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53화 (153/211)
  • #153. 서로 도움이 되는 사이.

    대전 은행동 쪽에는 지하철과 연계된 지하상가가 조성되어 있다.

    젊었을 때는 대학로 정도면 있을 거 다 있어서 잘 오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졸업하고 나니 빵 산다고 몇 차례 더 오게 된다.

    그리고 소녀 보살은 팔짱을 끼면서 몸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왜? 그러냐?”

    “명절 때 오지 않을래?”

    왜 그러는지 알겠네.

    지하상가에 젊은 유동 인구가 많다.

    그중에 교복에다 한복을 혼용해서 입은 소녀 보살은 누가 봐도 눈에 너무 띈다.

    “한복이 부끄럽냐?”

    “한복 아닌데…….”

    “아, 교복이 부끄럽냐?”

    “나잇값을 못 하는 거 같잖냐?”

    “어울리니 괜찮다. 그 나이에 그게 어울린다는 게 흔한 미모는 아냐.”

    입술, 코, 귀가 전체적으로 작고 오밀조밀해서 귀여운데 눈은 트임한 것마냥 똘망하다.

    그래도 이제 어른스럽게 보이기는 하네.

    이런 효과를 노린 건가.

    “너 칭찬이 잦다?”

    “사주강화술 오를걸.”

    소녀 보살이 휴대폰을 확인해 본다.

    안 그래도 진동이 있어 보였다.

    “진짜네.”

    “이성의 칭찬은 이성운 올린다.”

    “그래서 한 소리야?”

    “사주는 상호작용이니까. 사람이 생기면 운이 생긴 것이지.”

    한 해 보는 토정비결 신년 운수에서, 가정에 경사가 혹은 아기 울음소리가 있으리라 하는 운을 좋은 운으로 판단하는 이유가 있다.

    타고난 운이 있어야 주변에 남자든 여자든 아랫것들이든 후원자들이든 꼬인다는 게 사주의 기본이다만.

    반대로 꼬이면 운이 오르기도 한다.

    다만 이성운이 없는 사람이 이성이 가득한 곳에서 버티는 상황이 나오면 곧 그 장소를 떠날 것이라 판단하고.

    윗사람 후원자가 후원을 주로 해 주는 운명을 살아 온 사람이 아랫사람을 다스려야 하는 상황에 꼬이면 스텝이 꼬인다고 본다.

    그걸 극복하는 게 후천적인 노력이고.

    더 이어 그런 노력 없이도 꼬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인연이고 궁합이다.

    “그러면 더 해라.”

    “칭찬은 우러나서 하게 해야지, 시키면 되냐?”

    “우러나서 한 거냐?”

    “물론.”

    사주 보러 온 자존감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서 칭찬하는 사람이다.

    그에 비하면 소녀 보살한테는 우러난 것 맞다.

    아줌마들도 과거와 자식들을 보며 칭찬하는 마당이니 어려울 게 있겠는가.

    “어떻게 해야 칭찬할 거냐?”

    “그럼 우선 당당하게 걸어라.”

    “응?”

    “한옥마을에선 잘만 입고 다니더니 왜 쫄고 그러냐.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아름다움이 풍기질 않는다.”

    “거긴 이렇게 입고 다녀도 이상하게 안 보니까……. 그랬지.”

    한옥과 교복을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특수 관광지구라서 보통 쇼핑 번화가와는 다른 면이 있다만.

    그 다른 면에서 소녀 보살이 사회적인 눈치를 볼 줄 안다는 게 놀랍다.

    조선 시대 팔천이라 마을에는 발붙이고 살지도 못했던 신분이다.

    용케 전통이란 명목으로 자리 잡고 번화가에서 살기는 했는데 특수 지구라 가능했던 것이고.

    근데 완전히 유리된 세계에서 살다가 나오겠다는 신호탄이 아닌가 싶기도?

    하기사, 사주강화술까지 받았으면 뭐라도 바뀌어야지.

