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 제가 담당하겠습니다.
최진혁 파트장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회사 안엔 새벽녘의 거리 같은 적막감만 휘몰아쳤다.
“……뭐? 다시 말해봐.”
“피자헛둘 작가님께서…… 담당자를…… 교체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떨리는 입술로 내뱉은 최진혁 파트장의 말에 사무실 안의 공기가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와……. 작가방 할 때 담당자 교체하고 싶다는 말을 간혹 듣긴 했는데. 이게 실제로 일어나네?’
한 담당자가 수백 종을 담당하는 로맨스 팀에선 가끔 있는 일이라곤 하지만, 판무 쪽에서 작가가 담당자 교체를 요청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담당자 교체에 관해 작가와 매니저의 간극은 상당하다. 작가의 입장에선 담당자 교체 요청이 잠시 얼굴 붉히고 스트레스받던 일로 치부하고 넘길 수 있을 터.
하지만 매니저 입장에선 자신이 직접 계약하고 담당하던 작가가 다른 매니저로 교체된다면, 지금껏 교정하고 피드백을 줬던 그 모든 시간 그리고 자신의 실적에 포함되는 매출이 순식간에 증발하게 되는 치명적인 문제다.
이런 경우 시말서는 물론이고, 상부로부터의 평가 하락과 더불어 연봉 협상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요소로 기인한다고 신입 교육 시절 배웠었다.
그렇기에 판무팀 매니저들은 기본적으로 작가가 담당 매니저 교체 요청이 없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지금 눈앞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그 일이 벌어진 거다.
인간 미어캣 최진혁 파트장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이실직고하는 걸 보면, 이미 작가의 마음은 돌릴 수 없는 상황인 게 분명하다.
“……왜? 작가가 왜 교체해 달라는데?”
불같이 화를 내던 한우석 팀장의 어조가 차분해졌다. 폭풍 전야의 고요한 바다가 느껴지는 상황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기분이다.
“저와는……. 소통이 힘들다고 하십니다……. 죄송합니다 팀장님…….”
“…….”
짧은 정적이 흘렀다.
양손을 허리춤에 둔 채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는 한우석 팀장.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그의 모습이 마치 휴화산이 활화산으로 변모해가는 것만 같다.
“하아……. 소통?”
“…….”
“소통이 힘들어?”
“……죄송합니다.”
전기 포트에서 김이 끓어오를 때 피어 나는 소리를 내뱉던 한우석 팀장은 손끝으로 최진혁 파트장의 가슴팍을 툭툭 밀치기 시작했다.
“야, 최진혁이. 너 회사에 놀러와? 지금 우리 팀원들 각각 몇 작품씩 담당하는지 알아 몰라? 어?”
“아, 압니다.”
“알아? 네가 뭘 알아? 팀원들 다 지금 실연재만 10 작품이 넘어. 그런데 지금 네 후임들이. 네가. 싸지른. 똥까지 처리해야 해? 심지어 그 매출도 안 나올 똥작을?”
아직 연재도 안 된 작품을 똥작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플랫폼에 연재 심사 통과 후 가장 낮은 프로모션을 받은 것 같다. 즉, 기대 매출이 상당히 낮은 작품을 방증한다.
“죄, 죄송합—”
“죄송? 뭐가 죄송해? 어? 너 변태야? 죄송할 일을 만들어 놓고 죄송하다면 다인 줄 아냐고 이 새끼야! 가서 도게자를 박든 뭘 하든 네 똥 네가 치우란 말이야! 담당자 교체? 어디 누렁이도 안 주워 먹을 똥 같은 걸 계약해서는.”
“죄송…… 정말 죄송합니다.”
폭언의 수위가 점점 도를 지나친다.
일정 안에 작가 관리를 제대로 못 한 근본적인 원인을 최진혁 파트장이 만든 건 분명하다.
하지만 훈계의 수위는 이미 벗어난 지 오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맨스 팀장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지만, 그녀는 조금도 엮이기 싫다는 듯 이어폰을 꽂고 있었고 운영팀 팀장은 제 일 아니라며 히죽이며 관전하는 게 소시오패스를 연상시킨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마치 다른 차원의 일이라 여기듯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서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최진혁이, 사표 쓸 거 아니면 죄송이고 나발이고 나가서 원고 받아 오라고. 이래서 지잡대 출신은 뽑는 게 아닌데, 쯧. 어디서 이런 기생충 같은 것들이 계속—”
“팀장님, 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
한우석 팀장의 사나운 시선이 나를 향했다.
