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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재벌 강림하다-110화 (110/145)

110화

#빨래 끝~

- 육성그룹, 미술품 대거 매각 및 나라에 기부하다. 비리로 얼룩진 기업 중 하나로 낙인이 찍혀있던 육성그룹은 에버랜드와 자택에 숨겨둔 모든 미술품들을 대거 개방해 매각에 나서는 한편, 판매대금에 대한 세금을 치렀다. 세금은 약 20여억 원으로 조사됐으며, 홍라혜 대표는 “그간 모아온 육성의 자산과 저의 보물을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했습니다” 말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현했다.

- 이에 홍라혜 대표의 사위가 된 KJ그룹 김정수 대표 또한 50억에 달하는 자금을 기부를 하였다.

“KJ가 육성 길들이기에 들어갔네.”

“그렇지? 그 아끼던 미술품들을 내놓다니. KJ가 대단하긴 한가 봐. 콧대 높은 홍 대표가 고개까지 숙이는 꼴이라니.”

기자들 사이에서 이번 기사는 큰 화제로 반찬 대신 질겅질겅 씹어먹었다.

밥 한 숟가락을 뜨고 육성과 KJ그룹을 언급하기 하다 입으로 넣기 바빴다.

“어느 집 사위가 장인과 장모님을 교육하며 바른길로 이끌려나.”

“KJ.”

“역시, 남자는 능력이 있고 봐야 해.”

“공감.”

“쩝, 검찰에서 육성 비리 의혹 밝히겠다며 벼르고 있었는데, 그거 새 됐네.”

“어쩔까? 그걸로 육성 압박하려 했는데.”

더 파면 먼지 몇 개는 건지리라 보이지만, 이보다 더 큰 이슈로 떠오를 사건이 있을지 싶었다.

두 기자는 씁쓸한 입맛을 다지며 담뱃불을 끄고, 자리를 떴다.

한편.

“이거 우리 노력이 허사가 됐습니다. 이걸 준비하기 위해 감추고 있다. 개방하려 했는데...”

“스트레스 쌓이니까 그만 말해. 확인사살 안 들어와도 되니까.”

정치권에서 육성의 비리를 이용해, 흔들려던 계획이 무참히 무너졌다.

이제 남은 카드는 해외법인과 연관된 비자금인데...

“후우...”

그닥 도움은 되지 않을 거 같다. 정확히는 과연 이걸 제대로 터트릴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KJ그룹 김정수 회장이 말한 한마디.

‘KJ그룹은 육성과 함께할 것.’

이 부분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됐다.

“KJ그룹 쪽 회계문제는 어때?”

골을 두 손으로 힘껏 주무르던 수염이 바글바글한 40대로 보이는 중년남성은 뒤에서 신문을 들어 기사를 읽는 170Cm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에게 물었다.

“거기는 말해 뭐해요. 먼지 털어도 먼지조차 안 나오는 곳이에요. 진작 알아봤죠. 그리고 거기 털었다 쳐도 국민들 욕 오지게 먹을 겁니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에서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는 기업가 아닙니까. 제가 깡패들 겁은 안 나는데 그 사람은 무서워요.”

“......”

묻지도 않은 것까지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남자를 보던 중년남성은 눈살을 찌푸렸다.

꼭, 한 마디 두 마디를 더 하는 친구였다.

“그래. 그렇지. 확실히 부담스러운 상대야. 휴. 이번 일 덮자. 나도 못 하겠다. 총장한테 욕 몇 번 먹고 말지.”

결국, 남자는 육성그룹의 계획하던 조사를 덮기로 하였다. 깡패의 칼침은 맞을 수 있어도 KJ그룹을 건드려 만인의 적이 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만인이 아니지... 세계지. 망할.’

이쯤에서 접는 게 장수의 비결이다.

10년간 총장의 욕을 먹으며 살 생각을 하니 머리가 벌써부터 아려온다.

“후아... 진짜 때려치울까?”

급 사직서가 당겨오는 그였다.