    “옷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옷은 예와 의로서 사람의 본성을 가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니까.”

    “옷을 벗으란 소리렸다?”

    “그것도 좋겠다만 그 사람의 정체성은 얼굴에 담긴 거다.”

    “몸매보다 얼굴 보는구나?”

    폭격을 하려다 한 번 접고 칭찬으로 돌려줬다.

    소녀 보살은 인생이 내가 봐도 가엽다.

    사주강화술을 받았음에도 멀쩡한 남자 만날 셈으로 노력해봐야 퀘스트 못 받으면 견적 상 30대 후반은 되어야 할 거 같은데 말이지.

    그전까지는 남자한테 등쳐 먹히는 운명이다.

    그 인생 반전을 위해선 자존감을 키우고 자존감을 키울 후원자가 필요하니.

    후원하는 입장에서 접근했다.

    사주도 내가 어머니나 학문적 사상, 종교인 격이라.

    “네가 몸매를 자신감 있어 하기 전부터 얼굴은 경쟁력이 있었다는 이야기지.”

    “흐흥, 그랬으면 너 정도는 유혹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유혹을 한 적이 있어요?”

    “그건 모르겠고, 어떤 스타일에게 고백하는지는 알았지.”

    그건 살짝 부끄러우니 칭찬이나 더 하자.

    구름 태우듯이 띄워 줘서 나쁠 것도 없어 보이고.

    “몸과 옷으로는 그 사람을 분간해 내기 어려우니까. 그리고 네 얼굴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내면이 더 개판인데, 인격이 안 고정되어 있고 칼 휘두르는 여자 만나겠냐?”

    자식 낳거나 공부하면 나아질 것이다.

    자식은 부모가 만들어 내어놓는 몸과 유전자가 투영된 인격이라 근원적인 외로움에 깃드는 내면의 다른 인격을 불러내는 것을 막는다.

    근데 대화의 흐름상 자식운 이야기를 하면 섹드립을 진하게 칠 거 같아서 피했다.

    “배움으로서 수양을 하고 있으니 마음도 지성도 채워질 것이라 여기고 그 미래에 가치를 둔다면 그럴 수 있다.”

    “말은 잘해? 미래라…….”

    “반년 새 많이 좋아졌다. 더 기대해 볼 만해. 잘할 거야.”

    나란히 걷기는 했지만 살짝 떨어져서 걸었는데, 소녀 보살이 내 팔의 옷자락을 꽉 잡는다.

    “카드키 줄까?”

    급발진 보게나?

    “……호텔 카드키? 감성이 고루하네.”

    소녀 보살이 내가 마음에 든다는 긴요한 이야길 아무렇지 않은 양 한 적이 있어서 당혹스럽지는 않다.

    내뱉는 사주는 본디 표현에도 가감이 없다.

    인격까지 내뱉을 정도면 중증이다.

    근데 거기 스카이피아 홈그라운드인데다 로비 등등 CCTV 많고, 뭣보다 설유겸이 기거하고 있어서.

    “그리고 옷으로 하자.”

    “옷으로? 둘 다 하지. 둘 다 사 줄게. 선물 세 받을수록 오를 테니까.”

    “속옷은 지금 사면 작아질 거 같다.”

    “또 올리려고? 지금도 어우, 꽤…….”

    “직접적으로 말해도 된다. 너 그런 말 꽤 잘하잖아.”

    “지금 좋다. 그런데 상체가 좀 넓어지지 않는 한, 이 이상은 밸런싱이 안 맞을 거 같다는 느낌이다. 뒤에서 양팔을 벌리면 옆구리로 튀어나올 거 같…….”

    말하다 보니 그거 좋은 거 아닌가? 싶어서 말문이 막힌다.

    등에서 바라보는데 어깻죽지와 상체가 좁아서 가슴이 팔을 벌리면 보이는 사람이 존재하려나?

    그림 말고?

    “이미 그렇다, 볼래?”

