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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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9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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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두 눈을 깜빡이자 눈앞에 어른이 된 라이언이 서 있다.
‘이렇게 보니 진짜 잘 자라긴 했네.’
매번 NPC로 보긴 했지만, 새삼스럽게도 입에서는 또다시 감탄이 터져 나왔다.
훤칠한 키에 차분한 눈매, 변성기가 와서 더 낮아진 목소리까지.
“보고 싶었어, 아스타.”
“라이언.”
감미로운 목소리로 그는 나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고는 유독 달콤한 미소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살포시 손을 맞잡아 포갰다. 두근대는 마음을 안고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편지 읽어 봤어.”
“그랬구나.”
“나도 아스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달콤한 목소리에 빠져 죽을 것만 같다. 라이언은 그윽한 눈빛으로 내게 속삭였다.
“눈 감아, 아스타.”
얼굴이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코앞까지 다가온 순간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입술 위에 따뜻하고 폭신한 감촉이 다가오더니…….
입 주변을 마구 핥아 대기 시작했다.
“으악!”
저돌적인 감촉에 나는 번쩍 눈을 떴다.
그러자 눈앞에는 아기 여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앉아 있었다.
“뀨?”
“난 또 누구라고.”
잠에서 깨고 나니 민망함이 배가됐다.
“세상에…….”
편지를 보내고 고작 일주일 기다렸을 뿐인데.
그걸 못 참고 라이언과 뽀뽀하는 꿈까지 꾸다니.
민망해서 얼굴이 터질 것 같다.
그런 내 속도 모르고 아기 여우는 꼬리를 살랑거리며 내 가슴팍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기 여우의 이름을 지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