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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화 〉내 첫키스는, 비릿한 쇠맛이었다. (41/72)


  • 〈 41화 〉내 첫키스는, 비릿한 쇠맛이었다.

    나는 현관문을 나서며 인사했다.

    “식사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저희들이 더 감사하죠.”

    어머니는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 저었다.

    “혹시  근처에 지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오세요. 원하시면 자고 가셔도 괜찮으니까요.”

    “네? 아뇨아뇨, 죄송해서 어떻게 그래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근데 지헌씨. 지헌씨는 데릴사위라고 아시나요?”


    “데릴사위는 그, 옥저……”


    “그건 민며느리잖아,  멍청아!”

    어머니 옆에  있던 마왕이 끼어들었다. 그녀는 은발을 휘날리며 다가와  팔을 약하게 툭, 쳤다.

    그런 허물없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웃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날렸다.


    “저희 집은 데릴사위라도 상관없어서요.”

    “네?”

    “그냥 알고 있으시라고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자, 세희도 인사해야지?”

    그 말에 현관에 서 있는 세희가 고개 숙였다.


    “안녕히 가세요. 나중에 연락 드릴게요.”


    연락이라는 말에 어머니와 마왕  다 세희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는 무표정을 유지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마왕은 내게 눈짓하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어? 그게, 아까 세희랑 번호 교환했거든.”

    “우리 세희가요?”


    어머니가 마왕과 닮은 푸른 눈을 크게 떴다.


    “아무래도 지헌씨가 마음에 든 모양이네요. 원래 초면엔 말도 잘 안 거는데, 갑자기 친하게 지내서 무슨 일이지 싶었거든요. 같이 오면서 많이 친해졌나 보네요.”

    “아 네. 그러긴 했죠.”


    양아치들한테 둘러싸인 그녀를 도와줬으니, 세희가  안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걔는 아직 중학생인 데다, 흔들다리 효과로 인해 내게 호감을 느낀 거였다. 아무래도 나중에 일이 더 커지기 전에 그녀와 따로 이야기해야  듯했다.

    머릿속으로 그런 결론을 내리고, 난 어머니께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제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는 여전히 상냥한 얼굴로 인사해줬다. 마왕은 그런 어머니를 보고 내 가슴팍을 약하게 치면서 말했다.


    “어머니, 전 얘  배웅하러 갈게요.”


    “정말로?”

    그녀는 아까 세희와 번호 교환했다는 소리를 들을 때처럼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다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더니,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바꾸었다.

    “그럼 차 조심하고, 낯선 사람 조심하고, 하룻밤 자고 와도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편의점까지만 데려다줄 건데요!”


    마왕은 나처럼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항의했다. 하지만 그런 반응에도 어머니는 딸에게 가까이 오라며 손짓했다.


    “이리 와보렴.”


    “예?”

    “괜찮으니까, 이리 와보렴.”

    그녀는 의심쩍을 표정을 지었지만, 그 손짓을 무시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가까이 온 마왕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였다.


    “……”

    “네?”

    “쉿! 듣잖니. 그리고……”


    “아 엄마!”

    마왕이 듣다 말고 어머니에게서 떨어졌다. 어머니는 장난스럽지만 묘하게 색기 있는 얼굴로 딸을 쳐다봤다.

    “엄마 말대로 하렴. 알았지?”

    “안 해요! 자, 가자! 지헌아!”

    소리친 마왕은 내 손을 잡고, 억지로 마당을 지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문에 도착할 때까지 새빨개진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가 대문을 열고 날 밖으로 끌어내기 직전, 난 그런 우리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어머니께 인사했다.


    “아, 안녕히 계세요!”

    “그래요! 조심히 가요! 그리고 피”

    “아아아아아!”

    “대로 하렴!”

    어머니께서 어떤 말을 하려는 순간 마왕이 갑자기 소리쳤다. 동네 떠나갈 듯이 소리친 바람에 그녀가 뭘 말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함께 거리로 나온 우리는 집에서 멀어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안 들릴 곳까지 오자, 마왕은 내 손을 놓아주며 물었다.


    “자네, 어머니께서 어떤 말을 하셨는지 들었는가?”


    “대충은 들었는데.”

    “뭣이?”