    “보면 만지고 싶을 거 같으니까, 그런 소리 하지 마라.”

    “글을 하나 봤다.”

    “무슨?”

    “남자친구한테 가슴 만질래 하면 화를 푼다고.”

    “남자친구가 아닌데요.”

    “빌리고 싶네.”

    대사가 위험하네, 진심 같아서 더.

    무당이고, 칼 들었고, 지금은 아니지만 학생체형이고 다 필요 없이 욕정에 미친 놈들이 넘칠 것이라.

    애인을 찾고자 한다면 찾는 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만.

    찍힌 게 나라서 아마 안 그러겠지.

    “뭐, 이렇게 야한 암시를 주는 말을 자꾸 하냐?”

    “네가 맞장구를 쳐 주면 잘 오르니까?”

    소녀 보살처럼 자식운 많은 여자들은 남자를 손아귀에 갖고 노는 연애 고수와 자식은 있으되 혼자 사는 극단적인 경우로 나뉜다.

    두 가지가 수렴하는 경우도 있다만.

    소녀 보살은 혼자 사는 극단적인 경우로 판단한다.

    남자 복 없는 사주는 사주에서 판단이 쉽다.

    ‘아버지의 영향력을 잃어 남자 보는 눈 없는 사주.’

    ‘집구석에 들어앉아서 세상 활동을 두려워하는 사주.’

    ‘여성 사회에 너무 친숙하여 남성과의 교류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주.’

    등이 대표적이고 여기에 옛 시절엔 ‘자식운이 많은 사주.’도 꼈지만.

    요즘은 좀 아리송하다.

    자식이 있는데 남자는 왜 없냐? 가 모순점이지 않은가.

    여자가 자식운이 강하다는 것은, 여자가 건강하고 준비된 어미라서 자식운이 좋은 것이니.

    욕망이 커 본능에 따라 좋은 남자 유전자를 감별하기 위해 연애와 만남에 적극적인 부류와.

    좋은 남자 유전자‘만’을 받기 위해 큰 이상형을 그려놓고 여간한 남성들을 거부하는 부류로 갈린다.

    두 부류 다 자식을 위해 남성을 가리는 성향으로 발휘되는데…….

    전자는 ‘많이 만나 봐야 안다.’인 것이고.

    소녀 보살은 후자로 사람을 보는 눈을 어릴 적부터 단련해와 생긴 후천적인 확신, 사주가 있어 이렇게 된 것이다.

    “맞장구뿐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거지 않냐?”

    “응, 몹시 필요하지. 궁합이 좋아 부가효과가 있다.”

    후자는 보통 자존감이 떨어져서 자신이 발산하는 매력을 깨닫지 못하므로 덤비는 남자의 급이 낮으니.

    큰 이상향을 못 박아두고 ‘이 이하로는 안 만나요!’ 하는 걸 강조해서 사내를 내쫓는데 이는 자기방어기제에 가깝다.

    그래서 소녀 보살 같은 경우는 자존감을 올리는 신체적 조건에 대한 투자에 몰두하는 것이겠고.

    직업적 특수성에 따라 그 이상형이 궁합에 수렴한다.

    “찾아보면 더 잘 맞는 놈도 있을 건데.”

    “내가 여간 놈이랑 붙어 있겠냐? 그리고 누가 나랑 오래 붙어 있겠나? 욕망에 접근하는 자야 있겠지만 흥미 떨어지면 미친 짓만 보게 될 거고, 가위눌리고, 애새끼 같은 단점만 보일 텐데.”

    자기 객관화가 잘 된 것은 소름 돋는다.

    분명 어여쁘고 욕망에 솔직해서 안아보고픈 여인이나, 20년 넘게 보통 사람과 괴리되어 생긴 사회성의 결여와 정신도 오락가락한 인생은 그녀에게서 혈연에서 비롯된 은혜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 붙어살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스스로를 파악하고 있는 건 좋은데, 강화술 잘 올리면 가능해 너무 그러지 마라.”

