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역술인이 되었다-146화 (146/211)
  • #146. 비선에서 실세로.

    백산시공 관련해서는 내 권한이 아니다.

    노승환이 고려해 줄 일인데, 노승환이 난색을 표했다.

    설윤영도 갸웃한다.

    “백산시공이면 그래도…… 종호가 맡아서 잘해 주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는 명분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없이 회사 잘 굴리고 하청 잘 받는 혈연업체를 내버리라는 것은 무리수가 있다.

    보니까 시공업체들은 그리 깔끔한 사람들이 없었다.

    재소자 재활협회나, 논두렁들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멀쩡한 행세하는 하청시공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뭐, 다른 시공사 알고 계신 곳이라도 있으셔서 그러는 건가요?”

    멍하니 사업 이야기 지켜보고만 있던 설유겸을 흘겼다.

    그 명분이랄 것은 설정환 님 사망과 연루된 음모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으니까.

    설 씨가 장남 가문과의 연은 저걸로 시작된 것이고 그걸로 얻는 게 너무 거대하니, 결코 놓칠 수가 없다.

    “동생이니까 아셔도 되는 일인가 싶긴 한데.”

    “네?”

    “아?”

    설유겸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세상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감탄사만 뱉는다.

    뜬금없이 왜 봐요? 그 이상이 아니네. 못 알아들어.

    그러면 그냥 내가 결정하는 게 낫겠네.

    설정환 회장의 사망 연루를 아는 동생은 설민혁뿐이고 외부인은 김병용 정도다.

    허윤식 등 언론 쪽에서는 자살까지는 접근하지 못했지만 검찰 수사로 인한 사망이란 결론에는 다다랐다.

    이 검찰 수사 고발인이 누구인지는 심증은 있지만.

    증거는 김병용 정도 되는 인물이 받아 와야 했다.

    다만 언론이 물기에는 사안이 좋아서, 알고 있는 기자 인맥인 한밭 신문 현재현 기자에게 취재 부탁 및 제보는 계속하고 있었다.

    ‘가족을 감옥에 보내려고 한 밀고.’

    제대로 파헤쳐서 지면에 떡칠하면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클릭 수 올라가는 소리야 둘째 쳐도, 스카이피아에서 전면광고를 실어 가며 입을 막을 소재라서 꽤 필사적으로 파는 모양새다.

    그게 공론화되기 전까지는 내 입으로 더는 안 밝히는 게 좋겠다.

    그냥 그동안 쌓은 공적으로 밀어붙여 보기로 했다.

    “부탁드립니다. 사모님이시면 충분히 노승환 등의 사장단에게 압력을 넣으실 배경이 될 것입니다.”

    그냥 간절히 말하자, 설윤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요. 대신 저도 뭐 하나 더 부탁드려도 될까요?”

    영리한 아줌마구먼.

    * * *

    백산시공과의 용역계약 종료는 설윤영과 노승환이 내 대신 진행시키기로 했으나, 반발이 컸다.

    임원 8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고.

    그들뿐 아니라 명분 없는 일이어서 다들 난색이라고.

    ‘너무 들쑤시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의도는 알겠지마는.’

    노승환이나 설윤영이 이해를 못 하는 게 크다.

    저 사람들은 설인훈 쪽으로 회사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경계하지만.

    그렇다고 시공업체 정도는 사촌에게 운영하게 하는 게 뭐가 문제일까?

    그 정도 인식이다.

    복수의 명분은 그들이 향유하는 것이 아니므로 설득력이 높지 않다.

    나도 설정환 두 딸이 아니었으면 그게 뭐? 했을 일이다.

    결국 그 명분을 공유한 인물이 필요하다.

    은겸이를 내세우기엔 위험하니…….

    남은 건 설민혁뿐이다.

    “너 결혼 안 하냐?”

    “영감이 깨어나든 죽든 해야 할 거 같은데. 나야 뭐 자유로워서 좋지 왜.”

