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5화 〉55화-문호 개방(1) (55/239)



〈 55화 〉55화-문호 개방(1)

섀넌은 본인 스스로 자원을 했고 코엘이 응원한 덕분에 단원들의 찬성표를 얻어 내 비서가 되었다.
‘음, 난 엘리스만 있어도충분히 모두 커버가 되는데 말이야.’

‘그거야 그렇긴 하지.’

명색이 시장이자 사장인데 비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없다는 점만 빼면 섀넌은 코엘 누나와 다르게 빈틈없는 자세로 업무 수행을 도왔다.

“아아, 크로니클의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이 시장님 만세!”
“만세!”
“시장님!!!!”

마이크를 통해 퍼져 나가는 내 인사말에 제이 시티 중앙청사 앞에 있는 거대한 광장 앞에 모여든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좋아하는 모습이 보였다.
‘적어도 북한식 중앙통제에 의한 집합은 아니었으면 싶은데’

‘엘리스가 그렇다면 맞는 거겠지.’

사람들이 환호성을 실컷 지르게 해주고 조용해질 때쯤  말을 이어 갔다.
“오늘 우리는 세상에 크로니클과 베가스  도시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드러내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가겠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자유도시 만세다!”
광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한 여자의 목청에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우리가 만든 도시가 이토록 시민 여러분들 마음에 든다니 저도 기쁩니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 밖에는 아직도 이전의 여러분들이 경험했던 비참한 생활을 이어 나가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삶에 지쳐가며 대답하지 않는 신을 찾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얼마 안되는 돈을 위해 자신의 양심 혹은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팔면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내 말에 사람들은 각자 크로니클로 떠나 오기 전의 나날들을 떠올렸는지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제 우리 크로니클은 우리의 터전을 지키고 그들을 도울 힘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우리들이 품은 뜻을 펼쳐 그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물론  길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저희는 이겨낼 수 있습니다.”
도시를 건설했단 자신들의 공로를 눈으로 확인한 도시민들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맞습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가 누구입니까!”
“크로니클!”
“우리가 만들 세상을 그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줍시다. 세상엔 귀족들에게 착취당하지 않는 행복하고 풍족한 삶도 있다는 것을.”

광장의 사람들의 환호와 열광 속에 일주일간의 축제의 막이 올랐다.
“지난 5년간 수고했으니 이런 날도 있어야지.”
“글세~풍족해진 사람들의 지갑을 털어내기 위한 이정후 사장의 계략 아니야?”
“요크,  그렇게 나쁜 놈으로 만들어야겠어?”
“정후야, 처음 만났을  정말 순수했던 넌 어디 간거니?”
“정후 사장덕분에 와처와 올빼미들이 많이 고생했죠.”
“아니! 그게 그런 의미가...”
“자, 정후 사장을 그만들 놀리게. 그동안 정후 사장이 우리들을 부려 먹은 건 사실이지만 그게 정후 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지 않았나?”

버크 아저씨까지 편을 들어주는 것 같았지만 어느새 나머지 크로니클의 단원들과 한패가 되어 날 놀렸다.
“정후가 사장 자리벗어 던지고 가면 다들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오늘은 시원한 맥주도 준비되어 있잖아. 안 마실거야?”
“마셔야지!”x6

다행히 드마코 형이 잘 짤라줬다고 생각했다. 다음 말을 듣기 전까진.

“다 마시고 욕해도 안 늦어. 크크큭”
“맞아. 시원한 맥주가식기 전에 다 마셔 버리고 나서 해도 안 늦긴 해. 드마코 잘 했어.”
“역시 드마코가 센스가 있어.”
“지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
“그러게. 에디나랑 드루이드 마을에 간  엊그제 같은데 말야. 그치, 에디나?”
드마코 형이 술을 마시고 약간 취기가 올랐는지 능글맞게 에디나와 드루이드 마을을 찾아갔던 이야기를 슬며시 꺼냈다.