    “그래서 네가 필요하다. 나 보러 자주 와라. 강화술을 알면서 이용하는 놈은 너뿐이다.”

    효용이 있다는 건데, 맞는 말이라 설득된다.

    자기방어기제상 가리는 녀석인데 안 가릴 만한 기준에 들었고.

    이해자 포지션에 운을 올려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

    “명승 선생님…….”

    “야, 진짜 존경하는 분이지만 나도, 나도 내 또래 만나고 싶다. 남자운 5레벨까지만 도와줘라.”

    “너 포인트 오르는 걸로 봐서는 10년은 걸리겠는데?”

    “네가 도와주면 빨리 달성할 거다. 지금도 도와주고 있고 말야. 은인이라 할 만하다.”

    소녀 보살이 자기한테 은혜를 끼쳤다고 여기는지 나를 좀 우러러보는 느낌인데, 나도 한낱 은혜를 받은 사람에 불과해서 예를 갖췄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뭐가?”

    “나도 오르니까 그러는 거다. 나만 도와주는 거 아니야.”

    나만 돕는 게 아니라, 소녀 보살도 날 돕고 있다.

    이게 데이트로 포함되는지, 이성운이 포함된 재성운이 오르고 있으니까.

    사주강화술에 친구 시스템이 있는 것 같군.

    친구등록을 한 것마냥 상대와 협동 플레이로 서로의 운을 올려주는 게 가능하다.

    근데, 그게 사주에 담긴 근본이다.

    운은 사람과 같이 오는데 그 중 혈연이 포함되지 않은 사람은.

    남녀관계와 친구뿐이다.

    이어 남녀는 음양이니, 미래를 위한 혈연의 운세인 자식을 자아내고 자식에게 부모의 운을 준다.

    “아, 나도 도움이 되는 거군? 너 여자라면 다 좋아할 건데 도와주마.”

    소녀 보살은 고개 푹 숙이고 다닐 땐 언제고 신나 보인다.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인 건, 그 스스로가 효용이 있다는 증명이라.

    자존감을 높이기에 좋다.

    “아이스크림, 떡볶이 먹을래, 부추빵 먹을래?”

    “응?”

    “밥도 나온 김에 같이 먹게.”

    “어떻게 돕지? 칭찬? 아니면?”

    상부상조에 정신이 팔렸구먼.

    대사가 이상해서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소녀 보살은 몰입해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다.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바라는 걸 주는 것이 도움이지.”

    “만지고 싶었구나.”

    “응, 전주 가면 연락할게.”

    몰아가는 대로 몰려 우물쭈물 하느니 자폭이 낫다.

    “진짜? 가서 기다리면 그럴 거냐? 아, 여기는 불안한가보구나.”

    근데 얜 한 술 더 뜨네.

    * * *

    [제가 내린 건 아닙니다. 데스크에서 내리고 뜬금없이 보너스를 주더군요.]

    잠수 탔던 현재현 기자가 연락을 취해 왔다.

    기자 개인에게 뇌물이 도착한 것이 아니라 신문사 사장이 회유당한 모양이다.

    현재현에게 주어진 보너스의 액수가 천만 원에 달했다는 걸 보니까.

    제법 많은 돈이 주어진 모양이다.

    “그게 묻는다고 묻어지나?”

    좀 헛돈 뿌린 느낌이다.

    이미 다 알려졌고 그런 자극적인 기사는 내가 가진 정보 더 풀어서 약간 소설 첨가해 또 뿌리면 제2보, 3보, 4보 등등.

    후속보도 쭉 가능하다.

    설인훈에게는 가능하면 올해 내로 구예련이나 설은겸에게 사죄하고 처분받기를 권했다.

    나는 의원직 사퇴 및 차기 지선 불출마까지 조건으로 내걸긴 했는데.

    그건 용서할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니까.

    다만 거기까지 더 몰아갈 필요는 있다.

