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재벌 강림하다-54화 (54/145)

54화

#한 걸음 더

-KJ그룹 미국 두 번째 마트 기업 타깃 인수, 모든 국민들에게 보상제도 도입. 할인가로 사기 쳤던 가격보다 30% 내려 한 달간 판매.

“성공했나 보네. 내가 밥상을 다 차려 놓기는 했지만, 대단한 사람임에는 분명해.”

제프 베조스를 거두기를 잘했다. 모든 사업을 직접 컨트롤하기에 힘겨운 상황이었는데, 제프 베조스의 영입은 내 몸에 손을 하나 더 붙인 효력을 발휘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구글 창시자 둘을 영입한 것도 잘한 선택이었고.”

둘은 학교를 마치고 한국 사업부에서 일하다 미국지부로 발령내기로 입을 맞췄다. 어쩌다 보니 세계 거인들을 부하직원으로 만들었다.

“미국 일은 이쯤하고.”

미국에 방문한 목적을 이뤘다. 이제 남은 건.

“한국으로 돌아가자.”

귀국만이 남았다. 된장찌개에 고추장을 비벼 김치를 올려 먹고 싶다.

당분간 고기는… 피하자.

***

“미래그룹은 어떻게 됐나요?”

김정수 회장이 지시를 내리고 간 미래그룹 조사.

이호영 실장은 부하직원들과 미래그룹 조사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결과.

“미래에서 기연 자동차 주변을 서성이는 걸 포착했습니다.”

“기연을?”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파고든 결과, 피터 슈라이어와 잦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피터 슈라이어 대표를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를 영입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확실합니까?”

“90% 이상 확신합니다.”

“… 알겠습니다. 그들에게 사람을 붙여 빠짐없이 체크하세요. 이는 회장님이 복귀하시는 대로 보고가 들어갈 겁니다.”

부하직원의 말에 이호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외국까지 넘어가 힘겹게 영입한 사람을 미래에서 노리고 있었다니. 혹여나, 피터 슈라이어가 다른 마음을 먹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사람을 심어두기로 하였다.

***

“워런 버핏을 만나야 하는데, … 어쩐다.”

워런 버핏이 나를 찾고 있음을 알게 됐다. 한데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만나러 가기에 할 일이 너무도 많았다.

여기서 워런 버핏을 만나고 가기엔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다음에 보는 수밖에… 아니지. 그래 그렇게 하자.”

깊게 고민하던 중 좋은 생각이 났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그도 나만큼 바쁜 사람이지만, 미안한 마음을 잠시 뒤로 미뤘다.

‘올리버 스미스 미안합니다. 당장 당신의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오히려 그를 힘들게 만들어서.’

-아니네. 난 괜찮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게.

올리버 스미스의 기억이 내 부담을 덜어준다. 그는 분명 말하고 있었다.

나는 종이를 꺼내 펜을 천천히 놀렸다. 영문으로 정성껏 쓴 편지를 봉투에 넣었다.

“방으로 들어와 주시겠어요.”

내 전담비서는 제프 베조스에게 보냈다. 그를 대체해 새롭게 나를 수행하고 있는 남자를 불렀다.

이 사람 또한 꽤 뛰어난 인물.

잘 밀봉된 편지봉투를 비서에게 건넸다.

“그걸 워런 버핏에게 전달해주세요. 혹여나, 시간을 내기 어렵다 말하면 이렇게 말하세요. 올리버 스미스의 제자가 찾는다고. 꼭 직접 전달하세요. 아주 중요한 편지이니까.”

“알겠습니다. 꼭 직접 전하겠습니다.”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난 미국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손에 놓고.

귀국길에 올랐다.

쉬이이—

찰칵찰칵—!!

“김 회장님!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마켓 기업 타깃 인수에 대한 인터뷰 부탁드립니다!”

“타깃을 인수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업영역을 확대할 생각이신가요?”