    이놈은 김병용 손아귀에서 멀어지니까는 또 버릇 나오나.

    “빨리하는 게 좋겠다.”

    “왜? 뭔 일 있냐?”

    “너 아마 그동안 저지른 죄가 여기저기서 터질 가능성이 높아.”

    업보라고 하려다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겠다 싶어 눈높이 교육으로 말했다.

    “내가 죄가 어딨냐?”

    “몰라서 물어?”

    “아니, X발 여자를 존나 사랑한 게 어떻게 죄가 됩니까?”

    “아, 뭐, 사랑이 너무 커서 세 명을 동시에 사랑했다, 그거 가능하지.”

    “그렇지……. 웬일로 안 까냐?”

    이걸로 까면 나도 여자운이 10레벨 이상 되었을 때 공격받으면 할 말이 없어서 조금 줄인다.

    물론 사주강화술과 화술운 믿고 뻔뻔하게 굴 셈이다.

    지식이나 정보, 기술을 가진 사람과 아닌 사람엔 격차가 있는 법이다.

    “까야 하냐? 아니, 까이고 싶어?”

    “뭐지, 발길질 나올 타이밍이었는데. 아 놔, 썅년들.”

    까이는 취미 있나? 취향 수상한데.

    성적 욕망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사람들의 경우, 소위 노멀한 성벽을 가진 이가 오히려 흔치 않다.

    그나저나 갑자기 왜 또 욕을?

    “갑자기?”

    “내 인생 같으면 양아치들이랑 놀아야 맞다고 생각 안 드냐? 근데 그년들이 하도 줘 패니까. 찐따가 됐어.”

    안 맞은 걸 가지고 갑자기 자기 찐따 된 이야기 하며 분통 터뜨리기.

    전형적인 정서불안이다.

    이런 놈을 세워도 되나?

    뭐, 설 회장도 대안이 없으니 사람 붙이는 거겠지.

    말은 안 했지만 영감이 딸자식 아들자식 차별의식이 있는 갑네 했는데.

    그냥 회사 분위기 자체가 딸들이 장악하기 몹시 어려운 구조임이 보였다.

    회사도 매번 공사판이나 시공사 현장 관리 감독에, 로비성 접대 영업에, 해외 개발도상국 파견이 주야장천이다.

    시공사 용역들은 사람들 질 안 좋은 건 유명하고.

    뭔가 아버지나 손녀 둔 할아버지면 돈이나 호텔업 같은 것은 물려주고 싶으나 일은 물려주고 싶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 보니 설민혁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밑바닥 감성도 용역들과 잘 맞았다.

    사주는 거기다 명분을 더한 것에 불과하고.

    물론 그럼에도 한심하지 않은 건 아니라, 공격했다.

    “근데 슬슬 안 서잖아?”

    “1일 1 트라이는 돼요, X발. 왜 이래?”

    “왜 이래란 말은 네 배꼽 아래 보고 하고.”

    “뭐, 사주가 정력이 깎이는 시기가 있나?”

    “그렇다기보다는 대가리에 여자 말고 다른 게 들어차고 있다는 소리다.”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영악해진다.

    나이 들어 남성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욕망이 줄어들고, 야한 생각이 복잡한 인생 생각으로 대체된다.

    말 그대로 젊었을 적 열정이 다 식는다.

    그래서 젊을 적에 놀 만큼 놀았는데 몸 관리 안 하면 찐하게 현자 타임이 오는 경우가 많다.

    여기 눈앞에 표본 있네.

    “여자 없으면 뭔 재미로 사냐, 어, 좀 사는 거 같진 않다. 확실히.”

    “자제해라, 당분간 사고 치지 마. 회사에선 변한 모습 보여 줘.”

    “그 선생도 나와 주면 안 될까? 너무 삭막하고 어색해서 못 따라가겠더라.”

