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278화 (278/284)

제12권 3화

278

“결계 발동!”

“결계 발동!”

우웅! 우웅! 우웅!

이건 저택에서는 사방에서 소리치는 장인들의 목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2단계 발동!”

“발동 중입니다!”

이이이이잉-!

결계가 계속해서 단계를 넘어 발동함에 따라 이건 저택이 결계의 축이 되어 가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주륵.

뛰어다니는 장인들의 이마에 땀방울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3단계는 아직이야!”

“아직 2단계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흐르는 땀조차 닦지 못한 채 결계 발동을 위해 죽을힘을 다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갑작스럽게 전황이 바뀐 탓이었다.

시작될 것이라고는 예상했던 전쟁.

그 전쟁이….

쿠우우웅!

시작되어버렸다.

저택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장인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저택이 공격받은 것은 아니었다.

위이이이잉!

결계를 부수려는 거대한 힘 때문이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결계를 완성시켜야 해! 만일 결계가 완성되지 못하면…!”

쿠우우우웅!

대한민국 그 전체가 불바다가 된다.

아니, 그뿐일까.

세계 자체가 전장으로 확대될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결계를 완전 발동시켜야 한다.

마동철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결계 마법진과 마법진에 연결된 기계장치들을 살피고 있었다.

‘출력은 문제없어.’

결계는 이미 수차례 실험을 통해 검증했고, 완벽히 작동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3단계.

“제기랄!”

3단계가 문제였다.

3단계야말로 이 완전 결계, 기간토마키아의 정수라 말할 수 있었다.

마력이 없는 민간인들과 마력을 가지고, 넥타를 가지고 있는 헌터와 가디언, 티탄들을 분리하는 결계.

그리고 전장이 될 대한민국을….

‘던전화.’

던전으로 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이냐!”

3단계가 완성되질 않는다.

“출력은 충분합니다!”

“니들한테 한 소리가 아니야!”

마동철이 고함을 내질렀다.

“야 이 개자식아! 아직이냐고!”

그의 고함이 향하는 곳은 이곳에 없는 자, 이건을 향한 것이었다.

‘제발.’

늦지 않게 성공하길.

던전의 왕이라 불리든 뭐든, 그 던전과 이 이건 저택을 이어주길.

“제발-!”

바로 그때였다.

우우웅.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음이 이건 저택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 소음이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사, 삼 단계….”

결계의 마지막 단계가.

“완성됐습니다!”

성공적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이니까.

* * *

“갇혔나.”

검게 일렁이는 게이트 앞에 선 금발의 남자가 말했다.

그의 이름은 히페리온.

개편된 시엘 회의의 1번 시엘이자,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쓴 티탄.

“뭐 넘어올 것들은 모두 넘어왔으니 상관없겠군.”

그의 뒤로 일렁이던 검은 게이트가 쩌적하는 소리와 함께 금이 가고 있었다.

마침내.

쩌엉!

검은 게이트는 형체조차 유지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침략을 위한 교두보.

그러나 대한민국 전체를 감싸는 결계의 힘에 의해 다리가 끊겨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했듯, 상관없는 일이었다.

저벅.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밑으로 깎아내린 듯한 절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아래.

고오오오!

수천은 되어 보이는 병력이 도열해 있었다.

공기를 찢어발길 듯한 마력.

아니.

“티탄들이여.”

넥타였다.

수천의 인간들.

그중 백에 가까운 자들이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쓴 티탄들이었다.

현재 지구에서 부활해 생존한 티탄 모두를 모았다.

그 앞 열에는 자신과 함께 시엘의 멤버인 2세대 티탄들이.

그 뒤에는.

씨익.

‘영웅.’

이번에 새롭게 완전히 자리 잡은 3세대 티탄들이 영웅이란 이름으로 서 있었다.

그 뒤로는 인간들.

오랜 세월 지구에서 쌓아 올린 힘과 명예로 끌어모은 최정예 헌터들이었다.

원래라면 수만은 더 끌고 올 수 있었으나, 빌어먹을 결계 때문에 침입이 불가능한 상황.

‘뭐 충분하지.’

그러나 아쉬울 것은 없었다.

