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5화 〉 235화­GAME CHANGER(4) (235/239)

〈 235화 〉 235화­GAME CHANGER(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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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에서 만든 EV(electric vehicle) 프라모델 Z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키며 견인한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운전자가 개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운전이 가능하다는 자동주행 기능과 함께 미 도로교통안전국 충돌테스트에서 SUV들 중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Euro NCAP에서 5­Star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차가 되었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세계는 친환경이라는 어젠다를 화두(??)로 삼아 사업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었고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을 베이스로 한 기존의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고 있었다.

마치 2010년대에 들어 처음 나온 것만 같이 느껴지는 전기차는 사실 이미 증기기관차 다음으로 나온 차였고 내연기관 차 이전에 대세였던 시대가 있었다. 1900년대의 전기차는 당시 내연기관 차보다 빠르고 엔진보다 전기모터를 다루기가 편했기에 주류였었다. 그러나 대량생산 체제를 자동차 산업으로 가져온 포드와 석유왕 록펠러의 석유정제 사업 확대로 인해 내연기관의 발전과 저렴해진 비용은 전기차를 주류에서 끌어 내리고 내연기관차를 주류로 만들어냈다.

“엘리스, 아인슈타인의 프라모델 Z가 전기차를 처음으로 만든 건 아니네?”

“골프장만 가도 있는 카트들이 뭘 것 같아? 전기차잖아.”

“아!”

카트 레이서라는 유명한 게임을 즐겨본 적 있는 섀넌은 그 카트가 전기차라는 것을 그제서야 떠올릴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의 전기차가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무슨 소리야?”

섀넌은 엘리스가 앞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현재의 전기차 산업을 유지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어내자고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전기차는 차세대 친환경 차로서 세상에 이로운 것이라고 많은 뉴스와 방송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탈탄소’라는 관점에선 친환경적이지. 내연기관은 연소 과정에서 매연이라든가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해내는데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특별히 외부에 오염물을 배출하진 않으니까.”

“그런데? 왜 전기차가 친환경이 아니라는 거야?”

“잘 들어봐.”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배터리를 장착하여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모터로 전달하여 구동이 가능한 자동차인데 전기차의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었다.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되면서 리튬과 코발트같은 리튬 이온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의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고 당연히 리튬과 코발트가 많이 매장된 국가에선 이를 채굴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4차산업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코발트는 전세계 공급량의 6~70%를 현재 아프리카의 콩고에서 공급하고 있었다.

콩고에서 코발트 광산이 존재하는 콩고의 마을 전체는 코발트를 채굴하는 과정에 발생한 분진으로 뒤덮여 있고 광부들은 코발트를 채굴하기 위해 특별히 안전도구도 없는 상황에서 좁은 갱도 안에 갇혀 하루 12시간 이상을 맨손으로 중금속인 코발트를 채굴하며 일해야 했지만 이들이 코발트를 채굴하는 대가로 받는 하루 일당은 고작 4달러에 불과했다. 코발트 1kg의 가치가 약 70달러를 넘어 폭등하는 과정에서 이 수익을 외국인들이 가져가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처참한 대우였다.

콩고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채굴한 코발트를 인근 공장에서 추출해야 하는데 추출과정에선 황산을 사용하게 되고 거기서 나온 황산과 중금속 폐수가 정화처리 없이 강으로 그대로 흘려 보내지며 강이 오염되었고 이를 생활용수이자 식수도 오염시켰다. 자연히 이 물을 마시고 사용하는 주민들은 중금속에 중독되었고 이들 중 임산부에게도 영향을 줘 아이들이 기형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그럼에도 콩고의 남자들은 일거리가 넘쳐나는 코발트 광산으로 달려들어가 코발트를 캐내고 있는 것이 현재진행형이었다.

리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에서 가장 오염된 공기질을 가졌음에도 세르비아에선 리튬 광산 개발을 위해 외국계 기업과 합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 합작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순간부터 세르비아 내에 수십 개의 리튬 광신이 들어설 거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에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리튬 광산 개발 반대 운동이 몇주째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배터리만 봐도 이래.”

“아...난 전기차가 친환경이라길래 매연도 없어지고 공기가 맑아져서 좋아지는 줄 알았어.”

“제 3세계 국가들이나 다른 나라들의 환경을 망치면서 상대적으로 선진국의 공기오염을 줄였다고 치면 그렇게 한 친환경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근데 전기차가 배터리 한번 끼우면 몇 년이고 아무런 보충 없이 쓸 수 있는 게 아니지.”

“충전을 해야하니까.”

“그래, 충전을 하기 위해선 전기가 필요하지. 근데 전기를 어디서 뭘로 생산하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섀넌은 알고 있었다. 화력, 수력, 원자력 등등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결국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수력발전을 하기 위해선 멀쩡한 땅을 가두고 물을 채워 넣으니 그 과정에서 주변 자연환경을 작살내지. 석탄이나 석유를 태워서 발전을 하는 화력발전은 말할 것도 없고. 원자력? 원자력이 친환경이라고 떠드는 인간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는데 그 인간들은 오늘 밥 먹으면 나중에 화장실 가서 똥오줌은 안 싸나?”