    “어, 나가야지, 지금은 재계약 불가 통보한 아저씨들이 원망 섞인 눈초리로 보는 걸 꺾을 수가 없어서.”

    설윤영, 설민혁 세워 주고 불출석을 중인데.

    설민혁이 좀이 쑤셔 하는 모양새다.

    “그 양반들 마요르카 한 번씩은 출석 찍었던 사람들인데 뭐 그런 걸로는 못 엮냐?”

    “그럼 네가 엮이잖아, 멍충아. 매수자보다 포주가 더 처벌 세요.”

    “아 순진한 놈, 그쪽 생리를 모르네. 나는 술만 따르라 했지, 2차 나가서 그 지랄 하라곤 안 했어요?”

    사는 동네라서 한 번 지나친 적 있는데 거기 위층에 모텔 붙어 있더만.

    “아이고 순진하니까 조카님들한테 잘 말해 주십쇼. 삼촌.”

    “아, 진짜? 어……. 나는 그 좀 무섭다. 내 조카님.”

    강해 보이긴 하지.

    “우스갯소리는 그만하고, 너 아마 조만간 공격받을 거다.”

    와, 이 말 꺼내는데 정서불안 화술 때문에 수렁에 몇 번을 빠지냐.

    최적의 교장선생일세.

    “무슨 공격? 임신공격? 야, 품절되기 전에 그럴 만하지.”

    이건 못 참겠네.

    사람들 이야기 듣고 이야기하는 직업이라 여간한 말은 참고 듣는 편인데.

    정신은 멀쩡한데 미치광이의 화술을 쓰고 있다.

    기어이 매를 버냐.

    이번엔 안 패고, 슬리퍼 홀드를 걸었다.

    “케, 켁, 아, 안 할게, 안 할게.”

    구타유발자란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물건은 진짜다.

    “진지하게 좀 들어. 너네 두 형이 죄다 그렇게 됐잖냐? 그다음은 너야. 지금까진 거지로 있었으니 상관없지만 바로 공격이 날아올 거라고.”

    “뭘로 X발, 아미한테 총 하나 가져오라고 할까?”

    “미친놈아. 약 처먹냐!?”

    재벌가 망나니가 성도착증이다. 이건 쉬쉬할 수 있는 건데.

    재벌가 망나니가 부인인 군인에게 총기 반출을 사주했다?

    기업을 아주 말아 잡숫겠구먼.

    “아이 약은 그렇지, 술이면 되는데 뭐 하러 그러냐. 약은 여자애들 못 꼬시는 새끼들이 뿅 가게 해 준다고 그러는 거고. 나는 안 해. 야 나 좀 생긴 얼굴이다.”

    진짜 그 약으로 받아들이고 앉았네.

    “아 네, 네. 잘생겼죠. 머리털 관리만 잘하세요.”

    “X 같은 새끼.”

    나도 모발 건강으로 공격하고 싶진 않은데 그 말을 해야 닥치니까.

    “너 그 마요르카 유흥주점, 누구 돈으로 샀냐.”

    “영감 돈이지.”

    “영감 돈인데, 영감이 직접 돈을 주진 않은 걸로 알거든. 유흥주점 말이 유흥주점이지 좀 그렇고 그런 곳인데 회삿돈이나 개인 돈으로 매입하기는 좀 그렇잖아.”

    “아, 아아. 그 사촌 중에 건설 디자인 인테리어 사업하는 사람 있거든. 그 회사로 돈을 돌려서 투자받았어.”

    “아, 진짜?”

    “왜 놀라냐? 내가 관두니까, 거기서 다시 사 갔는데?”

    설민혁 관련해서는 마땅히 여자와 관련된 문제를 누군가는 제기할 것이라.

    미루어 짐작하고 있었다.

    그럼에 그 이야기가 나오면 카운터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카운터 준비를 위한 정보를 모으던 중,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걸 설민혁까지 확인해 준 것이다.

