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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원수)를 다루는 바람직한 방법-10화 (10/31)

〈 10화 〉 폭풍전야에도 볕은 든다

* * *

"하늘아!"

도서관과 달리 웅성거림이 끊이지 않는 미술관 내부. 이름 모를 화가의 그림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여학생이 고개를 돌렸다.

달려오는 친구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그녀는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예뻤다.

검고 긴 머리카락은 적당히 묶어 등 뒤로 늘어트렸는데 꼬리처럼 찰랑거리며 검은 빛을 뿌리고 있었다. 가녀린 체형과 잘 갖추어진 이목구비는 사랑스러워 자연히 그녀를 보는 이들의 보호욕을 자극했다.

지금도 주위에는 그녀를 힐끔거리는 사람들 천지였다. 다가오던 친구도 새삼 감탄하며 한숨을 흘렸다.

"와, 진짜 예쁘긴 예뻐."

"호들갑은."

아이돌이나 모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외모지만 그녀는 자각이 없었다. 남들이야 예쁘다 그러지만 매일 같이 보는 자신의 얼굴은 못난 부분만 눈에 들어올 따름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주변의 찬사나 때때로 받는 고백은 부담일 뿐이었다. 좀 친해졌다 싶으면 고백을 받고 인간관계가 박살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이제는 지긋지긋할 정도였다.

고백이란 폭탄이다. 하나의 그룹을 안에서부터 산산조각내는 다이너마이트. 친구로 지내자고 거절해 봤자 결코 이전의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친구로 지내자'고 말한 사람이 주변에 이미 3명 있었다. 그것은 폭탄이 이미 3번 터졌다는 뜻이며, 파릇파릇한 초원이 크레이터 투성이의 황야로 변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였다.

고등학생이 막 되었을 무렵에는 연애에 대한 환상이나 희망 같은 것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난 3번의 폭격을 통해 산산히 깨어진지 오래였다. 가엾게도.

김하늘은 이제 그 누구도 연애적인 의미에서 자신을 좋아하게 되길 원치 않았다.

"점심 먹으러 가자! 애들 다 저기서 기다리고 있어."

"응. 알았어."

하늘과 유빈이 유난히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도 유빈이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은 낌새를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자신이 유일하게 경어로 대화하는 또래를 떠올리며 친구를 따라 걷던 그녀는 가만히 울리고 있던 휴대전화를 꺼냈다. 문자가 여러통 도착해 있었다.

그것들을 보낸 사람은 지금쯤 수십km 이상 떨어져 있는 산책로를 걷고 있을 임진우였다. 각자 체험학습이 끝나면 놀 생각이 있는 사람끼리 모이자는 내용이 단체 대화방에 올라와 있었다.

그러겠다고 대답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 유빈만이 안된다고 답했다. 모두가 예상했던 일이라 별 반응은 없었다.

"하아."

임진우. 원수 같은 친구. 폭탄을 떨군 세 명의 남자 중 한명이었다.

그의 고백을 거절할 때 했던 대답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누구와도 사귈 마음이 없다.'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대답했던 것을 격렬하게 후회하고 있었다.

보통 어떤 대답을 들어도 거절이라면 거기서 끝이지만 진우는 달랐다.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그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면 돼!

자신이 거절당한 것이 단지 고등학교를 아직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알 수가 없는 꼴이었다.

그렇다고 조용히 졸업까지 기다린 것도 아니었다. 그는 계속해서 하늘의 관심을 끌기 위해 행동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행동이 대부분 짖궂은 장난이나 성질을 건드리는 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가장 진우와 친한 유빈은 그의 정신적 성숙도가 초등학생과 동급이라고 평한 적 있었다.

하늘은 유빈이 흘리듯 중얼거린 한 마디를 떠올렸다. 사랑을 사랑하고 있는 멍청이.

무슨 뜻인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렇게 말하는 유빈의 표정은 마치 끔찍하고도 무시무시한 것을 목도한 것과 같아서 차마 물을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적당히 포기해주면 좋을텐데."

상처를 주는 한이 있었더라도 '친구로 지내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사귈 생각 없어' 같은 미적지근한 대답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단호하게 거절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는게 가장 올바른 대응이었다고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거절하기 위한 말이었지만 이제 와서는 정말로 연애에 대한 흥미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하늘아. 너 그거 알아?"

그런 스스로의 슬픈 상황을 곱씹고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미술관을 나가면서 친구가 꺼낸 첫 화제는 연애였다.

"뭘?"

"우리 반에 유빈이랑 시아 있잖아, 걔네들 분위기가 되게 심상치 않은거 있지!"

"유빈이랑 시아?"

그 두 사람 사이에 왜 그런 소문이 도나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하늘이 보기에도 두 사람은 언제나 사이가 좋았고 함께 있는 시간도 길었다. 주위 친구들 중에는 사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너는 두 사람이랑 친하잖아? 뭔가 들은 거 없어?"

