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191화 (191/284)
  • 제8권 16화

    191

    “왕의 성장도….”

    이정기의 지금 모습 또한 완벽한 것이 아니다.

    본디 올림포스의 왕이라면 겨우 이 정도여서는 안 된다.

    이정기의 성장은 이제 시작.

    “이 싸움도….”

    그리고 왕을 성장시키게 할 경험인 이 싸움 또한.

    “이제 시작입니다.”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

    유시아는 헤르메스의 말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콰아앙!

    천지가 개벽하고, 세상이 무너질듯한 이 싸움이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헤르메스의 말에서 깨달을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뿐.

    “……!”

    신의 무구를 들고 이정기를 상대하면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시엘 엘리자, 티탄 모모스에게 무언가 남아있다는 뜻이 분명했다.

    “티탄의 힘은 이 정도가 아닙니다.”

    유시아와 마동철이 아닌 이정기를 향해서 하는 목소리와 어투였다.

    “올림포스와 타르타로스의 환경으로 그들이 완전한 넥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은….”

    육체와 환경 탓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던 그들의 본래 힘.

    그것을 완벽히 사용하는 순간, 티탄들에게는 변화가 있다.

    “그들의 본 모습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잃어버렸던 육체를 끄집어낼 수 있다.

    쿠쿠쿠쿠쿵!

    다시 한 번 크게 지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시아가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고, 마동철은 아예 골렘에게 몸을 맡겨 땅에 박혀서야만 중심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지진.

    퓨슈우우욱!

    그로 인한 시뿌연 흙먼지 속에서 무엇도 보이지 않았을 때.

    “……!”

    익숙한 변화가 일행 전부를 덮쳤다.

    세상이 어두컴컴해진 기분.

    그리고.

    “타, 타이탄?”

    저 하늘 높이 떠 있는 붉은 달.

    아니, 지금껏 보았던 어떤 것보다 더 짙고 새빨간 두 눈알.

    “저것이.”

    헤르메스의 목소리가 뒤에서 스산하게 울려 퍼졌다.

    “티탄의 본 모습입니다.”

    “맙소사…. 타이탄보다도 더 크잖아?”

    경악한 마동철.

    “단순히 크기만 성장한 게 아닙니다.”

    쿠오오오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만 같은 소용돌이.

    “모든 것이… 성장한 겁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모모스의 포효가 세상을 뒤집어놓을 듯 울려 퍼졌다.

    * * *

    “큭.”

    모모스의 포효가 그에 집중했던 이정기가 신음을 흘렸다.

    단순한 포효라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서린 힘은 김대정의 볼텍스 못지않은 힘이었다.

    뒤에서 들려오던 헤르메스의 목소리.

    ‘저것이 티탄의 본모습입니다.’

    과연, 이런 것이라면 티탄들의 그 자만과 같은 자신감이 이해가 될 지경이었다.

    파르르르.

    떨려오는 살갗.

    모모스가 뿜어내는 넥타와 마력의 파장이 공기를 짓누르며 이정기의 살갗을 떨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 그래야지.

    신이 고함을 치듯 들려오듯 하늘에서부터 내리치는 천둥과 같은 목소리.

    -그 정도는 되어야 새로운 올림포스의 왕이라 할 수 있겠지?

    그 속에서 섞인 조롱이.

    -하지만 그래 봐야 겨우 그 정도일 뿐이다.

    그 속에서 섞인 야유가.

    “크읍!”

    격통이 되어 이정기를 덮쳤다.

    “……!”

    눈을 부릅뜬 이정기가 높이 치솟아 있는 모모스의 눈을 노려보았다.

    모모스의 격 낮은 조롱과 야유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건만.

    -버러지 같은 것, 날뛰고 싶은 만큼 날뛰어 보거라.

    말 속에 어떤 거대한 힘이 담겨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건 헌터의 스킬과 비슷한 능력이 아니었다.

    이정기의 사자갑주와 방어체계로서도 방어할 수 없는 힘.

    쿵!

    “본모습을 되찾은 티탄은 고유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권능.

