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편집자의 이중생활-78화 (78/201)

#78화 ― 환상의 짝꿍.

“아니, 보자보자 하니까. 지금 장난하십니까? 할 말이 있으면 똑바로 하십쇼! 바쁜 사람 잡아놓고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겁니까?”

계속되는 강경진의 묘한 말에 김동현 팀장이 책상을 거대한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김동현 팀장의 그런 과격한 태도에도 강경진은 마치 그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듯이 한쪽 손을 슬쩍 올려 진정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한층 더 날카로워진 강경진의 시선은 나를 향했다.

“그리고 단순히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정우 매니저님이 LGA컴퍼니의 이지연 대표님과 서로 사적으로 만나는 연인 관계라고 하던데. 이것도 그럼 사실이 아닌 겁니까?”

“아니…… 무슨?”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강경진을 향해 쏘아지던 김동현 팀장의 뜨거운 시선이 이번엔 나를 향했다.

마이크로 익스프레션으로 슬쩍 살핀 김동현 팀장의 얼굴엔 충격과 배신, 의심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섞여있었다.

“사실 상당히 사적인 부분이라 이걸 여쭙는 것도 그리고 이에 관한 대답을 듣는 것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이번에 저희 BS북 소속 메인 작가님 두 분이 계약 해지를 하고 LGA컴퍼니로 넘어가신 상황이기에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는 점 양해 바랍니다.”

한없이 차갑고 날카로워진 강경진의 말에 대회의실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그리고 내 대답은 간단했다.

“푸…… 푸흐흫. 푸하하핫!”

“박정우 매니저님, 지금 이 상황이 웃깁니까?”

이제 파브르가 무슨 분탕질을 쳤는지, 그리고 강경진이 무슨 생각으로 파브르를 동석한 자리에서 내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그 의도가 완벽히 파악이 됐다.

그렇기에 도저히 더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지금 이건 완벽한 병살 코스였으니까.

‘와아, 어이가 없네. 코즈일은 몰라도. 방치만 하던 사평 작가님은 언제 BS북 메인 작가가 된 거야? 사평 작가님한테 이 말 해드리면 어처구니없어 하시겠네.’

냉기가 가득 깃든 강경진의 말에 나는 가까스로 웃음을 멈추고 눈가를 훔쳤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예상도 못 한 말이어서요.”

“사실이 아니라는 말입니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승기를 잡았다는 생각에 조소가 어린 표정을 짓던 강경진과 파브르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다시 내게 묻는 강경진을 향해 나는 밝게 미소 지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죠. 어쩌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겠는데, 아아!? 하하하, 이제 다 이해가 되네요!”

“이해가 된다니……. 그게 무슨 말이죠?”

“아시다시피 제가 담당하는, 아니 담당했던 코즈일 작가님의 글이 LGA컴퍼니를 통해 웹툰화를 진행했죠. 이지연 대표님과는 웹툰화를 진행하면서 메일을 주고받은 게 전부고요. 경영 지원팀에서 직원 메일 확인이 가능할 텐데 직접 확인해보시면 제가 사적인 연락을 했는지 아닌지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나는 들썩이는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려는 걸 겨우 참아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업무 외적으로는 단 한 번도 이지연 대표님과 따로 연락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나는 잠시 잇던 말을 멈추고 나를 향해 눈을 부라리는 파브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단 한 번, 따로 뵌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군요.”

“뭐? 정우 매니저?”

별일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툭 내뱉은 말에 김동현 팀장의 눈이 부릅떠졌다. 하지만 나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강경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다만……. 이 부분은 상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본부장님과 김민지 팀장님이 괜찮다고 하시면 말씀드리도록 하죠.”

“아, 아니……!”

“말씀하시죠.”

뒤늦게 낌새를 친 파브르가 내 말을 가로막으려 했지만, 강경진이 바로 말을 하라고 시키네?

그럼 친히 말씀드려야지.

