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41)화 (41/123)
  • 제41화

    “그렇단 말이지.”

    잠시 고민한 끝에 폐하께서는 이내 결단을 내렸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플로리아를 지켜 준 데다, 이번 사업 준비에는 분명 두 꼬마를 관리 감독한 그대의 공이 컸을 터.”

    매일 리포트를 쓰고 문제점을 수정한 건 역시나 카이 선생님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와 라이언은 맹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

    “카이 아펠바움에게 명예 백작의 자리를 내리노라.”

    “아!”

    그래, 그 방법이 있었지. 폐하의 절묘한 선택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명예 작위. 전쟁 영웅들에게 주로 내려지는 작위로, 이는 상속되지 않지만 카이 본인은 백작과 대등한 명예를 누릴 수 있다.

    비록 자식에게는 그 작위를 물려줄 수 없다고 해도, 일명 ‘용사’에게 공주를 시집 보낼 때 쓴 일종의 편법인 셈이다.

    “플로리아. 너는 어찌할 것이냐?”

    물론 딸을 사랑하는 국왕이 맨입으로 시집보낼 리가 없다.

    왕의 딸인 플로리아에게도 태어날 때부터 작위가 주어진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명예직일 뿐, 이후 왕위 계승권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본래 가지고 있던 영지인 에셀의 여공작 지위를 얻을 수 있다.

    국왕의 형제인 아빠가 할슈타인 대공의 자리를 얻은 것도 같은 경우인데, 이렇게 되면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두 사람의 자식은 왕위 계승권을 가질 수 없다.

    ‘즉, 아스타로테. 나는 어마어마하게 특별한 경우였던 셈이지만.’

    계승권 없는 왕족은 평범한 귀족만도 못한 불명예로 여겨진다.

    그렇기에 보통은 본인의 개별 작위를 포기하는 대신 어떻게든 계승권을 이어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언니는 기꺼이 왕위 계승권을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다.

    “결혼하고 싶어요!”

    “아니, 잠시만. 그러니까 플로리아. 아빠 말은 작위를…….”

    “결혼할래요!”

    다짜고짜 결혼하겠다고 난리가 나니 아버지로서는 야속하기 짝이 없을 수밖에. 잔뜩 신이 난 언니가 폭주할수록 폐하의 마음에는 야속함만이 앞설 뿐이다.

    마지막으로 폐하는 카이에게 물었다.

    “자네는 진심으로 내 딸을 사랑하나?”

    “……저는.”

    지금껏 게임을 플레이하며 카이가 이렇게까지 용기를 낸 경우는 나도 처음 봤다.

    그는 떨리는 주먹을 꼭 쥐고서 플로리아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화려하게 말발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다.

    표현이 서투른 데다 무엇보다 자신의 출신에 더할 나위 없이 큰 콤플렉스를 가졌다.

    매사에 배배 꼬던 그가 이제는 현실을 제대로 올바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니, 이제는 그렇게 바라봐야만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플로리아를 지키고 싶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죽을 뻔한 언니를 본 후로 그는 괴로운 듯 마음을 쏟아 냈다.

    “그러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습니다.”

    “……자네 뜻은 잘 알겠네.”

    그렇게 보고를 마치고 폐하는 우리 모두를 돌려보냈다.

    * * *

    “[15―2구역 개편 방안에 관한 법률]이 통과하였음을 공포하노라.”

    “황공하옵나이다.”

    폐하의 이름으로 드디어 법안이 발표되었다.

    [(완료)서브 퀘스트 ― 국무회의 법안 통과]

    보상 ― [통찰력] 10, [논리학] 13, [화술] 5 상승

    [통찰력] 55(▲10)/99

    [논리학] 33(▲13)/99

    [화술] 4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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