원자력 발전을 하고 난 이후 나오는 핵폐기물은 고준위 폐기물로 반감기가 짧게 수십년이고 길게는 수만년에 이를 정도로 길다는 것과 이를 처리하기 위해선 우주로 날려버리든가 땅 속에 콘크리트 동굴을 두껍게 만들어놓고 방사능이 새어나오지 않게 처리하는 시설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1000MWe급의 원자력 발전소 하나는 매년 약 27톤의 사용 후 연료를 배출하게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그 양이 매년 약 12000톤씩 증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럼 땅에 묻지 말고 우주로 날려버리면 안되나?”

“어이, 문과! 위험한 말은 거기까지 하자. 우주에 날리다 중간에 핵폐기물을 실은 우주선이 폭발해서 뿌려지면?”

“아아...”

날리려고 했던 우주선이 폭발로 주저앉는 경우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일이라는 건 섀넌도 잘 알았다.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이 맞는 거야?”

섀넌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접해온 것과 너무 다른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나 리튬 황 배터리, 리튬 에어 배터리 등등 차세대 배터리를 각국에서 집중 투자하며 연구하는 중이긴 한데 그래봤자 결국은 더 저렴한 쪽으로 생산이 가능한 배터리를 효율적이라고 말하겠지.”

엘리스가 생각하기에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지구의 인간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략 3~4년이 지나면 지구의 인구는 86억을 넘어설 것이고 그 추세를 계속 이어가서 2050년쯤 되면 약 92억명에 달할 것이다. 의학이 발전하면서 급속도로 인구가 증가한 1950년에 25억이 안되었고 2000년에 세계 인구가 60억이었던 걸 생각하면 미친 듯한 증가 속도였다.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 순식간에 오그라들긴 하겠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제가 발전할수록 인구의 증가세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그 덕분에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아질 거라는 건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기까지 했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차세대 전기차를 만들거야.”

“응? 전기차는 친환경이 아니라며.”

“리튬 이온 배터리가 아니라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사용할 거니까.”

엘리스가 만들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는 코발트도 리튬도 필요하지 않다. 더구나 리튬이 지구 지표면에 0.005%만 존재하는 반면 나트륨은 그 500배 이상인 2.6% 존재하기 때문에 40% 저렴하기도 하다는 점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라든가 그 이후의 다른 차세대 배터리하고 비교해봐도 경제성이 막강했다. 뿐만 아니라 엘리스의 개량형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디젤이나 가솔린을 채워 넣는 것처럼 단 3분만에 95%까지 충전해낼 수 있을 정도로 충전속도가 빠르고 전기차의 최대 단점인 저온에서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배터리 성능이 극심한 것도 영하 40도까진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다.

현재 중국이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을 선도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었다. 엘리스가 내놓을 자동차는 중국의 발전속도를 늦추는데 작용하여 인구증가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성장할수록 주변국 중 하나인 한국을 오염시키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여기서 그치면 안되겠지?”

전기차 배터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여전히 전기를 충전해야 한다는 것에서 오는 단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여기서 필요한 게 바로 솔라 패널이야.”

차체를 태양에너지 흡수에 적합한 소재로 교체하고 도장면도 에너지 흡수율을 높인 신소재를 채택하여 코팅함으로써 굳이 충전소를 찾아다닐 필요 없이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에 3시간 이상만 외부에 주차해두거나 주행을 하면 고효율의 태양에너지 충전으로 전기 충전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엘리스가 만들 새로운 전기차 (New electric vehicle). NEV였다.

엘리스가 만든다는 새로운 전기차 계획을 모두 들은 섀넌은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의 계획으로 몇 개를 잡는 거야.’

며칠 뒤 더스트는 ‘마더’의 출시 때와 다르게 어떠한 경고도 없이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신세계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다시 한번 더스트의 이대표가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선보인 전기차 덕분에 기존의 전기차 업계의 주식들부터 2차전지 제작 업체들의 주식까지 주가가 요동쳤다.

인터넷의 커뮤니티에선 NEV가 보인 극강의 가성비와 에너지 효율을 보고 기함을 토했다.

­자동차 개발사에 다니고 있는 현직자인데 저번에 더스트에서 인공지능 마더 시연하는 거 보면서 쟤들 업계는 끝났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그게 이번엔 내가 됐네.

­대표님, 대표님....깜빡이 좀 켜고 들어와 주세요! 저번엔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주식 팔고 빠질 시간 부탁드립니다.

­하아...최고급 라인이 고작 5천만원대라고? 실화냐? 디자인은 왜 이렇게 잘 빠졌는데. 주모! 오늘 샷따 내려~

­내가 아는 사람한테 들었는데 더스트에 박사급 외계인 잡혀 있다고 하더라.

­내가 듣기론 마더의 원형이 되는 프로토 타입이 미쳤다던데?

­다 필요 없어. 당장 사러 간다.

­라는 망상 중. 인터넷 폐인이 무슨 5천이 있다고. 아서라. 카푸어나 안되면 다행이다.

­그래서 언제부터 판매하죠?

이런 저런 반응들을 보며 즐거워하던 정후는 엘리스에게 오케이 사인을 내렸다.

“다음주부터 바로 출고 들어간다.”

“롸져 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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