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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손자-27화 (27/284)

제2권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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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던전?”

새로운 룰이 적용되는 것으로 모자라, 새로운 던전까지 헌터들은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눈치가 빠르거나 능력이 있는 자들은 눈을 빛냈다.

‘새로운 룰, 그리고 신규.’

그 말은 특별하다는 뜻.

그리고 그 특별한 시험을 치러 효과적인 성적을 보인다면, 그에 상응하는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곳이 바로 이곳 이성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룰이 적용된 데다, 신규던전인만큼 위험도가 높기에 회장님의 특명으로 이번에는 또 하나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특혜.

“이번 기수는 신규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도 좋다. 원래는 마력 던전까지 돌파해야만 정식 길드원으로서 완전한 인정을 받게 되겠지만, 이번에는 마력 던전을 공략하지 못해도 정식 길드원으로 채용하라는 지시다.”

“……!”

마력 던전, 오직 그것만을 보고 이성에 오는 이들도 있었지만, 유별난 난이도를 두려워하는 헌터들도 있기마련.

완전히 새로운 룰과 형태에 헌터들이 웅성댔다.

“고민할 시간을 주지. 30분 후, 희망자만 준비하여 마력 던전에 입장하도록 하겠다.”

시간이 주어졌다.

“어떡하지?”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신규 던전이라면, 당연히 난이도도 위험도도 높겠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는 헌터들.

튜토리얼 기간을 함께 보낸 데다, 최종으로 합격까지 한 그들이었기에 이미 대다수 친분을 나눈 후였다.

“거기다 전부 한 던전에 들어간다는 건….”

“그 괴물들이랑 경쟁해야 한다는 거잖아?”

헌터들의 눈이 두 곳을 향했다.

각각 수석과 차석이 있는 곳.

이번 튜토리얼에서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낸 둘이었다.

수석 안태민, 그의 아버지가 바로 이성의 제1 공격팀장, 안인회라는 것은 비밀도 아닌 일.

차석인 김상혁은 든든한 뒷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정기와 똑같은 특수 마력인 붉은색의 마력 소유자인데 다, 타고난 전투 센스와 헌터로서의 능력은 안태민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은 수준이라 알려져 있었다.

사실상.

“안태민 때문에 회장님이랑 길드장님, 협회장님까지 온 거라지?”

튜토리얼 시험에 세 명의 거물이 온 이유가 안인회의 아들, 안태민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거기다….”

또한, 헌터들의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저 이상한 놈까지.”

이정기.

헌터들에게 있어 이정기는 정말이지 알 수 없는 존재로 불리고 있었다.

B등급 헌터를 쓰러트리고, 홉 오우거를 괴상한 방식으로 해치운 녀석.

“뭔가 야비한 수가 있었을 거야.”

“그렇겠지. 그러니까 수석이어도 충분한 실력을 보였음에도 5등을 한 거겠지.”

“길드장님이나 회장님은 저 녀석이 사용한 수법을 아시니까 그렇게 한 거겠지?”

“저 녀석이랑 엮이면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길 것 같단 말이지.”

대화와 고민.

하지만 이정기는 딱히 아무런 말 없이 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이정기를 향해 걸어가는 두 개의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가온 두 명의 헌터.

“다들 말이 많군.”

“그니까 말이야. 저 녀석이 제일 많아야 하는데 말이지.”

익숙한 목소리.

이정기와 함께 2차 시험을 치렀던 권신우와 최인해였다.

“말도 안 되는 결과이긴 하지.”

어느새 이정기의 바로 앞까지 온 둘은 이정기를 보며 팔짱을 낀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누가 봐도 수석에 가장 어울리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차석도 아니고 겨우 5등이라니….”

“단단히 미움을 산 걸까? 아니면 정말 쟤네들이 말하는 것처럼 뭔가 속임수가 있었던 걸까?”

“…….”

“뭐가 됐든….”

“난 내가 본 것만 믿어.”

