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화 〉 유사미아2
* * *
"야, 다들모여봐"
플레아가 닭꼬치를 먹으며 강을 바라보고 있을 때, 시에린 다른 여자애들을 불러모았다.
"왜?"
"지금 플에아 혼자서 강 구경사고 있는거 보이지?"
"그러게, 되게 귀엽게 보고있네."
"우리 몰카 할래?"
시에린의 말에 미네타와 라이넬 모두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무슨 몰카?"
"플레아만 내버려두고 우리끼리 사라져 보는거지, 어때? 재밌을 것 같지 않아?"
"위험하지 않을까? 아무리 우리성이 치안이 좋다고 해도 플레아 정도로 귀여운 아이라면 위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는데."
"누가 진짜로 사라지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플레아를 구경하고 있으면 되지, 위험할 것 같으면 바로 개입하면 되고."
"그런거라면야..."
라이넬이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잃어버리고 길거리를 해매는 플레아, 귀여울 것 같지 않아?"
"확실히 귀엽긴 하겠지만 플레아라면 우리가 일부러 숨어있다는 것 까지 눈치채지 않을까? 워낙 눈치가 빠른 애잖아."
"그때는 어쩔 수없지, 그냥 혼자있는 플레아 관찰 일기가 되는거 뿐이고."
시에린이 방긋 하고 웃었다.
"아무튼 다 하는걸로 알고 있는다?"
"맘대로 하셔"
시에린이 두 사람을 끌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으로 이동했다.
플레아가 잘 보이면서도 플레아가 움직여도금세 따라갈 수 있었으며, 플레아의 시선으로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완벽한 공간이었다.
"이런데는 어떻게 찾았냐?"
"내가 워낙 눈치가 좋잖니"
플레아를 구경하고 있던것도 잠시 플레아가 닭꼬치를 다 먹고 뒤를 돌아봤다.
그제서야 친구들이 없어진걸 깨닫고 시야를 두리번 거리는 플레아의 모습은 썩 귀여웠다.
만에하나라도 플레아가 자신들을 발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골목 안으로 몸을 감췄다.
당황하고 울먹이는 귀여운반응을 기대했던 여자애들이었지만 플레아는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더니 닭꼬치 두개를 사서 양손에 들었다.
"쳇.. 하여튼 눈치는 더럽게 빨라요."
"들킨 것 같지?"
자기들이 없어진걸 눈치 챘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히 걸어다니는 플레아의 모습에 여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혼자 걸어다니는 플레아나 구경하자.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혼자서 걸어다니는 플레아를 지켜보기도 잠시 갑자기 플레아가 어떤 여자를 보고 멈춰섰다.
멀리서 보기에도 기세가 그렇게 약해 보이지 않던 여성이었는데 서로 몇마디를 나누더니 플레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위험한 거 아니야?"
미네타가 말하는 순간 그 여성이 플레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닭꼬치 까지 땅에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여자들이 당황해서 일어났다.
"아니, 도시 한복판에서 사람을 납치해?"
일단 라이넬이 빠르게뛰어갔다.
여자는 라이넬이 따라오는 걸 알기라도 했는지 플레아를 가볍게 업어 들고는 빠른 속도로 뛰었다.
'왜 저렇게 빨라?'
단순히 빠르기만 한게 아니었다.
사람 사이를 지나가는게 매우 능숙했다.
애초에 달리기 속도 또한 라이넬이 더 느렸는데 거기에 더해 인파속을 달리는 숙련도 까지 차이가 나니 라이넬은 여자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추적!"
미네타가 급하게 시전한 추적마법이 빠르게 여자에게날아갔지만 여자는 칼 두번 가볍게 휘둘러서 미네타의 마법을 배어냈다.
"뭐하는 년이야?"
시선을 여자에게 고정한채 계속 따라갔지만 여자의 근처로 다가가긴 커녕 거리만 계속해서 벌어졌다.
'제길, 장난 치는게아니었는데...'
라이넬이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여자를 쫒았다.
미네타도 비행마법을사용해서 라이넬의 뒤로 따라붙었다.
"사람 없는 곳으로 간다."
아예 사람이 많은 광장으로 갔으면 금방 놓쳐 버렸을 텐데, 차라리 다행이었다.
라이넬의속도로는 따라잡지 못하지만 미네타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으니까.
"플레아님... 저분들은 왜 쫒아오시는 겁니까?"
정작 쫒기는 당사자는 어이가 없었을 뿐이지만,
카밀레입장에서는 참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한가롭게 도시를 산책하고 있는데 갑자기 플레아를 만나지 않나, 자기를 끌고가달라는 미심쩍은 부탁을들어주니 5서클 마법사랑 익스퍼드의 기사가 자신을 쫒아오질 않나...
"지금까지 저를 잡아두고 있던 못 된 인간들이에요."
아무리봐도 친구처럼 보였지만... 자기가 그렇다는 데 뭐라 말하겠어? 그냥 말괄량이 도련님과 놀아준다는 느낌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하늘을통해 쫒는 마법사는 미나로 기공포를 쏘아서 견재했고 기사는 어디러운 골목길을 이리저리 이동해 가며 회피했다.
