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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42)화 (42/123)

제42화

설마 언니의 스킬이 사람한테까지 쓰일 줄은 몰랐다.

솔직히 말해 이번에는 히든 퀘스트를 깨는 데만 집중하느라, 수치 자체를 올리는 데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히든 퀘스트를 깨면서 통찰력과 화술, 지능 모두 제법 올랐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의 평가는 냉혹했다.

“어머나. 우리 아스타, 분발해야겠네?”

“아직 멀었군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며 내 수준을 확인한 언니는 무언가를 크게 결심한 듯 카이에게 말했다.

“아바마마께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잘 부탁합니다, 플로리아.”

“당신을 위한 일인걸요.”

“저야말로, 당신을 위해서…….”

“잠깐만!”

완전히 둘만의 세계에 빠지려는 두 사람이 대체 뭘 꾸미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황당해하는 나와 달리 카이는 당연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저를 스승으로 점찍으신 건 아스타로테 님이라고 들었습니다만?”

“그게 왜요?”

“그러니 제대로 스승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 일의 은혜도 갚아야 하니까요.”

“뭐라고요?”

“아직은 제가 가르칠 게 많더군요.”

카이는 지시봉까지 들고서 노트를 펼쳤다.

“지금 진도는 이제 겨우 14프로 남짓.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배워야 할 게 산더미라는 이야깁니다.”

“그거야 그렇긴 한데.”

게임이면 버튼 클릭 한 번으로 충분하지만 여기의 공부는 모두 내가 직접 스스로 머리를 써 가며 해야 한다.

그러니 솔직히 말해 퀘스트가 안 뜨면 굳이 그 공부를 다 해야 하나 싶기도 한데.

“앞으로는 혼자 어떻게든…….”

“제 도움 없이 폐하의 기준을 통과하실 거라 자신할 수 있습니까?”

“그건!”

히든 퀘스트를 통과했으니까 당연히 기존의 조건 없이도 충분히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저도 저지만 라이언도 아주 바쁠 텐데.”

“그래서 더욱 결심했습니다. 이 은혜를 갚는 길은 오직 최고의 지식을 당신에게 전수하는 길뿐이라는 걸요.”

앗, 어째서 그런!

산더미 같은 책을 쌓고 카이는 은은하게 미소 지었다.

아무래도 다들 상태가 이상하다!

“이 정도면 1년을 꼬박 봐도 시간이 모자라다고요!”

“그래서 함께 보는 것 아닙니까. 소공작께서는 이미 테스트를 통과하셨으니 쉬시든 뭘 하시든 상관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치사하게 도망쳐 버릴 줄이야.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진짜 가 버릴 거야?”

“소공작은 이미 진도를 다 나갔으니, 폐하와 함께 본격적으로 국무회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뭐라고요?”

[(new)서브 퀘스트 : 국무회의 일원으로 참석하기]

국무회의에 정식으로 드나들 수 있는 소양을 갖추시오.

달성 조건 ― [통찰력] 75, [논리학] 75, [화술] 70, [지능] 80 이상 달성

카이 아펠바움의 시험 통과

제한 시간 : 364일 23시 59분

*실패할 경우 할슈타인 공작가로 돌아가 1년간 외출 금지령에 처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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