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라리 내가 왕이 되는 게 나을 것 같다 (24)화 (24/123)

제24화

“어떻게 그런!”

데이트라는 말에 이번에는 아빠가 난리가 났다.

“아빠는 반대야!”

맹렬한 거부는 익히 예상했던 문제다. 살금살금 다가가 두 팔을 벌리자 아빠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나를 안아 올렸다.

이제는 많이 무거울 텐데, 언제 깨질지 모를 유리처럼 연약한 아빠지만 그래도 아직은 날 들어 올릴 힘은 있나 보다.

일부러 시선을 피하는 아빠의 뺨에 쪽, 애교를 가득 담아 입을 맞추고서 나는 살며시 속삭였다.

‘숲에서 암살자를 만났어요.’

“뭐?”

속내를 숨기지 못하는 아빠에게는 섣불리 많은 말을 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만 말했다.

‘라이언이 아니었으면 전 이미 죽었을 거예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빠는 알아야 한다.

아빠를 살린 건 디오니스 경이지만, 날 살려 준 건 라이언이라는 걸.

“그게 무슨 말이야.”

“자세한 건 모두 집에 가서 말씀드릴게요.”

솔직하게 모두 말하지 않으면 아빠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할 게 분명하다.

나는 그런 아빠의 머리를 보들보들 쓰다듬었다.

“아빠가 절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제 마음도 믿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스타.”

“아빠를 지키고 싶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 본 부모님의 사랑이라는 게 너무 달콤했으니까.

아빠와 보낸 이 짧은 행복이 없었다면 나는 이 지독한 게임을 진작 포기해 버렸을 것이다.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지. 오늘은 모두 고생 많았네.”

제대로 된 조사를 마치기 전에 섣불리 누구도 암살에 대해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일단 수면 위로 오르면 누군가가 죽어야 끝이 나게 될 싸움이다. 그러니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우승자 아스타로테에게 경의를 표하며.”

“존명!”

[(획득)칭호 ― <사냥 대회의 우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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