    설인훈은 사과하는 게 정치적으로 효용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그 효용이 느껴지려면 돈으로 타격을 주는 게 가장 적당하다.

    설인훈과 만난 바로 다음 날, 설재영의 하은 재단에 들어가는 지원금도 끊었다.

    ‘재단 기부금 및 출연금은 굳이 그 재단이 아니어도 해 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은겸 양을 키울 생각이라면 사모님이 있으신 재단에다 자산을 돌려도 되고요.’

    백산시공 등 시공하청은 실무적인 의논이 있었지만.

    노승환이 설재영에게 새어가는 자금을 끊는 것은 확실히 들어줬다.

    회사의 상층부에는 사회적 투자를 그저 헛돈을 쓴다 생각하는 이들도 꽤 있는 모양이고.

    설윤영, 설민혁 연합을 끌어들였으니, 탁고 3인의 의도가 큰딸은 쳐내라, 인 것으로 알아듣는 사람도 있었다.

    “더 몰아쳐야지.”

    설인훈 혹은 설재영에게 선물 하나를 더 줄 참이다.

    그들의 돈줄을 여기저기 끊고 있는데, 이러면 눈길이 갈 만한 자금이 하나 있다.

    문제는 이 자금을 쥐고 있는 사람이 옹고집 그 자체라는 것이다.

    설은겸, 설민혁이 줄줄이 실패했다.

    설은겸은 아버지의 자금이니 명분이 있었고.

    설민혁은 다른 정실 형제들 수천억대 쥐고 있을 때 본인만 수십억 후반대의 자금이라 갖고픈 욕망이 있었음에도.

    이태현은 이러한 명분과 욕망을 깡그리 무시하고 버텼다.

    다만 정보를 더 알게 된 뒤 설은겸과 설민혁 모두 그 자금 회수에서 손을 떼게 했다.

    ‘그 돈 위험하니까, 더는 할양받지 마세요.’

    ‘그 돈 위험하다, 더는 달라고 하지 마.’

    허윤식에게 들은 정보로 그 자금이 트로이목마로 활용되었음을 알게 됐다.

    설윤환에게 있다가 설정환에게 이동한 돈인데.

    그 둘이 죄다 사정기관에 포착되어 문제가 난 것이다.

    지금은 좀 더 세련되게 이슬람 은행을 이용하는 트릭으로 변환되긴 했으나 여전히 그게 안 된 돈이 있다.

    자금을 구분하고 분류해서 위험하지 않은 돈만 받아 오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마는…….

    다 아는 것은 아니라서.

    그래서 내가 밀 수도 있는 플레이어들에게는 이 자금의 회수를 중단하게 했다.

    반면 이태현은 내가 미는 사람들 외에도 그 자금을 내놓으라는 종용을 받고 있었고.

    그게 도를 넘어 암살 사주까지 있었음이 의심된다.

    설재영과 설인훈은 연합이 거의 확실하다 보이고.

    이 둘이 감옥에 간 설윤환이나 설윤환의 가족들을 이용하는 듯 보인다.

    나는 이태현의 태도를 돌려서 그 자금을 저들에게 제공하게 할 셈이다.

    “안녕하세요.”

    “부르셨어요?”

    스카이피아 회계사원 이효인을 사무실로 불렀다.

    고교 산학협력으로 하청시공에서 있다가 이직한 회계사원인데, 이태현이 뒤를 봐줬다는 정황이 많았다.

    이태현의 나이에도 염문설이 돌 정도로.

    “예, 정기 인사 상담을 해야 해서.”

    “네, 사주로 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안 오신 걸 보면 딱히 안 믿으시나 보죠?”

    “어……. 네.”

    솔직하구먼.

    사주를 신뢰하지 않는 여성이라.

    애초에 보기 어렵지만 교인들이 많고 비아냥을 장착한 경우가 많아서 사주 보기 힘들다.

    다만…….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상사니까,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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