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화 〉23화-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23/239)



〈 23화 〉23화-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건  궁금한가, 정후군?”
“궁금해서요. 수련을 해서 인체를 활용하여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저도 최소한이나마  신체를 보호할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니 배울 수는 없을까 해서 말이죠.”
‘정 안되면 우리 세상에서 총이라도 어떻게 구해서 가져오든가 해야지...’

‘잠깐만 기다려 봐. 일단 그건 나중에.’

“이런 거 말인가?”
아저씨의 대답과 함께 아저씨가 꺼낸 워 메이스에선 강렬한 레드 빛이 영화 속에서나 보던 레이저 검처럼 메이스를 감싼 형태로 응축되어 나타났다.
“요런 거?”
코엘 누나의 세이버는 민트 색의 레이저 검이 되어 있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서 먹는 계란 후라이도 아니고 말하는 대로 쉽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 앞에서 휘황찬란한 모습을 확인하자 눈이 동그랗게 변하지 않을 수가 있나. 그런데 ]크로니클에 합류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에디나 누나도 버크 아저씨와 코엘 누나가 이런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단원들은 모두 익숙해 보였다.

이정후가 그렇게 놀라는 것을 본 버크와 코엘 사이에선 심상으로 대화가 오갔다.
{정후군이 온 곳에는 마스터가 없는 것 같군.}
{굉장히 놀라네?}
{니가 한번 배우고 싶지 않냐고 슬쩍 운을 띄워 봐.}
{알았어.}

“정후군, 혹시 우리처럼 힘을 얻고 싶은가?”
꿈에서나 가능할 법한 ‘오러’같은 능력을 가르쳐 준다는데 내가 사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더구나 우리 세상에 돌아가게 되었을 때도 단순히 몸이 좋은 일반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강한 능력자가 될  있지도 않을까 싶어 마음이 들떴다.
“네! 꼭 배우고 싶습니다!”

최고의 마법사를 만났던 손이 망가진 이상한 의사를 다룬 영화에서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에게 무릎을 꿇고 가르침을 요청했다.
{궁금하네. 얼마나 잘 따라올지. 정 못 한다면 싶으면 포기해도 되니까. 한번 가르쳐나 보자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 말을 남긴 인터넷의 현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젠장, 젠장. 젠장. 왜 그랬을까? 2주간의 훈련을 하면서도 힘들어 미칠 것 같았는데...난 왜 악의 구렁텅이에 내 스스로 몸을 던진 걸까?”
난 지금 오러를 배우고 싶다는 나의 말에 허락을 해준 버크 아저씨가 가르치는 능력이 뛰어난 빅터를 교관으로 소개해준 덕분에 빅터 교관으로부터 오러를 배우기 위한 기초부터 배우는 중이다.
“기초 없이는 절대 높은 곳을 올라가지 못합니다. 기반이 넓고 탄탄할수록 정후 팀원의 성장도 더욱 찬란한 미래를 맞이할 것입니다. 아니! 귀로 이야기를 듣는데 검은 왜 멈춥니까.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계속 반복하세요!”

내 자세를 봐주면서 빅터 교관은  아래로 베기, 좌에서 우로 베기, 우에서 좌로 베기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무협지에서 보듯 무슨 심법같은  우선 배우고 그러지 않는지 물어보니까 빅터 교관은 짜게 식은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인생은 절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과정이 있어야 꽃을 피우고 오러를 얻기 위해선 검을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부터 배워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쉽지 않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것이 결국엔 가장 빠른 지름길이죠.”
왜 기초부터 배워야 되는지 보여주겠다며 빅터 교관이 내 앞에서 검을 휘둘렀다. 그가 검을 움직이는 동안 그는 원하는 지점에 언제든 멈추고 나아가는 걸 보여줬다. 검이 나아가고 멈추는 순간순간 흔들림이 없고 부드러운 것이 한폭의 그림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네.”

빅터 교관의 앞에서 빅터 교관이 보여줬던 검의 움직임을 따라서 열심히 움직였다. 그러나 난 내가 처음치고 시범만 보고서 꽤나 잘 따라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빅터 교관의 눈에는 그게 아니었다 보다.
“휴우, 앞으로 이게 될 때까지 매일 기초훈련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스스로 검을 원하는 곳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이가 오러를 가질 수도 없지만 그런 사람이 오러를 쓴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어린 아기에게 강력한 무기를 쥐어준 꼴이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이 되십니까? 타인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오러를 내뿜기 위해 필요한 포스를 익히는 것은 어느 정도 정후 팀원의 몸이 훈련과정을 거치고 풀렸을 때 익히도록 하겠습니다.”

