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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80)화 (80/123)
  • 제80화

    특히나 의상에 집착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이 애의 관심사는 그쪽인가 보다.

    “뭐 어때. 내가 예쁘면 그만이지.”

    “……정말 센스가 없어. 나라면 절대 그걸 고르지 않았을 텐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뭐라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은데.

    “그러면 내일부터 네가 직접 내 옷을 골라 주시든가.”

    “내가?”

    반신반의하는 세드릭에게 나는 기꺼이 일자리를 제공할 뜻을 밝혔다.

    “안 그래도 오늘 정식 책봉식이 끝났다고 내일부터 엄청나게 돌아다녀야 하는데, 네가 나랑 같이 다녀 주면 되겠네.”

    “나는 상관없지만, 우리 아버지가 허락할까?”

    역시나 예쁜 바보인 세드릭은 또다시 말도 안 되는 의문을 품었다.

    나는 코웃음을 치며 그런 세드릭을 비웃었다.

    “너희 아빠가 과연 너랑 내가 붙어 다니는 걸 안 된다고 할 사람이라고 생각해?”

    “아!”

    자기가 바보 같은 질문을 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건지 세드릭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적어도 네 옆에 붙어 있으면 아버지가 더 뭐라고 하진 않을 것 같긴 해.”

    “그러니까 나 너무 미워하지 마. 너희 아버지랑만 안 엮이면 친구로서는 너도 제법 괜찮은 애라고 생각하거든.”

    “우리 아버지가 없는 편이 낫단 얘기야?”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 건가 싶지만 뭐, 이것도 나쁘지 않다.

    세드릭이 내 편이 된다면 내 약점들을 충분히 커버해 주고도 남는다.

    “그럼 물론이지. 난 정말 너라는 사람이 아까워서 하는 얘기니까 이 누나 말씀을 잘 새겨듣는 게 좋을 거야.”

    “누나는 무슨, 우리 동갑 아니야?”

    “말대답하는 것 좀 봐.”

    “내가 뭘?”

    티격태격 싸우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렇게 어느덧 해가 저물 즈음 연회장 한구석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스타!”

    우렁찬 고함과 함께 내 눈앞에도 경고가 떴다.

    할슈타인 대공의 [자녀 안심 서비스 Lv.5]가 발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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