“맞아, 그때 에디나가 왜 그렇게 드루이드 마을에 가기 싫어했는지 궁금했는데 일이 바쁘고 모일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물어볼 시간도 없었네.”
“드마코? 이렇게 나올거야?”
“내가  했다고?”
“혹시 드마코의 로맨스가 궁금하신 분 있으신가요?”
에디나도 당하고만 있을 생각은 없는지 역공을 취했다.

“그것도 궁금하네.”
“아니, 여기는 무슨 비밀이 없어.”
“니가 먼저 시작했어. 드마코. 그러니까 드마코가 만났던 그 여자는 말이지. 내 친구 중의 하..읍읍.”
“그만하자~”

드마코 형이 에디나 누나의 입을 틀어 막으려고 하자 에디나 누나는 드루이드 마을에서 피어난 사랑 이야기 한번 들어볼 생각 있냐고 말을 꺼냈고 드마코 형과 엠제이 누나의 협정 아래 궁금증만 남기고 이야기는 시작하자마자 끝이 났다.
“뭐야 뭐야,  두 사람끼리만 속닥거리고 끝나!”

요즘 로맨스 스토리에 빠진 요크가 두 사람에게 다가가 자기에게만 살짝 이야기해달라고 붙었다.
“나중에 따로 물어보면 이야기해주겠지. 정후야, 축제가 끝나고 나면 세상에 크로니클의 이름을 달고 7개의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물건들이 팔려 나갈 건데 준비는 다 끝난 것 같아?”

대륙인들 누구에게라도 필요한 소금부터 시작해서 목화와 양모를 활용하여 만들어지는 면직물과 모직물 그리고 각종 편한 옷감과 남부의 열대지역 쪽에서 발견된 고무를 활용한 바퀴, 풍부한 목장에서 나오는 축산물들과 귀족들을 대상으로 팔 수 있는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포도주 그리고 비누와 향수까지 7개의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매력적이면서 품질 좋은 상품들이었다.

 제국뿐 아니라 대륙에 존재하는 연합국과 다른 소국들로부터 돈을 빨아들일 준비를 모두 맞췄다.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자본주의의 뽕맛을 보여줄 차례다.’

사람이 돈을 보고 쫓아가면 평생 돈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없게 되지만 그렇다고 돈을 무시해선 살 수가 없다. 인간은 소비의 동물이니까.
“한번 올라간 눈은 쉽게 내려오지 않아요. 우리 물건을  본 사람들은 반드시 우리 물건을 다시 구매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 시민들을 봐도 그렇긴 하지.”

현대인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순식간에 퍼져 나가듯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기술과 변화들은 이미 시민들의 삶 사이로 파고들었다.

“5년동안 중간 중간 오긴 했어도 이렇게 쉬러 넘어오긴 정말 오랜만인  같네.”

지구의 세상에서의 시간은 더스크의 행성보다 천천히 흘러 이제 연말이 되어 있었다.
“여긴 이제 12월인가?”
“무슨 이제 12월이야, 벌써 12월이지. 난 지난 5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바빠서  틈도 없었는데”

동생 지후는 그동안 내가 필요한 일들을 대행해줬을 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만든 (주)시나브로의 이사가 되어 바쁜 나날들을 보내야만 했다.
“이사 시켜준다고 했을  속에 독이 들었던 걸 알았어야 했는데. 이렇게 일이 힘들줄 누가 알았나?”
“그래서 이사님 하기 싫으냐? 선물로 준 B사 S티어 자동차 가져가?”
“에헤이, 일이 힘들다고 했지. 내가 언제 차가 싫다고 했나? 그나저나 우리 형님은 볼 때마다 몸이 이렇게 좋아져? 나도 남는 시간마다 꼬박꼬박 운동하고 있는데”

동생은 지난 5년간 틈틈이 쌓아 올린 내 수련의 결과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곳에선 1년에 한두번 정도 오는 정도였지만 이곳에선 한달에 한두번 정도 오가는 거라서 1년마다 변하는 수련의 결과를 동생 지후는 그 변화를 확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근데 뭔가 저번이랑은 또 다르다? 저번에도 몸이 좋아졌다는 느낌은 들었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게 바로 익스퍼트 중급의 몸이란 거다. 인마.”

