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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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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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국왕은 늘 좋은 소리만 할 수는 없다.
만약 누군가가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게 자기 혈육이라도 매섭게 끊어 내는 냉철함을 선보여야 한다.
하지만 오라버니는 아직 자기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조차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저들은 열쇠 장인보다 더한 수단을 써서라도 어떻게든 빌헬름 오라버니를 포섭했을 것이다.
그러고는 열쇠 만드는 법은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엉뚱한 소리에 빠져 버린 모습에 울컥 화가 났다.
“바보 같아.”
어떻게 단호한 부모님 사이에서 이런 우유부단한 아들이 태어난 걸까 싶을 정도로.
빌헬름 오라버니가 왕이 된다면 이 나라는 금방 망해 버릴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누군가를 해치는 사람에게, 의도가 좋았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고 싶지도 않고요.”
“너는 언제나 네가 하는 말이 다 맞다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난 그렇게 말한 적 없는데요.”
“아스타.”
오라버니는 어째서 슈덴이 쓰던 말과 비슷한 말투를 사용하는 걸까.
왕국을 원망하는 이유는 모두 너희의 잘못 때문이라고.
테러를 일삼는 건 모두 왕국이 당해야 하는 업보라고.
그렇게 말을 하며 슈덴은 자기가 했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내게도 희생을 요구했다.
‘다 내던져 버려. 어차피 망해도 싼 나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