왜 포스는 몸이 풀리고 익히냐고 묻자 빅터 교관은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인간의 몸에 평상시 흐르는 포스를 인간은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격렬한 훈련을 마치고 나면 육체의 소진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서 몸 안의 에너지가 순환하는데 이때는 포스의 흐름을 느끼기가 쉬워지고 상대적으로 통제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외부와의 교감을 통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내 몸 안으로 받아들이려면 우선 내 몸 안의 것을 비워내야 합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법입니다.”
길고 긴 말을 들은 엘리스는 한마디로 평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설명을 듣다가 엘리스의 말을 듣고서 엘리스에게 닥치라고 하고 싶었지만 엘리스가 말해준대로 읊어보자 빅터 교관이 정확히 이해했다고 칭찬해줘서 더 뭐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이런...젠장! 포기한다고 할까?’

“정후 팀원, 지금 칼끝이 흔들립니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칼을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내 예상외로 움직이는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겠습니까? 타인을 완벽히 제압하기 위해선 우선 내 육체부터 완벽히 통제에 두어야 합니다. 내가 언제 어떻게 검을 쓸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붙었을 때 누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겠습니까? 다시 하세요!”
‘가르치는 게 행복한 건가요? 아니면 절 괴롭히는  행복한 건가요’
이제는 체력이 좀 늘었다 싶어서 자신감이 생겼는데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의 쓸모없는 자만심이었다.
잠들기  기초훈련을 하고 있는 날 옆에서 지켜보던 코엘 누나까지 와서 한마디씩 거드는 게  짜증이 난다. 가혹한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얄밉다는 게 딱 이런 거지 싶다.
“정후야, 집중해 집중! 숫자를 채우는 것에 급급하지 말고 한번을 해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게 중요한 거야.”
“맞습니다.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지친 나에겐 누나에게 대꾸할 기운도, 정신도, 여유도 없었다.

“그치! 그치! 잘한다. 우리 정후! 나 처음 검 익힐 때도 저랬을까?”
“정후가 그렇게 잘해?”
내가 훈련하는 걸 지켜본 에디나 누나가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코엘 누나의 옆에서 물어봤다.
“아니, 저렇게 못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못해.  때는 말이야. 검을 잡자마자 내 손이 길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랬는데 말이야.”
“들립니다.”

{버크, 정후가 생각보다 빨리 배우는데?  정도 자질이면 최상급 익스퍼트까지는 무난하게 오르지 싶어.}
{마치 알고 있는 걸 다시 떠올리는 것 같군. 스승이 좋아서 그런 건가?}
코엘과 버크는 빅터로부터 수련을 받는 이정후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면서 이정후가 얼마만큼 검을 익혀 나가는지 그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땐 검을 익히는 나를 보면서 아저씨와 누나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검을 내던지며 말했다.
“다 꺼져요. 좀!”
“정후 팀원, 아무리 목검이어도 그렇게 함부로 검을 던지면 안됩니다! 어서 주워요! 그리고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뭘 했다고 그렇게 지친 겁니까? ‘오러’ 안 배울 겁니까?”
‘으으,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오러 익히고 만다.’
에디나 누나와 코엘 누나가 내 옆에서 깐족거릴 땐 가만히 있더니 내가 잠깐 성질냈다고 이러기 있나. 이 아저씨도 은근히 편파적이야.

매일 저녁마다 오러를 익히기 위해 기초훈련을 받다보니 어느새 15일이 지나서 차원여행능력의 쿨타임이 돌았다.
“와, 죽겠다.”

[사용자 이정후]
차원이동능력자 Lv3
-의사소통 능력 passive
-육체활성화 능력 passive
-인벤토리 능력 20톤 New!
-학습효율 증가 +20% New!

더스트에서 고생한 보람을 난 지구로 돌아와서 느끼고 있었다. 빅터교관으로부터 훈련을 받을  과연 성장이 있는 것인지 내가 어디쯤인지 감도 오지 않았는데 엘리스가 띄워 준 상태창을 보니 이제야 성취감을 느낄  있었다.

“그 말은...”

“와...뭐라도 하니까 남는 게 있긴 있는 건가?”

지구로 넘어와서 나는 또 다시 금은방  군데를 돌아다녀야 했지만 이번에 올린 수익은 처음 올렸던 수익만큼 대단한 수익은 아니었다. 단원들에게 보급한 것들이 대부분 먹을 것들이라 식비에 대한 대가로 자금을 맡고 있는 빅터 교관으로부터 이번에 넘겨받은 돈은 20골드에 불과했으니까.

“20골드면 시세로 대충 1000만원 정도 되는 건가?”

