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유망주 쟁탈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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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개학날이 다가왔다.
그 동안 황녀랑도 만나고 반쯤 버려진 신세였던 군단장이랑 번개의 신도 만나고 청십자가 연맹에서 이야기도 좀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감회가 새롭네.'
여름 방학이 끝난 다음에는 이런 심정이 없었다.
왜냐면 거의 띵가띵가 놀기만 했으니 방학이 끝난 다는 게 너무 아쉬웠으니까.
하지만 이번 방학은 굉장히 알차게 보낸 만큼 개학날에 받는 느낌도 달랐다.
또한 이번엔 2학년으로서 1학년 짜리 후배들이 새로 들어오기도 했고.
대부분의 게임이 그러하듯 초기에 고용할 수 있는 인재보다는 후반에 고용할 수 있는 인재의 수준이 더 높은 법이었다.
1학년 때 고용할 수 있는 인재보다 이번에 새로 들어 온 1학년들의 인재풀이 훨씬 더 좋았는데 전체적인 평균으로만 따지면 살짝 높은 정도였지만 문제는 어마어마한 유망주가 1학년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미친거지 진짜.'
난세 기준 무력 잠재력 98, 남녀역전 기준 무력잠재력 103,
그녀가 입학하기 전부터 퍼져있던 소문을 통해 짐작해 보면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벌써 익스퍼드의 경지에 도달한 천재!
이런 이가 먼저 알려져 있었다면 진작에 다른 세력이 채 갔겠지만 변방의 작은 남작가 출신인 그녀의 존재는 그 누구도 모르고 있었고 덕분에 그 누구의 침도 발라져 있지 않은 채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됐다.
'격한 쟁탈전이 펼쳐지겠지...'
그녀가 전설 속의 경지인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를 거라고 생각하는 자는 없더라도 지금까지 그녀가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리 못해도 소드 마스터 정도의 경지에는 다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았다.
소드마스터급이 확정된 인재다.
심지어 벌써 익스퍼드인 만큼 젊은 나이에 소드마스터에 오를 확률도 높았다.
지금 현존하는 소드 마스터들은 아무리 젋어도 40대 이후에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했다. 그 경지 자체가 위대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육체적인 전성기도 지난 상태다.
만약 그녀가 20대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활약을 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식 때 부터 그녀를 향한 러브콜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졌다.
"플레아. 우리는 에프로트 남작의 영애한테 안 달라 붙어도 되는거야? 아무리 우리가 있는 게 없다지만 네 얼굴로 꼬시면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어 보이는데?"
"아서라, 괜히 우리가 끼어들었다가는 욕만 얻어 먹는다."
아카데미에서 가장 거대한 파벌인 헬링 파벌과 사모아 파벌이 죽자사자 그녀를 먹겠다고 달려들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녀들을 뚫고 에프로트를 얻는 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금 당장은 말이지.'
양념만 잘 쳐놓으면 결국 우리쪽으로 들어오도록 유도 할 수 있다.
다른 학년끼리는 간섭하지 않는 다는 불문율이 작년에 가볍게 깨져 버렸기 때문에 신입생들은 기존에 있던 2학년 파벌에 들어가게됐는데 우리 쪽 파벌에도 새로 들어온 학생들이 있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마을 옆에 존재하는 쿨리온가의 영애와 그 친구들이 주인공이었다.
딱히 다른 세력과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쿨리온 가가 그렇게 대단한 가문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장 편한 우리 파벌 밑으로 들어왔다.
다만 얘네 같은 경우는 끝까지 데려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신입생들은 아직 배움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우리 세력이 이야기하는 곳에는 절대로 끼워주지 않았다.
***
그녀는 대단한 인간이었다.
어떤 사람은 30살이 넘어도 되기 힘들다는익스퍼드의 경지에 고작 15살에 도달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대륙 최강의 창사가 될 것이라며 믿었고 그녀의 믿음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대륙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될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강한 세력을 만들겠지.'
고향을 벗어나 제도에 올라오니 그녀가 잘 알지 못하는 세력이 많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뛰어난 세력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녀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 한 세력들이었다.
이는 단지 그녀가 촌년이라 발생한 현상이었지만 그녀는 멋대로 별 볼 것 없는 세력이라고 그들을 폄하했다.
'흥! 그 놈들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결국 나만하지는 못 하겠지.'
그녀는 가장 큰 세력을 만들 것이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될 몸이니까.
