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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재벌 강림하다-135화 (135/145)

135화

#KJ금융그룹 건설

“무분별한 카드사용이 어떤 재앙을 불러오는지를 절대 잊으시면 안 됩니다. 좋은 경험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이번에 벌어진 사태는 KJ에서 책임져 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자들이 모인 대강당.

이곳에서 나의 뜻을 밝혔다.

“어떻게 해결해 주시겠다는 의미십니까?!”

“혹시 KJ에서 국민들의 모든 빚을 해결해 주시겠다는 소리십니까?”

나의 발언에 기자들의 질문이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네, 맞습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걸 제가 짊어지겠다 그런 의미는 아닙니다. 최악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길로 다시 나설 용기 있는 분들에 한하여 적은 금리로 대출을 해드리겠습니다. 직업이 없는 분들은 만들어 드리지요. 단, 여러분의 입출금 통장은 베어링스 은행에서 관리를 하게 될 겁니다. 일주일간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배우게 될 것이며 3개월 뒤부터 여러분에게 주어진 빚을 원활 균등으로 갚게 될 겁니다.”

집이 없다면 소유하고 있는 주택을 기숙사로 줄 것이고 월 임대료를 받을 것이다.

청와대를 다녀와 심도 있게 생각한 나의 계획이며, 한국을 대표로 하는 기업의 책임감이라 하겠다.

“아니, 그... 그렇게까지 해주셔도 되겠습니까? 그러다 KJ가 망하기라도 한다면...”

누군가의 걱정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 모양이다.

“여러분 그 정도의 돈이 나간다 하여 KJ의 금고는 바닥나지 않습니다. 설령 바닥이 난다 하더라도 내 재산을 풀어서라도 그들에게 기회를 주겠습니다.”

사람에게 있어 기회는 총 세 번 온다는 말이 있다. 내가 그들에게 한 번의 기회가 되어주고 싶다.

이건 경영과 다른, 자선이라고 하기보다, 그래 투자라 하겠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생의 끝자락을 경험해 보셨습니까? 그때 느꼈던 고통을 경험해 보셨나요? 분명 모든 일은 스스로의 선택이 만든 결과입니다만,...”

이거 옛일이 떠오른다. 욕심으로 모든 걸 잃게 되었던 그 순간을.

만약, 그때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절대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부도에 직면해 있으면서 사기를 쳤던, 그 기업만 아니었다면 그런 일을 없었을 것이다.

정책의 잘못과 그들의 씀씀이에 잘못이 있지만, 그때를 기억해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자 한다.

“난 말입니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다시 일어서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일어서는 법을 알려주어 다시 걸을 수 있는 방법, 그것만 알려줘도 최악으로 치닫는 그들의 마음에 작은 희망의 빛이란 씨앗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이것이 저의 마음입니다.”

어쩌면 청와대에서 말한 건 변명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지난 과거의 나와 같아 보였으니까.

“이것이 저의 뜻입니다. 단, 다시 일어설 자신이 없는 분들에게까지 도움을 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더 질문이 없다면 이만 인터뷰를 끝내겠습니다.”

긴 시간 나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 선택은 그들의 몫이다.

***

터벅터벅.

“이제 다 끝났어. 끝난 거야. 내가 왜 그랬을까...”

작은 가게를 운영해온 지 10년.

한 달 유지하는 정도의 벌이로 가게를 운영해 왔는데,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이 와장창 무너졌다.

-₩ 60,034,203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어 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사용만 하지 않았어도...”

처음엔 딸이 아파서 카드를 만들어 사용을 하였다. 그러다 생활비가 부족해 카드를 사용하였고, 그러다 현금이 필요해 현금서비스에 손을 댔다.

대출을 갚기 위한 첫 행동은 여러 장의 카드를 만들게 되었다.

현금서비스도 따지고 보면 대출. 그다음 달에 갚아야 할 빚이다.

카드 납입금에 현금서비스, 일반대출 등이 야금야금 쌓여 결국 능력 밖의 빚이 크게 불어 있었다.

“...내가 죽으면 우리 딸 어쩌누. 불쌍한 것.”

여성은 곤히 자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다 눈물을 흘렸다.

-정부는 카드와 금융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카드사용 한도와 현금서비스, 대출 등...

저것이 문제였다. 대출로 대출을 갚고 있던 상황. 정부의 강력한 금융규제로 지금껏 해오던 방식이 막혀버렸다.

당장 돈을 내지 않으면 모든 재산이 가압류에 걸리고 만다.

“죽으면... 죽으면...”

보험금이 나와 딸 아이만큼은 편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소영아, 엄마 없어도 잘 살아야 돼. 응... 흑흑.”

여성은 자는 딸의 얼굴을 보며 눈물을 연신 쏟았다. 지금이 자신의 눈으로 보는 딸의 마지막 모습이란 사실에 심장이 무너져내렸다.

이런 못난 엄마의 죽은 모습을 딸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

외환위기 당시 사람들이 향하던 그곳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리라 조용히 다짐했다.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우리 아가.

아이의 배를 천천히 두들기는 여성은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딸의 온기를 느끼고자 하였다. 살포시 딸을 안았다.

따뜻하다.

아직 사랑을 다 주지 못한 딸의 몸은 무척 따스했다.

“......”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다.

-긴급속보입니다. KJ그룹 김정수 회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소식은 현장에 나가 있는 이혜원 기자에게 전해 듣겠습니다. 이혜원 기자.

일어서는 그때, TV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에 당황하는 감정이 당겼다.

여성은 일어난 자세 그대로 멈춰 고개를 돌려 TV를 바라봤다.

