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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97)화 (97/123)
  • 제97화

    하지만 모든 것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게다가 내 이득만을 위해 세드릭을 택하게 된다면.

    ‘……라이언은.’

    “큰일입니다, 짐 속에 아기 여우가……!”

    “뀨!”

    왕궁에 있어야 할 아기 여우, 꼬마 라이언이 줄지어 대기 중인 시녀들을 가로질러 내게로 달려왔다.

    “이게 그 여우로군요.”

    물론 디오니스 경은 순식간에 버둥대는 여우를 낚아챘다.

    “이리 주세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발버둥을 치는 모습을 보니 역시나 어리광이 심하다.

    내가 받아 든 후에야 꼬마 라이언은 언제 그랬냐는 듯 꼬리를 내리고서 내게 꼭 달라붙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야. 꽃도 피었고 이야기도 거의 마쳤으니까.”

    물러나 달라 손짓하고 나는 다시 세드릭의 옆에 앉았다.

    “히익!”

    세드릭은 처음 봤을 때부터 유독 동물을 무서워했다.

    하지만 위험하지 않으니까, 나는 꼬마 라이언의 앞발을 들어 세드릭의 손등을 쓱쓱 문질렀다.

    “괜찮아. 무섭지 않아.”

    “……정말?”

    “그럼. 날 믿어 줘.”

    내 품에 꼭 안긴 채 꼬마 라이언은 한없이 얌전하게 눈만 깜빡였다.

    그제야 겨우 긴장을 풀긴 했지만 세드릭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아버지는 네가 나랑 결혼하기를 바라고 계셔.”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잖아. 나를 사랑해?”

    감정 표현에 서툰 세드릭을 위해 나는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정말로, 진심으로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세드릭은 결국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나는…….”

    “언젠가 먼 훗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오늘의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의미심장한 내 말에 세드릭은 그 어떤 반박도 하지 못했다.

    “네 말이 맞아.”

    당신의 거절에 상처받은 세드릭 몽펠리에의 호감도가 10 하락합니다.

    세드릭 몽펠리에의 호감도 : 70(▼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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