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89화 (189/211)
  • #189. 부인이 열성 팬이 되는 운세.

    강화술 메시지, 요즘은 좀 칼같이 확인하질 않는다.

    참여하기는 싫은데, 나가기는 또 좀 그런 단톡방마냥 메시지가 쌓여 있다.

    그 메시지가 뭐냐면 주로 ‘명성’이다.

    차에 치이고 책 잘 팔리기 시작하면서 전주에서 멈추고 잘 오르지 않았던 명성으로 인한 사주강화술 포인트가 알아서 벌린다.

    자동사냥보다 더 합리적인 시스템 같으니.

    “무섭게 오른단 말이지.”

    명성은 명예에 주로 포인트를 쌓아 주는데 그다지 달갑지는 않다.

    명예가 속한 관성운은 사람의 책임을 말한다. 직장이나 부하, 자식 등 책임질 것들이 많이 속해 있다.

    책임을 다하는 자에게 명예가 따르니까.

    이어 관인상생(官印相生)이라 하여,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자에게 권리가 따른다.

    즉 이놈의 명성이 오를수록 어머니, 주거, 종교, 학위, 기예에 계속 포인트 보급이 되는 것이다.

    “명성, 명성, 명성, 명성, 악명, 명성……어? 이건 뭐야?”

    누적된 사주강화술 포인트가 올랐습니다. 메시지를 쭉 내리다 보니.

    퀘스트가 하나 수행된 걸로 뜬다.

    뭔가 해서 보니.

    <제사>

    당신은 죽은 자, 혹은 죽은 자로 인식될 수 있는 이의 유명을 섬기고 이를 수호할 것을 다짐합니다.

    특) 당신은 죽은 자, 혹은 죽은 자로 인식될 수 있는 이의 뜻을 그들과 접촉할 수 없는 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죽은 이들이 가는 곳을 전파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리 전달한 당신에게 종교/신념/사상/도덕운에 100포인트가 누적됩니다.

    “…….”

    야이, 종교운 그만 좀.

    왜 멀쩡한 설 회장 죽은 사람 취급이야.

    ‘인식될 수 있는’은 사주강화술이 내가 수정해도 되는 자유도가 있다지만.

    표현에 명시성이 없네.

    기적 빨이 재미는 있다. 쫄리는 맛도 있고.

    다만 신과 영혼의 안녕, 교육을 위해 사람들이 내게 바친 건물과 전당, 토지 등의 자산을 후손에 물려줄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해서.

    * * *

    설민혁 로비 이후엔 은겸이도 찾아왔다.

    은겸이면 로비로 보기엔 부적절하려나?

    “선생님.”

    “어, 사흘간은 보면 안 되는데.”

    “아, 안 돼요?”

    설은겸이면 자연스럽게 찾아왔다고 봐도 되겠다만 신분이 그렇지 않다.

    현재 스카이피아 지분이 설양훈에 이어 2위다.

    설재영, 설윤영이 정확한 보유량은 몰라도 2, 3위를 다툰다고 봤는데.

    설은겸이 2위로 올랐다.

    설재영은 그놈의 중동에 교회 짓기 사업을 끝까지 못 놓더라.

    그래도 회삿돈 및 지원금은 가져다 안 쓰고, 자기 주식 팔아서 긴급수혈하는 것 정도는 인정한다.

    그런 집념 하나는 대단하다고 봐야겠지.

    설윤영은 스카이피아 주식을 팔아서 남편 회사 지분 사들이고 있다.

    어느 회사에 더 관심이 있는가가 보이는 행보이긴 한데.

    친정을 무슨 항우 따라 나선 강동 8천 장정마냥. 근거지로 둘 욕심은 없는 게 아닌 듯 보여서 아들 내놓으라고 해 봤다.

    설양훈이 설혜영 꾸짖기와 설윤영한테 아들 내놓으라고 한 걸 대표적인 사이다로 꼽더라고.

    어쨌거나 설은겸은 지분만 보면 차기 회장이라, 플레이어는 아니어도 자리에 불렀고 취급도 특별해야 맞았다.

    “지분 2위라 공정성 논란 있는데, 뭐, 괜찮겠죠.”

    “어, 나도 그 생각 했는데.”

    “그랬는데?”

    그러게? 은겸이가 그 정도 균형 감각이 없지는 않은데 의외의 행보다.