“아마존을 인수하고 제프 베조스 대표를 영입했다 들었습니다. 어떤 인물인가요?!”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을 지사장 자리에 앉힌 이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귀국 환영회가 끝내준다. 늘 외롭지 않게 해주는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

쉬지 않고 들려오는 환영 인터뷰.

기자들의 하얀 빛무리 사이로 유유히 걸어가 멈췄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관계로 하나만 말씀드리지요. 앞으로 세계 유통시장은 KJ를 중심으로 흐르게 될 겁니다. 이상입니다.”

모든 걸 답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말 하나면 모든 게 설명이 되리라 봤다. 경호원들이 기자들의 벽을 뚫고 길을 만들었다. 나는 그 사이로 들어가 공항을 벗어났다.

“고생하셨습니다. 소식은 기사로 접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회사로 돌아왔다. 회사에 오니 역시 반겨주는 건 이호영 실장이다.

이호영 실장은 손에 한아름 결재판을 들고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아주 극진히 나를 모셨다.

‘망할, 오자마자 결재탑에 갖히다니.’

조금은 놀아도 될 건데, 참으로 열심히 일한 흔적을 여감 없이 보여준다. 감사한다. 그에게.

심심한 시간을 만들어주지 않아서.

“제가 없는 동안 특별한 일은 없었나요?”

결재할 문서를 대충 훑으며 사업별로 나눠놨다. 그리고 그중 우선순위를 골라내며, 문제 될 만한 일에 대해 물었다.

“미래그룹의 꼬리를 잡았습니다.”

멈칫.

내 시선이 확 올라갔다.

지시를 내리고 간 일이 떠올랐다.

“목적까지 알아냈습니까?”

“네, 얼마 전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와 그 밖의 디자이너팀들을 만나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그 밖의 기술자들과 만나 사람을 빼가려는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역시 꿍꿍이가 있었다. 그 노인네 겁도 없네. 무슨 생각으로 날 건들려 했을까?

“그래서 어떻게 됐습니까?”

일단 피터 슈라이어는 디자이너 팀에서 핵심 인물.

그가 돌아선다면, 일이 크게 틀어진다.

“그에 관해 피터 슈라이어 대표가 직접 대표님을 만나 뵙길 청했습니다. 직접 그 부분에 대해 직접 말씀드린다 합니다.”

똑똑—

“도착했나 봅니다.”

타이밍이 참 딱 들어맞아 신기한 생각도 든다. 양반 어쩌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런 농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눈치를 보냈다.

이호영 실장이 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회장님. 오랜만입니다. 가신 일에 대해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피터 슈라이어의 인사다. 피터 슈라이어도 소식을 들었는지 들어서자마자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언급했다. 그에게 미소로 답했다.

“고마워요. 저에게 할 말이 있다고요.”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를 믿기로 하였다.

난 잠자코 그가 어떤 말을 할지 잠자코 기다렸다.

“한국 미래자동차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첫마디. 그의 표정은 담담하다.

“저에게 연봉 세 배를 제안하더군요.”

미래 자동차가 아주 작정했다. 세 배라. 나도 올려서 대표 자리에 앉혔는데. 그거의 세 배면. 그룹 오너일가 이상은 될 건데.

“그래서 뭐라고 했나요?”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조금 떨렸던 심장이 평온을 되찾았다. 이 사람이 KJ그룹에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보여주는 증거라 하겠다.

한데, 연봉 세 배를 제안했는데, 깠다고? 급 궁금해졌다.

“제가 이곳저곳을 전전했지만, 제 엉덩이는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계속하세요.”

“날 좋게 봐준 것에 대한 감사 표현은 했습니다. 하지만, 미래 자동차가 KJ만큼 매력을 끌지 못했습니다.”

“매력이라… 그럼 KJ에는 매력이 있던가요?”

