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최강의 손자-139화 (139/284)
  • 제6권 14화

    139

    가드.

    그 이름을 말하며 유시아는 약간 긴장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이탈리아에서 가드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는 없을 것이며, 세계에서도 가드들은 두려운 헌터의 집단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이탈리아가 가진 진짜 저력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는 자들.

    ‘그들은 더 데이의 길드원들이 아니다.’

    그런 실력을 가졌음에도 그들은 이탈리아의 가장 큰 길드인 더 데이에 속한 헌터들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더 데이에 못지않은 조직.

    오히려 이탈리아에서는 더 데이보다 더 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

    “협회가 움직이고 있는 거야.”

    이탈리아의 헌터 협회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또한, 그들은 이탈리아의 협회임과 동시에 또 하나의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기도 했다.

    “더 바티칸.”

    “그래. 이탈리아의 수호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이탈리아가 축복의 땅이라 소리치는 이들.

    그와 동시에 절대적인 세력을 갖춘 그들이 움직인다.

    사아아.

    시시각각 움직이는 마력들이 느껴진다.

    이정기는 그것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

    “가드에 대해 얼마나 알아?”

    유시아의 질문.

    “많이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정기가 답했다.

    “그들이 평범한 헌터들과는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구세대, 신세대, 혼돈의 세대.

    그 무엇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기에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팔라딘이라고도 하지.”

    전혀 다른 어떠한 능력이 그들에게 깃들어 있다.

    신성 스킬이라 말하는 특별한 스킬들.

    그리고 더 바티칸에서 선정한 가드들에게만 주어지는 신성 아이템이라는 특이한 등급 체계의 아이템들.

    신성 스킬과 신성 아이템.

    그 특별함의 비밀을 알아내고자 하는 세력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누구 하나 제대로 그 비밀을 밝혀낸 적은 없었다.

    그렇기에 가드들은 두려움의 대상임과 동시에 호기심의 대상.

    결코, 그들과 마주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음과 동시에 헌터라면 꼭 한 번쯤은 마주해봐야 할 대상으로 불리는 것이었다.

    “통행료가 점점 비싸지네요.”

    이정기의 말에 유시아가 피식 웃었다.

    “몰랐어? 더 데이 그리고….”

    말을 잇는 유시아.

    “바티칸은 한 몸이나 다름없는 것.”

    더 데이의 길드장, 시엘 루이기.

    그런 루이기의 여동생이자 루이기 못지않은 강자 루카.

    그리고.

    “또 한 명, 루이기의 여동생이 있지.”

    루이기에는 총 두 명의 여동생이 있다.

    한 명은 말했듯 시엘에 버금가는 실력자인 루카였으며, 또 한 명은.

    “교황 루시.”

    바티칸의 성녀, 그리고 이탈리아 협회의 협회장 루시.

    “애초부터 통행료는 더 데이와 더 바티칸, 둘 다였을걸.”

    이정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명한 바티칸의 가드들을 구경이나 해보죠.”

    “가드들을 그렇게 말하는 건 너밖에 없을 거야.”

    * * *

    “대장.”

    로마의 대로, 통제되어 있기에 차량은 버려져 있다시피 했고 일반인들은 코빼기도 볼 수 없는 거리.

    “태양과 달 사냥꾼이라면 긴장….”

    “조용.”

    맨 앞 열에 서서, 빛나는 갑주로 온 몸을 장식한 남자가 말했다.

    “지금 로마를 더럽히는 적들을 두려워하라 하는 건가?”

    “그게….”“

    네가 누구인가.”

    대장이라 불리는 남자의 질문에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던 남자의 얼굴이 점점 변해갔다.

    어두웠던 걱정은 걷어내고, 뚜렷한 믿음만이 보인다.

    “가드입니다.”

    “우리가 누구인가.”

    그건 총 열 명의 다른 헌터들 또한 마찬가지.

    “가드입니다!”

    가드.

    “그 이름이 갖는 의미를 잊지 마라. 우리는….”

    대장이라 불린 남자가 말했다.

    “신의 대전사다. 우리의 패배는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신의 가호를 받는 우리는 결코 이기지 못할 적이 없을지니.”

    “영광과 축복이 우리와 함께하사.”

    “승리의 길로 이끄시길.”

    기도와 같은 주문들.

    “그리고….”

    대장이라는 남자가 멈춰서 말했다.