    바로 긴요하게 찾아오다니, 무슨 로비를 하려고.

    눈을 살짝 내리깐 은겸이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보고 싶은 걸 못 참겠어서 왔지.”

    윽, 이건 못 받아치겠다.

    내가 얼굴 붉힐 줄은 몰랐네.

    말 돌려야지.

    “그래서 어머니랑 은겸이네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말 돌린다?”

    내 패턴도 슬슬 깨우치는 것 같고.

    여기서 내가 말 안 돌리는 걸 원한다면 강력한 드립을 들을 것을 예상하고 하는 것이겠다.

    근데 이거 설 회장은 사실상 사망이라고 약 치고 있는데 나도 안 침통하고 자손들도 영 안 침통해 하네.

    하기야 대외적으로는 병상에 반년 넘게 의식 없이 누워 있는 80 노인이라 이미 마음의 준비들은 한 모양새다.

    갓 쓰러졌을 때는 그나마 손녀가 많이 울었다. 여기 울보가.

    물론 이걸 부각시키면 분위기를 깰 거라, 언급 안 한다.

    왜 하냐? 그 영감 멀쩡하잖아.

    멀쩡한 영감이 자식들이 침통해서 자기만 기리면서 삼년상 치르길 바라면 그거 부모지만 선 넘는다.

    그리고 자식들도 아버지가 누워 있으니 자유롭고 방탕하게 회삿돈 가져다 쓰려고 하는 꼴 보면, 기다렸던 거 같다.

    참 자식복은 없는 사람이야.

    “보고 싶다고 말하면 심장이 빨리 뛰어 혈류가 늘고, 혈류가 몰리는 신체의 끝부분이 괴롭게 반응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야한 소리를 맨날 하니까. 미안하잖아.”

    은겸이가 내민 손가락에 볼이 콕 찔렸다.

    “받아도 주는데?”

    받아 준 여러 행동들이 뇌리에 스치니까.

    미치겠네.

    “어, 다 받아 준다고 하니까, 점점 요구가 강해지는 거 같아서요. 미리 나는 미안한데, 어쩔 수 없다, 약을 쳐 놔야 더 강한 것도 받아 주지.”

    “가지고 놀아요. 뭐든 좋으니까.”

    “진짜로?”

    “그것도 좀 민망하긴 했는데, 재밌었는걸.”

    슬슬 말 꺼내볼까 싶지만 여자운 11레벨까지 산정상 두 곳 남아서 아직까진 계략만 짜고 있었다.

    가지고 놀라더니 본인이 더 잘 가지고 노네.

    서로 가지고 논 뒤 이야길 이었다.

    “엄마는 좀 고민하는 거 같으신데요.”

    “은겸이가 정하면 따르실 겁니다. 은겸이는 어쩌고 싶어요?”

    “저는 애들은 용서해 주고 싶긴 하네요. 근데 그 애들을 통해서 그 아저씨가 잘사는 걸 원하지 않아요. 출소해도 감옥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뭐, 어떤 걸 선택해도 괜찮습니다.”

    “안 하면 선생님 선택을 못 받는 거 아니에요?”

    “그렇다 해도 난 은겸이와 은겸이 집안 편을 들 거니까.”

    “정말?”

    “이미 영합하고 있는데요.”

    “……그렇네요.”

    “엉덩이 차갑겠다.”

    “선생님 손 뜨거우니까.”

    붙어서 태어난 거 아닐 정도로 둘 다 떨어지려고 안 하는 게 좋다.

    “그런데 은겸이는 경영권에 관심이 정말 없어요, 이제?”

    “아, 회사요?”

    “아무리 봐도 함량 미달이신 분들만 있으신 거 같은데, 은겸이가 제일 나아요.”

    “나는 관심 없어요.”

    은겸이도 회사를 수단으로 원했던 것은 같았다.

    “아, 정말 설재영만 그렇게 되면 아무 상관 없어요?”

    “응, 감옥 갔으면 좋겠다. 낚여라.”

    “안 낚여도 갈 거 같은데.”

    그러고 보면 건설업에 진심이라서 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설 회장 후계의 비극이다.

    “음, 어, 오빠가 갖고 싶다고 하면 내가 욕심내 볼까요?”

    은겸이는 누굴 위해서 갖겠다는 생각은 프로그래밍이 확실하게 되어 있었다.

