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148화 (148/284)
  • 제6권 23화

    148

    제로 라인에 속해 있는 범죄를 저지른 헌터들에겐 에키드나란 칭호가 붙어 누구나 그들을 두려워했다.

    그중에서도 에키드나 호스.

    그는 에키드나 중에서도 위험한 에키드나로 정평이 나 있는 존재였다.

    ‘랭킹 18위.’

    텐에 가까울 정도로 높은 랭킹.

    그간 수많은 랭커들이 그를 쫓아 호스의 처단을 시도했지만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빠른 발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잡힐 듯 잡힐 듯하지만 결국 도주하는 호스.

    그에 더해 도주에 성공한 호스는 언제나 복수를 해왔다.

    자신을 사냥하려 했던 무리를 찾아 잡아 죽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그 가족이나 길드를 건드리는 방식.

    그렇게 호스는 에키드나로서의 악명을 높이면서도 제거되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욕망이 있었으니.

    ‘혼돈의 세대.’

    새로운 힘에 대한 갈망.

    더 큰 힘이 있다면 더 이상 도망조차 치지 않을 수 있다는, 시엘들마저 자신을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에 노력하던 중 혼돈의 세대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

    자신과 같은 에키드나이자, 자신과는 라이벌 구도이기도 했던 에키드나 카우.

    녀석이 새로운 힘을 얻고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괴력을 지니게 되었다는 소식에 그 비밀을 쫓았다.

    그리고 알게 된 것은 특별 관리 던전이었다.

    ‘특별 관리 던전이라는 것이 있고, 그곳에서 사냥에 제대로 성공한다면 혼돈의 세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간 사람을 죽이며 쌓아온 악명과 돈을 이용해 얻어낼 수 있던 고급 정보.

    호스는 마침내 특별 관리 던전 중 하나를 찾아낼 수 있었다.

    지금껏 호스가 했던 것 중 가장 위험한 일이었다.

    그것은 호스가 위치를 알아낸 특별 관리 던전이 에키드나가 결코 밟아서는 안 되는 땅, 이탈리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호스는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

    결국, 이탈리아에 비밀리에 입국했고, 바티칸의 성전사들을 따돌리고 특별 관리 던전에 들어올 수 있었다.

    ‘크하하하! 됐어! 됐다고!’

    랭킹 18위, 그 위치에 오르게 된 것은 그저 운 때문만이 아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도 특출난 재능이 있는 호스였지만 그 또한 본디 헌터, 수많은 던전을 공략했으며 게이트의 시대 또한 살아왔던 것이 그였다.

    혼자라는 것이 두렵지만, 이 정도 던전쯤은 홀로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그.

    그는 벌써 공략을 마치고 자신이 얻게 될 새로운 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심장이 들끓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전조가 나타났다.

    ‘이것이…!’

    듣기로 멸종되어 버린 게이트가 이 특별 관리 던전 속에 존재한다고 했는데, 게이트가 발현되기 시작한 것.

    몬스터의 피를 뒤집어쓴 호스는 떨리는 마음으로 게이트 속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것이.

    푸르르르르.

    호스의 마지막이었다.

    지금 이정기의 눈앞에서 갈기를 털며 목을 비틀고 있는 이 녀석.

    -히이이잉!

    그 크기만을 따지면 히드라 못지않은 이 녀석이 호스의 목숨을 빼앗은 녀석이자, 이 게이트의 주인이었다.

    […조우….]

    메티스의 말이 계속해서 들려오지만 이정기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녀석이 어떤 녀석이고 하는 쓸데없는 설명과 같은 말들.

    이정기는 메티스의 말을 듣는 대신, 네메아를 발동시켰다.

    ‘오래 끌 필요도 없어.’

    지금까지는 힘이 부족했다지만, 지금은 다르다.

    또한, 지금은 그저 녀석을 사냥하는 것만 집중하면 될 노릇 아니던가.

    ‘티시포네는 사용할 수 없어.’

    절대의 맹독, 히드라의 독과 뷔앙의 독이 섞여 탄생한 최악의 독.

    이정기는 이미 그것이 가진 효능, 아니 권능을 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사용한 티시포네는 티탄의 권능마저 녹여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티시포네가 가진 문제점 또한 알 수 있었는데.

    ‘너무 강력한 맹독이 모든 것을 녹여버린다.’

    인간이라면 그 전부를, 인간을 초월한 존재라 함은 그 근원까지도.

    즉, 넥타마저도 녹여낼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티시포네를 사용하는 것은 넥타를 흡수해야 하는 이정기로서 그리 좋은 방식이 아니었다.

    가장 강력한 힘이지만 봉인해두어야 하는 힘.

    그러나 이정기에겐 티시포네만큼이나 강력한 것들이 있었다.

    -히이이이잉!

    스팀팔로스들의 날갯짓만큼이나 커다란 굉음을 내는 녀석의 울음소리.

    어느새 이정기는 녀석의 안면 정 중앙에 서 있었다.

    투캉.

    이빨을 들어내는 네메아.

    오른쪽으로 허리를 돌린 이정기가 곧장 오른손을 감아 휘둘렀다.

    쿠웅.

    녀석의 안면에서 울려 퍼지는 묵직한 소음.

    푸화아아아아아악!

    그 반대편으로 흡수되지 못한 충격이 그대로 빠져나가 돌풍을 만들었고.

    쿵.

    녀석은 그대로 쓰러졌다.

    단 한 번의 공격.

    그것으로.

    […쓰러트렸습니다.]

    사냥이 끝났다.

    그저 이정기의 몸 그 자체가 그 어떤 기술보다 강력해진 것이었다.

    * * *

    이정기가 특별 관리 던전에서 나왔을 때,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씻은 듯 사라졌다.

