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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45)화 (45/123)
  • 제45화

    그 이름을 어찌 모를까.

    반사적으로 대뜸 이름을 부르자 소년은 깜짝 놀란 듯 바들바들 떨며 흰 가운 노인의 등 뒤에 숨어 버렸다.

    “이름이 낯설어서 그러는 모양이로구나. 나나 이 아이나 모두 북부에서 왔으니 말이야.”

    “북부라면…….”

    “내 이름은 포카치아. 이 거리에서 의사 노릇을 하고 있지.”

    “의사라고요?”

    “그래. 뇌진탕에 걸린 아가씨. 일행들이 하도 시끄러워서 모르는 척하려고 했는데, 남자 친구 쪽이 곧장 나를 알아보고 달려오더구나.”

    “남자 친구요?”

    “그래. 그, 눈이 이렇게 생긴.”

    “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그렇지?”

    날카로운 그의 눈매를 흉내 낸 노인 포카치아는 껄껄 웃으며 옆에 선 슈덴의 손을 잡아당겼다.

    “딱 이 아이만 한 키였는데, 그 애도 열세 살쯤인가?”

    나와 비슷한 또래인 그는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서 또다시 제 스승의 뒤에 숨어 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어리석은 아스타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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