***

-육성그룹은 신제품을 위한 개발 착수에 들어갔다. 새로운 형태의 핸드폰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떤 핸드폰을 만들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에 나온 핸드폰들과 전혀 다른 형태임을 알려왔다.

-이에 따라 경쟁기업인 엔지전자도 신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두 기업 간의 경쟁이 앞으로 어떤 핸드폰 시장으로 이끌지 기대가 된다.

육성의 앤디콜, 엔지의 싸이언의 격돌이 점쳐졌다. 두 기업의 사업 파트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늘 경쟁 구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핸드폰 사용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기업들의 무분별한 기지국 건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을 망치는 꼴입니다. 무분별하게 건설되는 기지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법령을 만들어 건설을 규제하고, 환경과 어우러지도록 환경친화적인 기지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 이슈는 친환경 사업이 화두에 오르내렸다.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은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이로 인해 환경오염이 극도로 심해지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기지국을 건설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합니다.”

기지국 건설은 많은 땅을 파헤치고 자연을 훼손한다.

이는 올바른 선택이 아니기에 방에 모인 사람들은 기지국 건설 사업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좋으리라 보십니까?”

상석에 앉은 사람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그에 모두 고심하는 눈초리다.

“제가 의견을 내도 될까요?”

그대 끝에 자리해 있던 귀밑까지 오는 단발에 은색 테가 참 잘 어울리는 여성이 손을 들었다.

“오, 김민혜 씨 말하세요.”

상석에 자리한 남자가 반색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선진국을 예로 들자면 철탑을 공동사용하거나, 굴뚝 교회 철탑 소방서 망루 등을 이용하는 걸 봤습니다. 이는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이를 우리도 따른다면 현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김민혜는 자신감과 확신이 담긴 눈빛을 보이며 의견을 마쳤다.

“오, 그랬지. 맞아요. 그런 수가 있었네요.”

기지국 건설사업은 상당한 투자금이 들어가는 대프로젝트다.

김민혜의 의견을 듣자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은 기분이다.

이를 수용한다면 현 계획에서 5천억 원에서 1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사업자금을 줄일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정말로 좋은 의견입니다. 그런 방법을 활용한다면, 한 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민혜의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중년남성은 화색을 띠며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저도 좋다 보여집니다. 김민혜 씨의 의견에서 좀 더 더하자면 앞서 거론된 친환경적인 기지국을 도심과 숲, 자연경관에 맞추어 건설한다면 더 좋지 싶습니다.”

“그것도 좋은 발상입니다. 그럼 이번 사안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에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의의 있으신 분 계십니까?”

“없습니다.”

“없습니다.”

모든 의견이 하나로 모이고 결정이 났다. 정보통신부는 학계, 사업자, 관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환경친화적 기지국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결정하도록 가닥을 잡았다.

-정통부는 한국전파기지국 관리와 이동통신회사, 안테나 관련 사업 등이 조사한 외국의 실태를 바탕으로 환경친화형 기지국 건설 정책을 수립, 시행할 방침이다.

-핸드폰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기지국의 필요성을 느끼며 정부는 발 빠르게 나서 규제에 나섰다.

-정부 경상수지 12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하여 핸드폰 보조금을 축소해 단말기 수입억제 진행.

2000년에서 2001년으로 넘어가는 이때 국내 핸드폰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거대하게 변해 이제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국내로 들이는 핸드폰 부품들이 증가하며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 또한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경상(변동없이 일정함)수지(수입과 지출)를 120억 달러를 맞추고자 정책을 변경했다.

“이 실장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네요.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리 KJ그룹이 대단한 기업이라 하나, 정부의 정책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상 정부의 말을 따라주는 게 여러모로 좋아 보입니다.”

아무리 KJ그룹이 수많은 기업군들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지만, 대부분의 부품군들은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국내에서의 사업 영역을 늘렸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런 상황에 정부의 정책변경은 지금껏 해오던 방식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는 건?”