자신만의 세력을 세워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갈 것이다.
애초에 그런 마음을 가지고 제도로 올라왔고 아카데미에 입학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든 이들의 영입제안을 거절했다.
그녀는 누구 밑에 들어갈 생각이 아예 없었으니까.
그녀의 뛰어난 무력을 자랑 삼아 많은 이들과 교류했다.
2학년들은 콧대가 높아서 1학년인 자신의 밑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2학년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파벌의 밑으로 들어가는 나약한 인간들이 대부분이었음으로 틀림 없이 자기 밑으로 들어오는 이들이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나도 잘 부탁 한다."
그녀가 제도에 상경하자마자 그녀의 무력에 대한 소문은 온 제국에 퍼졌고 덕분에 그녀의 밑으로 들어오겠다고 하는 이들도 그리 적지 않았다.
그들 모두의 눈빛에 충성심이 담겨 있진 않았지만 그녀가 잘 한다면 충분히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뛰어난 인간이니까.'
그녀가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었다면 그녀는 단지 뛰어난 창사일뿐 군주로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은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그녀가 진정으로 군주를 꿈꿨다면 아무리 싸움에 자신있다 하더라도 기사반으로 들어오면 안됐다.
프레스티아와 사모아를 포함한 모든 군주들이 자신의 장기를 버리고 행정반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배워야 할 것은 군주로 활동하는 방법이지 창을 더 잘다루거나, 마법을 더 잘쓰는 방법은 그렇게까지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
물론 그녀의 옆에 이를 알려줄 사람은 없었다.
다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들일 뿐이었으니까.
"너, 우리 파벌 밑으로 들어와라?"
헬링 파벌의 벨리아 선배라고 했었나. 헬링 파벌에서도 프레스티아 헬링의 심복이라는 그녀가 직접 찾아왔다는 것만 해도 그녀의 가치는 충분히 증명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너희 파벌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
"죄송합니다. 저는 제 세력을 만들고 싶습니다."
"...너의 세력을?"
벨리아가 이상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벨리아의 시선은 그럴거면 행정반으로 가야지 왜 기사반으로 온 것에 대한 의문에서 온 의문이었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감히 자기 파벌을 거부해? 정도로 받아 드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자기들 파벌에 안들어가면 어떡할건데!'
귀족의 생리에 대해 잘 모르는 그녀는 자신 만만했다.
아카데미에선 크게 의미조차 없는 무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줄 알았던 그녀는 자신에게 들어온 모든 영입제안을 거절해 버렸다.
***
"네 제안을 거절했다고?"
"네, 주군. 자기 세력을 만들고 싶다는 군요?"
"자기 세력을 만들어?"
헬링의 입에서 비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미 군주로서 완성된 자가 아니라면 군주를 꿈꾸는 자는 행정반으로 오는 것이 맞았다.
아무리 아카데미가 정치의 장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배움의 질 하나만큼은 대단히 높았으니까.
그런데 그런 기본조차 모르는 놈이 자기 세력을 만든다고 설친다?
장담하건데1년도 못 버티고 내부에서 부터 무너져 내릴 것이 분명했다.
'그 때 가서 수확해도 되겠지만 당장 수하가 필요해...'
북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언제 북부로 움직이게 될지 모르는 와중에 뛰어난 인재를 두고가는 것 만큼 불안한 것이 없었다.
다른 이들만 있었다면 걱정하나 하지 않고 갔다올 수 있었을 텐데 하필 그 놈이 존재했다.
'플레아 아이데스.'
그 놈이라면 아무리 콧대 높은 년이라도 잘 꼬셔서 자기 세력안으로 집어 넣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지금부터 움직이는 수 밖에.'
단지 그놈 때문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고 자기 합리화를 시전했다.
북부와의 전쟁에서 큰 피해를 볼 생각은 없었다.
수하들의 목숨은 하나도 잃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렇다면 전쟁에는 최대한 많은 수하를 데려가야 함이 옳았다.
같은 전장을 헤쳐나갔다는 동질감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었으니까.
지금 영입해 둬야 같은 감각을 공유할 테니 지금 영입하는 것이 옳았다.
헬링은 자신들의참모진들을 불렀다.
엄선하고 엄선한 인재들만 모아 만든 그녀의 참모진들은 고작 무력하나만 강력한 인간 하나 정도는 가볍게 구워 삶을 수 있는 뛰어난 머리들이었다.
"그래, 그렇게 진행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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