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포기하실 거라면 지금 말씀하십시오.”
어차피 해낼 수 없을 거라고 단정 짓는 것 같은 그의 말에 울컥 화가 났다.
“아뇨, 난 반드시 해낼 거예요.”
목검을 고쳐 쥐는데 저 멀리서 눈에 익은 얼굴이 보였다.
‘라이언.’
늦는다고 할 때는 언제고! 반가운 얼굴을 보니 기운이 났다.
나는 손안의 목검을 고쳐 쥐었다.
“시작!”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우리의 대련이 시작됐다.
우선은 빈틈을 보이지 말 것. 그리고 상대를 응시할 것.
어느새 대련장 안이 고요해졌다.
들리는 거라곤 오직 목검끼리 부딪치는 파열음뿐.
“에잇!”
빈틈을 노리고 들어가면 어느샌가 나타난 목검이 내 공격을 막고, 무섭게 날아오는 발을 피해 나 역시도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다.
그 순간.
디오니스 경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비웃는 건가?’
내가 너무 못해서 웃음이 터진 것 같은데, 바로 그때 빈틈이 보였다.
퍽.
눈에 보인 사각으로 정확히 맞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공격을 받아 낸 디오니스 경의 반격과 함께 내 목검이 두 동강 났다.
“어?”
저게 어떻게 부러진 거지. 아니, 애초에 무기가 부러졌으니 완전히 망한 것 같은데.
몸 옆으로 목검의 파편이 떨어지지만 나는 부러진 목검을 고쳐 쥐었다.
“포기하실 겁니까.”
“안 해요, 죽어도 안 해!”
완강한 내 뜻에 무심하게 상대하던 디오니스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이건……!”
“참으로 장하구나.”
박수 소리와 함께 로드리고 국왕 폐하가 일어섰다.
당신의 용맹함에 로드리고 국왕의 호감도가 10 상승합니다!
로드리고 국왕의 호감도 : 70(▲1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