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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손자-134화 (134/284)

제6권 9화

134

던전 게이트, 올림포스와 이어진 게이트가 존재하는 특별한 던전이 바로 특별 관리 던전이었다.

오직 그곳에서만 던전 게이트를 만날 수 있으며, 올림포스의 일부와 연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래야만.

‘넥타가 있는 존재가 있다.’

그것이 지금껏 이정기가 겪고 느끼며 체득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넥타 반응이 있습니다.]

메티스의 목소리.

그녀의 말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었다.

‘넥타야.’

보스 몬스터가 존재해야 할 저 앞에 넥타 반응이 느껴진다는 것.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닌 적어도 열 개는 될 법한 반응들.

물론 하나하나가 미약하기 그지없다.

김한산의 것과도, 히드라의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느낌만으로는 오히려 그들.

‘우미노오의 세 형제.’

사츠키의 넥타를 빼앗아 셋으로 나눈 그들과 비슷한 느낌.

‘특별 관리 던전임을 몰랐던 건가?’

협회의 실수로 이곳이 특별 관리 던전인지 몰랐을 가능성은.

‘아냐.’

없다.

이미 한참이나 열려 있는 게이트, 수 번이나 던전 정찰이 시도되었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특별 관리 던전과는 다르다.

‘던전 게이트가 아니야.’

그저 넥타를 가진 존재들이 저 앞에 있을 뿐이었다.

‘이상 현상.’

이런 현상으로 보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 일어나고 있음이 분명했다.

“왜 그러십니까?”

무언가 심상찮음을 느낀 이진석이 다가와 말했다.

지금껏 이정기와 함께 움직이며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그, 이진석이 모를 일은 이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혼돈입니다.”

“……!”

두 눈을 치켜뜬 이진석.

“그렇다면….”

이정기의 주변에서 그 누구보다 혼돈을 접했던 이진석이었다.

그 위험을 결코 모를 리 없었다.

“퇴각해야 합니다.”

지금껏 만났던 혼돈.

그것들은 하나같이 괴물이었다.

인간의 탈을 쓰든, 몬스터의 탈을 쓰든.

‘일반 헌터들로서는 상대할 수 없는 괴물들.’

그 위험을 알기에 이진석은 그리 말했다.

“그래야 할 것 같군요. 공대장과 간부급을 제외한 길드원들은 퇴각명령을 내리세요.”

“공대장과 간부급을 제외하고, 라 함은….”

이정기가 먼발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백두를 이성에 못지않은 길드로 만들 겁니다.”

“…….”

“그리고 종내엔 이성보다 더 강한 길드로 만들어야겠죠.”

꽈악.

“더 이상 지구에 위협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게이트가 더 이상 출몰하지 않게 되고, 인류는 이제 안전을 되찾았다 떠들며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현실이 그랬다.

던전은 특수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몬스터를 토해내지 않았고 이미 강해질 대로 강해진 헌터들은 그렇게 튀어나온 몬스터들마저 제압하기에 훌륭한 실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아뇨.”

그건 더 이상 현실이 아니었다.

“혼돈.”

이제는 안다.

혼돈의 세대라 불리우는 비밀스러운 헌터들.

그들이 단순한 인간들임이 아님을.

그들 중 몇몇은 우연찮게 힘을 얻게 된 인간일지라도, 그들 대다수는.

‘괴물.’

문자 그대로의 괴물들.

변절하여 이정기에게 합류한 사츠키.

그녀는 약속대로 이정기에게 티탄들의 정보를 주었다.

물론, 변절한 그녀가 알고 있는 정보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딱 하나.

‘목적.’

티탄들의 목적만큼은 확실히 말해주었다.

‘영원의 땅.’

그들의 고향을 되찾는 것.

그리고 그들의 왕을 일깨우는 것.

이미 파괴되어 사라져버린 땅이기에 그녀도 어떻게 땅을 되찾는다는 것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인간이 목숨을 잃을 것이며….’

지구는 황폐해질 것은 틀림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새로운 위협.’

아직 세상은 모르는 진정한 위협이 그들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고 있었다.

“훗날, 그들과 전쟁을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정기가 준비를 하며 이진석을 향해 말했다.

