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뭐라고요?”
“허허. 그건 아닌 모양이로구나.”
“폐하도 참!”
장난식으로 흘러가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 나는 최대한 의젓하게 내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왕실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도 네게 그런 역할을 강요한 적이 없을 텐데?”
“제 나름대로 오래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에요.”
노련한 폐하 앞에서 어설픈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나는 왕족다움을 다시금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제 혼처가 정해진다면, 아빠가 원치 않는 재혼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죽고 없는 엄마의 빈자리를 노리는 귀족들에게 아직 어린 아스타로테의 존재는 재혼의 구실이 된다.
“그건 싫어요.”
“네 아빠가 재혼하게 된다면, 그 말이 맞겠지.”
“하지만 저는, 아빠는 제가 지키고 싶어요.”
이제 겨우 열 살이라지만, 속에 든 사람은 아니다.
어차피 모두가 죽고 나면 의미가 없어질 테지만, 나는 의연히 입을 열었다.
“저 역시 왕가의 일원이니까요.”
짊어져야 할 책임은 기꺼이 지겠노라고 단언하는 내 모습에 폐하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마조마한 심장이 어찌나 크게 뛰던지. 행여나 무슨 큰 문제라도 있을까 싶어 내심 불안함을 지울 길이 없었다.
‘괜찮으려나? 안 괜찮으려나?’
따로 호감도의 변동이 없는 걸 보니 딱히 사고를 친 것 같진 않지만.
폐하께서는 한참 내 쪽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내 머리에 손을 얹었다.
“정말 많이 자랐구나.”
“폐하.”
애정이 듬뿍 담긴 폐하의 눈빛만 봐도 나를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폐하를 앞에 두고 나는 라이언이 준 청혼서를 내밀었다.
[(완료)서브 퀘스트 : 사랑의 언약]
보상 – [매력] 28 상승
[매력] 35(▲2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