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123)화 (123/123)

외전 1. 프롤로그

정식 책봉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결혼식 절차가 시작됐다.

“굳이 이럴 필요는 없잖아.”

잔뜩 골이 난 아빠는 내버려 두고 나는 국왕으로서 내게 걸어오는 라이언의 모습을 마주했다.

화려한 내 모습과 대조되는 수수한 턱시도와 망토를 둘렀다.

여왕의 반려자에 걸맞은 단아함과 그라나다 공작으로서의 기품을 모두 갖췄다.

형식적인 사랑의 맹세를 나누며 우리는 서로의 손을 꼭 마주 잡았다.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폐하의 선언이 이어지고 우리는 드디어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다.

“처음부터 나한테 푹 빠져 있었던 거지?”

민망했던 건지, 잔뜩 붉어진 뺨을 하고서 라이언은 베일을 걷고 내 입술을 마주했다.

“그래. 처음부터 사랑해 왔어. 오직 너만을.”

촉촉이 젖은 눈동자 가득 내 모습이 비치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이 마음을 나누고 싶으니까.

수줍게 다문 입술을 살짝이 내밀고서 나는 눈을 감았다.

부드럽게 와닿는 감촉과 함께 그의 호흡이 온전히 전해졌다.

“행복해.”

이렇게 해피엔딩을 맞는 줄 알았건만…….

나는 잊지 말았어야 했다.

“어?”

이 게임은 엔딩 이후가 진짜 시작이었다는 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