    * * *

    [……이혼했다고 너무 그러시는 거 아녜요?]

    “이혼이 문제가 아니라 어르신 유산으로 땜질을 해 줄 수밖에 없고 그런 손실을 끼치신 게 문젭니다. 그걸 수습하는 능력을 보겠다는 건데 왜 그러십니까.”

    [아, 정말.]

    “다른 좋은 방법 있으면 역으로 제시해 주세요.”

    [우리 친하다고 봤는데. 만나서 얘기해요.]

    설혜영의 분노의 연락 및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설민혁도 김병용한테 잘 말해 주면 안 되냐고 빌고 앉았고.

    외부의 적이라고 인식하고 단결해서 맞서는 게 출제자 의도인데.

    출제자를 돈으로 녹이려고 드네.

    근데 돈 없잖아.

    “죄송합니다. 산에 갈 겁니다. 사흘 뒤에 뵙겠습니다. 잘 진전되시길 빕니다.”

    [여보세요, 아 선생니임.]

    전화 뚝 끊고 곧장 산행을 결정했다.

    결국은 물려받을 거 같은 설민혁이나, 내가 편의 봐주고픈 은겸이한테 해 주는 걸 보면 나도 별로 공정성이 없고, 사실 공정성 챙길 생각도 없다. 몰카니까.

    그래도 냉정한 척, 이의 안 받는 척으로 불만을 일으켜 서로 작당 모의를 하게끔.

    그냥 깡그리 연락 끊고 영산 순례 마무리를 지을 생각이다.

    산에 가서 수련한다고 하면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은유 자매들도 선생님, 아저씨 하는 일에 방해하면 안 된다면서 빠져 주곤 한다.

    역술인이니까, 가능한 방법이겠다.

    산행은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이라서 내게 익숙한 진안의 운장산으로 정했다.

    명승 선생님 수행하시던 산이다.

    그리고 산행 함께 할 사람 불렀다.

    “그거 다리가 올라가겠냐?”

    소녀보살 발목밖에 안 보이는 롱패딩 입고 왔다.

    롱패딩 저거 잠깐 유행 타고 말겠거니 했는데 오래가는 모양이다.

    허벅지에서 잘하면 무릎까지 보호가 된다는 점에서 나쁘지는 않다만.

    “아동복이니 힘들긴 하겠지.”

    비 오는 가을철 영국 날씨에 벤치에서 풀었던 몸이 경직되는 거 막으려고 챙겨 입은 것마냥 보온이 잘 되어 보인다.

    문제는 등산이랑은 그다지 관계가 없을 거 같다는 거?

    산 오를 거면 다리 쫙 벌리고 계단이나 돌부리를 밟고 올라야 하는데.

    다리를 벌리기가 쉽지 않은 구조에 겨울철 산에 있는 앙상한 나무들이 옷에 닿아 계속 걸리적 거릴 거 같다.

    체구가 작으니 덜하려나?

    “그래, 폭이 좁아서 더 산 올라가기 힘든 거 아니냐?”

    “이러고도 올라간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내려올 땐 굴러도 되겠다.

    “그러고 보니 칼 안 들고 왔네.”

    “칼 없어 보이냐?”

    “몸에 품고 다니니?”

    들고 오기도 힘들 테니 당연히 안 들고 오겠거니 했다.

    지금은 내 권고대로 가져오지 않은 행색인데.

    설마 패딩 속에 몸에 붙여놨나.

    “아니, 내 몸이 칼로 되어 있다!”

    “…….”

    외면해 버렸다.

    저 대사는 나도 한참 덕심이 가득할 때, 사주 보며 했던 말이다.

    신금(辛金)이 든 신유일, 신해일, 신축일, 신묘일, 신사일 등에 태어난 사주가 쇠로 태어난 사람들에겐 간혹 ‘몸이 검으로 되어 있으시네요.’라고 한 적이 있다.

    알아먹는 사람이 있어서.

    저건 게임, 만화 등의 IP에 나오는 대사인데.

    사주에 신금이 많으면 칼을 쥐고 살 팔자라고 단순히 판단하는 게 있고.

    특히 여자 사람을 쇠에 비유하면 바위, 철강, 기차 이런 건 좀 그러니까.

    보검, 장도, 펜촉 등의 표현을 쓰는데 그게 주로 ‘검’이라 치는 드립이다.

