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70화 (170/211)
  • #170. 국운을 논하다.

    말일과 신정을 유겸이와 보냈다.

    유겸이가 애인인 척을 오히려 하기 전보다 덜 내는 걸 보면 여전히 좀 걸려 하는 것 같다만.

    <중혼>

    당신은 다중 이성과의 관계에 진입했습니다. 이성들을 처첩으로 구분하거나 성욕 해소의 대상으로만 활용하면 중혼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중혼은 당신의 사회성이 포함된 관성운과, 주거운이 포함된 인성운을 하락시킵니다. 유지할수록 하락합니다.

    여성운이 포함된 재성운은 상승과 하락이 동시에 있으므로 관련이 없으며.

    당신의 자존감과 비범함을 강조하는 비겁운이 매일 1포인트씩 오릅니다.

    예상대로 인성운 탭의 포인트가 뭉텅이로 깎여나간다.

    오히려 좋아.

    기적 이거 뭐 마땅히 쓸 곳도 없는데 종교운 후딱 깎아야지.

    절대 죽어서 성인 될 생각 없다.

    그나저나 바람이 아닐세.

    사주강화술은 바람, 외도 탭이 따로 있어서 적용을 다르게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하다.

    사실 징조는 읽었다.

    은겸이가 유겸이가 엄마한테 갈굼 먹고 멘탈이 나가 언니한테 괜히 야속해서 ‘나 언니 이상한 짓 하는 거 봤지롱.’ 하며 공격을 가한 행동을 묵인하고 나한테 상담한 것부터가······.

    그리고 여자운이 대망의 10레벨로 올랐다.

    <여자운 LV10> +2대운 강화

    당신은 당신의 직위나 사상 주거에 따라 부인을 둘까지 두는 것이 가능합니다. 혹은 두 처가가 지원하는 정도 그 이상의 재물과 재화를 처가로부터 지원받습니다.

    당신은 한 명의 부인을 갖는다면 이어 사상, 주거, 재물에 따라 측실을 둘 이상 들여도 서자가 적자가 되지 않는 이상 견제받지 않습니다.

    당신은 한 명의 부인을 두고 측실을 이 이상 과도하게 늘리지 않는다면 부인이 발복하여 당신이 재화 창출 능력이 없어도 당신을 풍족하게 먹여 살립니다.

    특) 당신은 이미 재산이 많은 집 자매를 얻어 운이 그에 걸맞은 10레벨로 상승합니다.

    여자운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한 게, 이성이 생길수록 이성운이 올라서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가 늘어난다.

    연말과 휴일 지나고 오늘은 사람 만나기로 한 날이라 집 가서 옷 좀 챙기려고 하고 있는데 유겸이는 자꾸 휴대폰 사진 보고 있다.

    “원하는 사진이 나왔나?”

    “근데요······. 아저씨 얼굴은 못 그릴 거 같은데 복면 쓸래요?”

    “······예?”

    “그걸 그림으로 두면······.”

    “아니, 사진으로도 있는데?”

    라고 말했지만 호텔 나와서 명승철학관 윗집인 내 집에 복면 있다.

    왜 있냐면 얼굴 가리고 인터넷에서 뭐 폭로해야 할 일 생길까 봐 미리 마련해 둔 것이다.

    별걱정 다 하는 준비성이 이상하게 발휘되어 있는 것.

    그리고······.

    “아무래도 데리고 살아야겠는데.”

    “엑······. 아니 그, 그냥 그냥 이러는 게 괜찮은데 왜?”

    “좋으니까?”

    복면 쓰고 거울 보며 하니까, 유겸이 몸의 반응이 너무 격렬해서.

    겉으로는 무지성 칭찬처럼 해 줬지만 진지하다.

    유혹 받을 때 느낀 건데, 설유겸은 진짜 망신살이 작용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주에서 살(殺)은 도화살, 귀문관살, 역마살, 화개살, 백호대살, 현침살, 양인살 말고는.

    불교식 사주의 영향을 받아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보는 사상과 온갖 안 좋은 게 함양됐다고 본다.

    망신살도 그중 하나인데······.

    이게 웬 야설가 출신 역술인이 특성상 성욕 캐치를 잘하니 심리를 자극해서 그렇지.

    욕망의 심연이 깊어서, 거기다 부자라 만날 수 있는 남자들의 급이 높아 남자들이 잠자리를 가지면 천하게 볼 것이다.

    딱 첫 남자만 그러지 않거나······.

    유겸이보다 급은 떨어지는데 욕망은 가득 찬 ‘마님이 돌쇠를’ 만 성립되는 운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어 그런 입장인 남자에, ‘마님이 돌쇠를’ 에도 적합한 인생이······.

    날세.

