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111)화 (111/123)

제111화

장난기 섞인 분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테세우스는 심각한 얼굴로 내게 되물었다.

“갑자기 그 일은 왜!”

“역시 알고 있었구나.”

단도직입적인 내 말에 테세우스는 정색하며 되물었다.

“세드릭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나도 알아. 그래서 일부러 말을 안 했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차기 후작인 테세우스는 문제를 알아야 한다.

“지난번 몽펠리에 저택에 갔을 때 후작 부인이 날 죽이려고 했어.”

“뭐라고요?”

내 말에 퍽 충격을 받은 건지 그는 몇 번이고 입술을 달싹이며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는 병이 있습니다. 어째서 아스타로테 님을…….”

“나를 에스텔라, 라고 불렀어.”

저 이름이 이미 죽고 없는 대공비의 것이라는 걸 테세우스가 모를 리가 없다.

“다른 건 몰라도 당신 어머니가 나를 싫어하는 건 확실한 것 같은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도록 궁지로 몰아놓고서 나는 금세 본론으로 넘어갔다.

당신 모친의 불명예스러운 추문은 그 후에나 알게 됐고 심각한 문제지만 나는 넓은 아량으로 덮고 넘어가 준 거야.

그건 절대로 몽펠리에 가문이 예뻐서 마음에 들어서 후작이 좋아서가 아니다.

“아스타! 형님! 아직 여기 계셨군요.”

반갑게 웃으며 달려오는 세드릭을 보고서 나는 힐끗 곁눈질했다.

내가 참아 준 이유는 오직 하나. 순수한 구석이 남아 있는, 알고 보니 제법 착하기까지 한 세드릭의 순수한 마음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서였다.

“왕녀께서 테세우스에게 며칠간의 휴가를 주셨어. 참 잘 됐지?”

“그게 정말이세요? 형님!”

형이 집에 며칠 더 머무를 수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세드릭은 너무 좋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냥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테세우스가 내게 물었다.

“뭘 원하시는 겁니까?”

“그러게. 내가 뭘 원하는 걸까?”

무심한 얼굴로 나는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퀘스트 창의 화면은 화면 구석에서 여전히 깜빡 깜빡거리고 있다.

[서브 퀘스트 ― 망토의 시련 Ⅰ]

오래된 진실을 조사하기 위해 동료 3명을 확보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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