“하……. 이걸 솔직히 회사에서 말씀드려도 되는 부분인지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오해가 쌓일 것 같아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여성분이 LGA컴퍼니의 이지연 대표님이라면 상당히 놀라운 일이긴 하죠.”

“기억하는 여성분?”

내 말을 되풀이하는 강경진에게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우선 김민지 팀장님과 제가 아는 사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민망한 관계이긴 합니다. 작년 3월 14일. 그때가 저와 김민지 팀장님 그리고 이지연 대표님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직접 뵌 날일 테니까요.”

“……?”

파브르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강경진과 김동현 팀장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조금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마침 그날이 화이트데이였고 BS북에 입사하고 처음으로 받은 월급으로 가족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가는 중이었죠. 연차 사용 전자 결재 이력이 남아있을 테니 그건 확인해보시면 정확할 겁니다.”

“박정우 매니저. 본론만 얘기해 주시죠.”

점점 가면이 벗겨지기 시작하는 강경진의 얼굴을 보니 절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하, 네. 아무래도 사전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아서. 여하튼 저는 그날 저는 가족들에게 화이트데이를 겸해 선물을 주려고 회사 근처 유명 빵집에 가는 길이었죠. 그러다 큰 소란이 일어나는 걸 봤었습니다. 어느 젊은 여성분이 문신이 가득한 양아치 새…… 아, 죄송합니다. 문신이 가득한 남성한테 성폭행을 당하는 상황이었죠.”

“서, 성폭행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내 말에 파브르가 이성을 잃은 듯 소리를 질렀고 모두의 시선이 놈을 향했다.

“아, 아니. 그게…….”

벌레 새끼가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강경진과 김동현 팀장 모두 무슨 상황인지 대략 감은 잡은 모양. 뒤늦게 상황이 파악된 건지 얼굴이 하얗게 질린 파브르를의 부들대는 얼굴을 보며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법에 관해 그렇게 자세히 아는 건 아니라 실수한 모양이군요. 그때 김민지 팀장님이 이지연 대표님께 한 행동을 굳이 따지자면 성폭행이 아니라 성추행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군요. 상대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낄 정도의 신체 접촉을 했으니 말입니다.”

“김민지 팀장…….”

“아, 아닙니다, 본부장님! 그, 그건…….”

십새끼들이 날 가만히 냅둬도 모자란 상황에 불을 지펴? 그럼 뒤져야지.

“그날 억지로 젊은 여성을 끌고 술집으로 데려가려는 남성의 모습에 주위에서 사람들이 저러다가 큰일 나겠다고 어떻게 하냐며 난리도 아니더군요. 자칫하면 큰일 날 것 같은 상황이라 저도 두고 볼 수만은 없었고요.”

물론 구라다.

1년도 더 지난 일인데 주위에서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지 내가 기억할 수는 없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제가 나섰던 겁니다. 강제로 가녀린 여성분의 손목을 잡아끌고 납치해가려는 이 파렴치한 새…… 아니 김민지 팀장님을 제가 막아서고 당시 처음 뵙는 이지연 대표님께 일행인 척을 했던 거죠.”

설명을 이어갈수록 썩어 문드러진 표정의 강경진과 파브르 새끼를 보니 장 속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그때 이지연 대표님께서도 그 상황을 모면하려는 기지를 보이신 건지 대뜸 제게 남자친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 상황에 맞춰서 남자친구 행세를 한 거였고요.”

내 설명이 이어질수록 우리 곰 같은 여우, 김동현 팀장은 무슨 생각인지 희번덕거리는 눈빛으로 강경진과 파브르를 번갈아 살피며 상황을 파악에 집중하는 모양이다.

“아, 아닙니다, 본부장님! 이건 오해십니다! 서, 성추행은 무슨 성추행!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기다렸다고, 그 말을.’

역시 대가리가 나쁘면 몸도 고생하고 마음 또한 고생한다. 반면 대가리만 좋은 강경진은 이미 모든 상황이 다 파악이 됐을 터.

