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7화 〉 테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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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난세의 본편에서 가장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 사나이었다.
오롯이 그만 무력 100이라는 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고 그만이 그랜드 마스터라는 지고한 경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남녀역전이 일어나면서 무력 100을 넘어서는 밸런스 파괴범들이 생기긴했지만 그래도 그랜드 마스터라는 이름에 상처를 입힐 수는 없었다.
혹시 남녀역전 세상이라고 무력이 너프 당하진 않았을까 살펴보니 무력이 75/100 이라고 적혀 있었다, 무력도 너프당하지 않았고 남들보다 월등히 빠른 성장속도도 너프당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왜 형이 여기서 나오냐고!'
아이작은 원작에선 황실연회에 참여 하지 않는다.
그의 성격이 워낙 독불장군인데다가 북부의 야만족을 완벽히 정리하기 전에는 북부를 떠나려고 하지도 않았거든,
지금도 북부에는 야만족들의 잔당이 남아있었다, 아이작이 제도로 내려 올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남녀역전때문에 성격이 바뀌었나?'
지금으로서는 이렇게 추측해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신 왜 제도로 왔어요? 하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군."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북부의 영웅이시여."
지금 시기면 아이작이 한참 북부의 영웅이라고 불릴 시기다. 워낙 사람이 적은 북부의 별명이 제도까지 전해지진 않았지만 이렇게 띄워주면 아무리 아이작이라고 해도 좋아하겠지.
"하하, 제도에서 그 별명을 불러주는 이가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해는 데 말이야. 어떻게 들었나."
"제국의 북쪽 영토를 야만족이 유린하고 있는 상황이 아닙니까,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찾아보던 중 알게 됐습니다."
"고맙군."
아이작이 씩 웃었다.
상당한 미남이 내 앞에서 웃고 있자 왠지를 질투심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지금의 나는 아이작 보다 몇배는 더 잘 생겼다는 걸 떠올리며 질투심을 가라앉혔다.
"혹시 자네, 제도에 내에서 큰 입지를 가지고 있나?"
"이름만 많이 불리고 입지 자체가 넓지는 않습니다."
"아쉽군... 이델라가 제도에서 잘나가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오라 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이가 그리 대단하지 않다니 말이야."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 미안하네, 면전에서 대단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실례가 되는 행동이지."
'아니 그거 말고...'
이델라가 왜 여기서 나와?
아이작이 여포에 해당하는 존재였다면 이델라는 초선에 해당되는 캐릭터였다.
북부에서 만나게 돼서 사실상 아이작이 반쯤 지배하는 관계로 흘러가다가 다른 이들이 이델라를 노리면서 연애사가 복잡해지는 캐릭턴데...
'분명 지금 시기 정도면 둘이 만날 만한 타이밍은 맞아.'
그런데 여포는 이델라를 아주 꽁꽁 싸매고 다닌다. 지금 시기의 이델라의 매력은 98로 나랑 비슷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눈에 띄지 않게 하기위해 얼굴은 붕대로 가리고 몸은 망토로 가리게 하고 다닌다.
그런데 그 모습만 보고도 아름답다는 걸 눈치 챈 주변의 세력들을 눈독을 들이는 스토리인데...
'남녀역전 때문인가?'
아무리 이델라가 예뻐도 남녀역전이 이루어지면서 여 군주들과 여기사들이 대세가 된 이상 이델라가 위협을 당할일은 많지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당당히 말하고 다니는 것이겠지.
'그리고 이델라가 시켰다고?'
남녀역전 이 일어나면서 이델라의 100이라는 매력이 그저 아름다운 소녀가 아니라 군주로서의 면모로 발현됐다고 생각하면 아다리가 잘 맞아 떨어졌다.
이델라는 지력도 그렇게 낮지 않은 캐릭터고 아이작이 이델라에게 푹 빠져 있으니 만큼 더 이상 북부에 집중하지 말고 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연회로 가라는 말을 했겠자.
'그리고 아이작은 이곳에서 자신의 공을 인정해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사람을 찾아다는 거고 말이야.'
절대 작은 사건이 아니다.
아이작은 중앙파의 후작에게 모든 공을 빼앗겨야 한다.
그래야 북부가 분노의 힘으로 아이작 아래에 하나가 되며 그래야 북부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래야 프레스티아가 공을 세워서 영지를 받을 수 있다.
'아니야. 공을 인정받아도 반란을 일어날거야.'
아무리 공을 크게 인정 받아봤자 최고 전공자는 되지 못할 테니까.
'일단 계속 지켜봐야 하는 건 확실하네.'
"저는 괜찮습니다."