"친구분들이랑 싸우기라도 하셨습니까?"
소녀들을 모두따돌린 뒤 의자에 플레아를 내려놓고 물었다.
"친구라뇨? 그 사람들 친구 아니에요!"
입가에 웃음이라도지워놓고 말하면 훨씬 나았을 텐데.
카밀레가 플레아의 옆에 앉아 한숨을 푹 내쉬니 갑자기 병사들이 이근처로 다가왔다.
"당신을 납치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병사의 뒤에는 시에린이 메롱하는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다.
***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카밀레 경의 얼굴에 분노는 담겨 있지 않았다.
단지 귀찮음이 잔뜩 담겨있는 나른함과 왠지모를 체념이 담겨있었는데 내 장난 때문에 감옥 까지 갈뻔한걸 생각하면 참 순한 얼굴이었다.
"플레아! 그런 장난을 치면 어떡해! 깜짝놀랐잖아!"
"맞아!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너를 쫒았는데..."
"먼저 장난친건 너희잖아."
"장난에도 선이 있는거지. 납치당하는 연기를 하면 어떡해?"
쩝... 아무래도 단단히 화가난 모양이다. 단 시간 내에 화가 풀릴 것 같진 않으니, 한동안은 조심하자.
"네 장난 때문에 괜한 기사분까지 말려들었잖아."
"전 괜찮습니다. 그리고 기사도 아니고요."
"네? 그 정도 실력을 가지셨는데 기사가 아니시라고요?"
"부상을 당해서 말이죠, 은퇴했습니다."
라이넬이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시에린, 너는 장난인거 알고 있었지?"
"당연하지, 나는 너희처럼 무력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아닌걸, 눈치와 머리쓰는걸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이렇게 급조된 연기에 속아서야 쓰나, 바로 장난인거 알아 챘는데, 이게 플레아가 우리에게 주는 일종의 시험이라고 생각해서 일단 최선을 다해봤어."
시에린이 가볍게어깨를 으쓱였다.
만약내가 실제로 납치를 당한 상황이었다면, 라이넬이나 미네타보다 먼저 나를 구한 셈이니 자신만만해 하는것도 이해가 됐다.
"그래도 이번엔 장난이 심했어, 제대로 사과해."
"미안해"
일어나서 허리를 꾸벅 숙였다.
역시 좀 심하긴 했다.
애들 입장에선 자기 주군이 갑자기 납치당한 거니까, 그만큼 놀랐을테고 걱정도 많이 했겠지.
대전략의 일환으로 시행한거면 몰라도 순도 100퍼센트의 장난으로 진행한 일이니까, 욕먹어도 싸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해."
"그건 힘들 것 같은데?"
애들의 표정이 험악해 졌다.
얘들아, 너희는 여자고 나는 남자인더 꼭 그렇게 험악한 표정을 지어아겠니?
"지금처럼 장난으로 너희를 걱정시키진 않겠다고 악속할 수있어, 하지만, 진지하게 내가 납치당하는걸 전략으로 써야 할 때가 올수도 있어."
애들이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무거운 이야기가 튀어나왔으니까, 당장 할말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것이겠지.
"그때는 내가 몸을날릴거야, 너희가 아무리 걱정해도, 그게 옳은 전략이라면 말이야."
시에린이 나를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우리 플레아의 각오는 잘 들었는데 말이야, 괜히 말 돌려서 우리의 분노를 피해가려고 하지 말아줄래?"
쳇, 이래서 눈치 빠른 꼬맹이는 싫다니까.
"그게 우리 파벌과 너에게 옳은 전략이고, 타당하다는생각이 들면 네가 싫다고 해도 내가 시킬거야. 지금은 우리에게 장난쳐서 걱정을 입힌거, 그거 하나만 생각해."
"미안,"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 시에린은 화나면 진짜 무서운 아이니까.
".. 그러면 저는 이만 돌아가봐도 되겠습니까? 산책을 하러 나온참인데 중간에 플레아님께 붙들려버려서..."
"네, 돌아가셔도 돼요, 아까는 죄송했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역시 시에린이라고나 할까? 상황에따라서 표정정도는 휙휙 바꿀 수 있구나.
"잠시만요."
미네타가 작은 가방을 뒤지더니 하이네스 가의 표식이 달린 배지를 꺼냈다.
"이거 꽂고 다니세요, 저희가문의 손님이라는 표시인데 이거 꽂고 다니시면 여기저기서 할인도 많이 되고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는 곳도 있을 거에요."
하이네스 성의 자유 이용권 같은 건가?
"괜찮습니다."
"제가 죄송해서 그래요!"
간절한 미네타의 눈빛을 피할수 없었는지 결국 카밀레굉은 미네타가 내민 배지를 달고 떠났다.
"왜 우리는 저런거 안줘?"
"하이네스가의 차녀인 내가 같이 다니는데 저런게 왜 필요 해?"
"저것만 있었으면 아까 닭꼬치도 더 싸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노점상은 해당 안되거든!"
재밌게들 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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