“정부가 조금 무능력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KJ그룹의 편의를 봐주었습니다. 국내 대표기업이고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업인 만큼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부에서도 KJ의 사업에 대한 편의를 좀 더 제공해 주리라 봅니다. 더욱이 KJ는 중요한 시기에 당도해 있지 않습니까? 정부의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이 실장을 슬쩍 떠봤다. 그의 생각이 궁금해서다.

한데.

피식.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의 경영방침은 있지만, 기업은 사회와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독점시장을 가진 기업으로서 베풀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즉, 기업인은 정치꾼이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정치가 아닌 이상 해당 환경에 맞춰진 모습을 보여 국가와 함께 성장하면 된다.

그것이 올바른 기업인의 정신이라 보인다.

여당 야당. 누구 편을 드는 건 웃긴 일이고.

중립에서 기업인답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한다면, KJ그룹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표를 얻기 마련이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랑 다니면서 생각이 많이 같아지셨네요.”

“하, 하하. 그런가요.”

“네. 생각도 같으니, 답은 정해졌네요. 해외에 있는 일부 사업군을 국내로 옮깁니다. 인텔 컴퓨터 부품 중 일부를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형태를 취하시고, 국내에 핸드폰 부품공장을 확장해 육성과 엔지그룹에 납품하도록 하는 게 좋겠네요.”

“시장이 다시 한 번 뜨겁게 타오르겠습니다. 건설 관련 주가만 하더라도 엄청 뛴 상태인데, 이렇게 나선다면 투자자들이 참 좋아하겠습니다.”

“좋아만 할까요? 후후. 실장님은 괜찮은 부품기업 찾아서 투자계획도 세워보세요. 나라에서 그리 움직여 주니, 오랜만에 국내에 크게 투자를 해봅시다.”

흐름을 탄다는 건 이런 거다. 흐름에 거역하는 기업인은 망하기 마련이다. 변화하는 시대를 거부한다면 더는 발전이 없다.

오랜만에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 돈의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자본주의 세상에 KJ그룹은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

“이게 정말 우리 회사야?”

“드디어 가지게 됐어.”

허름한 건물에 기름 냄새가 자욱한 건물 안.

20평 남짓에 복층구조로 되어 있는 이곳에 서승원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품고 들어서는 기계를 바라봤다.

뒤에는 그의 누나인 서효린이 자리해 동생을 축하했다.

“축하해.”

“응, 이제 이 회사를 키워서 우리나라 최고의 가공기업으로 만들 거야.”

서승원은 목표로 삼던 제조기업을 설립하였다. 비록 경기도 외곽에 자리한 아주 작은 회사이지만, 크게 만족했다.

사업장 안으로는 중고로 구입한 범용 밀링, 선반, 소형 연마기, 드릴 등등이 자리를 차지했다.

2층은 사무를 볼 수 있는 작은 사무실로 꾸몄다. 그곳에서 서효린이 총무, 구매, 경리를 담당하기로 하였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나만 하게? 누나는 경리팀장 해야지.”

서승원이 묘한 미소를 흘린다.

“야, 나 하나인 회사에 뭔 팀장이야.”

“걱정 마. 내가 잘해서 밑으로 직원들 쫙 깔아줄게.”

“말만이라도 고맙다. 고생만 시키지 마.”

“크크.”

두 남매는 함께 힘든 시기를 거쳐 그런지 전보다 더욱 가까워진 모습이다.

“그럼, 난 개업식 준비도 할 겸 좀 돌아다니고 올게. 누나는 여기서 필요한 게 뭐가 있는지 보고 있어 봐.”

“여긴 걱정 말고 천천히 다녀와.”

서효린은 떠나는 동생을 보며 손을 흔들며 배웅해 줬다.

기름 냄새에 비위가 상하지만, 동생을 위하여 돕기로 나선 서효린이다.

직접 목장갑을 끼고 청소에 나섰다.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녀의 비위와 생각이 지난 일들로 인해 큰 변화를 거친 듯하다.

“서서제조...”

청소를 하다 간판이 시야로 들어왔다. 그걸 보며 서효린은 이맛살을 꾸겨 작게 투덜거렸다.

“작명 센스 진짜 없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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