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188화 (188/284)
  • 제8권 13화

    188

    올림포스의 특성상 어느 특별한 게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몬스터는 물론이거니와 초보 헌터들도 사냥하는 고블린들도 한 곳에 존재했다.

    문제는 초보 헌터들도 쉬이 사냥할 수 있는 고블린들마저.

    끼에엑.

    그 덩치와 힘이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수준이라는 것뿐.

    하지만 타이탄이라면 모를까.

    “죽여버려라! 마크 십칠!”

    하위의 몬스터들이 아무리 강해졌다고 해봐야 이정기의 일행에게 비빌 정도는 못 되었다.

    일행의 최약체라고 할 수 있는 마동철마저, 올림포스 원정대를 생각했을 정도로 강력한 실력자.

    대장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너도 나서라! 마크 십팔!”

    스스로 골렘을 만들어 전투 인형을 내세우는 마동철의 위력은 여느 상위의 랭커들 못지않은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만반의 준비를 한 마동철이 불러낸 수 개의 골렘들이 잡다한 몬스터들을 처리하며 시간을 버는 동안.

    “후우….”

    유시아는 코팅에 대해 연습하고 있었다.

    ‘쉽지 않아.’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절대 쉽지 않은 기술임은 알고 있었다.

    마동철이 역시 이건이라며, 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정기가 말하길.

    ‘할아버지가 그러셨는데, 다른 시엘이나 헌터들이 코팅을 완벽히 구사하는 데까지는 일 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하셨어요.’

    천재 중의 천재.

    아니 세계의 헌터들을 줄 세워 앞에서부터 끊어낸 그들이 코팅의 기술을 배우고 구사하는데 걸린 시간이 일 년이었다.

    ‘나는….’

    자신도 물론 그중 하나라고 하지만, 시엘에 미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기까지의 시간을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유시아를 향해 이정기는 말해주었다.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일주일.

    ‘네 기준이라면, 평범한 사람의 기준으로 말해줄 수 있겠니?’

    이정기의 기준이라고 생각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건만.

    ‘이모님의 기준이에요.’

    이정기는 유시아가 코팅의 기술을 제대로 다루는데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자신에게도 찾지 못한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 것일까?

    조금의 기대감을 담아 물었는데.

    ‘넥타를 이미 다룰 수 있으시잖아요.’

    그것이 올림포스 원정대와 자신의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

    넥타.

    결국, 코팅이란 넥타를 대신할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하기 위한 기술.

    하지만 넥타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면, 완벽하진 않아도 코팅을 다루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정기의 말은 사실이었다.

    “하!”

    거친 숨과 함께 발사된 화살.

    이정기의 도움도 없이 발사된 달빛의 화살은.

    콰콰콰쾅!

    전과 전혀 다른 위력으로 타이탄을 꿰뚫는 데 성공했으니까.

    “하아…. 하아….”

    물론 아무런 대가 없는 힘은 아니었다.

    한 번 코팅에 성공하고 나면 고된 싸움을 몇 시간이나 한 것 같은 피로감과 무력함이 온몸을 엄습했다.

    정말.

    ‘도대체가 얼마나 막대한 마력과 넥타를 보유하고 있는 거야?’

    이런 능력을 아무렇지 않게,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사용하는 이정기가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이렇게….”

    헤르메스도 코팅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미 넥타를 자유로이 사용하는 헤르메스였지만, 그에게도 코팅은 새롭고 필요한 기술이었다.

    마력이 아닌 넥타를 주로 사용하는 헤르메스에게 코팅은 넥타의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자.

    “돼, 됐다!”

    기술의 위력을 한 층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마법과도 같은 능력이었으니까.

    새로운 가디언을 찾기 위해 온 이 곳.

    벌써 일주일이 조금 넘은 시간 만에 일행의 능력이 몇 단계나 진일보되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

    “참….”

    “그 인간을 보는 것 같군.”

    이정기였다.