그렇기에 파브르가 싸가지 없이 반말로 버럭 뱉은 말이 자충수라는 걸 깨닫고 얼른 놈의 입을 막으려 손을 올렸지만, 내 입은 멈추지 않았다.

“증거야 차고 넘치는 게 증거 아닐까요? 작년인 2014년 3월 14일인 걸 제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 빵집 가서 CCTV 한번 돌려 보죠? 거기가 아주 번화간 아니라도 근처에 가게도, 식당도 많아서 CCTV가 넘쳐납니다. 우리나라가 또 CCTV 천국 아니겠습니까?”

병신 같은 파브르 놈이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내가 원래 받은 은혜는 배로 갚는 사람이야. 하지만 통수에는 배 이상으로 갚는 사람이지.’

길거리에 있는 방범 CCTV도 따로 사건이 있어서 백업하지 않는 이상 3~6개월 사이면 사라진다. 하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리듯 파브르도 해외 생활이 길었던 강경진도 거기까진 생각을 못 한 모양이다.

필요하다면 내 차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 영상이라고 짜깁기 좀 해서 보여줘도 됐겠지만, 파브르의 바들대는 꼴을 보니 굳이 그렇게까지도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말로만 이럴 게 아니라 지금 다 같이 가서 확인해보시죠. 생각해보니 제가 카드로 결제해서 몇 시, 몇 분, 몇 초에 결제했는지도 정확히 나오니 CCTV 확인도 오래 안 걸리겠네요. 빵 사기 몇 분 전에 제가 이지연 대표님 구해드린 거였거든요.”

“정우 매니저, 됐습니다. 그만해도 되겠네요.”

강경진이 이제 와 스톱을 외친다.

그런데 어쩌지? 나는 못 먹어도 고만 하는 성격인데. 거기다 밥상이 다 차려졌는데 내가 멈출 이유가 없잖아?

“아! 본부장님! 이럴 게 아니라 이지연 대표님께 직접 여쭤보면 되겠네요! 제가 그때 구했던 여성분이 이지연 대표님이 맞다면 저는 못 알아보신다고 해도 이 쓰레…… 아니, 김민지 팀장님은 알아보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아주 명확히—”

“정우 매니저, 더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지 않습니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내 말에 결국 강경진이 언성을 높였고, 그건 기폭제가 됐다. 우리 곰 같은 여우에게.

“아니……. 강 본부장님? 이거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 지금 어디서 뭔 성추행범 새끼 말을 듣고 와서 우리 정우 매니저한테 덮어씌우려고 한 거 아닙니까?”

“덮어씌우다니요? 저는 사실 확인을—”

“아무리 본부장님이어도 다른 본부에 심지어 이렇게 상황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 바쁜 직원 불러낸 것도 기가 차는 상황인데, 언성까지 높이시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

찰나의 순간에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됐고 오히려 재를 뿌린 상황. 김동현 팀장의 지원 사격까지 가해지자 매끈하던 강경진의 턱선 위로 턱근육이 움찔댄다.

“……의심을 한 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확인차 여쭤본 거였는데, 이렇게 사실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군요.”

라고 말하며 강경진은 사과 대신 새하얗게 질린 얼굴의 파브르를 쏘아볼 뿐이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멈출 김동현 팀장이 아니었지만.

“아니, 본부장님. 말이 나온 김에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아무도 말은 안 하고 있지만, 본부장님이 판무 1팀 팀장으로 계실 때 하신 계약으로 사평 작가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그것 때문에 우리 정우 매니저도 피해를 입은 게 아니냔 말입니다!”

“……그게 무슨?”

“티, 팀장님……. 저는 괜찮습니다…….”

사람의 심리란 그렇다.

길에서 입씨름이 벌어졌을 때도 옆에서 말리면 없었던 가오가 이성을 잠식하는 것처럼 지금 김동현 팀장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정우 매니저! 가만히 있어! 이게 우리 잘못이야? 할 말은 해야 할 거 아냐!”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와 김동현 팀장, 우리는 환상의 짝꿍이다.

