'
그래, 정신만 똑디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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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얍!"
플린이 휘두른 검이 강하게 휘둘러졌다.
아직 어린 나이인 플린이었지만 어릴 때 부터 어머니께 전담을 받고 자랐다 보니 나이에 비해 꽤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히익!"
그녀가 나이에 비해 높은 것은 실력뿐만이 아니었다.
아직 어린 꼬마아이인 소녀였지만 남자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기사반에 들어온 몇 없는 남자들은 그녀의 음침한 눈빛에 매번 시달려야만 했다.
그런 그녀에게 그녀의 오빠인 플레아가 한 가지 기회를 내렸다.
청기사단의 종자로 들어가는 것.
그녀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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