    “나무로 태어난 게 어디서 거짓부렁이야.”

    “……흥.”

    근데 어째서 소녀보살이 저런 대사를?

    여자애들이 아는 경우는 드문데 말이지.

    의외긴 하지만 서브 컬쳐란 게 본디 세상과 유리된 사람들에게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고로 소녀보살이 그래도 이상할 건 없다.

    무속과 우주의 구조를 파고들어 이상한 학설 설파하는 것보단 몇 배로 낫지.

    귀신 쓰이는 것도 가족이 없어 사회성이 극단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생긴 내면의 가상 인격으로 보는데 뭐, 아닌 경우도 있으니까.

    “그리고 정확히는 물로 되어있다.”

    “야, 사주하는데 과학 들이밀지 마라.”

    “과학 이야기하는데 사주가 들이밀질 말아야지, 뭔 소리야.”

    그래도 칼을 갖고 올라온 것보다는 낫지 싶다.

    롱패딩도 어찌 됐건 등산 아웃도어 회사에서 만든 물건이니 어련히 등산에 어울리겠지.

    “근데 산 오르면 더울 건데.”

    “속에 아무것도 안 입어서 괜찮다.”

    응?

    내가 좋아하는 시추에이션이기는 한데, 왜?

    “……아니, 왜 그런 짓을 하죠?”

    이게 또 남자운 갚으라고 하려나?

    “냉수 목욕하려고.”

    아, 그런가?

    경계심 곤두세우고 있었는데, 뭔가 소녀보살이기 때문에 이해가 간다.

    영력을 살리는 방법은 육체를 쇠하게, 특히 몸을 차게 만드는 것이다.

    저체온증에 달할 정도가 되어 몸의 체온을 보내려고 뇌에 영양 보급이 안 되는 상태.

    그때 사람이 가히 미쳐 발광하는 상태가 되는데, 그것이 빙의 등과 흡사하다고.

    이건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는 거고, 무속적인 관점에서 보면 귀신은 음의 존재라 몸이 찬 여자를 좋아한다.

    음하고 비어 있는 여자가 음기를 더 품은 모양새라 귀가 동조하기 쉬운 신체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박수무당이 그냥 무당보다 수가 적다.

    물론 나는 그냥 여성들이 점술업 주요 고객이다 보니 인프라나 저변이 넓어서 더 많이 입문하는 것으로 보고는 있다만.

    “근데 뭔 냉수 목욕이냐?”

    “수기함양에 도움이 된다.”

    “아, 그렇겠다. 근데 집에서 받아서 하면 안 되나?”

    무당 관둘 생각 없어 보이니까, 산에서 치성드리면서 찬물에도 들어가고 뭔가 할 법하다.

    그런데 소녀보살 입에서 의외의 제보가 있었다.

    “산악의 기운을 받은 계곡에서 하라는데? 강화술이.”

    “아, 진짜? 그럼 뭐 오르냐? 물 관련 오르나 보네?”

    “그렇지, 물 관련 건강 레벨 하나랑 어머니, 주거, 학위, 종교 중에 하나 준대.”

    소녀보살은 나무……. 그래 뭐, 꽃 여자이므로 물은 인성운이니 저것들이 오르는 게 맞겠고.

    나는 지지자운, 자아운 등에 영향을 미치겠다.

    좋은 제보를 들었다. 욕심난다.

    자아운은 여자운보다 조금씩은 높거나 동등한 편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이성에게 인기와 사랑은 얻는데 통제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여자운이 높은 상황인데, 자아가 낮으면 남자가 줏대 있게 여성을 통제 못 하고.

    여자들 하자는 대로 다 하게 되며 말리는데.

    자아운이 높고 여자운도 높으면 여자들이 존경하며 안달까지 나는 나쁜 남자가 되나.

    거기서 자아운이 낮아지면 여자의 마음에는 들지만 유혹을 못 이기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러면 여복이 내조 잘하는 조강지처들을 확고히 얻는 것으로 발휘되지 않고.

    그냥 무수히 많은 여자들과 연애를 즐기는 쪽으로 변모한다.

    남자가 쉬워 보이게 되는 건데,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 법이라.

    여자들도 목적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퀘스트 어떻게 받았냐?”

    “얼죽아.”

    “얼죽아?”

    “영하의 온도에서 얼음 씹어 먹어야 된다. 그럼, 너 내려가서 커피 하나 사 마시고 와.”

