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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재벌 강림하다-116화 (116/145)

116화

#북&미, 경제중심 KJ그룹

“날 욕보이려 하는 거라면, 이쯤에서 접으라 말하고 싶군. 정치가도 아닌, 한낱 기업가가.”

비웃는 얼굴로 말하는 얄미운 모습. 마음 같아선 점프해 두 발로 면상을 차고 싶다.

저건 누가 보더라도 사람을 깎고 깔보는 모습이 아닌가.

올리버 스미스, 당신의 국가를 사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생기지 않습니다.

-너무 미국을 미워만 하지 말게. 난 그걸로 족하다네.

쩝, 미국이 내 뜻에 따라주길 바라자.

미국과의 상생을 이끌어 한국의 취업난을 해소해 보자.

“욕보일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아무리 부자라 하더라도 미국을 적으로 돌릴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전 상생을 위한, 대통령님과의 윈윈을 위한 아주 좋은 선물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대통령님께서도 들으시면 꽤 흡족하리라 봅니다.”

빌 클린턴의 의심이 가득한 저 눈빛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의심의 눈빛은 곧 환희로 가득한 욕망의 눈으로 바뀔 거라 확신한다.

지금 그는 무척 위험한 상태, 지금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 할 것이다.

“너무 건방져.”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기대된다.

“들어나 보시죠. 그런 못된 말은 이후에 들어도 늦지 않으리라 봅니다.”

“좋아, 들어보도록 하지.”

내키지 않으면 당장 뭐라도 할 기세이지만, 우리의 위치는 바뀌게 될 거다. 내 이름과 KJ를 걸고.

“먼저 의료보험제도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최악 그 자체입니다. 여러 복잡한 이유가 얽혀 있어 힘들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 부분은 우리 KJ그룹이 미국에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미국과 한국에 한해서 실행하고 있는 KJ재단이 있습니다. 이 재단의 성격을 돌려 미국에 의료비의 일부를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본은 조사하면 알겠지만, 미국에 의료지원을 해줄 정도는 된다 봅니다.”

현재 KJ재단은 4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600억 달러까지 늘려 운영을 하고 있다. 참여하고 싶은 모든 기업들을 안아 들면서 늘어난 자본이다.

빌 클린턴의 눈이 서서히 커지는 모습이 들어온다. 동공까지 크게 확대되어 놀란 모습을 연출했다.

“그리고 지지부진한 북미 정책, 페리 프리세스. 최소 1단계 정도의 합의를 이끄는 데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누구와 친분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배경이 KJ와 함께하는지 아시리라 봅니다.”

아무리 미국을 욕하지만, 미국의 정보력과 기술은 무시할 게 못 된다. 세계의 경제 중심국가이며 무력단체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빌 클린턴의 눈을 똑바로 주시했다.

“지금 여성들 문제로 큰 곤란을 겪고 있다죠. 지난 과거가 사라지는 건 아니나, 적어도 이 두 가지 사업을 공표한다면 들끓는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압니까? 국민들이 감복해 재선에 성공할지?”

티끌 같은 희망을 슬쩍 얹어주어 그의 머릿속에 ‘재선’이란 가능설을 심어주었다.

미국의 대통령에 있어 재선이란, 세계에서 가장 큰 빅 이벤트. 그리고 눈앞의 당사자에게는 아주 절실한 바람이기도 하였다.

“한낱 기업가가...”

“어허, 말은 바로 하세요. 내가 정말로 한낱 기업가로 보이십니까? 다른 건 몰라도 전 세계를 셧다운시킬 정도의 힘이 내게 있다 보여지는데 말입니다.”

전 세계로 공급되는 모든 전자기기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KJ그룹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들이 없었다.

게다가 반도체의 주요 소재로 알려진 희토류에까지 손을 대고 있는 마당에, 과연 KJ그룹을 무시할 국가가 있을까?

마음만 먹는다면 국가를 세워 나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었다.

그런 날 ‘한낱’이란 아주 저렴한 표현으로 깔아뭉개려 들다니.