    내 말에 마왕이 경악으로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어두운 밤거리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얼굴을 붉혔다.

    “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게. 어머니께서 단순한 농을 치신 거니 말일세.”

    도대체 어머니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길래 마왕이 이렇게 부끄러운 반응을 보이는 걸까.

    “아니, 정확하게는 못 들었는데. 무슨  하셨길래 그래?”


    “음? 어디까지 들었는가?”


    “제대로 하라고 하셨는데? 근데  제대로 하라는 거야?”


    내가  말에 마왕은 아까보다 격하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아! 그! 아무 것도 아닐세! 거기까지 들었으면 충분하지 않나!”

    “대체 뭐라고 하셨는데 그래.”

    “거기까지만 하게! 더 이상 묻는다면 짐은 자넬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알았어, 알았어.  할게.”

    “그럼 됐네만……”

    마왕은 그 말을 한 뒤 입을 열지 않고 말없이 앞만 바라봤다. 나도 무슨 말씀을 했는지 말곤 딱히  말이 없었기에 조용히 그녀를 따라갔다.


    대충 불 켜진 가로등을 네 번째로 지나갔을 때, 마왕이 갑자기 사과했다.

    “그, 아까는 미안하게 됐네. 집에 있었던 일 말일세.”


    “뭐가?”


    “어머니께서 일본도로 자넬 해하려 하지 않았나.”

    “아 그거? 괜찮아.”

    워낙 너한테 당한 게 많아서. 같이 주먹을 부르는 말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네 생각보다 그렇게 위험하진 않았어.”

    나는 아까 어머니께서 칼을 들고 달려들었던 때를 기억했다. 그때 어머니는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마치 식칼을 든 아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렇다 보니 자칫 잘못 제압하면 그녀가 다칠 것 같아서 피하는 걸 선택한 거였다.

    그걸 마왕에게 말하자, 그녀는 코웃음 쳤다.

    “훗, 그냥 무섭다면 무섭다고 말하게. 짐은 뭐라 안 하네.”

    “진짜라니까?”

    “알았네, 알았어. 그리고 자네.”

    마왕은 걷다가 길바닥에 놓인 작은 돌멩이를 발로 찼다. 내가 굴러가는 돌멩이를 보는 사이 그녀가 물었다.


    “세희와는 어찌 친해진 겐가? 세희가 그렇게 쉽게 자네와 친하게 지낼 이는 아닌데 말이지.”

    그 말에  아까 그녀 집에 가면서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딱히 숨길만 한 일은 아니기도 했고, 마왕이 날 죽일 듯이 노려봤기 때문이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납득했는지 다시 웃음 지었다.

    “그런가. 난 또 자네가 세흴 꼬신 줄 알았잖나.”


    “내가 걔를 어떻게 꼬셔. 내가 여자 하나 꼬실 수 있을 것 같냐.”


    “음?”


    그녀가 머리처럼 은색 눈썹을 들어 올리며 눈을 크게 떴다.


    “짐을 이렇게 꼬셔 놓고 말인가?”

    “뭐?”


    “핫! 농담일세!”


    마왕은 장난치듯이 내 가슴팍을 때렸다. 하지만  주먹이 아닌 그녀가 한 발언때문에 내 심장이 떨려왔다. 그렇다고  아픈 건 아니었지만.


    “커억!”

    “엄살 떨지 말게. 그렇게 아픈 것도 아니지 않나.”

    “아프거든!”

    “하하핫! 엄살인 거 다 알고 있네!”

    진심 어린 말에도 마왕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거리를 걸었다. 내가 옆에서 따라오는  곁눈질하며 확인한 그녀는, 눈을 마주치지 않고 앞만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래도 조금 걱정했네. 괄괄한 짐과 달리 세희는 빼어난 미인이니 말일세.”

    그 말을 듣고  지금이 기회인 걸 깨달았다. 내 저번에 옷가게에서 못한 말을 여기서 내뱉었다.

    “걱정 마.  취향은 바로 너니까.”

    나는 두근거릴 마왕을 기대하고 그쪽을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가  일은 박장대소였다.

    “푸하하핫! 그런 오글거리는 말은 어디서 본 겐가!”

    “어, 어라?”


    “자넨 짐이 그런 느끼한 말로 설렐 줄 알았는가? 어찌 보면 자네도 참 미련하다, 싶네만.”