친하긴 친했다. 이번 체험학습도 두 사람과 다른 과목이라는 것을 듣고 얼마나 실망했던가. 진로에 따라서 선택한 결과라 어쩔 수 없지만 상당히 아쉬웠다.

"에이, 내가 그런걸 어떻게 말해."

솔직히 말하면 엄청 흥미 있었다. 정확히 고쳐 말하자면 흥미 없을 수가 없었다.

연애에 대한 흥미가 식었다고 했지만 그것은 스스로의 연애 한정이었다. 남의 사랑 이야기라면 상처를 줄 일도, 입을 일도 없지 않은가. 마음 같아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는 유빈과 시아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특히 유빈에게는 조금도 그런 화제를 꺼내지 않으려고 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연애 문제로 여러번 신세를 졌다. 그런 주제에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파고든다니, 이 얼마나 몰염치한 행동이겠는가.

유빈이 스스로 도움을 바래서, 털어놓을 상대를 원해서 이야기를 꺼낸다면 그녀는 최선을 다해서 응할 것이다. 그 전까지 그녀는 절대로 먼저 유빈과 시아의 관계를 캐물을 생각이 없었다.

그것이 그녀가 유빈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너무 튕기지 말구. 되게 궁금하잖아."

"맞아, 저번에도 시아가 힘들어 할 때 딱! 나타났다니까? 난 무슨 만화 주인공 보는 줄 알았어."

그 이야기는 이미 몇번 들었다. 평소에도 시아에 대해 안 좋게 말하곤 했던 급우가 유빈의 몇 마디에 다물어야 했던 일. 명백히 시아를 감싸는 유빈의 모습에 발악하듯 던진 말들은 이빨도 박히지 않았다고.

솔직히 쌤통이라고 생각했다. 뒷담까는 놈들은 다 죽어야 했다.

암울한 과거로는 뒤지지 않는 하늘은 침침하게 웃었다.

"그런데 1학년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늘아, 넌 알아?"

"대충은. 근데 자세히 아는 건 아니라서 내가 말하긴 좀 그래. 틀릴 수도 있잖아."

"조금만 알려주면 안돼? 쪼끔마안!"

꼴보기 싫은 애교까지 부리는게 상당히 궁금한 모양이었다. 하늘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유빈에게 들어서 사건의 개요는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것을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데 마음대로 퍼트리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간단하게만 알려줄게 그러면."

이렇게 묻어두다간 오히려 안 좋은 방향으로 소문이 돌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럴 바에야 자신이 알려주는게 나을 것 같았다.

"분명하게 말해두지만 시아가 잘못한건 없다?"

시아의 친구로서 듣기 싫은 말들이 나도는 걸 두고 볼 생각은 없었다. 필요한 정도만 말할 수 있게 머릿속에서 신중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

체육 교과를 선택한 학생들의 체험학습은 학교 근처를 지나는 강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이었다.

산책로를 따라 지정된 지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 사이 친구들과 떠들든, 중간에 있는 광장에서 축구나 배드민턴을 치든 자유였다.

"후, 후, 후우우."

그리고 이 정신머리마저 깎아서 체력에 투자한 진성 스포츠맨은 두 번째로 산책로를 달리고 있었다. 한번만 돌면 되는 코스를 전력질주해서 한번 더 돌고 있는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두, 세 바퀴 정도 더 돌 생각이지만 그것도 딱히 이유는 없었다.

호흡을 유지하면서 뜀박질을 하는 그의 머릿속은 체험학습이 끝난 후의 약속으로 꽉 차 있었다.

유빈이 못 오는 것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었다. 3년 가까이 알고 지내면서 그가 얼마나 부자유스러운지는 잘 알고 있었다.

민재야 별 다를 일 없으면 당연하다는 듯이 올 것이고, 하늘이도 이런 일에는 빠지지 않는 편이었다. 시아는 아직 대답이 없었지만 유빈이 오지 않는 이상 높은 확률로 오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다년간의 교재로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으니 그 정도 예측은 어렵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하늘이가 온다는 것.

그의 연애 사업 계획은 한 마디로 말해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였다. 거절당했지만 식지 않는 연심, 이루어지지 못하더라도 변함없는 사랑.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사랑에 있어서 그는 분명히 주인공이었다.

들고 온 물을 머리 위로 뿌린 진우는 땀에 흠뻑 젖은 티셔츠 자락으로 얼굴을 닦았다. 체육 실기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에게 이 정도 운동은 일상이었다. 오히려 상당히 부족한 편에 속했다.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것은 본래 규칙 위반이지만 인솔 교사로서는 의욕에 찬 학생을 말릴 이유가 없었기에 시원하게 허락받을 수 있었다. 코스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고 더 돌겠다는 것 뿐이었으니까.