    마치 자신의 벼락과 같은 힘 말이다.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이정기는 몸을 휘청였다.

    흘려버리려 해도.

    꽈악.

    몸 안에 스며든 모모스의 권능이 심장을 옥죄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기 좋은 꼴이구나.

    다시금 하늘에서 신언이 들려오듯 모모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고통에 발버둥 치면서….

    쿠우웅!

    잊어선 안 되는 것이 있었다.

    본신의 모습을 되찾은 모모스에겐 권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 거대한 육체, 그리고 먼저 찾은 헤파이스토스의 넥타 탓에 얻은 신들의 무구.

    휘이이이이잉!

    저 높은 하늘에서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하며 빛의 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창이라 부르는 것이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한 창.

    이미 레이피어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버려 빌딩만 한 크기로 떨어져 내리는 황금의 창은.

    쿠웅!

    그 압력으로 모든 것을 짓눌러 감히 피할 수조차 없게 압박해오고 있었다.

    모모스의 권능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크히히히히!

    금빛의 창의 압박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한다.

    “권능은…!”

    헤르메스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능으로 상대해야 합니다!”

    파짓!

    이정기의 가슴팍에서 피어오르는 전류.

    “왕의 권능이 더 상위의 권능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하고 있어!’

    하지만 벼락은 쉬이 모모스의 권능, 불평을 잡아먹지 못하고 있었다.

    이정기의 권능이 더 상위의 권능이라고 하지만, 본신의 힘을 되찾은 모모스의 넥타 레벨이 이정기를 상회했기 때문.

    파지짓!

    시간이 조금 더 주어지면 가능할 것 같지만….

    쿠쿠쿠쿠쿠!

    하늘에서 떨어지는 금빛의 창은 이정기에게 그러한 시간을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헤르메스가 넥타를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정기를 피하게 하기 위해 포탈을 열려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

    -풋내기라 할지라도!

    다시 들려오는 모모스의 고함 소리.

    -내가 올림포스의 왕을 잡아내는구나!

    불평도, 불만도, 조롱도, 야유도 없는 목소리.

    파앗!

    그 순간 이정기의 가슴에서 벼락이 내리쳤다.

    쿵!

    퍼져나가는 충격파.

    “정기야!”

    “왕이시여!”

    “……!”

    동시에 들려오는 일행들의 목소리.

    이정기가 서 있던 자리에 완벽히 떨어져 내린 금빛의 창에 일행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쿠쿠쿠쿠쿠쿠쿵!

    하지만 뒤이어 들려오는 충격음.

    캉!

    이정기가 양손을 교차시켜 금빛의 창을 막아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거였어.”

    이정기가 금빛의 창을 막아내며 조용히 말했다.

    티탄, 모모스의 권능이 어떤 식으로 발동하는지를 알았다.

    녀석이 불평과 불만, 조롱과 야유의 말을 하면 그것이 실현되는 것.

    그렇다면.

    “네 목구멍부터 막아주지.”

    파지지지짓!

    금빛의 창을 타고 벼락이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 * *

    쿠웅!

    거대한 모모스의 신형이 한 번 기우뚱했다.

    -크, 크헉!

    금빛의 창을 타고 흘러 들어간 벼락이 모모스의 팔을 타고 흘러 목젖을 건드린 것이었다.

    충격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카아앙!

    목젖을 타격당한 모모스가 비틀거리는 틈, 이정기가 금빛의 창을 치워내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시간은 주지 않는다.’

    벼락으로 모모스의 목젖을 태워냈다지만, 타이탄과 티탄의 재생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권능으로 인한 상처이기에 쉬이 재생되지 않겠지만.

    ‘인정해야 해.’

    지금의 모모스는 자신보다 넥타 레벨이 더 높은 강자이다.

    방심했다간.

    ‘역으로 당하는 건 나야.’

    몰아붙일 수 있을 때 몰아붙여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배운 것 아니던가.

    사냥을 배웠고, 죽이는 것을 배웠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콰앙!

    방심은 배우지 않았다.