    “내가 누구인가.”

    그 질문에 가드들의 눈에 맺혔던 믿음이 더욱 신실해졌다.

    “유라엘이십니다.”

    유라엘.

    가드들에도 급이 있고, 그들의 위로 대장급이 존재했다.

    사실상 어느 길드에 가더라도 대장급은 쉽게 차지할 수 있는 실력자들.

    가드들은 랭킹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신의 전사들에게 감히 순위를 매길 수 없다.’

    그것이 이유.

    하지만 가드가 되기 이전이라면?

    유라엘이라 불린 남자는 그런 종류의 헌터였다.

    가드가 되기 전, 이미 랭킹에 이름을 올린 강자.

    ‘세컨드 라인의 움브라차.’

    악명 높은 움브라차.

    에키드나 후보에 들 정도의 강자이자 악인.

    하지만 바티칸의 가르침 아래 회개하여 오직 신을 위해 싸우는 대전사.

    “유라엘!”

    “유라엘!”

    유라엘.

    “우리에겐 신성이 함께 한다.”

    그들이 가드가 되어 받은 특수한 스킬, 신성 스킬.

    화악.

    그들의 특수한 마력과 만나 빛을 발하는 신성 아이템.

    이것들은 세계의 석학들이나, 어떤 대단한 대장장이 헌터도 비밀을 밝히지 못하는 것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신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증명.’

    바티칸의 가르침이 그랬다.

    ‘신께서 시련을 주사.’

    게이트와 몬스터들을 이 땅에 떨구셨다.

    하지만 신은 자비로우신 분이니.

    ‘그들을 대적할 힘과 함께 인간들을 선택하셨다.’

    그것이 헌터들.

    그들이 악인이건, 선인이건, 그런 것들을 바티칸에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이 신의 뜻이다.

    신의 선택을 받은 헌터가 받지 못한 인간들을 어찌하건 중요하지 않지 않은가?

    그렇기에 바티칸도 악인으로 치부되는 자신을 받아들여 신의 뜻을 행하게 만드신 것이었다.

    “로마를 더럽히는 적들이다.”

    유라엘은 말했다.

    “성역을 더럽히는 적들이다.”

    “……!”

    “겁먹지 말라.”

    유라엘의 온 몸에서 빛이 발했다.

    “신께서 함께하사, 우리에게 패배는 없을지니.”

    태양? 달 사냥꾼?

    그것들은 죄인이다.

    신의 선택을 받았음에도, 신의 선택을 받은 또 다른 이를 노리다니.

    그것만큼은 용서할 수 없는 신의 뜻.

    우우웅.

    “오거라! 누구라도 오거라! 이 유라엘이!”

    소리치던 유라엘.

    콰앙!

    그의 머리통이 바닥에 처박혔다.

    “반짝거려서 찾기 쉽네요.”

    “……!”

    유라엘의 머리통을 짓밟고 있는 이정기의 모습에 가드들이 경악했다.

    * * *

    축복의 땅이라 불리는 이탈리아에서 느꼈던 불쾌함.

    그건 헌터들이 일반인들을 무시하는 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저릿.

    몸에 느껴지는 기이한 감각.

    그것이 무엇인지를 몰라 느꼈던 불쾌함이었다.

    그리고 지금.

    [넥타 반응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었다.

    짓밟고 있는 가드.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

    메티스의 말이 맞다.

    ‘넥타야.’

    이 자에게서 넥타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건 혼돈의 세대에게서 느꼈던 넥타와는 다른 것이며, 히드라 등에게서 느꼈던 넥타와도 전혀 다른 것이었다.

    부족한데다 변이까지 되어버린.

    ‘돌연변이.’

    그것이 이정기에게 불쾌함을 주던 원인인 것이었다.

    “대장-!”

    짓밟힌 자가 리더인 듯 소리치는 가드들.

    그들은 당황을 잠재우고 전투 태세를 갖춰나가고 있었다.

    스윽.

    그들에게서 또한 넥타가 느껴진다.

    ‘못 느꼈던 이유가 있었어.’

    불쾌함의 원인이 넥타라 확신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저들의 넥타가 너무나 얄팍한데다 비틀려 있기 때문.

    저들의 깊은 곳.

    “신성 스킬을 사용해!”

    그곳에서 느껴지는 불쾌함.

    고오오.

    가드들의 몸에서 환한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다.