주위 친구들이 신기하게 쳐다보든말든 그는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그에게 타인의 시선은 하등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오늘은 어떻게 할까."

그는 머리가 좋았다. 여기서 머리가 좋다는 것은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두뇌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뜻이었다.

교과서의 내용 정도는 몇번 흝어보면 이해할 수 있었고 응용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온갖 유형을 익히고 여러번 숙달해야하는 수학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암기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 과학, 역사는 언제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으레 '수업만 들으면 평균점을 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실제로 수학을 제외한 과목은 그랬다.

진우는 주변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답답해했다. 유빈과 친해진 것은 그가 유일하게 중간 과정을 뛰어넘는 자신의 이야기에 따라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사실 진우가 말할 때 자기가 생각하기에 당연한 일을 생략하고 넘어가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특이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평균점으로 삼았다. 자신으로 기준으로 아래를 '수준미달'로 치부하는 나쁜 버릇을 들이고 만 것이었다.

그는 유빈을 '그나마 정상'이라고 여겼고 주위의 다른 모든 친구들은 '멍청이'라고 진심으로 믿었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유빈이 학년 최상위에 드는 우등생이며 '그나마 정상'이라고 할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본인은 기억력이 안 좋다고 툴툴거리지만 유빈은 암기 이외의 부분이라면 명백하게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였다.

잘못된 기준은 곧 죽는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쇠고집으로 인해 굳게 자리 잡았고, 이는 곧 잦은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싸움을 거듭하면서도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그 믿음은 어쩌면 광기나 신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스스로의 말에 배려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기준에서 그 어떤 경우라도 진실을 말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친구의 면전에서 좋아한다는 선수의 실력을 폄하 하는 것도,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은 친구를 멍청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무런 잘못이 되지 못했다.

친구로 지내자고 한 것은 하늘이었다. 진우는 사양않고 적극적으로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 말의 진의가 무엇이었던 간에, 그에게는 조금도 전달되지 않았다. 하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

점심을 먹고 2, 3층을 모두 둘러본 세 사람은 다시 1층 자료실로 향했다. 둘러보는 내내 안절부절 못 했던 시아는 한 바퀴를 돌자마자 반쯤 뛰는 걸음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1층 자료실 입구에 이르러서는 사실상 뛰고 있었다.

조용히 고개를 돌린 유빈은 마침 민재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동시에 쓴웃음. 민재는 그의 어깨를 툭 치고서 몸을 돌렸다.

"난 읽던 책 찾으러 갈게~"

이번에도 처음 왔을 때처럼 사라지는 민재. 유빈은 방정맞은 뒤통수에 손을 흔들어 주면서 시아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칫하면 놓칠 것 같은 속도로 서가를 순식간에 가로지른 그녀가 문학 소설이 비치되어있는 책장 앞에서 멈춰섰다.

시끄럽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뛴 유빈이 작은 등을 따라잡았을 때 쯤, 시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해졌다.

"아, 있다!"

다행히 그 사이에 가져간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마틸다'를 뽑아 들고 경쾌한 걸음으로 그 자리에서 빙글 돌았다.

"다행이야. 있었어."

유빈은 어쩐지 시아가 선물을 받아든 어린아이 같다고 느꼈다. 속 검고 겉 흰 백로의 전형이었던 그녀가 아닌가. 겨우 한번 돌았을 뿐이지만 평소와 달리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 모습이 어쩐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익숙한 종이와 잉크의 냄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날선 온기. 이것도 버릇처럼 보여주는 '귀여운 짓'일텐데 유난히 동요하는 자신이 있었다..

"가자."

빨리 읽고 싶은지 잰걸음으로 다가온 시아가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어쩐지 확 가까워진 듯한 거리감이 낯설었다.

"응?"

"빨리!"

아까 골랐던 책들은 다 읽어서 읽을 책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차분하게 고르고 싶었지만 기대감 가득한 눈빛으로 재촉하는게 아무리 봐도 기다려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쩔 수 없지."

반쯤 끌려가면서 자연스럽게 뻗은 손이 시사 잡지를 뽑아 들었다. 가십 투성이인 꽝이라도 심심풀이로 읽기에는 충분했다.

"궁금한게 있었는데 물어봐도 되지?"

"시끄럽지만 않으면 괜찮아. 읽은지 꽤 돼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니까 너무 믿지는 말고."

왜 끌고 왔나 했더니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옆에 앉혀진 유빈은 미련 가득한 눈으로 잡지를 내려다 보았다. 이걸 읽을 수는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마틸다'를 추천한 건 그였고, 이렇게 즐거워 하는데 초를 치고 싶진 않았다.

"그래, 말해 봐."

결국 그는 친구에게 이 시간을 주기로 했다.

점심을 먹은 나른한 오후. 나란히 앉은 한 쌍의 남녀는 그렇게 소곤소곤 떠들며 한 때를 보냈다.

단란하고 따뜻한 폭풍전야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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