진정한 전력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그저 유희의 도구일 뿐, 티탄이야말로 진정한 전력이었고 그런 티탄이 무려 백이나 있었다.

상대의 전력은.

‘가디언 열에서 열다섯.’

올림포스에서 비롯된 가디언들 몇과 새로운 왕의 종복이 된 가디언들 뿐이었다.

가디언들이 3세대나 그 하위 티탄들에 비해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한다고 하나 이 전력 차는 쉬이 매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쩌어어억!

분명 닫혔다고 생각했던 검은 게이트가 히페리온의 양옆으로 일렁였다.

쿵.

모든 티탄들의 지휘관이라 생각했던 히페리온이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추었다.

“왕들을 배알하나이다.”

찢겨진 공간 속 모습을 드러낸 두 인영.

둘의 힘에 공기가 더욱 진동하고 있었다.

“나의 게이트조차 막아내는 힘이라니.”

밤의 로브를 입은 듯 장막에 가려져 있는 여인.

‘닉스.’

티탄의 왕이자 밤의 여왕.

으득.

그녀의 입에서 거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제 제대로 된 몸을 찾았으니 전과 같은 수모는 없다.”

그녀는 이건에게 찢겨져 부상을 입었던 왕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좋군.”

닉스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일색의 미남자.

그의 이름은 에레보스.

티탄의 왕이자, 어둠의 왕.

“이제야 제대로 날뛸 수 있겠어.”

그들은 깨어나기로 예정되어 있던 수천의 티탄들의 육체를 제물로 삼았고, 수십만의 인간을 제물로 삼아 온전한 육체를 되찾았다.

전쟁의 준비는 끝났다.

“그럼.”

히페리온이 꿇었던 무릎을 펴며 말했다.

“진격하겠습니다.”

오늘, 세계를 건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또한, 이 전쟁은.

화아아악!

그리 오래가지 않아 끝을 맺으리라.

분명한 것은.

“티탄의 땅이 될 것이다.”

티탄이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 * *

“방어선을 지켜!”

고함을 내지르는 헌터들.

콰아앙!

그들의 위로 폭격 같은 것이 떨어져 내렸다.

“끄아아아악-!”

비명과 절규,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이곳.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수도, 서울 한복판이었다.

“힐! 힐! 힐!”

헌터들이 인간의 장벽을 세우고 적들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최고라 자부하는 헌터들이 목숨을 걸고 막아서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헌터들.

물론 그들뿐만은 아니었다.

이미 전쟁의 기세를 감지하고 대한민국을 지원하기 위해 들어왔던 헌터들.

외국의 헌터들과 이탈리아 유럽의 헌터 일부, 이건에게 빚을 졌던 중국의 헌터들과 일본의 헌터들, 이성과 연을 맺은 외국의 헌터들 또한 방벽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수가 자그마치 삼만.

“와아아아아아아아-!”

“밀어붙여!”

“할 수 있다!”

랭커라 불리는 자들의 삼분지 일이 전부 이 자리에 모여 있었다.

밀려나기만 했던 방벽이 지원군의 합류로 다시 형태를 갖춰가고 있었다.

하지만.

“끄윽.”

지휘관급의 헌터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제발.’

지금의 형국이 그리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켜야 한다.

적들이 이건 저택에 도달하게 둬선 안 된다.

“파이어 스트라이크!”

“화살 아낌없이 쏴!”

이건 저택이 함락당하면 끝나는 게임.

저택이 함락당하면 결계가 무너질 것이고, 전장이 확대된다.

적들의 전력도 몇십 배는 늘어날 테고.

‘승산이….’

없다.

열세.

그것도 자신들이 압도적 열세다.

숫자?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콰아아아아아앙!

헌터들의 싸움에서 숫자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무슨 일이야!”

한쪽 방벽이 무너져내리는 소음에 지휘관 헌터 한 명이 소리쳤다.

“그게…!”

한눈에 봐도 심상치 않은 상황.

시뿌연 피 연기가 하늘에 가득 차고 있었다.

“그것들인 것 같습니다!”

마침내 나타났다.

까득.

수적 열세를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들.

쿠우웅!

티탄들이.

“피햇!”