    * * *

    “히야, 이런 데도 다닙니까?”

    “취업했으니까?”

    로터리 청년회의 임철진이 대전에 왔다.

    만나는 장소는 스카이피아 호텔 라운지로 불렀다.

    안 그래도 일 하나 맡긴 참이다.

    “우와, 공부하고 볼 일인가 봅니다.”

    “야, 공부 안 해도 돈만 내면 숙박 가능해.”

    공부라고 하기엔 학문 취급 못 받는 공부지만 그러려니 한다.

    정확히는 내가 맡긴 일이 아니지만 보고는 내가 듣기로 했다.

    “그 사칭 사기하고 다닌다는 놈 만나봤습니다.”

    “불법적인 일은 안 했지?”

    “괜찮슴다. 딱, 그거 있잖습니까. 그거, 그거 뭐 시냐.”

    “말을 정리를 좀 해서 가져와.”

    “그, 아! 그 맞고 다니는 애들한테 가서 우리가 얘 삼촌이다, 하는 것처럼 했습니다. 강라은이 오빠여, 네가 울 동생 건드려 붓냐? 이거 이렇게 했슴다.”

    그거 뭔가 안 좋아 보이는데.

    “아, 진짜로?”

    “그, 너무 구닥다리였지 않습니까? 예전에 아는 형님들이나 몇 번 했다는 거 같던데.”

    “아니다 그거 뭐, 잘 먹히는 소재여.”

    요즘 학교폭력 방지 패키지랍시고 ‘나 얘 삼촌인데 너는 뭐냐.’로 영업들 하는 모양인데.

    생각해 보니 ‘나 얘 오빤데, 너 뭐냐.’, ‘나 얘 남친인데 너 뭐냐.’에서 전승된 레퍼토리로 보인다.

    “근데 그놈도 나름 이쪽 물 먹을 만큼 먹은 새낀데 쫄디?”

    “저흰 전국구 아닙니까, 전국구. 그리고 여자들, 애들 등쳐 먹는 새끼들 쓰레기 중의 쓰레깁니다.”

    로터리 청년회라는 자체 이름부터가 전국구스럽진 않다마는…….

    임철진은 ‘선민혁’을 심문한(?) 내역과 녹취를 건넸다.

    여기서 얻은 정보가 많다.

    * * *

    잠행으로 설 회장 병원에만 며칠 출근하다가 다시 나왔다.

    임원 회의에는 인적 구성의 변화가 있다.

    설윤영과 설민혁이 앉아 있었고, 부장급 몇몇이 참석했다.

    쭉 말 안 하고 입 닥치고 있었는데, 오늘은 발언권을 얻어서 노승환 임원 회의 의장의 자리에 앉았다.

    “오늘 제가 한 말씀 드렸으면 합니다. 근래 뒤숭숭한 분위기를 익히 알고 있습니다.”

    사주 본 사람들이 늘어나서 말을 꽤 하네?

    평은 듣고 있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원고는 준비 안 했다, 없어도 충분히 말할 수 있었다.

    “저희 스카이피아는 경영 주체의 공석으로 인하여 여러 사업이 진취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구심인 설양훈 회장님을 여기 계신 모두는 깨어나실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만.”

    이건 저격 발언이다. 누구들 들으라고.

    “유감스럽게도 고령인 회장님의 뒤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때입니다.”

    “일각의 전문경영인 선임이나 여러분들 사이에서의 내부승진 등 능력주의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많습니다만…….”

    여기서는 능력주의를 간략하게 깠다.

    사실 능력 있는 사람이 경영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그걸 옹호하지 않음으로써 떨어지는 게 많으므로 그딴 신념 접는다.

    “이는 대주주의 경영권을 포기시키게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어 주주회사라는 일반론을 말했다.

    이런 뻔한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고 진부한 클리셰라고 봐서 원고에 작성을 안 했는데.

    그래도 논거 상 필요하다.

