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54)화 (54/123)
  • 제54화

    아빠도 이제는 어느 정도 이 상황을 받아들인 것 같으니까, 폐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가볍게 정리해 주었다.

    “두 사람의 사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정식 약혼은 다르지.”

    “아무래도 그렇죠.”

    왕실의 이름으로 공인된 약혼자가 된다는 건 여러모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어디를 가든 동반 외출은 기본에, 귀족들의 살롱에도 약혼자 자격으로 함께 참석할 수 있다.

    일단은 이번 일을 잘 해결한 뒤에나 생각할 문제긴 하지만.

    “저들이 마을로 숨어 버렸다면 대체 어찌 찾으면 좋을까?”

    “그건 제게 좋은 방법이 있어요.”

    “좋은 방법이라고?”

    호언장담하며 나는 사악하게 웃었다.

    “그게 말이죠.”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는 좀 더 쉽게 떴는데, 일이 이렇게 풀리니 이 얘기를 꺼낼 기회가 오기는 오는구나.

    “서민 체험을 해 보고 싶어요!”

    “서민 체험을 하겠다고?”

    “그럼요. 거리의 민심을 파악하는 건 중요하니까요.”

    “믿을 수 있는 자리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카이가 알아봐 준다면 믿을 만하겠지.

    서민의 생활 체험. 일명 아르바이트.

    왕실에서 행여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해 왕족들은 각자 신분을 숨기고 생활 스킬을 익히게 된다.

    그게 바로 아르바이트인데.

    “저들 역시 큰 타격을 입었으니 당장은 숨을 죽이고 기회를 엿볼 겁니다. 그 와중에 아스타가 마을에서 서민 체험을 한다면 저들 역시도 접근해 올 테고요.”

    “아스타를 미끼로 삼자는 건가?”

    “제가 함정을 파는 거죠.”

    당돌한 내 반응에 폐하의 미간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판단력] 50(▲8)/99

    [감수성] 17(▼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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