    * * *

    이곳은 티탄들의 감옥과 올림포스를 건설하는데 일조한 가디언이 만든 비처.

    그런 만큼 이 특별한 올림포스의 구역에는 그 대단한 대장장이가 올림포스와 타르타로스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과 같은 것들이 다수 있었다.

    갑작스레 튀어나와 타이탄마저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의 함정.

    넥타의 힘을 약화시키고 온몸에 무력감을 가득 채우는 특별한 대지.

    칼날의 돌풍이 열풍이 되어 괴롭히는 특별한 구름 지대까지.

    하지만 무엇보다.

    “저런 것은….”

    헤르메스조차 모르는 변화가 이곳에서는 일어나고 있었다.

    방치되어 수천 년을 외부의 개입 없이 지내온 이곳인 만큼.

    “저도 처음 봅니다.”

    가디언들의 상식마저 벗어난 변화들이 존재하는 것이었다.

    갇혀 있는 생태계.

    그 안에서 벌어진 끔찍한 변화와 같은 것들.

    화르르륵!

    머리통과 어깨, 가슴팍이 강렬한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는 저것.

    그 덩치와 느껴지는 기운은 분명 타이탄의 것이었지만 그 성질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부우웅!

    타이탄들의 주력기라 할 수 있는 주먹질에서 생겨나는 변화 또한 달랐다.

    휘이이익!

    “여, 열풍이!”

    주먹질 한 번에 살갗이 타오르는 열풍이 동반된다.

    화르르륵!

    용암이, 불꽃이 그 주먹에서 쏘아져 덮쳐온다.

    콰앙!

    당연히 그 목표지는 작열로 인해 초토화되는 것이 상식이었다.

    타오르는 타이탄, 불꽃 거인의 공격을 피해낸 일행이 천천히 상대를 가늠했다.

    파앙!

    먼저 유시아의 코팅된 화살이 불꽃의 타이탄에게 쏘아져 상처를 냈지만.

    꿀렁!

    타오르는 화염이 상처를 집어삼키고 회복시키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타이탄보다 더 빠른 재생력입니다.”

    “거기다 화염 탓에 화살이 위력을 잃고 코팅이 해제되는 것 같군.”

    쉽사리 상대하기 힘든 상황.

    다음 차례는 헤르메스였다.

    휘이이잉!

    코팅된 바람을 불러일으켜 불꽃의 거인을 덮쳤다.

    휘이잉!

    위력을 배가한 헤르메스의 바람이 거인의 불꽃을 꺼트릴 듯 거세게 불어왔다.

    그러나.

    파앗!

    타이탄에게서 쏟아진 열풍이 헤르메스의 돌풍마저 집어삼켰다.

    당황스러운 상황이었지만, 헤르메스는 나름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냥은 가능할 듯합니다.”

    방금 건 이정기에게 배운 코팅의 기술을 활용한 것이었다.

    유시아는 코팅을 배워 더 큰 위력을 낼 수 있게 되었다지만 헤르메스에게는 다른 이야기였다.

    오히려 헤르메스가 사용하는 코팅은 위력을 배가시키는 것보다 넥타의 소모량을 줄이는 것.

    “넥타만을 사용해 상대한다면, 쓰러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다만?”

    “사용해야 할 넥타가 너무 많다는 게 문제지. 도대체 예전에도 없던 저런 것이 어떻게 나타난 건지.”

    헤르메스의 말에 마동철이 답했다.

    “환경과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지. 거기다 지배체계가 있고, 지속적인 싸움이 있다면 진화나 변화는 오히려 억제되기도 하지만 어떤 개입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공간에서는 어떠한 변화라도 일어나는 게 당연해.”

    헤르메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서려던 찰나였다.

    “제가 하죠.”

    이정기가 대신하여 나섰다.

    “하지만, 지치시지 않으셨습니까?”

    헤르메스의 눈이 그들이 지나온 행로를 슬쩍 봤다.