“코즈일 작가와 사평 작가가 같은 작가방이라는 건 어제 있었던 팀장 이상급 미팅에서 들으셨을 겁니다. 사평 작가의 계약서 장난질이 없었으면 불평도 없었을 테고 그러면 코즈일 작가도 계속 저희와 계약 유지를 했을지도 모르지 않냔 말입니다!”

김동현 팀장은 마치 자신에게 판무 1, 2팀 종합 팀장 자리를 넘겨주지 않은 분풀이를 하듯 강경진을 쏘아붙였다.

“솔직히 말입니다. 운영팀, 등록팀, 경영팀 모두 자기가 아니라고 하는데, 코즈일 작가 아이디에 들어가 쪽지를 삭제한 게 누구인지도 의심스럽군요.”

“김 팀장……. 말이 지나치시군요. 마치 제가 했다는 말로 들립니다?”

“제 말이 그렇게 들렸습니까?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게 이런 건지 모르겠네요.”

“하…….”

비록 법인이 다르다고 해도 BS북과 BS툰은 같은 회사. 서열로 봐선 지금 김동현 팀장의 행동은 하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강경진은 더 일을 키우지 않고 말을 멈췄다. 계속 입씨름을 해봤자 그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

가까스로 화를 삼킨 듯한 표정의 강경진이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정우 매니저만 따로 불러 이야기하려던 거는 정말 사실관계 확인만을 위한 거였습니다. 혹여 다른 의도로 보였다면…… 사과드립니다, 정우 매니저님.”

‘새끼야, 당연히 미안해 해야지.’

상황상 ‘아닙니다!’ 같은 말을 뱉어야 했지만, 나는 아무 말도 않고 고개도 끄덕이지 않은 상태로 가만히 응시했다. 강경진 이 양아치 새끼는 당연히 미안해해야 하니까.

“그럼, 다들 바쁘실 텐데 미팅은 이만 끝내도록 하죠.”

“본부장님, 잠시만요.”

당장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은 듯 강경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아직 가면 안 되지, 나는 아직 할 말이 남았는데.’

“무슨 일이죠?”

“본부장님께서 회사 관련 일에 정확한 설명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요. 제가 사실 코즈일 작가를 통해서 들은 말이 있는데 그게 하필 BS툰 관련 얘기라……. 본부장님 계신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강경진은 다시 속내를 감추고 억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표정은 다시 일그러져야 한다.

“코즈일 작가가 LGA 그림 작가분들이랑 얘기하면서 들었다고 합니다. LGA컴퍼니에 이지연 대표님이 그렸던 그림을 마치 자기가 그린 것처럼 포트폴리오에 넣어서 입사 지원한 정신 나간 지원자가 있었다고요.”

“그게 우리 BS툰이랑 무슨 상관이죠?”

“아, 그게 말입니다? LGA컴퍼니에서는 당연히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는데 그런 양아치 짓을 한 폐급 쓰레기 놈이 BS툰에 입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 그거지.

좋은 표정이다.

강경진의 표정이 흉신악살처럼 굳어지고 파브르는 마치 자신이 범인이란 걸 자백하듯 벌벌 떨어댔다. 역시 대가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다.

“저희 판무 팀도 다른 출판사 매니저들과 서로 친분이 있는 것처럼 웹툰 매니저님들도 서로 회사에 아시는 분들이 그런 얘기를 들었다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큰일이지 않습니까?”

“……확인해보도록 하죠.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그런 무능력한 쓰레기가 좀벌레처럼 월급을 타먹는 다는 게, 어후우. 상상만 해도 기분 나빠서요.”

“…….”

“그럼 조심히 들어가시죠 본부장님, 그리고 김민지 팀장님.”

강경진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전부 갈무리하지 못하고 경직된 발걸음으로 대회의실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참수 직전의 사형수같이 빌빌대며 뒤를 따라나서는 파브르. 속이 시원하다.

‘잘 가라 파브르. 오늘은 덕분에 두 발 뻗고 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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