저번에 엘리스의 조언을 듣고 어머니께 돈을 전부 넘기지 않은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되었다. 수익을 바탕으로 여행 중에 소모된 물자들을 보충하고 나니 3일이 금방 지나갔다.
“엘리스 이번에 2주간 찍은 영상들 편집한  업로드 해주고, 저번에 올렸던 영상들 반응 좀 확인해봐야겠어.”
컴퓨터를 켜고 너튜브 창을 켜자 무슨 알림이 잔뜩 와 있었다.
“뭐지?”
더스크에서 찍은 영상들의 조회수가 모두 10만뷰 이상이 되어 있었고 구독자가 5천명이 넘어 있었다. 너튜브 채널을 새로 만들면 한동안 구독자 수나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아 고민이라고 했는데  채널은이렇게 금방 늘어났다니 초보 너튜버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내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 했다.
사람들이 달아 놓은 댓글들은 영어뿐이 아니라  외의 외국어로 쓰인 외국어 댓글들이 너무도 많이 달려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한글 댓글들은 영어 댓글보다 한참 아래로 밀려나 있어 외국인들은 도대체 뭐라고  건지 궁금해져서 하나하나 확인해 보고 싶었다.
“엘리스 이 댓글들 전부 번역  해줄래?”

-미쳤다. 나 진짜 저기 어딘지 모르겠지만 가보고 싶다. 저기 어디야? 아는 사람?
-요즘 집에만 있어야 돼서 짜증났는데 이 채널의 영상들을 보고 있자니 힐링하는 기분.
-저 해변 어디인지 아는 사람? 사람이 아무도 없는 천혜의 자연이 따로 없어.
┕지중해 어딘가 아닐까 싶어. 우아아아 너무 부럽고.
┕맞아. 어딘가 지중해 느낌이 난다. 투명해 보이는 바다 색도 그렇고 환상적이야.
-저렇게 주변에 아무것도 없이 바다와 백사장만 있는 곳이라니. 요즘은 어딜 가도 가게라든가 건물들이 지어져 있고 하다 못해 차들이 가득해서 저런 곳을 찾기가 어려운데 말이지.
-모래가 너무 부드러워서 크림처럼 느껴지는 게 딱 내가 좋아하는 해변 스타일이야.
-핑크빛 해변이라니. 조작 아니야? 저런 색이 가능해?
┕그건 죽은 산호와 조개껍데기의 유기물질때문이야. 어디였더라. 그런 지역이 있었는데 누구 아는 사람?
┕내가 엘라포니 시(市) 근처에 있는 해변에 갔던 때가 생각나네. 빌어먹을 코로나. 올해 여름엔 나도 거기 한번 가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었는데

-환경도 환경이지만 도대체 저 사람들 누구야? 꼭 영화배우들처럼 멋있는데 영어가 아니라 특이한 언어를 쓰네?
┕내가 아는데 저건 한국어라는 거야. 근데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쉽지 않은데도 저 사람들은 꼭 한국인처럼 자연스럽게 잘한다.  ‘안녕하세요’랑 몇 개만 할 줄 아는 게 전부인데...
┕한국어는 영어권 사용자가 익히는 것이 정말 어려운 언어들  하나지.
┕한국어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저 남자들 정말 잘생겼다. 여자들은 정말 정말 예쁘고. 하악하악.
┕변태소리 내는  싫은데 의견 자체엔 동의.
┕오!!! 키 큰 중년남자. 몸이 진짜 좋아. 헬스만 해선 저런 몸은 못 만들지.
┕옆에 예수님 머리같은 헤어스타일의 빅터라는 남자도 몸이 멋있네. 러시아계인가?
-저 백발의 단발머리 여자라는  이름이 코엘누나라고? 코엘 누나 사랑합니다. 결혼해주세요.
┕난 오히려 그 옆의 에디나라는 분이 건강한 느낌이 드는 게 딱 내 스타일.
┕작고 귀여운 꼬마 숙녀도 잊지 말라고.
┕저 꼬마 숙녀는 정말 귀엽군.
┕헤이, 인터폴! 여기야. 여기 범죄자들이 있어.  잡아가세요.
┕이봐, 그냥 아이를 보면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야. 그런 더러운 자식들하고 연관 짓지 말아달라고, 브로.

-저 사람들이 먹고 있는 쌈?라면? 너무 맛있어 보인다. 입에 침 고이네.
┕브로, 한번 먹어보라고. 후회하지 않을 거야.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얼마나 저걸 자주 먹었는지 몰라.
┕한국음식들 중 나랑 안 맞는 음식들도 몇  있었지만, 우리가 Korean BBQ라고 부르는 삼겹살은 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지. 고기와 함께 먹는 냉면도 별미야.
┕으으윽. 난 냉면 싫어. 먹어봤는데 차가운 국물에 면을 먹는다는  내 입맛엔 정말 별로였어. 으엑
┕한국의 뜨거운 여름을 경험해보면 냉면을 먹는  즐거워지지. 나도 처음엔 너 같았어,브로! 하지만 이젠 더운 날씨가 되면 그 시원한 육수를 들이키고 싶어지곤 하지.
┕아 못 참겠다. 이 밤에 저런 멋있어 보이는 곳에서 먹방!이라니. 얼마 전에 사온 라면이 어딨더라? 난 라면 끓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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