    독실한 신자라면 그것이 신의 축복이라면 두 손을 모아 경탄하겠지만.

    와락.

    이정기에게 느껴지는 것은 마치 음식물 쓰레기의 냄새를 맡는 듯한 구역감 뿐이었다.

    “어떻게, 나머지는 내가 할까?”

    유시아의 물음.

    “아뇨.”

    이정기는 확실히 답했다.

    “제가 하겠습니다.”

    더러운 것을 치워야 한다.

    그런 것을 이모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홀리 리커버리-!”

    가드 중 하나의 외침과 함께 저들의 빛무리가 모여 이정기의 발 밑으로 향했다.

    힐러 계열 헌터들 중에서도 랭커급은 되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리커버리, 그 힘을 마치 공격대의 연합스킬처럼 여럿이 모여 발휘한다.

    누군가에겐 신성함이 느껴지겠지만.

    꾸물꾸물.

    이정기의 눈에는 탁한 넥타가 모여들어 움직이는 흐름에 불과했다.

    빛이 스며들었을 때.

    쿠쿵.

    이정기의 발이 들리기 시작했다.

    “홀리 블레스.”

    “홀리….”

    여러 가지의 스킬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모여들어 이정기의 발밑으로 향했다.

    그 순간.

    쿠왕!

    반탄력과 함께 이정기가 밀려나며, 짓밟혔던 녀석이 서 있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토해내는 녀석.

    “감히….”

    녀석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신의 전사에게 이런 모독을 주다니-!”

    온 몸에서 느껴지는 분노.

    그와 함께 녀석의 안에 깃들어 있는 넥타가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가드야.”

    옆에서 들려오는 유시아의 목소리.

    “신성스킬을 통해서 서로를 강화하고, 그들의 유대와 결속이 강해질수록 헌터의 힘도 증폭되지. 그래. 비슷한 걸 들은 적 있어.”

    유시아가 말했다.

    “로베르트라고 했던가. 네가 쓰러트린 생츄어리의 헌터 말이야. 녀석의 스킬이….”

    무엇인지 안다.

    자신이 그 스킬을 가져와 진화시켰으니까.

    “버서크. 광전사 같은 변화.”

    힘이 증폭되고 마력이 증폭되며 신체 능력이 월등히 향상된다.

    그 뿐이면 가드들은 그저 특별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이라 치부될 것이다.

    하지만 신성 스킬은 그들에게 또 다른 변화마저 가져다 주었다.

    마치.

    ‘신세대.’

    그들이 사용하는 특별한 색의 마력처럼 여러 성질을 이용할 수 있는 것.

    스킬의 위력이 증폭되고, 변환에 따라 속도를 가속시키거나 방어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이 가드의 풀리지 않는 비밀.

    “그저….”

    이정기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말했다.

    “흉내일 뿐이네요.”

    넥타의 흉내.

    넥타가 가진 진정한 공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에 불과할 뿐.

    “물론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지.”

    우웅.

    마력장처럼 가드들의 앞으로 성스러운 보호막이 형성되었다.

    마치 변신을 기다려달라고 호소하는 듯한 모습처럼.

    쿠드득.

    녀석들의 몸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가드들의 진정한 힘은 신성 스킬로 강화된 육체, 그리고….”

    쿠득!

    “신성 아이템과의 완전한 결합이야.”

    차앙!

    가드들의 온 몸을 둘러싸고 있는 황금색의 갑주.

    얼굴은 물론, 온 몸을 감싼 그것은 관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끈했다.

    촤르르.

    움직일때마다 드러나는 아주 옅은 검은 줄이 관절을 대신하는 듯한 모습.

    “저 상태의 가드들은 일반 헌터라도 랭커급이라고 한다지.”

    유시아 또한 그들의 변화는 처음으로 본 듯, 조금은 긴장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느껴지는 힘이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강맹하다.

    “정말 혼자 할 수 있겠어?”

    이정기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빌어도 소용없다. 신의 뜻을 저버렸다면, 그 자격을 빼앗아갈 수밖에. 그대로 죽어, 신께 용서를 빌어라.”

    녀석들을 보호하는 성스러운 보호구가 사라졌을 때.

    콰앙!

    이정기는 다시 한 번 유라엘의 머리통을 짓밟고 있었다.

    마치 그들처럼.

    촤륵.

    검고 붉은 사자갑주에 둘러싸인 채.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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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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