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156화 (156/284)

제7권 6화

156

‘이종족.’

헌터가 나타나고, 마력을 사용하고, 게이트 속에서 몬스터가 나타났다.

처음에 그저 살아남는 데만 열중하던 사람들은 곧이어 새로운 의문을 떠올렸다.

‘몬스터.’

그들 중 인간과 같은 지성을 가진 존재는 없는가?

몬스터는 말 그대로 몬스터, 말이 통하지 않고 살육의 본능만을 가진 존재가 바로 그것이었다.

헌데 게이트는 달랐다.

‘이것은 건축물일세.’

게이트 속에 존재하는 건축물들, 그리고 문명을 발견할 수 있는 흔적들.

사람들은 어딘가 자신들과 같은 지성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른 증거들도 발견되었고, 의문은 확신처럼 변해 세상에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진짜 지성체를 만날 수는 없었다.

보스 몬스터 중 특별한 존재들은 인간의 언어가 아닌 영언을 통해 말을 걸어오지만, 그것들도 자신들과 같은 지성체라기보다는 똑똑한 살육자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지금까지 지성체가 발견된 곳은 오직 하나.

‘올림포스.’

시엘들이 전해준 그 끔찍한 이야기.

인간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힘을 가지고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쌓아 올린 문명을 보유한 존재들.

하지만 그들은 인류의 안전을 위해 토벌해야만 하는 존재였고, 시엘들과 수많은 헌터의 희생 속에 끝이 났다 전해졌다.

그 후로도 이종족에 대한 호기심은 남아있었지만, 사실상 이제는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이 현실.

그러나 지금.

“엘… 프?”

강민혁의 눈앞에 있는 존재는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종족, 엘프와 똑 닮아 있었다.

뾰족한 큰 귀, 새하얗다 못해 안이 비칠 것 같은 피부.

“인간들은 우리를 그렇게 부르더군.”

“한국어!”

또 한 번, 강민혁은 경악했다.

엘프라 생각한 존재의 입에서 완벽에 가까운 한국어가 나왔으니까.

두뇌 회전이 빠른 강민혁은 급히 전투태세를 갖추며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한국어를 한다는 것.’

그것이 뜻하는 바는 이들이 인간, 그것도 한국인과 교류하고 있다는 반증이었으니까.

그리고 자신이 알기로 이 던전은 원래 백두의 것이 아니었다.

과거 주병훈의 밑에 있을 때.

‘그 던전 말이야.’

주병훈이 눈독을 들였기에 알고 있었다.

이 던전은 이성의 것이었다.

“…….”

저들이 교류하는 한국인이 바로 이성의 인간이라는 뜻.

“하지만 우리는 엘프라는 존재가 아니다.”“

…….”

강민혁이 어떻든 평온한 말을 꺼내는 그녀의 몸짓에는 자신감이 가득 배어 나오고 있었다.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오소소.

강민혁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자신감.

“아마조네스. 그것이 우리의 이름이다.”

“아마조네스….”

“인간.”

꿀꺽.

“쉬어라.”

그제야 확신할 수 있는 강민혁.

‘적의가 없어.’

이들에게 자신에 대한 적의가 없었다.

“축제가 머지 않았으니.”

“축제…?”

“왕좌의 시험을 앞두고….”

아니, 그런 것이 아니었다.

“피를 볼 수야 없지.”

그저 잠깐 동안은 살려주겠다는 것.

그리고 확신컨대, 그녀에게는 그런 광오한 말을 할만한 실력이 있었다.

* * *

이정기는 백두의 공격대들을 이끌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처억! 처억!

군대의 행군과도 같은 모양새.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몬스터들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지만.

“보여줄게.”

달려나가는 권신우와 최인해.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이진석과 공격대들의 합류에 몬스터들을 말 그대로 갈려 나가고 있었다.

저들의 실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들의 말도 안 되는 활약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마력이….”

“어떻게?”

“증폭된 거야?”

그들의 마력이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세배까지도 증폭되어 있었다.

스킬의 위력은 그 배를 넘었으니.

콰쾅!

몬스터들이 남아나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었다.

이유를 모르는 길드원들.

하지만.

스윽.

이유를 짐작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의 변화에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겠는가.

“도대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괴물이 된 거야?”

단 한 명.

“감도 잡히질 않는군.”

이정기 때문이었다.

‘왕의 자격.’

이정기 또한 각성하여 새로 깨달은 힘에 익숙해지는 중이었다.

왕의 자격을 통한 단체 버프.

그건 마치 바티칸의 팔라딘들이 사용했던 신성 스킬과도 비슷한 것이었다.

허나 그 종류도 질도 다르다.

그들이 사용하던 것은 넥타를 만들어내려는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부산물일 뿐, 지금 이정기는 진짜 왕의 자격을 통해.

[왕의 군단을 사용 중입니다.]

왕의 군단이라는 능력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자신이 지정한 영역, 그리고 대상들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것.

그 대가로 넥타를 사용하지만.

‘넥타의 양이 급격하게 늘었어.’

각성을 통해 늘어난 넥타에 비하면 모기의 피만큼이나 적은 양이었다.

물론 그 수가 꽤 되기에 무한정 지속할 수는 없다지만 왕의 군단이 가진 능력을 생각하면 지금은 무리해서라도 운용하는 편이 나은 것 같았다.

[왕의 군단을 통해….]

들려오는 메티스의 목소리.

[군단병들의 마력 성장이 가속화됩니다.]

그저 힘을 증폭시키는 것뿐만이 아닌, 그들의 성장마저 가속화시킬 수 있는 능력.