“그렇습니다. 바로 회장님입니다. 회장님은 무모하리만치 도전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해내며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진심으로 믿고 계셨습니다. 설마 단 한 번도 제가 일하는 곳에 찾아오지 않으실 줄 몰랐습니다. 거기에서 느꼈습니다. 정말로 저를 신뢰하고 있구나. 그래서 저도 믿음을 회장님께 보답해 드리려 했는데, 중간에 오해가 생길 사건이 생겨 이렇게 발걸음하게 됐습니다.”

그룹 회장이 관련 계열사를 자주 방문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실무자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생에 창작 쪽이면 그 부담은 배가 되리라 봤다.

그래서 직접 완성된 디자인과 설계가 뽑히기 전까지 관련 기업은 찾지 않았다. 그런 부분이 그에게 있어 새롭게 다가간 모양이다.

“그리고 처음 회장님과 함께 일하게 됐을 때, 각오도 다졌습니다. 이곳에 뼈를 묻겠다고. 그러니 제 주변에 붙은 사람들을 물리셔도 됩니다.”

피터 슈라이어의 시선이 이호영 실장에게 머물렀다.

“그렇군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습니다. 이 실장님.”

“전부 물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붙였던 모양이다.

“마지막까지 믿지 못해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그만큼 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한편으로 안심이 됐습니다. 조금은 섭섭하던 차였습니다. 하하.”

조금은 무거웠던 분위기가 그의 어색한 웃음에 한풀 꺾였다.

내 수행이 부족함을 느낀다.

“완성된 디자인이 생기면 연락하세요. 바로 찾아가지요.”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완성해 가져왔습니다. 이걸 봐주셨음 합니다.”

그제야 피터 슈라이어 손에 들린 갈색 봉투로 눈길이 갔다. 그의 손에 들린 갈색 봉투가 내 손으로 전달됐다. 난 그걸 잠시 보다 이내 봉투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부스럭거리는 종이 소리가 오늘따라 기분 좋게 들린다.

“이건…”

난 눈에 들어온 종이 안 디자인을 보며 묘한 미소를 날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대로 진행하세요.”

미래는 바뀌지 않았다. 단지 시기가 더욱 앞으로 당겨졌을 뿐이다.

‘로체는 사라지는 건가?’

2010년 1세대로 출연했던 K5가 조금은 투박한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헤드램프가 조금 촌스럽게 다가왔지만, 이건 시대를 거치면서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될 거라 봤다.

“이 실장님.”

“넵!”

“모든 자동차 제작을 한국법에 따르지 말고, 미국법에 맞게 제작하라 이르세요. 해외로 수출하는 철판 두께 조절하시고, 철판 붉게 녹이 슬지 않게 아연도금 충분히 하고, 에어백은 4세대 이상 넣으세요.”

우리나라 자동차법이 웃기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왜 수출차보다 열악한지 이유는 단 하나로 이어진다. 법.

이거 하나다. 수출은 미국과 각 국가가 타이트하게 관리한다. 한데 한국에는 그런 법이 없어 기업 마음대로 정해 출고한다.

차량 문에 들어가는 안전바도 2개에서 하나로 줄여 원가절감을 해버리고.

문제점이 많다. 난 모든 것들을 지우고 자동차나 완성제품만큼은 미국법을 따르기로 하였다.

그래야 자동차 품질이 올라가고, 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자동차를 고객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포인트예요.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든 차 중 단 한 대라도 문제가 생기면 이유 따지지 말고 리콜해서 전수 검사하세요. 그게 싫으면 완벽하게 만들어야 할 겁니다.”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이로써 멈췄던 자동차 공장이 시작점에 올라섰다. 이제 세상에 KJ자동차가 공개될 날도 멀지 않았다.

-KJ자동차 신차개발 추진. 모든 차를 단종해 전 공장 생산을 멈췄던 KJ자동차가 신차개발에 들어갔다. 사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형 2천CC급 자동차를 선보일 것으로…

현 내용은 슬쩍 언론사에 흘려 대대적인 광고에 나서게 유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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