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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캐를 꼬시는 법-109화 (109/312)

〈 109화 〉 파자마파티­4

* * *

어딜가나 이 외모가 문제라니까? 아무리 외모가 개연성 취급 받는 사회라고 해도, 오늘 처음 만났는 데 바로 반해 버리는 건 이상하잖아.

"그러면 어떡해? 저쪽에서 먼저 저러고 있는데 내가 뭘 한다고 방법이 생겨?"

"그건 아니지만 주의해 달라는 거지. 네가 계속 철벽을 치면 아마 애들도 떨어져 나갈거야. 친구 맺는 건 그 다음에 해도 될 일이고."

그 다음이 언제인데?

최소로 따져도 겨울 방학이고 길면 동부 왕국이랑 전쟁 터질 때 까지 못만나.

나는 그 때 지원 받으려고 친해지고 싶은거지, 그 시점에서 친해져 봤자 의미가 없다고.

'그렇다고 당신들은 절대로 안돼요! 하고 팩폭을 박아버리면 그것도 그것 나름 대로 친분을 못 쌓을 것 같고...'

상황이 어지럽게 돌아갔다.

내가 아까 가면을 왜 벗었을까, 가면만 안 벗었어도 상황이 훨씬 나았을 텐데.

"남자 둘이서 뭐해애."

라이트와 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지 히네스가 다가와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둘이서만 놀지마아, 다 같이 놀아야지이, 너희들이 여깄어서 저쪽은 완전히 굳어 있다구우,"

굳어 있는 건 마이테스랑 필레엣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쿨리온 근처에서 잘만 놀고 있는데?

"일단 무조건 철벽쳐. 도와준다고 해도 네가 한다고 하고, 애들한테 신경도 쓰지 마. 알겠지?"

"같이 놀면서 그게 가능해?"

"최대한 노력 해보라는 뜻이지. 쟤네들한테 완벽하게 철벽을 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는 않아."

그렇게 라이트 형과 함께 소파로 이동했다.

원래 내가 앉았던 자리로 돌아갈 수도 있었지만 그 자리 근체에는 마이테스와 필레엣이 나란히 앉아있었기 때문에 원래 라이트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라이트가 지나가면서 몰래 엄지를 치켜들어 준 후 아까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라이트 오빠, 그 자리..."

"왜? 이렇게 앉으면 안되나?"

마이테스와 필리엣이 나를 흘끔흘끔 바라봤다.

"별 말 없는 거 보니 괜찮은 거지? 나 그냥 여기 앉을 게."

"어, 알았어..."

"너희들 뭐하냐?"

세일런이 마이테스와 필리엣의 옆자리로 옮겨 앉고 말했다.

"너희 설마 잘생긴 남자 처음 보냐?"

"그런 거 아니거든!"

"아서라 아서, 너희랑은 절대 연결될 일 없으신 분이시니까. 지금부터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거야."

"포기하긴 뭘 포기해? 마음 가진 적도 없거든?"

마이테스가 고개를 휙 돌렸다.

필리엣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돌렸고.

"그래, 마음 가지지 말아라. 그래야 제대로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거야. 남자 입장에서 여자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다가오면 얼마나 부담스러운줄 알아? 그런 거 빨리 털어버리고, 내가 저렇게 잘생긴 남자의 친구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노리라고."

나름 작게 말한 것 같은데 집중하면 다 들렸다.

"그치? 부담스러우시겠지?"

"엄청 부담스럽지. 게다가 너희 둘 다 기사지망생이잖아? 덩치도 큰 년들인데, 그런년들이 자기를 음습한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생각해봐. 아마 내색은 안하시지만, 엄청 무서워하실 거다."

네? 무서워 한다고요? 쟤네들 체격 라이넬 보다 작은 것 같은데요. 프레스티아는 쟤네보다 더 큰데요.

걔다가 시선도 그렇게 음습하지 않다. 오히려 순수한 느낌에 가깝지.

'저런 정도로 무서워 할리가 없지.'

아마 세일런도 알 거다. 마이테스와 필리엣이 지금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상황이라 거짓말을 한 거겠지.

실제로 그 거짓말은 정말로 잘 통했다.

마이테스와 필리엣의 눈빛이 정말 덜 부담스러워 졌으니까.

세일런의 몇 마디로 만들어진 온순한 분위기에 라이트가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언제까지 너희끼리 얘기하고 있을 거야?"

"이제 다 끝났어."

세일런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모처럼 만난 자리이기도 하고, 오늘은 다른 손님들도 있으니 보고는 넘기고 시작하도록 할게."

"예에!"

"나이스!"

히네스와 세일런이 만세를 했다.

지금 안 하면 내일 할 게 분명한데 왜 저렇게 기뻐하는 걸까?

"파자마 파티라곤 하지만, 벌써부터 침실로 가는 건 좀 아쉽지? 탁상앞에서만 할 수 있는 놀이도 있으니까."

"나는 바로 침실로 가도 괜찮은데? 그냥 다같이 둘러 앉아서 놀면 되잖아."

태평하게 말하는 필리엣의 어깨를 마이테스가 톡톡 건드린 뒤 나를 살짝 바라봤다.

"아..."

그 장면을 본 라이트가 슬 웃으면서 이야기 했다.

"그리고 새 손님들도 왔는 데 처음부터 침실로 들어가 버리면 부담이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나는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지만 아마 쿨리온은 꽤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거실에서 어느 정도 친해진 뒤 안으로 들어가야 겠지.

