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1화 〉121화-앙팡테리블(1) (121/239)



〈 121화 〉121화-앙팡테리블(1)

영화 탑건이 개봉하기 전 미국인들의 미군에 대한 인식은 반전여론에 휘말려 그다지 좋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자원입대를 하는 이들의 수도 그다지 많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탑건에서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연기한 멋있어 보이는 전투기 파일럿들의 모습에 많은 젊은 미국인들이 자원입대를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선 드라마 허준이 빅히트를 치고나서 원래대로라면 의대를 지망했을 인재들이 한의대에 지원하는 바람에 허준이 히트를 친 해의 입시에선 한의대의 경쟁률이 치솟았던 적이 있었다.

지금 내가 왜 이야기를 하는가하냐면 새롭게 개설한 아카데미에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는데 그때의 사례들처럼 지원자들의 지원배경이 나의 작품들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 예상보다 더 많은 이들의 지원에 나조차도 떨떠름한 상황이었다.
“에이, 아저씨 표정 보니까 아닌 것 같은데?”
“잘못 보신 것 같네요.”
“저번에 꼰대라고 했던 거 아직까지 삐진 거 아니지?”
“왜 그렇게생각하는데에?”
엘리스는 실실 웃으며 정후의 말에 대답했다.
‘표정부터 숨기고 말하든가.’
“그야 아저씨가 그때 이후로 이상하게 잔소리가 줄었단 말이지.”
“그거야 요즘은 나도 할 일이 생겨서 바쁘고 우리 엘리스님께서 독자적인 개인으로 인정받길 원하신다는 의견을 보이셨기에 제가 따라드리는 겁니다만.”
“아저씨, 그러지마. 내가 그땐 조금 실수한 것 같아.”
“조금?”
나와 엘리스가 투닥거리고 있으니 엘레네는 한심하게 우리를 번갈아보며 눈빛으로 우리에게 뭐하고 있는 거냐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
“엘레네, 뭐?”
“왜?”

“뭐래? 내가 아저씨랑?”
“결혼도 안  총각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네. 엘레네.”

 사람이 서로 거부하는 상황을 지켜보던 엘레네는 피식 웃으며 우리를 채찍질했다.

“그거야 미리 다해놨지. 누구랑 다르게.”
“아저씨, 그거 내 이야기야? 나도 어젯밤에 다 외워놨거든?”

“치이, 엘레네는 정후 아저씨 편만 들어주는 것 같아.”
“아저씨는 워낙 알아서 잘 하잖니.”

나와 엘리스가 서로를 마주보다 흥하고 돌아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여왕이 말했다.


이능력 이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세 안드로이드들은 나의 오러 능력 발현이 핵심 키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체내의 에너지를 순환시키고 발산하는 과정은 이능력 각성 이론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나저나 왜 차원이동문은 열리지가 않는 거지? 이론 상으론 딱히 에러가 보이지 않는데.”

내 차원이동 능력을 이능력 이론에 써먹으려고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내 안의 엘리스의 목소리가 사라진 순간부터 인벤토리 능력을 제외한 차원이동능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능력의 존재는 충분히 감지가 되는데 능력의 발현과정에서 반응이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영원히 여기에 갇혀 늙어 죽어가는  아닌가 싶어 한동안 심리적으로 불안해져서 혼자 패닉을 일으킬 뻔했다. 하지만 초기 이론이 완성되고 그 과정에서 실험을 계속하면서 각종 능력을 각성시키는 엘프나 드워프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서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의 끈을 잡고 겨우 내 마음을 다독일 수 있었다.
“할  있다. 할 수 있다. 반드시 난  먼지의 땅을 이전에 내가 처음 본 그 세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인간으로 치면 이제  성인이 되었을 즈음의 나이대로 만들어지는 엘프나 드워프들에 한해 입학을 받기로 했는데 이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체내와 체외의 에너지 순환에 장애가 되는 물질들이 혈관에 쌓이기 시작해서 각성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안드로이드들의 결론인지라 굳이 비효율적으로 모두에게 훈련을 시킬 필요는 없단 이야기가 나왔다.

“저 자식들이 우리 엘리스를 꼬드긴 놈들인가?”
이제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엘리스와 친하게 지낸다는 소안, 노타, 누손, 지난, 레우스라는 다섯명의 남자들도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인만큼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이  지난 앳된 모습이 있는 나이대의 어린 청년들이었다.
당연 내 눈에는 어리고 여린 엘리스에게 마수를 뻗치는 놈들로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입학식을 하기 위해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단상에서 나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엘레네가 내게 말했다.
“그거야 아직 엘리스는 어리니까.”

“예전에도 한번 우리끼리 이야기 했지만 지도자가 되라고 엘리스에게 강요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엘리스는 엘리스가 원하는 인생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그러지 말고 엘레네가 엘리스를 가르친 것처럼 인간들을 이끌어주는  더 좋지 않을까?”

“엘프들과 드워프들은 충분히 두 여왕의 지도 하에 성장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내가 기념사를 하기 전에 그렇게 논쟁을 하고 있으니 우리 둘의 왼쪽에 주르륵 앉아 있는  여왕도 참여했다.

“어떤 점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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