“허…… 어이, 신입.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이야?”
그럼 너한테 말하지 누구한테 말해?
모두가 참는다고 해서 나까지 참을 필욘 없잖아? 어차피 난 안 잘릴 건데.
팀 스포츠라 불리는 프로 야구에서 선수들과 코치뿐만이 아니라 단장과 운영팀, 스카우트팀 등 모두가 합쳐져야 한 팀이라 불린다.
웹소설 출판사 또한 다르지 않다.
내가 바꾸고자 하는 출판계의 이상향은 작가들만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작가들이 대우를 받는 만큼 매니저들도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러니 할 말은 해야겠다.
출판사 내부에 보이는 썩은 싹.
그걸 잘라내는 것 또한 내 일이니까.
“예, 한우석 팀장님께 드리는 말씀 맞습니다. 1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다 듣는 자리에서 너무 지나치신 것 같은데요.”
한우석 팀장은 기가 막히다는 듯이 비릿한 웃음을 피식 지었다.
“어처구니가 없네. 그래, 한번 들어보자. 내가 무슨 틀린 말을 했지? 작가 관리? 아니면 실적? 그것도 아니면 지잡대한테 지잡대라고 한 게 잘못됐나? 아~ 우리 대단하신 박정우 매니저께선 무스펙 고졸이셨지?”
아, 이거 선 자꾸 넘네?
누가 들으면 하버드라도 나온 줄 알겠는데?
“예, 고졸 맞습니다. 바쁘신 팀장님이 타팀 매니저 학력도 외우시고 대단하시네요.”
“뭐, 인마?”
“그런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겁니까? 저는 팀장님께서 모두가 다 보는 자리에서 질책하시는 게 지나친 것 같다고 말씀드린 거였는데요.”
5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온도가 급속히 냉각되는 게 피부에서 느껴진다. 반면 내 속내는 용암처럼 끓어올랐다.
한우석은 나를 희한한 놈 보듯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더니 조팟에게 시선을 옮겼다.
“야, 조성훈이. 너네 팀원 교육 안 시키냐?”
“죄, 죄송합니다 팀장님. 박정우 매니저, 뭐 하는 거야? 팀장님, 제가 따로 잘 교육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한우석 팀장은 내가 말도 섞을 급이 되지 않는다는 듯 조팟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조팟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내시처럼 허리를 굽혔다.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고 조팟놈은 계속해서 내 옷자락을 당겼다.
‘어쩌라는 거야? 나도 허리를 접으라는 건가?’
직원 100명도 채 안 되는 좋좋소에서 뽐내는 한우석 팀장의 권위 의식도 짜증 나지만, 그보다 더 나를 열받게 하는 건 조팟의 노예근성이다.
여기가 군대야?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말도 못 하게?
나는 바들대는 손으로 계속 옷자락을 당기는 조팟의 손길을 뿌리치고 한우석 팀장을 응시했다.
“제가 전후 사정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직원 모두가 다 듣는 자리에서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행위는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팀장님께서 사과하실 부분이고요.”
“푸흐흐. 지나쳐? 사과?”
냉소를 뱉어낸 한우석 팀장은 여전히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최진혁 파트장의 어깨를 밀어젖히고는 내게 다가왔다. 그가 슬쩍 입을 열자마자 담배 찌든 내와 구취가 매스껍게 올라왔다. 개같다.
“이야…… 우리 회사에 포돌이가 다니고 있는 줄은 또 몰랐네? 아주 정의의 사도야, 어? 대박 작가 몇 물었다고 아주 기고만장한가 본데, 좋게 말할 때 선 넘지 말아라. 알아들어 새끼야?”
전생의 내가 이 나이대에 이런 꼰대를 대면해야 했다면 나도 최진혁 파트장과 별반 다르진 않았을 테다. 어찌 보면 20대란 성인이라기보다 키만 자란 아이에 가까우니까.
‘그래도 욕은 아니지 이 새끼야.’
이게 선을 넘는 거라면 나는 그 선을 넘어야겠다.
