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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112)화 (112/123)

제112화

그렇게 입술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요란한 헛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나, 형부! 여긴 어쩐 일이세요?”

훼방꾼은 다름 아닌 카이였다.

“아스타로테에게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만…….”

이제 보니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키가 너무 많이 자라서 뒤에 선 시종이 누구인지 처음에는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

“슈덴?”

예전보다 각 잡힌 자세. 의젓한 태도와 차분한 눈매까지.

순간 분위기가 너무 달라져서 못 알아볼 뻔했다.

“교육은 모두 마쳤습니다. 이젠 편하게 데려다 쓰시면 됩니다.”

“하지만…….”

내 대신 라이언이 슈덴에게 물었다.

“아직도 아스타를 원망하는 건가?”

“아닙니다. 제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었는지 카이 님께서 모두 알려 주셨습니다.”

두 나라는 오랜 분쟁 상태였으니까,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로 규정하기에는 두 나라 사이의 골이 너무나 깊다.

“진심이야?”

“……먼저 침공한 건 저희 쪽이었으니까요.”

본인이 직접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도 명백한 사실을 앞에 두고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아무리 그래도……. 슈덴이 그걸 자기 입으로 직접 인정할 줄은 몰랐다.

“이젠 진짜 시종 같네.”

바뀐 건 비단 태도만이 아니다.

이젠 이방인 티가 나지 않을 만큼 외모도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게 됐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는 그만 엄청난 발상을 떠올리고 말았다.

“그러면 되는구나!”

“갑자기 무슨 말입니까.”

당황한 카이 형부는 잠시 내버려 두고 나는 슈덴에게 물었다.

“슈덴은 내 시종이지?”

단도직입적인 내 질문에 그는 잠시 당황한 듯 놀랐지만 이내 깔끔하게 대답했다.

“예, 물론입니다.”

“그래. 그 방법이 있었어.”

나는 손뼉까지 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방법이 있는데 왜 진작 생각을 못 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외쳤다.

“슈덴을 후작가의 스파이로 넣을 거야!”

[(완료)서브 퀘스트 ― 망토의 시련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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