    “그런 바, 회사와 운명을 함께 할 가문, 적어도 발전시켜 온 가문의 2세대에게 한 번 정도 기대는 더 걸어 봄 직한 일입니다.”

    “그들은 가장 많은 돈과 지분을 갖거나 물려받을 혈연적 관계로 회사를 수성할 능력이 있으며.”

    “많은 것을 가진 만큼, 더 많은 것을 갖거나 혹은 유지하고픈 욕망이 충만합니다.”

    설윤영, 설민혁 인사에 대한 정당성을 설파했다.

    이들 설씨가 편을 들겠다는 선언도 새삼스럽지만 한 것이고.

    “한데, 여기에 어설픈 혈연과, 어설픈 능력주의를 들이미는 세력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여기부터였다.

    서론은 논리 전개가 필요하니까 어거지로 넣은 말이다.

    “이들은 합리적인 대안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혈연이 비합리적이라고 마땅히 말할 수 있습니다만 이를 뒤엎는 것은 혁명이어야 합니다. 구태가 아닙니다.”

    “기업의 수성 능력은 마땅히 재산에 있고 상속은 엄연히 제도로서 보장된 권리이며 이 수성 능력을 가진 가문을 배제하는 것에는 무리수가 잇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위의 예시된 세력은 기업과 기업이 가진 생산, 재화 창출 수단을 합리적으로 장악할 재력과 명분 대신에 치졸한 음모로 일관하고 있으며.”

    “여기 그 음모의 일각이 어느 정도 밝혀져 말씀을 드립니다.”

    어떤 세력에 대해 일갈한 뒤 그 세력에 대해 슬쩍 살폈다.

    긴장한 모습에 웃음이 다 나오네.

    “얼마 전 한 젊은 여성의 사내 자살 난동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녀는 스카이피아의 선민혁이라는 사내에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했다며 난색을 토로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 선민혁은 유성에 있는 1종 유흥 주점 마요르카에서 일하던 직원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선민혁은 상당히 질이 좋지 않은 자로, 여성 편력은 물론이거니와 약물 관련 전과 등이 있었습니다.”

    ‘선민혁’이란 자는 본질이 매우 불량한 인물이었다.

    마약, 성매매 알선, 결혼 사기 등등.

    설민혁은 유흥주점 사장이었고 성과 관련한 문제에선 그도 책임을 면할 방법이 없겠으나.

    접대와 관련해서는 물을 타면 이곳엔 책임을 못 면할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그 설민혁의 이미지를 이용해 마요르카 유흥주점의 새 운영진이 부추겼다고.

    ‘선민혁’이 자백했다.

    선민혁은 그냥 하던 짓을 했는데, 그걸 잘했다고 돈 주는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서 미루어 볼 때, 유흥주점을 운영했었다 털고 나온 설민혁 군에게 그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요르카 유흥주점은 우리가 익히 알던 천안의 시공업체 백산시공의 출자금에 의해 지어졌으며 현재도 그들의 소유로 추정됩니다.”

    “위의 백산시공은 설윤환 본부장의 자금 세탁 및 해외자산 도피에 활용되어 설윤환 본부장의 형벌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찾아보니 설윤환이 자금의 망명처로 찾은 곳도 이 시공사였다.

    그가 지은 많은 죄의 여죄 정도로 파장이 크진 않았지만 형기를 1년 정도는 더한 죄였다.

    “설양훈 회장의 두 아들이 마요르카 유흥주점과 백산시공과의 연계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빚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백산시공 사장 및 경영관리자에게 이와 관련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며.”

    “회사 내에 백산시공과 관련하여 과도한 편의를 봐주신 분들에 대한 감찰을 해 주실 것을, 이어 그분들이 소명을 할 것을 제청드리는 바이며.”

    주변에 관련 업무를 하던, 주로 이번에 짤린 사람들을 훑으며 씩 웃었다.

    “입찰 계약이 공정하지 않았을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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