    상대의 숨통을 끊을 수 있을 때 끊는 것이 최상.

    만일 기회를 놓쳤다면.

    ‘내 뼈를 깎아서라도 숨통을 끊는 것이 차상.’

    그것이 이정기가 배워온 삶이자 교육이었다.

    모모스의 금빛 창을 치워버린 이정기.

    ‘무엇보다 최고는….’

    할아버지의 말씀.

    ‘한 방.’

    그래.

    ‘단 한 방으로 끝내는 것이다.’

    그러니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기술이 볼텍스가 아니었던가.

    이정기 또한 그렇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힘으로 모모스를 단박에 끝낼 수는 없었다.

    볼텍스도, 벼락도 그만한 화력으로 충분치 않다는 것을 방금 전 깨달았다.

    ‘낼 수 있는 최고의 힘.’

    쿠웅.

    이정기의 발밑이 움푹 파여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쿵!

    또 한 번.

    쿵!

    또다시 한 번.

    어느새 이정기는 운석이 충돌한 것과 같은 구멍 속에서 모모스를 노려보고 있었다.

    들끓는 이정기의 힘이 파동이 되어 사방을 압박해가는 것.

    화륵.

    그 힘에 열기가 치솟고, 이정기의 사자갑주가 빛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때와 같다.

    처음으로 왕의 힘을 제대로 각성했을 때.

    화르르르륵!

    그때와 같은 변화가 이정기에게서 일어나고 있었다.

    붉게 물들었던 사자의 갈기가 백색으로 탈색되고.

    투캉!

    히드라의 가죽이 전신을 뒤덮었다.

    “왕의 힘이…!”

    헤르메스의 경악이 뒤에서 흐릿하게 들려온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안다.

    지금 자신의 왕의 힘과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넥타의 잠재력을 끌어낸 상황.

    이 순간만큼은.

    [넥타 레벨 7….]

    아직 가지지 못한 힘을 끌어낼 수 있었다.

    -크히아아아아!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모스.

    녀석과 이정기가 동시에 눈을 마주쳤다.

    목젖이 회복되는 것이 보이는 상황, 기회는 지금 한 번뿐이었다.

    모모스도 그것을 직감했는지.

    부우우우웅.

    금빛의 창을 회수하며 다시금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오오.

    동시에 이정기의 양 주먹에 맺히는 붉은 빛.

    ‘마력.’

    그리고.

    휘이이이이잉!

    그 붉은 빛이 회전하며 소용돌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볼텍스.’

    할아버지의 성명절기이자, 이정기가 아는 단일 최강의 스킬.

    마지막.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짓!

    전류가 한데 뭉쳐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마력과 스킬은 하나나 다름없다.

    하지만 넥타는 마력과 쉬이 뒤섞일 수 없는 힘이었다.

    오랜 기간의 훈련과 경험을 통해 마력과 넥타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

    그러나.

    ‘권능은 다르다.’

    넥타로부터 기인하였지만 넥타와는 또 다른 고유의 능력.

    그 자체가.

    ‘이정기.’

    그러니 이렇게 뒤섞여 한데 뭉칠 수 있는 것이었다.

    한데 뭉쳐진 세 개의 힘이 내뿜는 파장은.

    쿠콰콰콰콰쾅!

    하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천둥을 내리치고 있었다.

    부우웅!

    먹구름을 꿰뚫고 다시금 금빛의 창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아까와 다른 힘, 모모스 역시나 마력과 넥타 모두를 끄집어내 금빛의 창에 담아낸, 최후의 일격임이 분명해 보였다.

    “흐읍.”

    이정기는 떨어지는 그 창을 보며 숨을 들이 삼키고, 양 주먹을 천천히 움직였다.

    천천히.

    그러나.

    쿠콰콰콰쾅!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도록 집중하여.

    “하!”

    쾅!

    그대로 전류와 불꽃의 사자를 모모스를 향해 쏘아냈다.

    위이잉.

    귓가로 들려오는 이명.

    일행은 물론 이정기조차 아무런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저 세상엔 빛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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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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