아무리 미운털이 박힌 나라지만, 이건 듣기 너무도 거북하다. 한국 문제만 아니면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는 건데.

“음......”

이제 사태의 심각성과 KJ그룹의 무게를 느끼는지, 건방지게 깔보던 시선이 사라졌다.

흥분한 감정이 사그라드니, 현실감을 제대로 느끼는 모양이다.

“제 조건은 단순합니다. 더는 KJ그룹의 독점에 대한 말이 나오지 않길 바라고, 미국에 있는 기업을 한국으로 옮기는 데 반대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설사 미국에 있는 기업을 한국으로 이전한다 치더라도 미국경제에 큰 피해는 없을 겁니다. 직원의 정리해고도 없을 거고, 미국에 해가 되는 행위는 하지 않도록 하지요.”

기업에 있어 종업원 수는 또 다른 권력을 의미한다. 이 좋은 권력을 두고 왜 그들을 자를까?

기업의 이익률도 중요하지만, 난 그보다 직원의 가치를 더욱 높게 샀다.

이쯤 되면 기업의 이익률보다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었다.

기업이 책임지는 종업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세계는 KJ그룹을 쉽게 보지 못한다.

즉, 이익률만 고집하는 기업들은 아주 멍청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더 큰 걸 보지 못하는 사람들.

이제는 새로운 시선으로 기업을 볼 필요가 있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가장 고민이던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버리니, 무척 허탈할 것이다.

솔직히 KJ그룹 입장에서도 상당한 지출임이 분명하다. 3억이 넘는 인구에 의료비 지원을 한다는 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다.

그럼에도 이번 일을 감행한 이유는 KJ그룹의 달러로 살아가는 미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 크다. 그들은 KJ에 충성을 할 것이고, .KJ그룹 없이는 생활이 어려워지리라.

없던 걸 받아들이는 건 쉬워도, 받아온 걸 없애면 미국은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미국에 꼭 필요한 기업, 여기서 찾아오는 미래가치는 당장 찍히는 돈보다 훨씬 높다.

“정말 그게 가능하리라 보는가?”

신경전을 벌이던 그의 자세가 바뀌었다. 입을 통해 나오는 그의 말 속에 갈망이 서렸다.

“제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약간의 변수야 발생하겠지만, 업적을 세우기에 딱 좋을 정도는 될 겁니다.”

업적, 대통령직에 오른 이들에게 있어 이 업적은 큰 자산과 같다.

이 정도 이야기를 하니, 그의 얼굴에 비로소 어떤 확신이 떠올라 있었다. 결심이 선 눈빛을 마주하며 빙긋 웃었다.

“결과를 내게 먼저 보이게. 그런다면 자네를 미국의 시민권을 줌과 동시에 KJ가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지.”

이제야 말이 좀 통한다. 이쯤 되면 알아먹어야 정상이지.

“좋습니다. 당장 끝낼 수 있는 것부터 하지요.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겁니다.”

“그리되길 바라지.”

험악하기 이를 데 없던 분위기는 약간의 훈훈함을 풍기며 끝났다.

***

-부탁합니다.

“짧군.”

메일로 받아든 내용이다. 아주 짧고 건방져 보이기까지 하는 다섯 글자.

“한데, 참 믿음이 가는 문장이기도 해.”

온갖 걸 가져와 단어를 포장을 하려는 것보다 한편으로 지금의 메일이 더욱 신용이 가는 건 왜인지.

아무래도 김정수 회장, 그놈에게 전염이 되기라도 한 모양이다.

“정남이를 부르도록 해.”

김정일은 피식 웃고는 수화기를 들어 김정남을 호출했다. 메일을 끄고 등을 의자에 깊숙이 기대 천장을 올려보는 자세를 취했다.

눈을 감고 생각에 빠졌다.

“그러고 보면 그 김 회장을 만나고부터 정남이 변했어. 북한의 분위기도 꽤 달라졌고. 복덩이가 따로 없군.”

