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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143화 (143/312)

〈 143화 〉 사모아랑 친해져야 한다고요?­3

* * *

"안녕하세요 사모아님, 좋은 아침이죠?"

아침일찍 일어나서 교문에서 사모아를 기다리길 20분, 드디어 사모아가 그녀의 수하들과 함께 나타났다.

바로 사근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사모아에게 다가가자, 사모아가 이새끼가 갑자기 왜 이러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사모아 파벌의 다른 사람들은 나를 경계하거나 싫어하는 기색을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사모아 파벌에 의해 괴롭힘 당할 때는 내가 아무런 반항없이 그냥 당하기만 했기 때문에 나에대해서 반감을 가질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거든,

미안한 듯 나를 바라보는 사람은 있을 지언정 내가 싫다는 티를 내는 사람은 없었다.

"네가 갑자기 무슨 일이냐?"

"무슨 일이긴요. 사모아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주변의 시선이 우리쪽으로 확 끌렸다.

'오늘이 지나기 전에 한번 난리가 나겠구만.'

아카데미 내에서 나랑 프레스티아랑 사귄다고 말이 많다가, 요즘 프레스티아와 이야기를 안 하고 있으니 둘이 싸웠다. 헤어졌다 하는 근거 없는 찌라시들만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사모아한테 관심을 보였다?

내가 프레스티아를 버리고 사모아한테 간거다, 아니다 프레스티아가 나를 찼고, 그 충격을 사모아가 보듬어 줬다. 사실 사모아를 먼저 좋아했었는데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프레스티아와 만난거다 하는 각종 찌라시들이 넘쳐날 것이 분명했다.

'정신이 제대로 박혔으면, 그냥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봐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마냥 어린애들만 모여 있는 게 아니라 나름 능력있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인 만큼 내가 사모아에게 다가가는 정치적인이유를 파악하는 사람도 있겠지.

내가 황실파로 완전히 발을 들인건 이제 슬슬 퍼져나가고 있을 시기니, 중앙파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모아와 친해지려고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누군가는 알아줄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는 결론이 날태지만 오늘 하루는 아주 뜨거울 게 분명했다.

그 중에서도 지금 이 순간이 다른 애들에게 관심을 가장 많이 끌릴 시기고.

'어떻게 할 거야? 지금 상황에서 욕박는 건 너무 말도 안 되는 수고 주변의 소리를 차단하고 말을 하면 내가 메소드 연기를 해서 슬픈 척을 해주지.'

둘만이서 만나는 곳이 아니라 사람많은 등굣길을 선택한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됐다.

"하하... 그냥 반에서 기다리고 계셔도 되는 것을 왜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

사모아가 이를 악물며 나를 바라봤다.

주변의 학생들이 우리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모아도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키야, 말 온순한 거 보소.'

비꼼 하나 없이 깔끔한 문장이네.

"사모아님을 더 빨리 보고 싶어서 찾아왔죠."

"그러면, 같이 들어가실까요?"

"네!"

에스코트 하듯 손을 내밀 줄 알았는데 그냥 내 옆에서 내 보폭을 맞추면서 걷는 게 끝이었다.

주변에서 꺄꺄 걸리는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평소랑은 다르게 사모아는 호통 치지 않았다.

'아쉽네, 다른애들한테 보지 말라고 소리쳤으면 놀려먹을 수 있는 방법이 49가지는 있는 데 말이야.'

그렇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본관까지 걸었다.

본관에 들어서자 더 많은 시선이 꽃혔다.

그 시선 중에서는 프레스티아의 수하의 시선도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주 궁금해졌다.

"플레아님 반으로 안 돌아가십니까?"

"사모아님이랑 더 있으려고요."

어울리지 않는 콧소리를 내가면서 옆에 붙어있으니 슬슬 화가 나는 듯 미간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저랑 같이 있어서 뭐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서 공부를 좀 하시는 편이 어떠신가요."

'이건 대놓고 비꼬는 어투 아니야?'

나는 너 싫으니까 그냥 가라는 소리잖아. 나랑 둘이 있을 때는 상관 없지만 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데 그런 말 해도돼?

'이 정도는 허용 범위 안이긴 해.'

사모아가 싫어하는 데 내가 그냥 들이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애들입장에서도 마냥 어색해 보이는 상황은 아니니까.

'지도 좋으면서.'

입술이 씰룩씰룩 올라가려다 마는 걸 내가 못 볼 줄 알고?

지금까지는 자기한테 관심도 안 가져주던 인간이 이렇게 다가와주니까 싫은 척 하면서도 좋긴 좋나봐?

'그러면 나도 다 생각이 있지.'

"알았어요. 가서 공부나 할게요."