콰앙!

몬스터를 사냥하고.

화악!

성장하고.

“……!”

그들은 전에 느꼈던 그 기적 같은 감각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 대단한 능력에도 비밀이 있었다.

[추가 성장에 따라 왕의 군단이 가진 능력이 해금됩니다.]

더 많은 능력이 숨어 있다는 것.

과연 그것이 무엇일지, 이정기조차 궁금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콰앙!

또 한 번의 전투가 끝나고.

“속도를 늦춘다.”

이정기가 손을 들며 명령했다.

처억!

멈춰선 공격대.

이진석이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쾌속하게 전진만을 하던 이정기.

그 목적지는 강민혁의 구출이라고 했다.

헌데 발을 늦추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후방에서 적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몬스터입니까?”

“아닙니다.”

몬스터가 아닌 적이라면.

“이성입니다.”

이정기가 이진석은 물론 백두 길드원들을 모두 보며 말했다.

이들은 자신을 믿고 이성과의 길드전에 몸을 던진 이들.

이정기는.

“이성의 공격대와 공격팀 각 한 개가 이곳을 향해 빠르게 접근 중이다.”

이들에게 승리를 맛보게 해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승리에는 조건이 있었다.

“나는 나서지 않을 생각이다.”

웅성웅성.

그들이 믿고 있던 가장 큰 전력인 이정기가 나서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그들로서 아무리 수적 우위가 있다 하더라도 열세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성의 공격대를 그네들만의 힘으로 물리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꿈틀.

그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쿵! 쿵!

빠르게 뛰는 심장, 타고 흐르는 피.

몬스터를 사냥하며 느꼈던 스스로의 성장과 일시적인 마력의 증폭.

거기 더해.

“매복한다.”

상대를 준비하고 있다면?

“전-원!”

해볼 만하다.

“은신 대형!”

* * *

이성의 제2 공격대, 호걸의 공대장인 현성호.

이성의 여느 공대장들이 그렇듯 그 또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아무런 빽도, 그렇다고 특별함도 없이 시작된 헌터 생활.

하지만 그는 그 시절부터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미친개.’

말 그대로 미친개.

한 번 물면 놓지 않는다 하여 생긴 말이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사람을 무는 것은 아니었다.

게이트 혹은 던전, 그 어떤 목표를 잡든.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실패해도 목숨만 붙어있다면 여러 번에 걸쳐 트라이하고, 정말로 목숨이 간당거릴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두려움 없이 덤비는 것이 바로 현성호.

현성호라는 헌터는 그러한 위기 속에서 강해졌다.

스스로가 이겨낼 수 없는 한계에 도전하며, 그 한계를 깨부수며 성장한 그.

어느새 그는 더 이상 미친개 따위의 별명으로 불리지 않게 되었다.

‘백호.’

이성의 백호.

퍼스트 라인이지만 랭킹전만 치른다면 제로 라인에 이를 수도 있다고 알려진 그의 실력.

또한, 그의 공격대인 호걸은 그런 그의 정신과 성격을 닮아 용맹하며 포기를 모르는 족속들이었다.

그런 현성호는.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분노하고 있었다.

‘젠장 할.’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

‘아무리 길드장의 딸이라지만….’

자신에게 그저 꼬리나 살랑거리며 유인이나 하라니.

그건 주형태 길드장도 시키지 않을 일이었다.

하지만 이성에 대한 충성만큼은 당연시하는 현성호이기에 따랐으나.

꽈악.

지금 상황은 그가 결코 참지 못할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릴….”

대놓고 꼬리를 살랑대도 쫓아오지 않는 백두 녀석들.

“무시해?”

그건 자신에 대한 무시나 다름없었다.

빠득.

참을 수 없다.

자신이 어디 가서 이런 꼴을 당했던가.

“두려워서 피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공격팀장의 말이 들렸지만.

“날 바보로 아나?”

현성호를 더욱 분노케 하는 말일 뿐이었다.

현성호는 그저 천재여서 강해진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경험 속에서 갈고 닦은 힘.

‘본능.’

그 본능이 극도로 발달되어 있는 자였다.

이건 두려워하는 게 아니다.

무시다.

“호걸들, 전부 집중.”

“후!”

현성호의 말에 울림으로 답하는 이들.

“우리가 어디서 무시당한 적 있나?”

“없습니다!”

“그러면 무시당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번도 당한 적 없다는 무시.

그러나 당해본 적이 없어도 어찌 행동해야 할지는 안다.

“보여줘야 합니다!”

보여준다.

가볍고도 간단한 말이지만.

스으으으.

그들이 내뿜어내는 기운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이성의 공격대 중에서 세 손가락에 들 정도로 수많은 경험을 쌓아온 그들.

그들이 뒤집어쓴 피를 증명하듯 피어오르는 살기.

그래 이것이다.

‘유인?’

집어치워라.

“우리들은….”

쿵!

발을 구르며 나아가기 시작하는 현성호.

“호랑이다.”

“후!”

호랑이는 무엇을 해야 할까.

꼬리를 살랑거리며 먹이를 유인하는 것?

아니다.

“사냥 시간이다-!”

“후! 후!”

이성의 제2 공격대 호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어떻게 할 거야?”

“어쩌겠어.”

커다란 태도를 든 남자가 난색을 표하며 뒤따랐다.

“가야지.”

안태민, 그가 호걸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공격팀의 리더였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펴낸곳 | 오에스미디어

주 소 | 경기도 하남시 조정대로 35 하우스DL타워 F915-1(9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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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 일 | [email protected]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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