“저들도 그들의 적이 진짜 무엇인지 알아야겠죠.”

* * *

끼끼끼끼끽.

“크으윽!”

들려오는 굉음에 공대장들이 귀를 틀어막으며 비명을 질렀다.

우웅.

이정기가 손을 뻗어 마력장을 만들어내고서야 그들은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하늘 위로 향하는 시선들.

끼끼끼끼끽!

스틸 크로우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더한 크기를 가진 까마귀들.

강철이 아닌 알 수 없는 광석으로 이루어진 듯한 껍질에 둘러싸인 그것들이 바로.

“스….”

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였다.

그것들의 이름.

“스팀팔로스….”

SS급 던전의 보스 몬스터인만큼 특별한 녀석들이었다.

던전의 보스는 단일 개체라는 상식의 틀을 깨버린 녀석들.

‘다중 보스.’

여러 마리의 스팀팔로스 전체가 하나의 보스 몬스터나 마찬가지.

저 중 하나를 쓰러트린다고 해서 던전이 공략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무조건 저것들 전부를 깨부숴야 던전이 공략된다.

또한, 녀석들은.

“하나씩 쓰러트려선 답이 없습니다.”

한 개체를 쓰러트리면, 녀석이 가졌던 힘이 다른 녀석들에게 이어진다.

결국, 한 마리씩 쓰러트리다 보면 완성된 개체 하나를 다시 상대해야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SS급 던전의 보스 몬스터네요.”

까다롭기 그지없다.

거기다 녀석들은 헌터들이 기피하는 비행형 몬스터 아니던가.

저것들을 사냥하기 위해 미국의 길드, 다이달로스는 우미노오의 케토처럼 비행선을 제작하기까지 했다고 들었다.

“날개에서 증기를 뿜어내는데, 증기의 온도가 보호막으로 보호받는 헌터들마저 녹여낼 정도입니다.”

녀석들에 대한 정보를 보고하는 공대장들.

“최고 속도는 음속을 넘나듭니다. 길드장님….”

여러번의 승리로 고취되어 있던 그들이지만 지금은 달랐다.

“퇴각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저희끼리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까다로운 공략법을 통해 공략해야 하는 상대.

지금 자신들은 그러한 인력도, 실력도 부족하다.

이정기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나.

‘한 명의 인간일 뿐이야.’

어느새 그들은 새로운 공포 앞에 주눅 들어 있었다.

“보이십니까?”

이정기가 그런 그들을 향해 말했다.

“스팀팔로스의 색이 원래 어떻습니까?”

“그건…, 누런 청동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저것들의 색은 어떻습니까?”

빠르게 공중을 배회하고 있는 그것들.

하지만 녀석들은 사냥감을 발견해 노리는 것처럼 속도를 늦추고 허공에 정지해 있었다.

“검은색….”

“일반적인 스팀팔로스가 아닙니다.”

이정기가 말했다.

“혼돈이 깃든 것들이죠.”

“혼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

하지만 한 명.

“혼돈…!”

제3 공대장 김규한만큼은 다른 듯 했다.

“그건…. 분명 헌터들을 일컫는….”

주영은에게 등을 돌리긴 했으나 제법 가까웠던 김규한.

그것이 아니더라도 가장 뛰어난 실력을 지닌만큼 보고 들은 것이 있을 것이었다.

“아닙니다.”

이정기는 그런 김규한을 향해 말했다.

“몬스터도 혼돈이 깃든 것들이 있습니다. 저것들도 그런 것이고요.”

“그렇다면 더욱더 퇴각해야 합니다. 저희가 감당할 수 있는….”

“저도 혼돈의 세대입니다.”

“……!”

“전투에 참여하란 말은 안 하겠습니다. 하지만 지켜보십시오.”

당신들이 상대해야 할 적이 무엇인지.

당신들의 앞에 누가 있는지.

“그거면 충분합니다.”

이정기가 이진석을 보자 이진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터벅, 터벅.

천천히 걸어 나가던 이정기.

그가 땅을 박차고 주먹을 내뻗었다.

‘시작은….’

휘이이이이잉!

볼텍스부터.

* * *

끼끼끼끼끼끽!

스팀팔로스가 내는 굉음은 헌터들뿐이 아닌 이정기의 귀에도 거슬리는 것이었다.