“욕먹을 행동 하진 않았습니다만? 욕설은 자제해 주시죠 팀장님. 단지 인격적으로 직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말씀드렸을 뿐인데요?”
“뭐? 무슨 이런 위아래도 없는 새끼가 다 있어!”
오케이, 예의는 여기까지.
위아래 상하 관계라는 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위에 있는 사람은 그만한 책임과 관록이 뒤따라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법.
“윗사람이면 윗사람답게, 상사다운 모습을 보여 주시죠. 다른 팀원들 보는 앞에서 자기 팀원 깎아내리는 못난 짓은 그만하시고요.”
“모…… 못난? 이 새끼가 지금 누굴 가르치려 들어!”
“예, 가장 높은 실적을 가진 무스펙 고졸이, 저조한 실적을 가지신 좋은 대학 나온 팀장님께 가르쳐드립니다.”
“이게 지금!”
“아? 그런데 궁금하긴 하네요. 자꾸 학벌 가지고 얘기하시니 궁금해서 그런데, 팀장님 나온 대학이 좋은 곳 맞죠? 하긴 뭐, 요즘엔 듣도 보도 못해도 서울 구석 어디라도 박혀있으면 다 서울대라고 부른다면서요? 하하, 고졸이라 제가 아는 게 없어서.”
사람이 너무 놀라면 헉 소리가 난다는 게 이런 건가보다. 사무실 안 여기저기서 아카펠라처럼 헉헉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듣기 좋네.
“저, 정우 씨! 미쳤어! 팀장님한테 지금 그게 무슨—”
조팟이 전보다 더 파리해진 안색으로 나를 자리에서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내 시선은 온전히 1팀 한우석 팀장을 향했다. 활짝 핀 미소와 함께.
“우리 BS북은 실적만 높으면 막 욕할 수 있는 곳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제가 한 팀장님께 욕 한 바가지 쏟아부어도 괜찮은 거 아닙니까?”
“뭐, 인마? 기껏 해봐야 다닌 지 1년도 안 된 놈이 지금—”
“제 말이 그 말이에요. 대체 왜 한 팀장님은 입사 1년 차도 안 된 저보다 실적이 더 낮을까 해서요. 실적만 높으면 막말해도 된다 이 논리면 제가 가장 편하지 않겠어요? 아무리 실적이 낮아도 그리고 경력이 짧아도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인 이상 서로를 존중하는 그 선은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나도 욕해도 되나?”
“이, 이게 미쳤나 진짜!”
최진혁 파트장의 실수를 옹호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인 이상 실수는 필연적인 일.
학교든, 사회든, 하물며 신을 모신다는 종교인들조차 실수를 범하고 후회를 하는 게 우리의 삶이니까. 단지 실수에는 책임이 따르고 다시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한우석 팀장의 행동은 결코 질책이나 훈계가 아니다. 그의 행동은 훈계를 빙자한 명백한 사내 폭력이며, 그 누구도 회사라는 작은 왕국에서 저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익숙해지는 건 더더욱 안 되고.
“박정우 매니저, 팀장님한테 지금 무슨 행동이에요?”
이번엔 소시오패스처럼 자기 자리에서 방관하기 바쁘던 운영팀 이형석 팀장이 나섰다. 1:1에서 순식간에 2:1 매치로 변모한 상황.
낮은 직책의 사람들은 욕먹어도 어쩔 수 없지만, 하극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건가?
“재미있네요. 최진혁 파트장님이 심하게 폭언 듣고 있을 땐 구경만 하시던 분이 저를 질책하십니까? 아니면 같은 팀장급이 욕을 먹으니 이제야 나서시는 건가요?”
“이 사람이 회사에서 지금! 회사가 장난인 줄 알아?”
“그러는 팀장님들은 근로기준법이 장난으로 만들어지신 줄 아십니까? 두 분 같은 사람한테서 사람 지키려고 만들어진 겁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경찰이 듣고 판단하겠죠.”
핸드폰을 슬쩍 들어 올려 흔들어 보이니 1팀 팀장의 얼굴이 파리해졌다. 사실 녹음은 하지 않았지만 쫄리지 않을 순 없겠지. 아무리 바보라도 폭언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걸 모르진 않을 테니까.
“뭐? 뭐 이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이성을 잃은 한우석의 손이 마치 나를 치기라도 하려는 듯이 치켜 올라오는 그때, 곰 같은 사내가 사무실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김동현 팀장이다.