    * * *

    허윤식이 보낸 기자와 스카이피아 호텔에서 만났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십니까.”

    대전세종 편집국의 강동진 기자였다.

    마침 이곳 출판사와 함께 작업하던 사주로 분류한 ‘역사 인물.’ 해석본 교양서가 출간됐다.

    출간 시점이 12월 초중순이라 이슈에 묻어가다가.

    종교운 14레벨을 기점으로 종교운 12레벨 효과 ‘내 책과 말씀이 성서가 됩니다.’로 판매가 되는지.

    요즘 시대에 종이책인데 증쇄 속도가 범상치가 않았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이어 현재현도 도착했다.

    여러 신문사 각기 만날 시간이 딱히 없어, 한 번에 불렀다.

    이 둘의 목적은 사고 관련 취재가 아니라 국운 관련이다.

    현재현은 사고 관련도 물어볼 게 있다고 신입인 사회부 기자 대신 특종 더 달라고 하고 있지만.

    일단 시국에 대해 논할 테니까, 알아서 받아 적으라고 할 참이다.

    두 양반이 다 도착하자 내가 먼저 역으로 질문을 꺼냈다.

    “기자님들은 뭐, 누가 될 거 같으세요?”

    가을쯤 마무리되리라 봤던 대권후보 경선이 아직까지 마무리가 안 되었다.

    중도 전선에 있는 제3지대 정치인이 최종 후보를 보고 단일화하겠다는 논리를 들고나와.

    당 하나가 잡음이 들끓고 있어서 그렇다.

    “그게 어려우니까, 찾아왔겠죠?”

    그럼 솔직히 나도 어렵다.

    이거 다음에 될 사람을 가려내서 줄 대자고 스카이피아 노승환 사장 및 임원진들도 물었는데 그냥 돈 다 주자고 했다.

    “이렇게 양패구상이 되면 역술인들이 이름을 날릴 기회라고들 생각을 합니다. 지난번엔 그러지가 않았고 또 대선의 성격이 성격인지라 도드라지지 않았지만 이번엔 그러지가 않네요.”

    “예, 이번처럼 역술인이나 역술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대선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혹시 그 제 기사 읽으셨나요. 정치인의 다섯 가지 분류.”

    “아, 물론입니다.”

    “읽어 봤죠.”

    “그러자면 말씀드리길, 이번엔 왕기가 없어서 어렵습니다.”

    “아하, 왕기가 없으면 대통령이 안 된다?”

    5년짜리 대통령이 왕이기 때문에 되는 것은 아니다.

    삼국사기나 자치통감, 뭐 더 나아가 세계의 왕사(王史)를 보면 ‘왕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라고 해도.

    왕 노릇 몇 년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어째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역사를 아는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단종은 세종대왕의 장손이고 세손-세자로 착실히 왕업의 기틀을 닦았지만.

    삼촌에게 왕업의 혈통을 모조리 빼앗기고 피살됐다.

    개인적으로 왕기가 있는 정치인을 판단하는 법은 그 사람이 일찍이 당권을 잡고 몇 년간을 당에서 대왕 노릇을 하다가.

    그 정치적 자산을 통해 대통령까지 이르는 것을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제왕적 총재, 당 대표 선거만 하면 당선되는 사람들 오랜 계파의 수장.

    “이런 당의 왕으로 오래 군림하여 증명을 한 정치인 중에 대권에 못 오른 사람은 한 명밖에 없습니다.”

    관성이 매우 강해 군림하는 법은 알았으나 굽히는 법을 몰랐던 정치인이 있었는데.

    정확히는 왕업은 아니고 최고급 전권 재상의 명이었다고 지금에서는 판단한다.

    결과론이다. 왜냐면 안 됐으니까. 왕이 아닌 것이다.

    왕을 할 깜냥이면 뭐하나, 안 됐는데.

    그래도 잘 보면 그냥 사람이 정치판에서 기본적으로 왕 노릇을 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왕 노릇을 잘했으니, 왕을 잘할 것이다. 라고 보는 것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사주강화술 지지자운에서 이게 드러난다.

    13레벨쯤에서 대통령급 득표가 보장되고.

    14레벨 쯤에서는 그 지지층과 자손과 혈육에게 미치는데, 이걸 왕이라고 한다.

    즉 자손에게 위상이 미쳐야 세습이 되므로 왕업이라 할 만한 것이다.

    여기에 주거운이 12~13레벨쯤 되어 공작령급 토지의 주인이면 영지까지 물려받는다.

    “제왕형은 여기 셋인데, 이들은 서로 붙지 않으면 이겼습니다. 딱 한 번 오히려 관리형 리더인 정치인에게 분열돼서 진 적이 있지요.”

    “야, 젊은 분인데 말씀을 잘하시네요.”