그렇게 하고 쌩하고 나가 버리니 사모아가 당황해서 어... 하고 어버버 거리는 게 느껴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으로 돌아오니 수많은 애들의 시선이 나한테 꽃혔다.

"풀레아! 사모아님이랑은 무슨 관계야?"

"별 관계 아니야. 그냥 내가 사모아 님이랑 친해지고 싶은 거 뿐이지."

사근사근 하게 대답해 줬다.

결국 소문을 퍼뜨려 주는 건 학생들이니 만큼 대충대충 대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사모아님은 나를 싫어하시는 것 같더라."

가서 나는 사모아랑 친해지고 싶은데 사모아는 그런 마음도 모르고 나를 거절하는 나쁜년이라고 소문좀 내줘라.

애들이랑 한참 말을 섞으면서 사모아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은근슬쩍 심어놓고 있을 때 내 친구들한테 연행돼서 내 자리로 돌아왔다.

"무슨생각이야?"

"무슨 생각이냐니?"

"이미 소리 막아 놨으니까 그냥 말해, 오늘 왜 사모아랑 만났냐고."

"내가 말 하지 않았어? 사모아랑 친해진다고 했잖아. 그래서 자주 만나러 갈거라고도 했고."

내가 굉장히 태연한 표정으로 말하자 시에린이 상당히 험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사모아 파벌들이 다 모여 있는 곳에 네가 먼저 갈 필요는 없잖아. 진짜 큰일 나려면 어떡하려고 그래?!"

"그럴릴 없다니까? 사모아 파벌애들이 나를 많이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그년들도 생각이란게 있을 텐데 나를 때리면 어떻게 되는 지 모르겠어?"

"만에 하나라도 누구 하나 홰까닥 정신이 나가서 너를 때리면, 그리고 크게 다치면 어떡하려고 그래?"

"시에린,"

분위기가 무거워 지지 않게 장난기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진지하게 목소리 깔고 말해도 되는 데 그건 내 이미지에 안맞잖아.

"만에 하나같은 낮은 확률은 계산하는 거 아니야."

내 분위기에 놀랐는지 시에린이 흠칫 하는 게 보였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낮은 확률로 큰 손해를 보는 가능성 정도는 배제해야해, 배제를 잘 하는 것도 능력의 일종이고."

"... 누가 뭐래, 그냥 걱정돼서 그렇지..."

시에린이 꼬리를 말고 표정을 풀었다.

"걱정 하지마, 저쪽은 절대 나 못 건드리니까. 오히려 내가 걱정되는 건 맞불 작전으로 사모아가 나랑 친하게 지낼 마음을 먹고 달라 붙는 건데 그럴 확룰도 거의 없고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대처법을 생각해 놨으니까 너희는 나를 믿고 그냥 편하게 있으면 돼."

"... 하아... 어떻게 너만 믿고 있냐고, 우리는 네 수하들인데..."

"어쩔 수 없잖아. 이건 군주들끼리의 싸움이란 말이야. 수하들이 끼어들면 모양세가 나빠져. 너희가 걱정할 일은 절대 안 만들테니까 나 한번만 믿어줘라."

방긋 웃으면서 애들을 바라보자 애들이 한숨을 푹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대신 진짜 조심하는 거다?"

"알았어, 너무 걱정하지 마."

좋아 이렇게 친구들의 허락도 얻어냈다.

역시 허락 받는 것 보다는 용서 받는게 쉽다니까? 일단 잘못을 저지른 다음 용서랑 허락을 동시에 구하니까 바로 오케이 해주잖아.

사람들은 지나간 일에 대해선 관대해 진단말이지.

'사모아 문제는 이렇게 계속 부딪히면 금방 해결 될 것 같네.'

우리 친해요! 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는 않겠지만 사모아가 몰래 수작을 부려서 나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 붙히는 상황이 찾아오진 않겠지.

'진짜 문제는 호히려 프레스티아랑 1황녀지.'

1황녀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냥 진실을 말하면 되니까.

사모아한테 당한걸 좀 축소해서 말하고 중앙파의 견제를 막아줄 방파제로서 사모아를 선택했다고 하면, 아마 충분히 이해해 줄거다.

'프레스티아는 어떻게 나오려나.'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지만 프레스티아를 향한 나의 마음을 식지 않았다.

프레스티아 또한 그것을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혹여나 내가 프레스티아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있더라도, 자기를 버리고 사모아에게 붙었다고 생각하진 않을거다.

'하지만 조급해 지겠지.'

지금까지는 자기만 보는 애인줄 알았는데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다른 여자들한테 꼬리도 치고 다닌다.

이는 프레스티아의 심기를 대단히 크게 건드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미 화가 터져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삼키고 있을지도 모르지.

'나를 완전히 억압하려고만 들지 않으면 돼.'

그것만 아니면 프레스티아가 뭘 하든, 어떻게든 무마할 수 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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