분명 이정기가 알기로 저 둘은 튜토리얼 시험 때까지 그렇게 친밀히 지내지는 않았던 거로 기억하는데, 지금 보니 생각마저 통하는 듯 세상 둘도 없는 단짝처럼 보였다.

“그나저나 인사도 안 해주는 건가?”

권신우가 이정기를 향해 말하자.

“안녕하세요.”

그제야 이정기가 답했다.

인사고 뭐고, 그냥 다가와 둘이 대화를 하는데 그럴 틈이 있지도 않았다.

“덕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감사를 표하지. 그리고 말했던 대가는 반드시 지불하겠다.”

권신우의 튜토리얼 등수는 6등, 이정기의 바로 밑으로 꽤나 많은 합격자가 나온 이번 기수에서 낮은 성적은 아니었다.

“나는 뭐, 내가 생각했던 만큼 나왔지만, 약속은 지킬 거야.”

최인해의 등수는 9등.

둘은 잠시 안부를 나누고 말했다.

“어쩔 거지?”

“……?”

“마력 던전, 들어갈 건가?”

권신우는 가라앉은 눈으로 말했다.

“새로운 룰, 새로운 던전. 거기다 저들과 경쟁한다고 하면, 생각보다 위험할 거다.”

권신우는 진심으로 이정기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수석이었어야 할 네 성적이 5등이 된 것을 보면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음은 분명하겠지.”

그리고 권신우는 안태민을 보고 있었다.

“당연히 튜토리얼 시험에서 주인공이 될 거로 생각했다던, 안태민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는 소문이 있더군.”

안태민, 그는 분명 실력은 갖추고 있지만, 성격은 나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던전을 같이 들어가야 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권신우는 진심으로 이정기를 걱정해 경고하는 것이었다.

“네가 숨겨둔 수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절대적인 등급 자체가 낮다. 몬스터 한 마리 상대하는 것과 던전에서의 생존은 분명 전혀 다른 일일 거다.”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인지 정말로 자신을 너무 걱정해서 말이 많은 것인지 헷갈릴 수준이었다.

“빠지는 게 좋을 거다.”

분명한 경고.

“나도 뭐, 이번에는 빠질 생각이야.”

최인해가 말했다.

“저 틈바구니에 껴서 경쟁하는 피곤함을 왜 감수해? 마력 던전이 분명 탐스러운 보상은 맞지만, 이렇게나 위험이 크면 손해지.”

이제 둘은 이정기를 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든 그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이정기의 선택이었다.

“저는….”

이정기가 천천히 답했다.

“들어갈 겁니다.”

애초에 마력 던전이 목표였다.

지금 그 룰이나 상황이 변했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감인지, 만용인지.”

권신우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알겠다. 그럼 나도 들어가지.”

“……?”

“뭐, 어쩔 수 없네. 나도 들어가야겠어.”

“……?”

갑작스러운 둘의 대답.

“이번만큼은 혼자서 할 수 없을 거다.”

“홉 오우거를 쓰러트렸던 그 능력, 난사할 수 있는 건 아니지?”

둘의 말에 이정기의 눈 또한 가라앉았다.

“뭐, 이번에도 혼자 할 수 있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권신우가 말했다.

“이번에 한해서는 서로 이득을 주는 거래로, 함께 팀을 이뤄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정기의 원래 목표, 그건 튜토리얼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가장 높은 수준의 마력 던전에 들어가는 것.

또 인원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이용해 홀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죠.”

이번만큼은 권신우의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도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편히 이루기 위해서라면 조금 도움을 받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거기다가 또 한 가지.

‘싫지 않아.’

지구에 와 이진석을 제외하곤 누구와도 가까이 지내지 않았던 이정기.

하지만 권신우와 최인해는 무언가 특별함이 있는 듯, 딱히 싫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팀이라.’

조금은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럼 내가 참가 신청하고 오지.”

권신우가 고수완을 향해 갈 때.

스윽.

최인해가 제 스마트폰을 이정기에게 내밀었다.

“아직까지 번호도 모르더라고. 번호 찍어줘.”