"그러면 본격적으로 놀기 전에 마니또를 정하도록 할게."

네? 마니또요?

'내 생각보다 진짜 수련회 처럼 노는 데?'

나름 같은 세력의 주요 인물들이 모여서 노는 거다 보니, 좀 진지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노는 것에 본격적이다.

"리하트, 뽑기 준비했지?"

"네, 오라버니."

리하트가 작게 접혀진 종이 9개를 책상 위에 꺼내놨다.

"자기 이름이 나오면 말해, 다시 뽑아야 하거든."

다들 종이 하나씩을 가져가서 펼쳤다.

내 종이에 적힌 이름은 리하트 였다.

내가 도와줄만한 게 있을까?

"마니또는 최대한 자기가 뽑은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 내일 아침에 누가 자신의 마니또였는지 확인 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할게."

"알았어."

"그러면 첫 게임을 시작해 볼까."

라이트가 진지한 표정으로 턱을 굈다.

"무슨 게임을 해볼까?"

"항상 처음 하는 거 있잖아. 손님들이랑 하기엔 좀 과격할 수도 있을 것 같긴한데... 어차피 파자마파티에 초대했다는 건 결국 우리끼리 친해지기를 바라는 거잖아? 그러면 같이 할만 한 것 같은데."

"그럴까?"

도대체 무슨 놀이길래 과격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

"마침 인원도 9명이니까. 3명3명3명 나누면 될 것 같은데?"

"무슨 놀이를 하려고 하시는 거에요?"

"가위 바위 보 술래잡기."

예? 그건 또 뭔가요?

"내가 설명해 줄게."

라이트 형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일반적인 술래잡기랑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데, 잡은 사람과 잡힌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만약 잡은 사람이 이기면 잡힌 사람은 잡은 사람의 포로가 되고, 잡힌 사람이 이기면 잡은 사람이 10초 동안 멈춰 있어야해. 비기면 잡은 사람이 3초 동안 멈추는 거고."

"포로로 잡힌 사람은 어떻게 풀려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잡은 사람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그 즉시 풀려나."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은 또 그 사람의 포로가되고?"

"그렇지."

"한 팀이 다른 팀 전부를 포로로 만들면 이기겠네?"

라이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가위, 바위, 보를 전부 낼 수 있는 건 아니야. 자신이 뭘 낼 지 딱 하나만 정해 놔야 하고 그것 밖에 못 내."

"나름 전략이 중요하구나?"

"그렇지. 그리고 남자랑 여자랑 신체 능력 차이가 꽤 크잖니? 남자들은 두개를 정해서 둘 중 하나를 골라 낼 수 있어."

"그러면 일단 상대의 정보를 알 게 된 후에는 남자가 질일 없겠네?"

"근데 여자들은 남자랑 가위바위 보를 할 때 한정으로 자기가 포로로 잡은 사람의 것은 낼 수 있어. 가위를 가진 마이테스가 보를 가진 필리엣을 잡으면 그 시점부터 마이테스는 가위도 낼 수 있고 보도 낼 수 있는 거지. 근데 여자끼리는 안돼, 바로 균형이 무너져 버리니까."

"재밌을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놀기전의 워밍 업이라고 하기에는 난이도도 높고 격한 놀이일 것 같기도 했지만, 재밌으면 장땡이지 뭐.

"일단 나랑 플레아, 피르엘이 주장을 맡을게, 우리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한 명씩 뽑을 거야."

바로 가위바위 보를 진행했다.

"가위 바위보!"

내가 1등을 먹었다.

마이테스와 필리엣이 나를 간절히 보고 있긴 했지만 무시하고 리하트를 뽑았다.

가장 강한 전력이기도 하고, 마니또도 했어야 했으니까.

"마이테스, 너 이리로 와."

"아니 왜 오빠랑 팀인데?"

"나아는 히이네스 누나아!"

"나 따라 하는 거니이?"

다시 가위바위 보를 진행하니, 승자는 라이트 형이었다.

"필리엣, 너 이리로 와."

고의 성이 다분하게 느껴지는 데?

나랑 거리 떨어뜨려 놓으려고 일부러 저러는 거지?

'근데 같은 팀이 돼야 잡을 일이 없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라이트도 충분히 생각하고 일을 진행한 거겠지.

"나는 쿨리온!"

"넴!"

"그러면 자연스럽게 저는 세일런씨네요."

"내가 마지막까지 밀리다니... 나름 리하트 다음 가는 에이스인데."

"이렇게 보니, 에이스 둘이 한 팀에 쏠렸군."

"그러니까 왜 나랑 필리엣을 뽑았냐고!"

"진짜 몰라서 물어?"

라이트가 마이테스와 필리엣을 째려 보자. 둘 모두 꼬리를 내렸다.

카리스마는 확실하다니까?

"그럼 적당히 떨어져서 가위 바위 보 짜고 시작합시다."

리하트와 세일런을 따라 적당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이야, 내가 리하트 너랑도 다 팀을 해보네."

"그러게 말이야 언니."

이 두명이 에이스란 말이지?

진짜 든든했다.

"내가 가위, 리하트가 보, 꼬맹이 네가 가위 주먹 하면 될 것 같아."

"어느 걸 고르느냐가 의미가 있나요?"

"큰 의미는 없어. 그냥 네가 리하트를 잡은 상대를 상대로 조금 더 우위를 가져가는 조합이 될 뿐이야."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초짜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되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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