고개를 한 번 숙이고 뒤로 돌아섰다.
"그러면 나중에 연이 닿으면 봅시다."
"그래 잘 가거라."
아이작을 뒤로 하고 우리 세력으로 돌아오니 시에린과 그 오라비가 기다리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고마워 플레아."
"고맙긴 뭘,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
시에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테이블에 앉았다.
시에린의 오빠를 구한 가장 큰 이유였던 미담 생성이 아이작에 의해 방해를 받았지만 시에린에게 점수는 제대로 딴 것 같으니 괜찮겠지.
오빠를 진정 시키고 자기도 진정한 시에린은 더 활기찬 발걸음으로 연회장으로 돌아다녔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내가 모이라고 했던 3시가 되자 다시 우리 세력이 있는 테이블로 돌아왔다.
"오라고 해서 왔는데 왜 오라고 했어?"
"그냥 우리끼리 이야기좀 나누자고, 모처럼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는 연회장에 왔는데 각자 자기할일만 하는 건 너무 삭막하잖아. 30분 정도는 같이 편하게 디저트라도 먹으면서 쉬자."
"애가 술이라도 마셨어? 왜 이렇게 감성적이야?"
"술 안 마셨거든?"
적당히 케이크를 가져오고 추억얘기나 하고 있으니 어느새 3시 반이 됐다.
"그럼 슬슬 움직인다?"
"그래."
시에린이 몸을 돌리기 전에 연회장을 뒤흔드는 큰 충격이 몰려들었다.
쾅!!!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나왔다.
"뭐야, 테런가? 여기 황궁 안인데?"
'황실 사람들이 한 테러야.'
정확히는 황실의 사람들 중 중앙파에 속하는 이들이 진행한 테러지.
쾅!! 쾅쾅!!
이곳저곳에서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떨어지는 소리가 계속 들렸고 연기는 계속해서 퍼져나갔다.
"빨리 나가자!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어."
"아니야 시에린."
미네타가 굉장히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빨리 안나가면 나 죽게 생겼다니까?"
"이거, 폭탄 소리 아니야, 폭발 마법 소리는 더더욱 아니고, 그냥 소리랑 충격정도만 내는 마법이야."
"뭐?"
테러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실제로 황실연회에서 일어난 테러에서 상처 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중앙파는 단순히 1황녀가 세력을 더 키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테러를 저지른 건데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사망하는 위험요소들을 굳이 안고 갈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기랑 소리만 줄창 내서 사람들을 모두 빠져나가게 한 뒤 내부를 폭파시켜서 황실의 연회를 중단시키지.'
진짜 미친놈들이다.
아무리 권력이 중요하다지만 황녀의 연회를 테러로 박살 내버리다니...
그만큼 황실파와 중앙파의 권력구도가 기울어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연회가 끝난 탓에 황녀가 길길이 날 뛰지만 주동자를 찾기는 커녕 용병단 하나에게 덤터기를 씌워서 모두 그 용병단 때문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나 버리니까.
그 용병단이 중앙파 귀족의 더러운 일들을 처리하는 용병단이라 나름 중앙파의 세력을 줄일 수는 있었지만 아직 하루나 남은 연회가 파기 되는 걸 매꿀 정도로 큰 이득은 아니었다.
'이번엔 조금 다르려나? 청기사단이 나서서 조사할테니까 말이야.'
요즘 한참 이름 높은 청기사단이이 황실연회가 중간에 끝나버린 대사건을 조사하지 않을리가 없다.
'아마 직접 테려를 일으킨 끄나풀 정도는 잡히겠지.'
하지만 본체가 공격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빠져나가야 하지 않을까? 당장은 소리와 충격 뿐이더라도 앞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잖아."
"그래, 나가자."
애들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초기 작전은 내가 끝까지 남아있어서 실제로 폭발에 휘말려 상처를 입은 부상자가 되고자 마음 먹었었다.
실질적인 인명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된 난세의 조사와는 달리 내가 직접 부상자가 되면서 더 적극적으로 조사를 할 명분을 얻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내가 부상자가 될 필요는 없잖아?'
나 같이 평범한 애가 굳이 안에서 남아 있는 것도 이상하고 말이야.
황녀를 찾아보기 위해 남아있었다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봤는데 황녀는 일이 벌어지자마자 텔레포트 스크롤 써서 탈출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밖으로 빠져나온 뒤 10분 정도가 지나자 연회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황실의 불을 끄는 기관이 출동해서 다른 폭발물이 남아있지 않을지 조심하며 연회장의 불을 끄고 사람들을 모으니 사망자는 없고 부상자만 3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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