쿠웅!

저 소리가 귓가를 통해 들어오면 몸 안의 마력이 요동쳤다.

일반적인 헌터라면 마력이 일순 증발해버릴 정도의 충격이었다.

일반적인 헌터라면.

[넥타가 저항합니다.]

이정기는 일반적이지 않은 존재.

이 정도 따위, 넥타를 통해 밀어내면 그만이었다.

쿠우웅!

이정기의 주먹이 스팀팔로스 한 마리의 머리통에 직격했다.

크게 울리며 떨리는 녀석.

하지만 분쇄되리라 생각했던 녀석은 그것을 버텨내며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끼끼끼끼끽!

한 마리가 물러나면 또 한 마리가.

끼기기기긱!

그것을 또 물리치면, 또 한 마리가.

혼자에 불과한 이정기는 스팀팔로스 전체와 홀로 싸우고 있었다.

“네메아.”

주먹을 내지르자 나타나는 붉은 사자.

당장이라도 녀석은 스팀팔로스의 목덜미를 물어뜯어, 찢어발기려 했다.

끼끼끼끼끽!

하지만 과연 음속을 넘나들 수 있다는 듯 네메아는 스팀팔로스가 아닌 녀석이 있던 잔영을 물어뜯곤 사라져버렸다.

쿠웅!

몸에 느껴지는 둔중한 충격.

스팀팔로스의 발톱이 어깨를 쥐어짜고선.

카카카카캉!

사자 갑주를 부술 듯 옥죄어 왔다.

쿠웅!

다시금 녀석을 향해 주먹을 내뻗은 이정기.

충격과 함께 녀석이 멀어졌지만, 또 한 마리가 다가오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귀찮아.’

실로 까다롭기 그지없는 녀석들.

방어력도 방어력이지만, 저 속도가 거슬렸다.

거기다 한 마리를 쓰러트리면, 또 한 마리에게 그 힘이 전이된다니.

‘한 번에 쓰러트려야 해.’

화살도 한 마리를 꿰뚫을 뿐, 나머지엔 닫지도 못하니 한꺼번에 전부를 처치할 수는 없었다.

좋은 방법은?.

‘있어.’

마침 좋은 방법이 있다.

파앙!

이정기가 허공을 박차며, 그 자리에 섰다.

끼끼끼끼끽!

스팀팔로스들은 그런 이정기를 노리며 허공을 배회하고 있지만, 쉬이 다가올 생각을 하진 않았다.

태어날 때부터 최고로 태어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 스팀팔로스들.

녀석들은.

끼끼끼끼끽!

누구보다 정확히 위험을 감지하고 물러서야 할 때를 아는 녀석들이었다.

퓨수유우우욱!

최고속을 내기 위해 증기를 내뿜는 녀석들.

녀석들이 이정기의 곁을 벗어나기엔 찰나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늦었어.”

이미 준비는 끝났다.

지구로 와 제대로 사용조차 해보지 못했던 능력.

어떤 능력이든 몇 번 안에 배워 똑같이 사용할 수 있었던 이정기였지만 이 능력을 배우는 데는 가히 십여 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할 수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완벽히 제어할 수 없었던 능력.

[왕의 자격을 일깨웠습니다.]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스스스.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 이정기가 사용 가능한 힘은 올림포스에서 가졌던 힘의 전부!

그런 자신도 완벽히 제어할 수는 없지만.

‘제어할 필요가 없지.’

지금 자신의 목표는 저것들 전부를 일순에 소거해버리는 것이었으니까.

끼끼끼끼긱!

더욱더 굉음을 내며 발버둥 치는 스팀팔로스들.

“내리쳐라.”

녀석들에게로 사신의 선고가 떨어졌다.

“벼락.”

우르르르르릉!

쾅!

[넥타 각성 진행도…, 12%]

들려오는 메티스의 목소리.

그리고 또 하나.

[아레스의 흔적을 발견하셨습니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펴낸곳 | 오에스미디어

주 소 | 경기도 하남시 조정대로 35 하우스DL타워 F915-1(9층)

대표전화 | 070-8233-6450

팩 스 | 02-6442-7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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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 일 | [email protected]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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