    “시끄러워!”


    실패한 게 이렇게 부끄러울  몰랐다. 그녀 얼굴을 더 이상  수 없어서 나는 좀 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어딜 먼저 가는 겐가! 자네 취향인 짐이 뒤쳐지지 않았나!”

    하지만 나보다 빨리 뛰어오는 마왕에 의해 따라 잡히고 말았다. 그녀는 내가  말이 그렇게 웃겼는지, 가는 동안 ‘후훗, 짐이 취향이라니’ 하며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죽고 싶었다. 젠장! 다음엔 꼭 두근거리게 만들겠어!

    우리는 세희가 양아치들에게 둘러싸였던 곳을 지나, 큰길까지 도착했다. 아직 9시라  여러 대가 붉은 궤적을 남기며 오가는 게 보였다. 거기서 큰길가로 나온 후 오른쪽으로 꺾자 밝게 빛나는 편의점 간판을 발견했다.

    마왕은 편의점 앞 버스 정류장을  뒤, 나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자, 여기까지만 배웅하겠네.”

    “이제 가게?”

    “사실은 더 있고 싶지만, 슬슬 추워서 말이지.”

    지금이 봄이라고는 해도 외투 없이 얇은 티 하나만 입고는 다니기엔  쌀쌀했다.


    나는 추운 듯이 몸을 움츠리는 그녀를 보고, 블레이저를 벗었다. 쌀쌀한 밤공기가 느껴졌지만,  그걸 마왕에게 건넸다.

    “이거 입어.”

    “호오, 숙녀에 대한 기사도가 살아있구만?”

    “시끄러워. 안 입을 거면 주던가. 나도 추워.”

    “자네 호의를 거절할 순 없지.”


    마왕은 씨익 웃으며 내가 준 외투를 받아 입었다. 그러더니 헐렁한 옷소매를 손가락으로 잡으며, 그걸 코에 갖다 댔다.


    “킁킁!”


    “왜, 냄새나냐?”


    “음, 나는구먼.”

    “진짜로?”


    나는 여기 오기  깨끗하게 씻은 걸 기억했다. 머리카락과 몸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손톱발톱도 깔끔하게 잘랐다. 심지어는 오늘 입은 옷도, 입기 전 탈취제를 열심히 뿌려서 냄새가 날 리 없었다.

    당황한 날 마왕은 고개 숙인 채 눈만 올려 쳐다봤다.


    “악취를 말하는  아닐세. 자네 냄새가 난다는 말이라네.”


    “그러냐?”

    악취가 아니라고 했지만, 괜히 아까보다 더 부끄러웠다.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돌리고 버스정류장 쪽을 쳐다봤다. 거기에 있는 전광판엔 내가 타려는 버스가 14분 뒤에 온다는 정보가 나와 있었다.


    저기엔 14분이라고 나와 있어도, 실제로는 20분 넘게 걸린다는 말이었다. 그동안 밖에서 떠는 것보단 바람이라도 안 부는 편의점 안에 들어가는  나았다.


    난 여전히 옷 냄새를 맡고 있는 마왕에게 말했다.


    “여기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뭐 하나 사줄게.”

    “왜 그런가. 그렇게까지 짐과 같이 있고 싶은 겐가?”

    “응.”

    어? 방금 내가 뭐라고 했지?


    생각 없이 대답하고, 놀라서 마왕을 쳐다봤다. 그녀는 연분홍빛 입술을 살짝 벌린  앙증맞은 하얀 앞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입꼬리가 올라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런가? 짐과 함께 있고 싶은 겐가?”

    “아, 아니! 말이 잘못 나왔어!”


    “짐은 분명히 들었네. 자네가 짐과 함께 있고 싶다며 인정하는 걸 말일세.”

    “아니라니까?”

    “괜찮네. 짐이 취향이고 함께 있고 싶은 지헌이여, 이리 와보게.”


    마왕은  손목을 잡고 편의점 앞까지 걸어갔다. 안으로 들어갈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그녀는 편의점 입구 앞에 있는 작은 계단 위에 올라섰다. 키가 한 뼘 차이 나는 나보다 살짝 더 높은 높이에 선 마왕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자. 자네가 그렇게 함께 있고 싶어하던 짐일세. 잊지 않도록 천천히 눈에 새기게나.”