“김 팀장님, 부하 직원 교육 좀 시켜야겠습니다? 아무리 다른 팀이라고 해도 같은 출판본부 아닙니까? 입사한 지 일 년도 안 된 직원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한우석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찡그린 얼굴로 김동현 팀장을 쏘아붙였고, 그사이 내시처럼 달려온 조팟이 김동현 팀장의 귀에 상황을 조잘대기 시작했다.
그런데 상당히 고민되는 개소리네.
일 년 후엔 그래도 된다는 뜻인가?
“죄송합니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제가 따로 교육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이는 김동현 팀장의 사과에 한우석도 한풀 꺾인 모양이다. 저렇게 곧장 사과를 하는 데 더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일 테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남의 팀원한테 욕을 하는 건 조금 아니지 않습니까?”
“뭐요? 그럼 직원 나부랭이가 팀장한테 하극상하는 건 괜찮고!”
“그거야 한 팀장님이 잘못한 걸 아랫사람으로서, 차분하게 간언해드린 거고.”
“차…… 차분? 간언?”
“우리 2팀 실적이 1팀보다 높아져서 요즘 예민하신 건 알겠는데 그런 걸로 이렇게 욕을 해서 쓰나. 같은 부서 사람들끼리.”
‘김동현 팀장. 어쩐지 고분고분하게 듣고만 있더니만. 역시 곰 같은 여우네.’
그간 실적이 없어서이지 연차로만 따지면 김 팀장의 서열 역시 결코 낮은 편이 아니다.
결국 호랑이 굴에 여우가 둘만 있는 상황인데, 최근 실적이란 보양식을 먹은 김동현 팀장이 한우석의 눈치를 볼 일은 없었다.
“하……. 거참.”
능글맞게 웃으며 속을 슬슬 긁는 김동현 팀장의 말에 한우석 팀장은 기가 차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부서라……. 두고 봅시다. 처음으로 실적 앞서서 기고만장하는 게 과연 언제까지가 될지. 최진혁 파트장, 넌 회의실로 따라와.”
“네, 팀장님…….”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어깨가 축 늘어진 최진혁 파트장을 보니 회의실에서 또 그가 얼마나 깨질지 모를 일이다. 이왕 시작한 거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되지.
“한우석 팀장님. 피자헛둘 작가님 제가 담당하면 어떻겠습니까?”
“바, 박정우 매니저!”
“지금…… 뭐라고?”
회의실로 향하던 한우석 팀장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독기를 가득 품은 그의 매서운 눈길이 다시 나를 향했다. 물론 나는 아랑곳 않고 덤덤히 말을 이어 나갔다.
“김동현 팀장님 말씀대로 우리는 같은 부서 아닙니까? 들어보니 담당하시는 작품이 워낙 많다고 하셔서 제가 좀 도와드릴까 해서요. 아시다시피 저는 실적이 제대로 나오는 대박 작품만 담당해서 담당하는 종 수가 많지는 않거든요.”
“아니…… 박정우 매니저. 왜 그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란 김동현 팀장이 내게 다가와 귓가에 소곤거렸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한우석 팀장만을 응시했다.
피자헛둘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는 나 역시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작가가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일, 그게 담당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이니까.
앞으로 내가 출판계를 뒤엎으려면 단지 글을 잘 쓰는 작가들뿐만이 아니라 아직은 무르익지 않은 작가들도 발굴해나가야 한다.
피자헛둘 작가는 그게 가능한지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내 실험 쥐가 되면 되는거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는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2팀이 1팀 일을 돕겠다는데 마다할 일은 없지. 최진혁 파트장. 박정우 매니저한테 바로 인수인계 해.”
“……예, 팀장님.”
한우석 팀장은 폭탄을 처리해서 시원하다는 표정이었만, 문제없다.
‘나도 다 계획이 있다고. 옹졸한 놈아.’
이곳은 학교가 아닌 회사.
회사의 입장에선 돈이 되는 작가만 계약하고 육성하는 게 옳다고 보지만, 그건 내가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
폭탄 처리가 문제야?
내가 보여 줄게 그럼.
담당자를 제대로 만나면 작품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1팀과 2팀 사이에서 일어난 폭풍은 끝났지만 나를 향한 폭풍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