    강동진은 처음 봐서 그런지 칭찬 일색이다.

    현재현은 요즘은 내가 사주 대신 궤변이나 기교를 이용한다는 걸 깨달은 편이라.

    사주 갖고는 칭찬 안 하고 ‘요사스러우시다.’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제왕형이 이긴다는 가정하에, 현재는 제왕형이 없습니다.”

    “딱히 꼽을 분이 없다 이거군요.”

    그랬으면 나부터가서 기고 있었을 걸.

    “더구나 이 다섯 가지 리더 유형 모델로 볼 때, 사실 제왕형 빼고는 상성이 맞물립니다. 질서를 지키자는 이는 세상을 개변하자에 약하고, 공정을 지키자는 자는 ‘아, 장사하자 먹고 살자.’에 약합니다.”

    “상성이 없다?”

    “예, 현재 유력하신 분들이 전부, 투쟁가형 야당형입니다. 여당의 투쟁가, 보수의 투쟁가 이게 어울리나요?”

    권위를 쥐고 있는 여당에서 투쟁가가 튀어나오는 것도 괴이쩍고.

    질서와 관리, 권위에서 그 힘이 나오는 보수의 투쟁가들도 뭔가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다.

    “고로 국운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투쟁가형 정치인이 대통령에 있었던 시기와 흡사할 겁니다.”

    안 그런 적이 있었겠어요. 정치판에서.

    그런데 정도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본다.

    “투쟁가형이면 뭐, 나쁩니까?”

    “공격형이기 때문에 무조건 싸우려 듭니다. 남 줘패는 건 잘하는데 자기는 막상 공격받으면 성이나 낼 뿐 꾹 묻고 ‘아, 넘어가!’ 식으로 또 누군가를 공격할 겁니다. 싸우고 또 싸우다 5년 끝나 있겠지요.”

    “허허.”

    “치적이 없지는 않습니다. 권력 통제력이 나쁘진 않아서, 그런데 싸움에 이목이 몰려 묻혀 버리고 티가 전혀 안 납니다. 그래서 사실 누가 되나, 고만고만해요.”

    이게 시대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자기가 뭔가 빌드로 쌓아 올린 사람보다.

    쌓아 올린 것보다 더 허황된 말과 자기 포장으로 가치를 뻥튀기시킨 인물들만 있었다.

    줘 패는 건, 거악이 있을 때나 속 시원하지.

    자신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공격하는 사람이 죄다 약자라.

    공격형, 투쟁가형의 장점이 하나도 남질 않는다.

    “그래도 선생께서 한 번 사주로 논평을 해 주시죠. 된다 안 된다까지는 필요 없고, 어떤 사람이며 어떤 통치 스타일인가.”

    “그러면 제가 아닌 다른 역술인들의 안목을 보고 한번 판단을 해 보죠. 어디에 많이 있어 보이십니까?”

    “이분 캠프에 유명하신 분들이.”

    “부인 분이 운세 관련해서 연구도 많이 하셨고.”

    이 사람들 찍을 줄 알았다.

    각 당 1위 주자들.

    지들도 1등 찍으면서.

    지지율로 보고, 될 놈 찍는 게 당연히 필승법이다.

    일개 사주쟁이가 민심을 어떻게 아나?

    여론조사 보고 알지.

    “이분은 뭐 폐급 병사 하나 오지게 물어뜯고 입으로 잘 갈궈서 권위 다지는 후임은 잘 다스리나 좋은 소리는 못 듣는 X같은 선임 느낌이네요. 그 소위 폐급 병사가 싫은 사람들에겐 인기가 있겠습니다만······.”

    일단 신문이고, 언론의 목적은 까는 것에 있으며 모르겠다 싶으면 닥치고 까면 중간은 간다.

    사람은 칭찬의 말보다 까는 말을 하기 더 쉬우므로.

    권력을 논하는 건 언제나 까는 쪽에 서는 게 유리하다.

    권력자를 칭찬하려면 권력자 바짓가랑이를 잡고 있을 때나 할 일이니.

    희망적인 말도 섞지만 까는 쪽으로 감평해서 건네줬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죄다 공격수 타입, 그러니까 내 골 먹히는 거 신경 안 쓰고 하프라인 넘어 골대 앞에 포진한 욕심쟁이들로.

    사람들이 수긍할 줄 모르는 사람들만 나와 있다.

    뭐, 수긍하는 식으로만 행동했으면 애초에 뜨지도 않았겠지만.

    투쟁가와 통치자는 다른 법이다.

    변신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분은 부인운, 자식운이 다 없는데, 부인이 있단 말이죠. 이러면 해석학이 둘로 갈립니다.”

    “두 갈래요?”

    “예, 역술의 난점이자 사기죠. ‘상자 안 고양이가 죽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인 것입니다.”