이정기는 그런 최인해의 스마트폰을 잠시 살펴보다가.

스윽.

받아들지 않은 채 등을 돌렸다.

“야, 야!”

“이번에 마력 던전에서 살아 나오면 알려드릴게요.”

“뭐, 뭐?”

* * *

마력 던전에 들어갈 최종 인원이 결정되었다.

이번 기수의 튜토리얼 합격자는 총 열아홉 명, 평균적으로 열 명 내외의 합격자를 내는 튜토리얼이었기에 이번 기수의 실력이 월등함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런 합격자들 중 새로운 형태의 마력 던전에 참가하겠다고 신청한 것은 총 열 한 명.

여덟 명은 참가를 포기했다.

“헌터라면 위험을 알아차리고 빠져야 할 때를 알아야지.”

수석, 차석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에 경쟁해야 하는 데다, 신규 던전인만큼 극도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내린 결과.

“약속대로 포기한 자들도 이성의 정식 길드원이 되는 것은 물론, 마력 던전을 거치지 못했기에 그만큼의 마력은 마땅한 아이템으로 충당한다. 빠지도록.”

그렇게 마력 던전에 들어갈 헌터가 정해졌다.

‘안태민과 그의 팀, 총 다섯 명.’

수석 안태민과 튜토리얼에서부터 그를 따라 2차 시험까지 함께 치른 다섯 명의 헌터.

‘차석, 김상혁과 그의 팀, 총 세 명.’

차석인 김상혁과 그의 팀 세 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정기와 권신우, 최인해까지 총 열한 명.”

그들이 마력 던전에서 경쟁할 헌터들이었다.

모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던전의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순간.

스윽.

안태민은 먼저 김상혁을 보았다.

하지만 곧 그 시선은 이정기에게서 멈추어있었다.

“…….”

김상혁 또한 마찬가지.

그 또한 이정기를 보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인기 많은데?”

최인해가 그런 그들을 보며 입가를 비틀었다.

“수석이랑 차석이 전부 관심을 가지는 오등, 아니 D등급 헌터라.”

웃기는 일이 분명했다.

안태민의 등급은 A등급.

김상혁은 B등급이지만 곧 A등급의 벽을 깨고 한 발자국 나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서로가 아닌, 겨우 D등급 헌터 이정기라니.

“시험 결과에 의문을 품은 것이겠지.”

권신우가 말했다.

“그때, 이정기가 무엇을 한 지는 몰라도 속임수만큼은 아니리라 생각할 정도의 눈치가 있는 자들이니까.”

그리고 그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정기는.

“…….”

저들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 마력 던전의 입구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따끔, 따끔.

마력 던전의 입구에서 풍겨오는 마력이 온몸을 자극하고 있다.

그때 고수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력 던전에 입장했어도 언제든지 탈출할 수 있다.”

그것이 게이트와 던전의 차이.

핵을 부수기 전까지 탈출할 수 없는 게이트와 달리 던전 계열은 언제든 출구를 찾아 탈출할 수 있었다.

“목표는 던전 수호자를 쓰러트리는 것, 방법은 어떤 형태로든 관계없다.”

마력 던전에서의 룰을 가르쳐주는 고수완.

“총 세 명의 훈련관이 함께 입장할 것이며….”

그러면서 고수완은 팀장이 된 헌터들을 향해 아이템 하나를 지급해주었다.

폭죽의 형태.

“이걸 발사하면 단 한 번, 훈련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대신 던전을 포기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또한 원래 마력 던전을 통과할 때는 없는 룰이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소리.’

다시 한 번 긴장감이 감돌 때.

“안태민과 김상혁, 이정기 팀의 순서로 입장한다.”

마력 던전으로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최강의 손자

지은이 | 규 명

발행인 | 조규영

펴낸곳 | 오에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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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 일 | [email protected]

등 록 | 2012년 4월 12일 제399-2016-000057호

발 행 일 | 2020년 12월 22일

ISBN 978-89-6788-793-3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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