바쁜 가운데서도 꾸준히 빼먹지 않고 수련을 쌓아올린 결과 난 비기너를 탈출하고도 한참 올라 얼마 전에 익스퍼트 중급에 오를 있었다.
“이젠 오러같은 것도 막 뽑아내고 그럴 수 있어?”

동생은 나보다 더 신이 났는지 막대기를 휘두르는 동작을 하며 붕붕 소리를 흉내 내며 오러를 보여줄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건 아직...”
“아직 멀었네. 그럼”

빠르게 흥분했던 동생은 빠르게 식은 표정으로 혀를 찼다.
“소설같은 거 보면 막  년 만에 소드마스터도 오르고 SSS급 검사도 되고 그러던데 형은 5년을 했는데도 소드 익스퍼트 중급이 뭐냐 중급이.”
“이익! 너, 소드 익스퍼트 중급이 어떤 존재인줄 알고나 하는 소리냐!”

동생의 말에 세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이제 겨우 비기너 수준인 동생과 말을 섞기엔 내 수준이 너무 드높았다.
“니가 뭘 알겠냐. 그곳에서 보낸 5년간 매일 수련을 쌓은 결과지만 이렇게 단기에 소드 익스퍼트 중급에 오른다는  얼마나 대단한지 니가 알기나 해?”
“그래 가지고 어느 세월에 마스터 하고 그랜드마스터도 해보고 그러냐? 빨리 그랜드 마스터가 되어야 어? 나도 벌모세수도 시켜줘서 화경도 만들어주고 부모님들도 건강하게 해주고 그럴 거 아니야?”
“너 요즘 일이 많이 편했구나? 무슨 벌모세수고 화경이야. 일은 안하고 소설만 봤나.”
“내가? 형, 통장에 꽂히는 돈하고 형만 아니었으면 진작 때려쳤어. 악덕업주야!”
"아냐, 니가 진짜 힘든  경험해봤으면 그런 말을 못 했어."


동생에게 핀잔을 주긴 했지만 사실은 나도 지후가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빅터 교관과 버크 아저씨에게 벌모세수라거나 격체전력같은 일들이 가능한지를 물어봤었다.
“흠흠, 정후 군. 세상엔 날로 먹을  있는 게 없네. 자네 말대로 그랜드 마스터의 힘을 타인의 몸에 불어넣을  있는 방법은 있지만 상대는 아무 수련도 안한 상태인데  힘을버텨내기가 쉬울 리가 있나? 자칫 잘못하면 내부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수도 있는데다 그게 자네 말처럼 쉬웠다면 그랜드 마스터의 자식들은 시작서부터 전부 최소 마스터였을 걸세.”
“정후 사장, 아니 정후 단원. 요즘 훈련이 많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잡생각이 난다는 건 몸이 편하단 증거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부터 일주일간 특별히 제가 시간을 내서 훈련을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생과 대화를 하다 보니 그때의 악몽같은 순간들이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왜 훈련은 받아도 받아도 편해지질 않는 거야. 익스퍼트되면 뭐 달라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빡세져 어떻게 된 게.’
익스퍼트 초급에 올랐을 때 검에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
난 그때 조만간 소드 마스터가 될  같은 상상에 빠졌었다 바로 빅터 교관과의 대련에서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깨달아야만 했다.
나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내게 요구되는 수련의 수준도 에스컬레이트 타듯 더 힘들어졌지만 변화하는 내 몸과 흐르는 힘들을 느끼고 있자면 왜 소설 속 무림의 고수들이 기이할 정도로 수련중독자가 되어 가는지를 체감할  있었다.

‘내가 요즘 바빠서 널 트레이닝해줄 정도로 정신적 여유가 없었는데 동생아 많이 풀어졌구나. 반드시 널 마스터로 만들어 주기 위해 이 형도 최선을 다해주마.’
동생은 이 같은 내 생각을 본능적으로 느꼈는지 자신의 몸을 쓰다듬었다.
“어우, 갑자기 왜 춥지? 집에 우풍이 들어오나? 보일러 좀 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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