    핏빛으로 물들어 있는 대지.

    토지의 색깔이 아닌 타이탄의 피로 물들어 있는 색이었다.

    코팅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일행들 대신, 홀로 나선 이정기.

    그가 미친 듯 쓰러트린 타이탄의 피가 흐르고 흘러 여기까지 번진 것이었다.

    그러니 지쳤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흔들리는 헤르메스의 동공.

    들썩이는 이정기의 등은 거친 숨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역시.’

    흥분.

    이정기는 새로운 적에, 새롭게 날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하고 있는 것.

    콰콰콰.

    다시금 이정기의 온몸을 감싸는 사자갑주.

    ‘정말….’

    과거의 예언이 맞는다면 저 남자는 자신들의 뚜렷한 왕이다.

    그 어떤 통치도, 인정도 필요 없는 왕.

    그저 단 한 가지.

    타앗!

    전투를 위해, 전쟁의 승리만을 위해 세워야 하는 왕.

    진정한 의미의 광전사.

    “거인의 불꽃이…!”

    그것이 바로 이정기인 것이었다.

    “사자 불꽃에 먹히고 있어!”

    이정기가 쏘아낸 네메아 그것이 불꽃 거인의 화염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 * *

    쿵! 쿵! 쿵!

    올림포스에 들어오기 전부터 빠르게 뛰던 심장은.

    쿵쿵쿵쿵!

    올림포스에 들어온 이후 더욱 빠르게 뛰고 있었다.

    이정기는 이것이 그저 확장된 감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씨익.

    즐겁다.

    콰아앙!

    힘 조절을 해야 하는 지구에서의 전투와 달리, 이곳 올림포스에서의 전투는.

    콰아앙!

    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그 행위가 반복되며 이정기는 확장되었던 감각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더욱 날렵해진 몸을 제어하고.

    쿠르르르르!

    더욱 강력해진 위력의 주먹을 조절한다.

    콰앙!

    어떤 것을 파괴해도 그 무엇하나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사람들의 시선도, 그로 인한 피해도 관계없다.

    그저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공간.

    ‘지구가 내 고향이 아니야.’

    이곳이야말로.

    ‘올림포스가 내 고향이야.’

    그리웠던 고향 땅.

    씨익.

    누군가에겐 공포스러울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즐겁다.

    태어나 자라며 겪어온 것들이라곤 이런 것들뿐.

    할아버지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식사를 할 때가 아니라면 언제나 자신의 곁에 즐비한 것은 몬스터의 피와 살점들뿐.

    씨익.

    그러나 한 번도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다.

    지구에서의 고급스러운 침구와 포근한 잠자리보다.

    콰아앙!

    이곳이 자신에게 더욱 잠이 잘 오는 곳이라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파짓, 파지짓.

    왕으로 각성하기 전에는 제대로 다룰 수 없었으나.

    파지지짓!

    왕으로 각성한 이후에는 한 번 사용해봤다가 그 막대한 파괴력에 놀라 사용하지 못했던 힘.

    “내리쳐라.”

    양손을 뻗은 이정기가 온 넥타를 개방하며 말했다.

    상대하던 하나의 타이탄뿐만이 아닌 겁에 질려 도망치고 있는 수 마리의 타이탄, 그 너머의 타이탄들까지도.

    “벼락.”

    콰콰콰콰콰콰콰콰콰지지지지지직!

    그 모든 것이 일순 가루가 되는 빛줄기가 쏟아져 나아갔다.

    이것이 가디언들의 왕이 가진 고유의 권능이자 힘.

    그리고 이정기의 힘이었다.

    치치치칙.

    고기 타는 냄새가 사방에서 나던 그 순간.

    스윽.

    이정기의 눈이 한 곳을 응시했다.

    방금 전 벼락을 떨어뜨린 그 순간, 타이탄과는 다른 또 몬스터와도 다른 어떤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설마.’

    하나의 익숙하다고 생각되는 힘까지도.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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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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