    편의점에서 형광등 빛이 흘러나왔지만, 나는 날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가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반짝이는지, 얼굴이 뜨거워진 난 그녀와 눈을 마주칠  없어서 뒷걸음치려 했다.


    “어이쿠, 어딜 가려는 겐가?”

    아까 방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왕이 내 목에 팔을 둘러 벗어나려는 걸 막았다.


     행동 때문에 내가 도망치기 전보다 그녀 얼굴이 가까워졌다. 머리가 뜨거워지다 못해 어지러워진 나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럴수록 마왕은 내가 돌린 쪽마다 얼굴을 들이밀었다.


    “왜 그러는 겐가. 짐과 함께 있고 싶은 게 아니었나?”


    “아, 아니.”


    “자칫하면 버스가 오기 전까지도 짐을 못 볼 수도 있다네. 가만히  있게.”


    “아니라니까?”


    “아니라고? 뭐가 아닌 겐가. 한번 말해보게.”

    “잘못, 말한 거라니까?”

    “못 들었다네. 짐을 보면서 말해보지 않겠나? 응?”

    “……”

    “뭘 그리 부끄러워하는 겐가. 자네가 함께 있고 싶어하던 짐이잖나. 어서 보지 않고 뭐하는가?”

    고개를 들거나 숙여도, 마왕은 발끝으로 서거나 몸을 숙이면서까지 나와 눈을 마주치려 했다.


    한동안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던 나는, 우리가 나왔던 골목에서 누군가 서 있는  발견했다. 흔한 회색 후드티를 입은 왜소한 체격의 사람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던 것이었다. 마치 옷가게에서 봤던 유리와 닮아 있었다.

    그걸 발견한 순간, 계단에서 발끝으로 서던 마왕이 미끄러졌다.


    삑!

    “아.”

    슬리퍼가 대리석과 마찰하며 새소릴 내고, 마왕은 탄식에 가까운 단말마를 질렀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놀란 그녀 얼굴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리고,

    딱!

    “으읍!”

    “큭!”

    내 입술은 마왕의 얼굴  단단한 부분에 부딪쳤다. 아픈 와중에도 일단 그녀 몸을 잡아서 넘어지는 걸 막아줬다. 생각보다 자그마한 그녀가  품 안에 들어왔지만, 난 그 감촉보다 통증을 더 우선시했다.


    그건 마왕도 마찬가지였는지, 우리 둘은 누가 뭐라  사이도 없이 서로 떨어져서 아픈 부분을 손으로 감쌌다.

    “아야야…….!”


    아픈 입술을 손으로 덮으며 마왕을 쳐다봤다. 그녀는 몸을 돌린 채 허릴 굽힌 상태로 얼굴 부분을 손바닥으로 감싸고 있었다. 꽤나 아픈지 어깨까지 떨고 있는 마왕에게서 고개를 돌린 뒤, 아까 회색 후드티를 발견한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이때 입을 감싼 손바닥에 미끈하고 축축한 감각이 느껴졌다. 손을 떼어 보니 손금 위에 붉은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었다.

    “조심  해라, 좀!”

    칠칠하지 못한 마왕에게 소리치며 다시 그녀를 쳐다봤다. 그러자 그녀도 반박하며 날 돌아봤다.


    “자네야 말로 제대로 잡지 그랬나!”

    “네가 제대로, 어?”

    “음?”

    적반하장인 태도를 보고 뭐라 말하려 했지만, 붉어진 그녀 입술을 보고 할 말을 잃어버렸다. 연분홍빛으로 벚꽃을 연상시키던 입술이 지금은 틴트를 바른 것처럼 붉었기 때문이었다.

    주륵

    조금 벌어진 마왕 입가에서 피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그걸 보고 아까 그녀 얼굴에서 딱딱한 무언가에 입술이 부딪힌  떠올랐다. 게다가 아깐 몰랐지만  아랫니도 그때 부드러운 무언가와 충돌했다.

    나와 똑같은  생각했는지, 마왕이 피를 흘리는 입술로 웃으며 말했다.

    “짐이 칠칠맞지 못해서 다행이었군?”

    내 첫키스는, 비릿한 쇠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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