    “그러면 의미가 없는 거 아닙니까?”

    “예, 의미가 없죠. 그러니까 사실 이런 기사를 안 쓰시는 게 좋아요.”

    잘 가다가 쓰지 말라고 하니까 황당하죠?

    벙 찐 두 기자한테 반전을 줬다.

    “그래도 고양이가 죽을 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운명에 드러나는 겁니다. 그놈의 상자에 안 넣으면 죽었나 살았나를 볼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 예, 그렇겠지요.”

    “여복이 없는 사주니까, 여자가 들어오면 운이 트인다. 혹은 여자가 들어와봤자 쓸모가 없거나 오히려 방해된다. 두 갈래입니다. 역술인들이 이분이 결혼은 늘그막에라도 했으니까, 운이 트인다고 보는 분들이 붙은 모양인데 없는 운을 억지로 함양한 듯한 잡음이 있네요.”

    “아.”

    “여복과 자식 즉 사주에서 재물과 관운이 없어 사람들이 추구하는 직장과 재물에 대한 공감 능력과 인식이 너무 동떨어져 있습니다. 뉴욕에 온 부시맨 느낌이 나므로 직장 다니고 재물 쫓는 국민들이 자기보다 못하다 깔보며 희롱할 것인데 그 말이 또 다 맞아서 권위 함양이 어려워 보이네요.”

    “부인 분이 그 운세 관련해서 잡음이 있으신데.”

    “정치인 운세는 원래 부인들이 대신 봐주는 겁니다.”

    대권급 정치인이나, 그 캠프의 주요 인사들은 모르쇠 하거나 몰래 다리 하나를 역술인을 두고 만나는 경우가 주이지만.

    최소 그 영부인 될 대선 후보 부인이 접촉하는 편이다.

    나도 손님의 비중을 따져봐서 납득한다.

    세간은 아줌마들이 사주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지.’ 하는 편이다.

    조선 시대부터 나온 유구한 전통이다.

    조선 시대 붕당과 국가 언론 기관은 임용될 사대부가 불교나 무당과 친하게 지냈다는 풍문이 있으면 죽어라 물어뜯었지만.

    철저한 유교 근본주의자여야 할 사대부의 부인이나 딸들이 불승과 무당을 찾는 것에는 눈감아주었다.

    현대의 인식은 조선조의 불승과 무당을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 근데 그 역술인들이 뭘 하고 있다고요?”

    관련 대화를 나누는 중에 중앙지 기자인 강동진이 꺼내는 이야기에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듣다 보니 가관이네.

    역술인들이 양당 대선주자 캠프에 사전에 들어가서 나란히 줄을 서서 인터넷에서 도는 풍문으로 그치질 않고.

    기사로도 몇 개 나오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문제는 안 좋은 설들이 한가득이라는 것.

    이놈의 정치판에 발 들인 역술인들 덕에 이미지가 자꾸 나빠진다.

    일단 지금처럼 둘로 갈려서 줄선다는 것 부터가······.

    사주관상무속이 절대적이었다면 양당에 줄을 안 서지, 한 곳에만 다 서지.

    여론조사 보고 혹은 정치적 신념으로다가 될놈한테 가 붙은 거잖은가?

    이건 자기 신념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권력자를 찍어놓고, 사주로 추가 해석을 해.

    권력자들의 정신적 명분을 충족해 주는 것에 가깝다.

    ‘아 나는 타고나면서 될 놈이다.’

    이거.

    그렇게 빨면 떨어지는 게 있을 것이고.

    이어 역술인이 전면에 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까.

    정치인을 도우면 받을 수 있는 게 자리가 아니라, 돈과 이권인데.

    정치 도우면서 돈과 이권을 받으면······.

    문득 병문안 왔던 김병용이 한 제안이 떠올랐다.

    당일에는 말 안 하고 나중에 유선으로 연락을 주면서 말하길.

    ‘무슨 일인데요?’

    ‘뭐, 결국 선거 도우란 말이긴 한데, 꼭 그렇진 않고 우리 당 대권 후보 측근에 사기꾼 역술인이 있다. 이 사람을 상대 당에서 네거티브를 준비한다는데 얽힌 게 많아서 함부로 내치기가 힘들다마는 그래도 선거운동 기간 전에 잘라냈으면 싶어.’

    ‘오?’

    ‘글고, 상대 당에도 역술인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깊게 관여를 하고 있단 말이야. 혹시 네가 뭐 네거티브로 공격할 시나리오 같은 걸 짜 줄 수 없긋나?’

    ‘그런 건 기독교인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잘 아는 놈이 해야지. 니 설재영이며 설민혁이며 용화미륵교며 김정석이며 보내 버리는 솜씨가 어디 보통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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