    겨울엔 종이컵에 담긴 테이크아웃 커피에서 올라오는 따스함이 좋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은 적이 없긴 했다.

    “어 아냐, 산 중턱에 산장 겸 음식점 몇 개 있는 데 있어. 카페도 크게 하고.”

    “그럼 가자.”

    진짜였다.

    이 추운 날 산중에서 얼음 씹으니까. 퀘스트가 왔다.

    폭포 맞기의 강화 버전으로 겨울날, 5도 이하의 수온에서 버티는 거다.

    북녘 한파와 얼음과 수기의 기운을 그대로 맞으므로 물 관련 운세가 오른다고.

    “와, 야, 고맙다. 덕분에 레벨 더 올라가겠네.”

    소녀보살이 퀘스트 알아내서 알려 줄 줄이야.

    레벨이 자그마치 두 개네.

    “멱 감을 곳은 있냐?”

    이 산에는 빠삭하다.

    “사람 거의 안 오는 계곡 하나 있기는 있어.”

    산불관리원은 혹시나 불씨 같은 거 등짐펌프로 닥치고 초기 진압해야 할 일이 많아서.

    수도 나오는 산장, 관리소, 그게 없으면 계곡이라도 알아 놓는 동선으로 입산 및 등산을 한다.

    “근데 옷을 왜 벗고 와? 갈아입을 거랑 챙겨 오면 되지.”

    “이거 이불 같아서 맨살로 입고 있으면 기분 좋다.”

    롱패딩이 감촉이 괜찮긴 하더라, 군에서 쓰던 침낭을 입고 다니는 기분?

    “내복이라도 입지.”

    “이거 그래도 내가 가슴 쪽은 좀 꽉 끼거든, 그럼 상체를 뭔가가 꽉 껴안아 주는 느낌이 들어.”

    “……그, 그래.”

    오늘따라 왜 이렇게 눈시울 붉어지게 말을 하냐.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계곡이 유리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정상부터 밟기로 했다.

    “으아아아, 야 안 힘드냐.”

    “흐음.”

    “바쁘네.”

    소녀보살은 정상에서 스마트폰 보고 있기 바쁘다.

    영산 순례 관련 사주강화술 레벨이 정산되었기 때문이겠다. 나도 그러고 있으니까.

    쭉 다시 한번 읽어 보고 고민 없이, 여자운 11렙을 택했다.

    <여자운 LV11>

    당신은 공작의 적녀급 혹은 왕의 서녀급 혹은 이에 걸맞는 자산 가치를 갖춘 대부호나 권력가의 부인과 결혼하여 그녀의 지참금인 백작령 급 성, 토지, 타워, 금은보화 등 부인에게 상속된 처가의 자산을 뜻대로 컨트롤 할 권한 혹은 그게 걸맞는 작위를 얻습니다.

    당신은 부인뿐 아니라 처가에게도 인정받는 사내로서 부인과 트러블이 있다 하더라도 처가에서 이를 중재해 반드시 해로하게 만들 것이며 부인 또한 당신의 높은 여자운 덕에 당신에게 깊은 애정을 품습니다.

    특) 당신은 생식 기능 레벨에 따라 처가와 같은 가문에서 얼마든지 후처를 맞이하는 게 가능합니다. 당신의 처가와 부인은 같은 가문의 여식들을 주어서라도 당신과의 혼인 동맹을 견고히 다질 것입니다.

    특) 당신은 주거운에 따라 이 처가보다 신분이 낮은 가문에서 첩을 들이는 것이 가능하고 서출을 공인하지 않는 이상, 부인과 처가가 이를 영원히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수긍합니다.

    특) 당신은 명예운에 따라, 정부를 두는 등의 이성적 트러블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거나 이를 처가와 부인이 같이 불문에 부칩니다.

    특) 당신이 종교/신념/사상/도덕운이 높다면 당신의 부인은 당신의 선행과 신념, 언행을 동경 및 존경하고 당신을 존경하는 마음을 공감과 확신을 받길 원하여 이성 신도의 접근을 용인합니다.

    만족스런 운세다.

    정부 두고, 외도해도 왕실의 권위 실추를 우려해 입 꾹 닫는 유럽 입헌군주정 왕실 사위급 운으로 부인 덕에 작위도 생기는데.

    부인이 팬이며 신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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