어린 시절 안하무인에 속만 썩이던 녀석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든든한 후계자로 자리를 굳혀갔다.

들려오는 보고에 따르면.

[도련님이 정말 많이 변하셨습니다.]

[북한의 민심이 도련님을 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흥복입니다.]

[이제 마음이 놓이시겠습니다.]

[정말 탁월한 일꾼이십니다.]

대부분이 첫째 아들, 김정남의 칭찬으로 도배됐다. 북한의 통치자를 떠나 아비 된 입장에서 좋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서서히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부르셨다 들었습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땀에 젖은 김정남이 안으로 들어왔다.

“살이 좀 빠진 거 같구나.”

3일 만에 본 아들의 모습에 김정일은 알 듯 말 듯한 얼굴로 짧게 감정을 드러냈다.

아닌 게 아니라 비대하던 몸이, 지금 보니 꽤 줄어 있었다.

“별거 아닙니다. 정신없이 일하다 몸이 무거워 조금씩 운동을 하던 게 이제 좀 티가 날 정도입니다.”

“허허.”

놀고먹고 이런 날을 반복하던 게 누구던가? 이제는 건강까지 신경 쓰는 그의 모습에 뿌듯한 마음까지 들었다.

“고생이 많구나.”

“아닙니다. 한데, 전 왜 부르셨습니까?”

다른 날 같았으면 ‘왜’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했을 김정남이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궁금해 물었다. 정확히는 저도 모르게 나온 단어였다.

“미국에 다녀와라.”

“미국...말입니까?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일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빴다. 그런 상황에 미국이라니, 왜?

“그곳에 김정수 회장이 있다. 내 대신 미국과 협상을 하고 오거라.”

“네?!”

김정남은 솔직히 깜짝 놀랐다. 지금 꺼낸 미국과 협상이란 단어에 자신에게 어떤 지시가 내려졌는지 단번에 눈치를 채었다.

요즘 귀를 활짝 열어놓고 북한이 돌아가는 상황을 빠짐없이 파악했다.

그리고 이 의미는.

‘후계자 자리가 가까워지고 있다.’

확신할 수 있었다. 아버지인 김정일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를.

그리고.

‘경호원들을 더욱 늘려야겠어. 정은이가 이걸 그냥 두고 볼 인간이 아니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복동생인 김정은만 조심한다면 후계자는 자신이 되리라 확신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가면 김 회장이 전부 이야기를 해줄 거야.”

‘허, 정말 무서운 사람이야. 대체 어떻게 구워삶았기에 아버지의 신뢰를 받는 거지. 중국도 아닌 한국인이.’

김정남은 정말로 순수하게 깜짝 놀랐다. 어떤 마법을 부려 김정일의 마음을 돌리고, 성향 또한 바꿔버린 건지.

김정수 회장이 어느 때보다 대단하게 다가왔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미국으로 출발하겠습니다.”

궁금해서 참지 못하겠다. 더 뒤로 미루지 말고 바로 미국으로 떠나 궁금한 마음을 풀자.

“그러도록.”

김정일의 축객령이 떨어졌다. 김정남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고는 밖으로 나섰다.

쉬이이─

1시간 뒤, 비행기가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

“뭐라고?! 김정남이 온다고?!”

회신을 받은 메일 적힌 내용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역사에 나오는 조명록 특사가 아닌 김정남이 특사가 되어 미국을 방문한다.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살짝 발만 담갔을 뿐인데, 본 역사가 크게 틀어졌다. 허, 이거 참.

이걸 좋게 받아들여도 될지. 감이 서지 않았다.

“어쨌건 움직이자. 시간을 보니, 곧 도착할 시간이야.”

일이 대체 어떻게 흘러가는지 생각도 다 하기 전에 걸음이 먼저 떨어졌다.

걸음 곧장 호텔 옥상으로 향했다.

그곳에 헬기가 있었다.

두두두두두.

곧 헬기가 하늘 위로 올라 김정남이 도착할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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