-이혜원 기자입니다. KJ그룹 김정수 회장이 바로 이곳 베어링스 한국은행 지사에서 충격적인 발표를 하였습니다. “......난 말입니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어, 다시 일어서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모두 포기하지 마시고 가족을 지키고 자신의 생명을 지켜...”

긴 연설.

생각 없이 지켜보던 여성의 두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

“아...”

일어섰던 여성의 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허물어졌다. 여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둠밖에 보이지 않던 세상에 찬란한 희망의 불빛이 드리워졌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아니, 회장님. 이건 너무 무모합니다.”

생각도 못 한 발표에 놀란 이 실장이 후다닥 달려와 목소리를 높였다.

평소에 조용히 있다, 오늘은 시어머니 포스를 좔좔 풍긴다.

“뭐가 무모하다는 겁니까?”

회장에게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직원이 있을까 생각해 보다, 지금 상황이 너무 웃겨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지금 회장님께서 벌이신 일, 이건 말도 안 됩니다. 많게는 억 단위의 빚을 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연체자가 400만 명이 넘습니다. 1억씩만 따져 계산해도 400조입니다! 400조! 400조면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기업들의 연 매출이란 말입니다.”

저러는 것도 십분 이해가 된다. 이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국으로 넘어가 해야 할 일도 있는 상황에 지금의 결정을 하게 되니, 현실성이 떨어지리라.

“걱정 마세요. 나 혼자 힘만으로 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재단의 자금과 정부의 지원, 각 기업의 지원을 받을 겁니다. 그리고 내 재산 중 일부를 사회를 위해 사용할 겁니다.”

국민이 살아야, 기업이 있고, KJ가 있으며 내가 있다.

이미 충분히 계산을 해둔 상태이다.

나의 재산 중 일부인 1백조를 내놓을 것이고, 조만간 몇몇 계열사들의 IPO를 진행할 것이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올해 생겨날 자금은 몇백조는 가뿐히 채워진다.

“이 실장님.”

커피를 한 모금 입안으로 들이켰다.

“말씀하시지요.”

“하나 묻겠습니다.”

“?”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지만, 그 이익이 어디서 나오는지요?”

“......”

“실장님이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본 적 있습니까?”

“있습니다.”

“어떠셨는지요.”

“감사했습니다.”

“그렇죠? 한데 만약에 그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면, 실장님은 지금 자리에 계실 수 있었습니까?”

“...아마 없었을 겁니다.”

저게 답이다. 그는 내 앞에 없었을 것이다. 극복을 하였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소리.

“사람이 그렇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뒤로 미루죠.”

“하지만, 회장님. 이건 누가 봐도 너무 무모한 결정입니다. 10조 20조 수준은 저도 이해는 하지만, 몇백조를 KJ가 감당할 이유는 없다 봅니다.”

주야장천 설명을 했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기업이 꼭 이익을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400조가 없다 하여 무너질 기업도 아니고. 그리고 그 400조는 언제고 회수될 돈입니다.”

기업의 매출과 실적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국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진다면, 그들은 분명 우리를 찾아 주리라 믿었다.

그리고 일어서는 방법을 알게 된 그들은 인생의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바로 나처럼.

전생에 실패한 삶을 살아가던 그때 선택해야 했던 잘못된 순간들.

그건 아직도 내 가슴에 큰 상처와 후회로 남아있다.

죽어서도, 시간이 지나서도 이럴진대.

“아직은... 지금은... 이해를 못 할 겁니다.”

그는 모를 것이다. 그리고 모르는 게 맞았다.

“하지만...”

“혹시 압니까? KJ그룹에 대한 충성도가 급격히 오를지 말입니다.”

“......휴. 정말 회장님의 생각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매번 이런 무모한 결정을 하시는지.”

“그래서 KJ가 지금의 위치에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 실장이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사람들에게 선물을 전해주자고요. 영원히 KJ를 기억할 수 있게. 그러니, 각 은행과 카드사에 말하세요. 채무자에게 연락해 압박을 주지 말고, 우리에게 찾아오라고요.”

***

“KJ그룹 김정수 회장 만세!”

“KJ그룹 만세!”

-찬양하라. KJ그룹.

-희망을 주어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않고 은혜를 갚겠습니다.

-잘못된 생활을 하여 죄송합니다.

베어링스 은행 한국지사와 각 지점에 현수막을 걸어 KJ그룹에 대한 감사함을 표했다.

사람들은 연일 KJ그룹을 외치며, 긴 행렬을 이었다.

“내가 자네의 일에 끼어드는 건 보기 좋지 않지만. 괜찮겠는가?”

“KJ그룹 연 매출이 1천조가 넘습니다. 그간 모아온 자금도 있고. 끄떡없습니다. 그보다 육성카드는 어떻습니까?”

“이거 참. 그 이야기를 꺼내니 내 얼굴이 화끈거리는군. 자네의 도움으로 불을 껐어.”

육성그룹은 베어링스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가족사 아닌가?

이자 만기를 뒤로 미뤘다.

“다행입니다.”

“그래, 자네가 알아서 잘하겠지.”

싱글싱글 웃는 모습에 장인어른이 혀를 쯧 찬다.

“다름이 아니라, 부탁을 드릴 게 있어 장인어른을 찾게 됐습니다. 정부에서도 도움을 주겠다 했지만, 장인어른만큼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대 KJ그룹이 고작 중견기업이나 다름없는 육성에 도움을 청한다?”

“농담도 지나치면 사람들에게 욕먹습니다. 육성이 중견이라니요.”

“자네가 그러지 않았나? 연 매출이 1천조가 넘는다고.”

“하하...”

그렇게 따지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계열사 하나하나가 그룹의 규모를 하고 있으니.

“말해보게. 내게 돈을 달란 건 아닐 테고. 부탁할 게 뭔가?”

“엔지카드, 제가 무리 없이 흡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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