    바티칸과 더 데이는 그간 울렸던 게이트 브레이크 소음에 대해 해명했고, 그 원인으로 꼽힌 것은 하나.

    ‘호스.’

    에키드나 호스가 감히 로마에서 난동을 피웠기에, 대피령을 내렸다는 것.

    그리고 날뛰고 있다던 태양과 달 사냥꾼은 사실 이 호스를 잡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었다.

    별 것 아닌 일 같았지만,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는 한 수였다.

    그 첫째가.

    모습을 감추었던 태양과 달 사냥꾼이 다시금 세상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달해주는 것.

    ‘두 번째.’

    그런 그들이 에키드나 호스라는 괴물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내고, 그 성격을 확고히 했다는 것.

    ‘세 번째.’

    바티칸은 발표했다.

    -에키드나 호스 사냥에 도움을 준 태양과 달 사냥꾼에 감사를 표하며, 그들로 인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그렇기에….

    바티칸은 그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범법적인 행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용인하겠다는 것.

    사실상 태양과 달 사냥꾼이 양지로 나올 수 있는 교두보를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또 한 가지가 있었다.

    -또한, 에키드나 호스 사냥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이어진 발표.

    -대한민국의 헌터, 허큘리스 이정기에게 무한한 감사와 함께 더 데이의 파트너 헌터 자격을 부여하겠다.

    이정기가 이탈리아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밝히고, 그가 호스 사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

    또한, 그렇기에 이탈리아는 에키드나 사냥에 도움을 준 이정기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이탈리아의 왕조나 다름없는 더 데이에서의 파트너 자격.

    ‘더 데이의 던전 공략에 참여할 수 있으며, 동맹과 비슷한 자격을 준다.’

    그건.

    ‘대한민국의 이성조차 갖지 못한 권리.’

    그걸 일개 개인이 받게 된 것이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바티칸은 헌터 이정기를 명예 팔라딘으로 추대하며….

    또 한 번 세상이 발칵 뒤집힐만한 일이었다.

    바티칸의 명예 팔라딘, 그건 더 데이의 파트너 헌터 자격보다 더 큰 혜택이 주어지는 지위였다.

    특히나 대단한 것은 이 명예 팔라딘의 지위를 받은 것은 이 세계에서 손에 꼽을 수 있다는 것.

    지금껏 명예 팔라딘의 지위를 받은 것이.

    ‘시엘.’

    오직 시엘 뿐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일, 그리고 아무리 상위의 에키드나 사냥에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너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더 데이와 바티칸은 이러한 여론을 철저히 무시한 채 여타의 의견을 묵살해 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아직 더 남았습….”

    아폴론이 저지른 일이었다.

    “그, 그만.”

    솔직히 이정기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거기다 아폴론의 일 처리는 이정기가 특별 관리 던전에 들어갔을 때부터 진행된 것이었다.

    아무리 이정기에 대한 믿음이 있어도, 결과를 미리 아는 듯 움직이는 그 모습은 이미 훗날의 상황을 알고 있다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왕에게, 아니 이정기 헌터에게 필요한 것들입니다.”

    아폴론이 얼굴을 고치고 말했다.

    “이정기 헌터께서 원하는 길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 처음으로 이정기는 놀랐다.

    아폴론이 바라는 것이 그저 그의 목적을 위해서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대한민국, 그곳에서의 위상이 달라지실 겁니다.”

    아폴론은 자신의 목적 또한 이루어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계산된 건가? 아니면 그 길 또한 녀석의 목적에 도움이 되는 건가?’

    무엇이 되었건.

    “고마워.”

    그에게 약간의 고마움을 느낀 것은 진심이었다.

    환하게 미소짓는 그.

    “언제나 왕…, 아니 이정기 헌터의 기쁨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그건 좀 위험한 말 아니야?”

    그때 다가오는 유시아.

    그녀의 얼굴도 한결 편해 보였다.

    물론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감정은 있었지만.

    “솔직히 믿기 힘들어.”

    음지의 절대자 중 하나였던 유시아.

    하지만 그녀에게도 지금의 상황은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바티칸과 더 데이가 고개를 숙이며, 이정기를 떠받들고 있는 상황.

    거기다 절대로 인정치 않았던 달 사냥꾼과 태양마저 품에 안았다.

    “도대체….”

    당황스러움은 지극히 당연한 것.

    아폴론은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자신을 대할 때와는 다른 태도.

    그러면서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건 유시아에게 느끼는 친근감이 아닐 것이다.

    ‘그녀의 안.’

    그녀가 가진 넥타.

    ‘아르테미스.’

    아폴론의 동생을 향한 친근감.

    “이미 네가 알던 세상은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

    “…….”

    “티탄들이 세상에 잠식해있고, 지구는 두 번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이게 현실이고, 지금의 지구다.”

    아직까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유시아.

    그녀의 생각이 복잡해 보였다.

    “시엘 회의가 끝나려면 며칠은 더 걸릴 겁니다. 이미 결과는 알고 있지만.”

    아폴론이 다시 이정기를 향해 말했다.

    “그 전에 말씀드려야 할 것들을 전부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정기와 유시아의 얼굴이 무거워졌다.

    이미 오케아노스, 사츠키를 만나 그녀가 가진 티탄에 대한 정보를 들었지만, 그녀는 이미 그들의 세력에서 아웃된 상황이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진 않았다.

    하지만 아폴론은 달랐다.

    그들의 편에 선 척, 그들의 내부 정보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며.

    ‘예언자.’

    이정기조차 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

    “1차로 잠에서 깨어난 티탄들은 총 열, 그리고 이차로 깨어난 티탄들은 백 둘입니다.”

    아폴론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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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메 일 | [email protected]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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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의 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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