헌터의 거죽을 뒤집어쓴 티탄들, 그것들이 본모습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하나 애시당초 상대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었다.

지휘관 헌터도.

카앙!

티탄으로 추정되는 존재를 마주했다.

하필이면.

“영웅인가….”

시엘이 새롭게 발표한 질서에 포함되어 있는 영웅.

가볍게 검을 부딪쳤을 뿐인데, 온몸이 떨린다.

‘아니!’

검격에 의한 떨림이 아니었다.

덜덜덜.

공포.

존재 자체가 주는 공포가 사지를 떨리게 만들고 있었다.

격이 다른 존재.

본능 자체가 상대에게 무릎 꿇으라 소리치고 또 소리치는 것이었다.

그래도.

꽈악!

헌터는 온 힘을 다해 검을 쥐었다.

“호오. 이걸 견디네?”

상대 또한 그것이 신기한 듯 말했다.

“당연하지.”

이제는 떨림을 멎고 웃음마저 짓는 헌터.

“들어라-!”

그가 마력을 쏟아내며 고함을 내질렀다.

“분명 적들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인외人外의 존재다!”

상대는 이 상황이 재밌는지 잠시 시간을 주며 헌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가 상대할 수 있을 가능성은….”

쩌어엉!

“없다-!”

지휘관을 할 정도의 경험 많은 헌터기에, 수많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왔기에 확실히 알 수 있다.

이기지 못한다.

저들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격을 지닌 존재만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하지만….

“두려워 떨 것 없다!”

씨익.

헌터는 웃어 보였다.

“이들이 그분보다 두려운가!”

“……!”

“이미 듣지 않았나! 그분이 이것들을 찢어발겼다! 그분이 이것들이 못 나오게 틀어막고 있었다!”

그래.

“이건이 이 개 같은 족속보다 훨씬 두렵고 막강한 존재다!”

“와아아아아아아-!”

“이건이 올 거다! 우리가 도망치면 어차피 이건한테 죽는다! 맞서 싸워라! 그래서 뭐라도 지키는 거다! 싸우다 죽나! 도망치다 죽나! 뭐라도 해보고 죽는 거다!”

“와아아아아아아-!”

전장 속에 퍼져나가는 지휘관 헌터의 외침에 헌터들이 눈을 부릅뜨고 덤벼들기 시작했다.

‘제발….’

빨리 오길.

그리고.

서걱!

지휘관 헌터는 단 일격에 검과 함께 반으로 쪼개졌다.

“건방진 버러지들이….”

분노로 일그러져 있는 영웅의 얼굴.

“전부… 죽여주마.”

그가 기운을 개방하자 사방이 짓이겨지는 듯한 환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운을 완전 개방한 영웅이 망설임 없이 검을 횡으로 휘두르려 했다.

수백에 달하는 헌터들을 단 일격에 갈라버리기 위함.

그러나.

카앙!

영웅의 참격은 바로 그 순간 멈췄다.

“늦었다.”

앞에 선 남자가 시뻘건 기운을 온몸으로 흘리며 말했다.

“이제 우리가 상대해주지.”

그의 코드명은 도깨비.

자랑스러운 이성의 헌터이자, 이정기의 수족이었다.

‘잘 쓰겠습니다.’

전장에 늦게 참여한 이유가 있었다.

이정기에게 종속되어 얻게 된 새로운 힘, 가디언의 힘 때문.

그걸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화르르륵!

그에 걸맞는 신기가 필요했으니까.

고오오오!

불꽃과 기운을 흩뿌리며 이진석이 바로 선 채 두 개의 검을 양손에 들었다.

“이 앞으로는 못 지나간다.”

전장에 도착한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인간의 저력을 보여주지.”

이성의 최고 헌터, 모두가 지금 도착했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펴낸곳 | 오에스미디어

주 소 | 경기도 하남시 조정대로 35 하우스DL타워 F915-1(9층)

대표전화 | 070-8233-6450

팩 스 | 02-6442-7919

홈페이지 | www.osmedia.kr

이 메 일 | [email protected]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 위 책은 (주)타임비가 저작권자의 계약에 따라 발행한 것이므로 발행자와 저자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 전자책과 내용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 복제/전제하거나 배포할 경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최강의 손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